※ 현재 사이토 라멘은 제가 방문했을 때와는 다른 분이 요리를 하고 계십니다. 올라오는 사진을 보니 예전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부분이 보이구요. 예전의 맛과 지금의 맛이 다를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올해 2월에 오픈한 사이토 라멘에 오랜만에 방문했습니다.



오픈 초기와 좀 변한 것들이 있는데, 미소 라멘이 새로 생겼고 챠슈 덮밥이 없어졌네요. 라멘 가격은 모두 8천원으로 동일하구요.



신 메뉴인 미소 라멘을 시켜봅니다. 예전과 또 달라진 게, 라멘을 주문하면 간단한 에피타이저를 주셨었는데 그게 없어졌네요. 근데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맛이 더 좋아졌군요. 면도 더 탱탱하면서 씹는 맛이 좋아졌고 국물맛도 깊어졌기에 사장님께 여쭤보니, 면을 다른 걸로 바꾸셨고 국물도 더 다양한 부위의 뼈를 넣어서 우리신다고.(다만 그러면서 국물에서 예전에는 없었던 돈코츠 누린내가 살짝 납니다. 많이 민감한 분이 아니시라면 드시는데 별 문제는 없는 정도라고 생각합니다만.)


사실 오픈 초기에는 면도 국물도 2% 부족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런 점들이 보완되면서 이제는 홍대 라멘 맛집의 순위를 뒤집어엎을 만한 곳이 되지 않았나 합니다. 오픈 초기에 방문하셨던 분들께는 자신 있게 재방문을 권해드리고 싶네요. 물론 아직 못 드셔보신 분들께도 강추합니다. ^^


사이토 라멘의 특징이라면 국내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완성도 있는 쇼유 라멘(메뉴 이름은 도쿠센 라멘)을 낸다는 것이니 참고하시구요. 이날 제가 먹었던 미소 라멘도 맛있었습니다만, 다음 방문에는 저도 (오픈 초에 먹어봤던) 도쿠센 라멘을 다시 한 번 먹어볼 생각입니다.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4년 7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257-8 (성미산로26길 43)

02-323-0723

낮 12시~오후 9시30분

토요일 휴무


※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이태원 이슬람 성원을 지나서 우사단길 골목을 한참 들어가다 보면, 계속해서 보이던 젊은 감각의 가게들이 점점 사라져가고, 어느 순간 전형적인 주택가 골목의 모습으로 풍경이 변해간다. 챔프 커피는 그런 지점까지 들어가야 그 모습을 드러낸다. 한참 들어온 것 같은데 안 보여도 당황하지 말고 왼쪽을 살피며 직진.


커피 볶는 로스팅 작업실에서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 카페 라떼를 파는 정도라 카페 같은 의자나 테이블은 없다.(있기는 있는데 있다고 하기는 뭐한 정도) 그나마 얼마 전에 새로 구한 작업실로 로스팅 머신을 빼가셔서 않을 자리가 좀 생기기는 했다.



BLACK in SOUL 블랜드의 에스프레소.(2,000) 좀 지저분해 보일지 몰라도 맛은 그렇지 않다. 첫맛에는 산미가 뚜렷하게 느껴지나 과하게 시지는 않고, 바디감도 도톰하고, 초콜릿스러운 풍미가 느껴지는 뒷맛도 좋다. 그러면서 과하게 쓰지도 않고 잡미도 없다. 균형 잡힌 좋은 맛이고, 사람들의 입맛이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것 같은 맛이다. 이 절묘한 균형감 아래서는, 평소에 에스프레소에 설탕을 넣어 버릇 하는 분이라도 아마 설탕이 필요 없지 않을까. (요즘에는 설탕을 주지 않는 -따로 요청해야 주는- 집들도 많지만, 마셔보면 설탕이 필요한 경우가...)


반면에 너무 치우치지 않고 너무 중도를 걷는 느낌이 있어, 개성적인 맛과 강렬한 무언가를 원하는 손님에게는 채워지지 않는 2%의 부족함이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2천원이다... 어떤 위치 어떤 환경이든 간에 이런 커피를 단돈 2천원에 마실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카페 라떼.(3,000) 라떼도 에스프레소와 마찬가지로 밸런스를 중시하는 뉘앙스가 느껴진다. 근데 평을 하려면 한 번 정도 더 맛을 보아야 할 것 같은. 가게를 나와서 생각해보니 일단 어떤 블랜드로 만들어 주셨는지를 제대로 안 봐서... -_-;


이태원 경리단길은 많이들 들어보고 가보고 하셨겠지만, 우사단길은 아직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을 거다. 경리단길에서의 무언가를 상상하고 오신다면 조금 실망하실 수도 있고. 하지만 커피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챔프 커피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우사단길 탐방을 충분히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서울시 용산구 우사단로10길 121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768-26)

월~토, 오전 10시~오후 8시

일요일 휴무

네이버나 다음 지도에서 '챔프 커피'를 검색하면 엉뚱한 곳이 나오니 주의할 것

※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블랜드.(6,000) 블랜드 배합을 바꿨다고 하여 방문. 일전에 마셨던 블랜드에 대해서는 이런 감상을 남겼었다.



이번에 바뀐 블랜드는 콩을 곱게 태우면 이런 맛이 나지 않을까 싶은 구수한 맛과 그 뒤로 느껴지는 고급스런 쓴맛이 지배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캐러멜라이즈된 단맛이 별로(거의?) 나지 않는 것이 특이하다면 특이하고.


이전 블랜드가 어떤 이율배반적인 요소들을 접합시켜, 이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 보다 많은 감각을 동원하여 보다 집중해야 하는 (집중하게 만드는) 맛이었다면, 이번에 바뀐 블랜드는 보다 직선적이고 심플한 맛이다. 이전 블랜드가 긴장하면서 음미해야 하는 맛이었다면, 이번 블랜드는 보다 편안히 즐길 수 있다.


자동차 경주에 비유하자면, 예전 블랜드는 직선과 구불구불한 커브, 급격한 헤어핀 코스가 뒤섞여있는 포뮬러 원, 이번 블랜드는 직선 코스를 호쾌하게 달리는 드래그 레이스 같달까.


이 정도로 진하면서도 깔끔한 커피를 내는 곳이 또 있을까 싶고, 그런 점에서 여전히 헬카페의 시그니처 메뉴라 할 수 있지만, 개인적인 호불호를 이야기하자면 예전 블랜드가 더 좋다. 그렇지만 보다 많은 분들의 반응은 또 그렇지가 않은 모양. 소수의견자로서 이래라 저래라 하기는 뭐하고, 모쪼록 희망사항이 있다면 가게가 장수하고 번성하여, 언젠가 블랜드의 종류가 늘어나서 보다 다양한 층을 만족시키는 날이 왔으면 하는 정도의 바람이... ^^;


서울시 용산구 보광동 238-43

010-4806-4687

월~금, 오전 8시~저녁 10시

·일, 낮 12시~저녁 10시

※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커피 리브레의 EX 멤버들이 뽑아주는 커피와 합정동 오븐과 주전자의 빵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릳츠. 이제 오픈한지 4일째. 아직 가오픈 중.



가오픈 기간에는 커피 가격이 일괄 3천 원.(6월 중순 정식 오픈 예정이며, 그때는 가격조정-인상-이 있을 거라고.)



지금 사용하는 원두는 6월에 열리는 2014 WBC(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프릳츠 멤버 박근하 바리스타가 대회에서 사용할 콩이라고. 에스프레소를 마셔보니 라이트 미디엄 바디에 망고향 or 농익은 복숭아향이 느껴지는. 볶은 지 3일째라 숙성도가 아직 최고조로 올라오지 않았다고 하시는데, 현시점에서는 에스프레소가 베스트.


마포 맛집은 별로 가본 적도 없지만, 더 발걸음이 옮겨지지 않았던 이유는 밥 먹고 커피 한잔 할 데가 없어서이기도. 이제 프릳츠가 생겼으니 코끼리분식(코끼리 즉석 떡볶이) 떡볶이도 자주 좀 먹어줘야겠고 아직 못 먹어본 외백 볶음밥도 조만간 맛보게 될 듯.


서울시 마포구 도화동 179-7

서울가든호텔(구 홀리데이 인 서울) 옆 골목

가오픈 기간에는 낮 12시~저녁 7시

2014년 4월 23일, 일본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긴자의 스시집 '스키야바시 지로'에서 초밥을 대접하며 회담을 나눕니다. 미·일 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협의 중인 상황에서 쇠고기, 돼지고기, 유제품, 밀가루, 설탕, 쌀 등의 관세 인하 문제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피해서 메뉴를 고르다 보니 초밥을 선택하게 된 것이죠.


스테이크 썰다 관세 불거질라 '미슐랭 별 셋' 스시 만찬 (동아일보)


그렇다면 미국인에게 날생선을 대접한 일본의 스시 외교는 과연 성공적이었을까요? 회담 결과는 어쨌건 간에 초밥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언론에서 아베 총리의 말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평생 가장 맛있는 스시였다고 했다."고 보도를 했습니다만, AFP통신에서 스키야바시 지로와 같은 건물 같은 층에 있는 야키토리집 점주가 스키야바시 지로의 종업원에게 들은 이야기를 취재해, 아베 총리는 초밥을 다 먹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절반 정도만 먹었다는 기사를 내보냅니다. 그러자 언론들은 이런 내용이 포함된 기사를 새로 써서 올렸구요.


오바마-아베 '비공식 초밥 만찬' 뒷얘기 (월 스트리트 저널 한국판)

Le président Obama n'a mangé que la moitié du menu de sushis 3 étoiles (AFP통신 원문)

オバマ大統領、高級すし半分しか食べず? (AFP통신 기사 일문 번역)

절반 먹고 젓가락 놓은 美 오바마…日 아베, 흉금 터놓자며 초청했지만 (서울 신문)


과연 오바마 대통령은 배가 불렀을까요 아니면 식사가 입에 맞지 않았을까요? 스키야바시 지로가 유명하긴 하지만 그 정도 하는 스시집은 많이 있다는 얘기도 있고 진짜 최고의 초밥집은 다른 가게라고도 합니다만, 맛이 없어서 남기지는 않았을 테니 다이어트 중이거나(-_-;) 식사가 입에 맞지 않았다고 보는 게 맞겠죠.


(스키야바시 지로가 어떤 곳인지 궁금하시면, 밥과술 님 블로그레이니 님 블로그를 함 보시구요.)


일단 스키야바시 지로에서는 1인분에 18~20피스 정도의 초밥이 제공되며, 최신기사에 의하면 아베 총리는 20피스를 완식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14피스를 먹고 멈췄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초밥집과 마찬가지로) 스키야바시 지로에서 초밥을 내는 순서는 전반부에 일반적인 생선 초밥이 나오고, 후반부로 갈수록 등푸른생선과 조개류, 성게알, 연어알, 장어 등을 내놓습니다. 여기서 후반부의 것들은 전반부에 비해 일반적으로 난이도가 좀 더 있다고 여겨지곤 하구요.(저로서는 왜 그런지 이해가 가지 않... ^^;) 14피스를 먹고 멈췄다면 대략 성게알이 나올 즈음이 아닐까 싶은데, 그 정도 먹었으면 배도 적당히 찬 데다 알 수 없는 모양의 것들이 계속해서 나오니 그만 먹기로 한 게 아닐까요. ^^; 


AFP통신 기사가 나오고 나서 넷상에서는 서양인에게 초밥 접대는 무리라는 얘기가 많이 떠돌기도 했습니다만, 절반이 아니라 14피스를 먹었다는 게 사실이라면 그렇게까지 무리는 아니었던 것 같구요. 어차피 어디서 뭘 먹을지는 상호 간에 미리 조율을 했을테니...


오바마를 하루 더 일본에 머물게 한 일등공신은 스시? (경향 신문)

오바마 2박3일 일본 일정 살펴보니 (한겨레 신문)


사실 서양인들도 요즘은 날생선이나 생 해물을 제법 즐긴다고 알고는 있습니다만, 우리 생각보다 본격적으로 즐기는 분위기가 된 것 같기도 하더군요. 물론 먹는 사람은 먹고 못 먹는 사람은 못 먹고 하겠습니다만, 따지고 보면 한국 사람 중에서도 회나 생 해물 못 먹는 사람 꽤 있으니, 국적이나 인종으로만 식성을 판단할 수는 없는 시대인 듯요.


[박찬일 셰프의 푸드오디세이]180도 달라진 이탈리아 음식문화…일식(日食) 득세하고 한국식 치킨 인기


스키야바시 지로의 경우 케이티 페리, 아놀드 슈워제네거, 휴 잭먼, 앤 해서웨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의 서양인 스타들이 다녀가기도 했구요.





GD도 갔다왔던데 지로 할아버지가 GD를 알아봤을까요.(아마 몰랐겠...) 알았다면 같이 사진 한 장 찍었으려나... ^^; (근데 스키야바시 지로는 음식 사진 못 찍게 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름난 초밥집 중에는 사진 못 찍게 하는 곳도 있으니 GD가 잘 모르고 안 찍었거나 아님 젊은 외국애가 초밥 먹으러 갔다가 홀대 당한 걸까요. -_-;)



※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블랜드.(6,000) 이틀 전에도 마셨었는데, 커피 맛에 대해서 이런 트윗을 올렸었다.



간만에 마셨던 꼬리하면서도 맛있는 커피. 다시 마셔도 역시 맛있다. 그냥 맛있는 게 아니라 진짜 맛있는, 잔에서 손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그런 커피다. 같이 간 일행의 감상은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맛이라고.



과테말라.(6,000) 복잡하고 다양한 뉘앙스가 느껴지지만 약간 중구난방으로 정돈되지 못한 느낌.



모카 하라.(6,000) 과테말라에 비하면 조금 단조로운 느낌이 들지만, 잘 정돈된 맛이라 오히려 더 나은 듯.


헬카페도 이제 오픈한 지 1년이 좀 넘었고, 권마담의 핸드 드립은 오픈 초기에는 곰다방의 뉘앙스가 느껴졌으나 이제는 헬카페의 맛이 되었다. 다만 맛이 너무 얌전해진 느낌이라 개인적으로 곰다방 시절에 비해 재미가 덜한 부분이 있고.(반면에 보다 많은 분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맛이기도 할 듯) 하지만 블랜드의 경우는 곰다방의 뉘앙스를 계승 발전시켜 헬카페의 컬러로 승화시킨 시그니처 메뉴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클래식 카푸치노.(4,800) 이 또한 이틀 전에 마셨던 메뉴인데, 트위터에 올렸던 감상은 다음과 같다.



그런데 요전에는 문어 총각(일명 권마담)이 뽑아준 거였고, 이날 마신 건 임사장 님이 뽑아준 거였는데, 둘의 손맛이 다르더라는. 임사장 님이 뽑아준 클래식 카푸치노는 심·기·체가 합일된 느낌이랄까. 반면에 아무래도 권마담은 핸드 드립 전문이다 보니 ·기·체가 묘하게 어긋나는 부분이 있어 조화로운 느낌은 부족했지만, 그 또한 나름의 개성으로 인정할만한 좋은 맛이었고.


여튼 임사장 님의 클래식 카푸치노는, 커피와 우유(거품)의 혼합물이 아닌 커피와 우유(거품)의 화합물[각주:1]과 같은, 커피도 아닌 우유(거품)도 아닌 제3의 부드러운 무언가가 살금살금 입으로 혀로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부드럽고 우아하게 입속을 애무하는 느낌이랄까. 블랜드가 헬카페 핸드 드립의 시그니처라면 클래식 카푸치노는 헬카페 배레이션 메뉴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을 듯. (근데 권마담의 것과는 달리 후딱 마셔야 하는 것이,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니 화합물이 혼합물로 변하면서 커피맛이 돌출되어 올라오더라는.) 


헬카페의 블랜드 핸드 드립이나 클래식 카푸치노는 단순히 맛있는 걸 넘어서 훌륭한 커피들이다. 이런 커피들을 놔두고 굳이 당근 주스 같은 것을 선택하는 것은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에 가서 고추장에 보리밥을 찾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세상에는 커피를 즐기지 않는 분도 있고, 사람들이 카페를 찾는 이유가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만은 아니지만, 이런 훌륭한 커피를 마시고 있으면 이왕이면 커피를 제대로 즐길 줄 아는 분들이 보다 많이 찾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절로 생겨나는 것이다.


서울시 용산구 보광동 238-43

010-4806-4687

월~금 오전 8시~저녁 10시

·일 낮 12시~저녁 10시


  1. '플랫 화이트란 무엇인가' 포스팅에서 폴 바셋이 뽑아준 카페 라떼에 대해 이런 표현을 쓴 적이 있다. [본문으로]


Edlible Life 님께서 댓글로 알려주신 작가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이 트윗 내용은 Ggabriele Galimberti 라는 사진작가의 delicatessen with love 프로젝트의 일부였네요. 홈페이지 들어가면 훨씬 많은 요리 사진과 더불어 그 요리들의 레시피도 볼 수 있구요. 원 소스를 알려주신 Edlible Life 님께 감사드립니다. ^^

어반 나이프는 작년 말부터 넷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메쯔거라이[각주:1](Metzgerei)를 표방하는 신규업소죠.


저렴한 가격에 맛좋은 햄과 소시지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이벤트로 유명해졌는데요. 저도 작년 12월에 학센 페스티발을 할 때 다녀왔습니다.



1인당 15,000원에 이런 구성에다 품질도 좋다니 더 바랄 게 없죠.



일단 굴라쉬를 먼저 주시네요. 맛 괜찮습니다. 엄청 맛있다거나 이것이 바로 현지의 맛! 같은 느낌은 아닙니다만, 에피타이저로 입맛을 돋우기에는 나쁘지 않네요.



조금 후에 나온 콜드컷 햄·소시지와 리버 파테(리버 부어스트), 빵. 맛있네요. 다만 염도가 전반적으로 조금 낮게 느껴져서 테이블 위에 준비된 소금을 뿌려서 먹었더니 맛이 더 살아나는 듯. 리버 파테는 빵에 올려서 같이 먹었는데 역시 소금이 좀 필요했구요. 그런데 빵의 수준이 ·소시지의 그것과는 좀 괴리가 느껴지는... 아쉽더군요.



슈바인학센 & 소시지 플래터. 소시지는 맛있었습니다만 학센은 기대에 조금 못 미치는 느낌이네요. 부위마다 염도도 일정하지가 않았구요. 콜드컷과는 달리 머스터드가 같이 나오는데, 이 머스터드가 유감스럽게도 소시지와 별로 어울리지도 않고 소시지에 비해 수준이 좀 떨어지는 것도 아쉽더군요.(결국 소금을 또 동원...) 그런데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고, 곁들이로 나온 피클과 사우어크라우트, 매쉬드포테이토까지 모두 소시지에 비해 좀 쳐지는 느낌입니다. 결국, 맛이 좀 단조로워져서 리필은 커녕 남은 소시지를 포장해오고 말았네요. 배가 불러서 포장하긴 했습니다만, 소스나 가니쉬가 좀 더 나았더라면 소시지를 좀 더 먹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네요.


(메뉴 개발은 아란치오 셰프 님이 함께 하셨다고 하는데, 샌드위치나 파스타, 잠발라야 등의 식사 메뉴에만 손을 대신 게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요. 소시지와 함께 제공하는 빵, 소스, 가니쉬 등도 조금 손을 봐주셨으면 좋겠네요.)


어반 나이프는 정부의 식육가공사업 육성을 위한 법 개정과, 중소기업식품 협력지원사업의 식육가공품 판매업 시장개척 사업자 선정으로 만들어진 한국형 메쯔거라이입니다. 작년 9월 20일에 오픈했는데, 10월부터 소시지 무한제공 이벤트[각주:2]를 시작하여, 맛좋은 소시지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는 것으로 넷상에서 유명해졌구요. 이런 입소문을 바탕으로 갤러리아 백화점에 3월 한 달간 팝업 스토어까지 오픈을 했으니 꽤나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저도 맛있게 잘 먹었고 좋은 가게라고 생각합니다. 메뉴판을 보시면 굳이 이런 무한제공 이벤트가 아니더라도 방문하는데 저항감이 없을 만큼 음식 가격대도 저렴한 편이구요.


 

그러나 육가공품의 품질에 있어서 (세간의 평가처럼) 어떠한 독보적인 존재라고 말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대동소이한 퀄리티의 제품 중 먹어본 것으로는 비슷한 가격대에서 에스푸드의  존쿡이 예전부터 있어왔고(100g에 2천원 정도), 더 높은 가격대에서는 셰프 마일리 같은 업소도 있구요.(100g에 3천6백~6천5백원 정도) 아무래도 셰프 마일리가 가격대가 있는 만큼 약간 더 낫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가격도 두 배 맛도 두 배인가 하면...


그밖에 3대를 이어서 하는 프랑스 소시지 장인이 한국서 소시지를 만든다고 하는 프랑스 구르메의 제품도 맛있다고 얘기를 들었는데, 에쎈 2월호 기사를 보니 에델바이스, 수지스 델리 등에서도 각종 육가공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네요.(수지스는 아직도 브런치 팔고 있나 했더니 꽤 오래전부터 이런 델리 제품을 만들고 있을 줄이야...) 웹서핑 중 우연히 보게 된, 국내서는 흔치 않은 익히지 않은 생 소시지를 파는 마로 소시지라는 곳도 있구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서 맛있는 소시지를 먹겠다고 하면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는데, 이제는 법도 바뀌고 세상도 바뀌어서 선택의 폭이 참 넓어졌네요.(그 와중에 예전에 괜찮게 먹었던 돈덴홤은 없어진 듯 하고... ㅠㅠ)


어반 나이프를 만든 KMCI는 가능한 낮은 가격대에서 가능한 좋은 제품을 선보이려고 하는 훌륭한 업체라고 생각합니다.(사실 그런 점에 있어서는 존쿡을 만든 에스푸드도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어반 나이프에서 맛있게 드신 분들은 분당 정자동의 존쿡 델리 미트를 한 번 방문해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네요. 쇼핑몰에서는 팔지 않는 제품도 취급하고 있기도 하구요.) KMCI에서는 어반 나이프 지점 확대(올해 안에 서울 경기에 5호점 개점 목표)와 식육가공 유통전문가 양성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모쪼록 일이 잘 진행되서 양질의 육가공품을 보다 많은 분들이 보다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3년 12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 217-15 대경빌딩 3층

02-455-6628

와인 콜키지 병당 8천원

홈페이지 http://www.urbanknife.co.kr

  1. 독일어. 고기와 자가제조 육가공품을 함께 판매하는 정육점. [본문으로]
  2. 2013 10월, 옥토버 페스트 - 저녁6시~9시 1인당 1만원에 햄 소시지 무한제공. 2013.11.23~2014. 1월 말, 학센 페스티발 - 1인당 1만5천원에 학센 2인당 1개, 햄 소시지 무한제공. 2014.02.06~2014.03.31 슈바이네바흐 - 1인당 1만8천원에 슈바이네바흐 1인당 250g과 사이드디쉬 무한제공. [본문으로]

SG다인힐의 꼬또(COTTO)가 종각의 그랑 서울에 입점했습니다. 저는 정식 오픈 전의 50% 할인 이벤트에 당첨돼서 다녀왔네요.(지금은 정식 오픈하고 정상 영업 중이구요.) SG다인힐은 새 매장 새 지점이 오픈할 때마다 이와 비슷한 이벤트를 하곤 하죠.



식당은 건물 지하에 모여있는데, 수하동[각주:1], 고디바 등의 유명 점포들이 다수 입점해 있습니다.



여의도의 핏제리아·리스토란테 꼬또와는 달리 그랑 서울의 꼬또는 핏제리아라서 메뉴가 좀 다르더군요. 여의도 꼬또 메뉴 중 파스타와 스테이크 등이 없고, 대신에 여의도에는 없는 파니니를 맛볼 수 있습니다.(근데 제가 파니니를 안 시켜서... 다른 테이블에 나가는 걸 보니 비주얼은 훌륭해 보였습니다만...)



얇고 파삭하게 구운 피자 도우로 추정되는 음식이 식전빵 대용으로 나오네요. 위에는 살짝 매콤함이 느껴지는 시즈닝이 뿌려져 있구요. 좀 딱딱해서 쪼개기가(얇고 딱딱해서, 자른다기보다는 쪼갠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 약간 불편합니다만, 맛은 괜찮습니다. 인도식 크래커인 파파덤(papadum. 파파드pappad로도 불림)과 비슷한 느낌이네요.



시저 샐러드와 치킨 디아블로(15,000). 시저 샐러드에 살짝 매콤한 닭 다리살(로 추정)이 올라간 메뉴인데요. 닭고기는 보들보들 촉촉하게 잘 조리돼서 맛있었는데, 샐러드에 소스가 살짝 부족한 느낌이 있었네요.(사진으로 봐도 생 야채 느낌이 좀 -_-;) 짜서 컴플레인 했다는 분도 계시니 주방이 아직 익숙지 않은 듯도요. 근데 꼬또에서 사용하는 육가공품은 모두 직접 만드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시저 샐러드에 쪼금 들어가는 베이컨(판체타?)도 맛있더군요.(보통 시저 샐러드에 들어가는 베이컨이 별 맛이 없다 보니)


한치, 오징어, 문어 프리토(12,000). 프리토(fritto)는 이태리 말로 튀김이라는 뜻이죠. 갓 튀겨내서 바삭한 튀김옷에 야들야들한 속 재료가 어찌 맛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만, 맛이 있기는 한데 너무 평범한 느낌이 많이 들더군요. 곁들여 나온 소스는 코리앤더(고수) 아이올리인데, 튀김과의 상승효과 같은 것도 딱히 느껴지지가 않아서 더욱 더... 산미가 있는 소스(타르타르나 피쉬&칩스에 나오는 식초라든가)가 나왔으면 좀 나았을 것도 같습니다만.



포르케타, 크러쉬 페퍼, 파프리카, 파채가 토핑된 피자(21,000). 포르케타(Porchetta)는 일종의 이태리식 돼지 통구이라고 할 수 있는데, 돼지의 특정 부위만을 가지고 만들기도 하는 듯요. 이태리에서 포르케타 샌드위치(파니니?) 제대로 하는 데 가면, 통구이의 다양한 부위-껍질, 살코기, 지방이 적당히 섞인 고기, 내장 등- 중 어느 부위를 어떻게 얼마나 넣을지 섞을지를 물어보고 만들어 준다고.


이 피자의 포르케타는 삼겹살로 만든 것인데, 삼겹살로 만들었다고 하니 베이컨 느낌 아닐까 생각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베이컨 느낌보다는 삼겹살의 고기스러운 느낌이 더 느껴지는 맛이더군요. 베이컨과 파채를 같이 먹는다면 조금 어울리지 않을 것도 같지만, 삼겹살과 파채는 어울리는 궁합이니 파채를 올린 것도 이해가 갔구요. 다만 포르케타의 기름기를 파채가 미처 다 잡아주지 못하는 느낌이 좀 들더군요. 그렇다고 파채를 더 올리면 음식의 밸런스나 피자로서의 정체성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지 생각도 들고.(파닭은 파채를 듬뿍 곁들여야 제맛입니다만 과연 피자는... 루꼴라라면 듬뿍 올라가도 괜찮겠지만서도) 기름기를 씻어줄 맥주나 와인을 같이 곁들였으면 괜찮지 않았을까 싶지만 음료(프루트 펀치)와 같이 먹었던 터라... -_-;


위에서 까탈스러운 소리를 좀 하긴 했습니다만 피자 맛은 좋았습니다. 낮은 온도에서 장시간 구워내는 쫄깃하고 담백한 도우와 토마토의 단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진한 토마토 소스, 여기에 포르케타와 파채의 어울림이 괜찮은 조합으로 다가오긴 하더군요. 하지만 이 피자가 이 가게의 베스트 메뉴는 아닐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달까요. 그런데 이 메뉴가 다른 데서는 볼 수 없는 메뉴고 파채가 올라간다는 등의 특이성도 있다보니, 일종의 스페셜티랄까 시그니처 메뉴 격으로 서버들이 추천하는 분위기가...  근데 앞에도 말했듯이 꼭 먹어볼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구요. 여성 분들의 경우 파채를 먹고 나니 입에서 냄새가 나서 힘들었다는 분들도 계시니 참고하시구요.


피자 도우에 대해서는 별도로 얘기를 좀 할 필요가 있는데, 일단 피자 도우가 맛있습니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쫄깃한 식감을 내면서, 계속해서 씹고 있으면 요즘 잘 나가는 빵집들의 소위 '식사빵'에서 느껴지는 것 같은 구수하고 깊은 맛이 느껴집니다. 이 도우가 맛있다는 걸 어필하고 끝까지 다 먹게 하기 위함인지(테두리 도우가 좀 두툼하기도), 서버 분께서 피자를 내오시면서 테두리 도우는 꿀에 찍어 먹으라며 테이블 위에 있는 꿀을 소스 종지에 따라주고 가시네요. 그런데 이 꿀에 도우를 찍어 먹으면 꿀의 단맛 때문에 도우의 구수하고 깊은 맛이 느껴지지가 않더군요. 도우의 맛을 제대로 느끼고 싶으시다면, 그냥 드시거나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올리브 오일에 (크러쉬 페퍼를 뿌려서) 찍어 드시길 권하고 싶네요.


SG다인힐의 박영식 부사장은 작품성/예술성도 인정받고 돈도 벌고 싶다[각주:2]는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SG다인힐 매장들의 음식을 보면 그러한 이상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 느껴지구요. 꼬또 피자의 경우, 낮은 온도에서 장시간 구워서 도우를 태우지 않고(부자 피자 가서도 테두리 탔다고 안 먹는 분들 많죠.), 도우의 식감을 한국 대중들이 좋아하는 쫄깃한 식감으로 만들고, 거기에 더해 도우에 꿀을 찍어 먹게 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피자 한 판을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만들었죠.(미국식 피자 먹을 때 테두리 도우 맛없다며 안 먹는 사람들 솔찮게 있으니)


저에게는 도우에 찍어 먹을 꿀이 필요 없습니다만, 세상에는 아직 꿀이 필요한 사람들이 훨씬 많을 겁니다.(검색해 보시면 아마도...) 언젠가 꿀이 필요없는 사람들이 (꿀이 필요한 사람보다) 더 많아지는 세상이 온다면, SG다인힐에서는 어떤 매장 어떤 메뉴를 선보이게 될까요. 근데 그날이 오긴 올까요. -_-;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4년 3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종로구 종로 33 그랑서울 지하1층

02-2158-7906

오전 11시30분~오후 10시 (연중무휴)

  1. 하동관 강남점이 명동점과의 법적분쟁으로 인해 사용하고 있는 이름. 하동관이 원래 있던-지금의 센터원 자리- 동네 이름이 수하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도 수하동이 입점해 있다. [본문으로]
  2. from 트위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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