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X파일에서 가짜 마블링 운운하며 인젝션육을 다뤘는데, 씹더라도 방송을 보고 씹어야 할 것 같아 일단 방송 시청.

이번에 약을 판 수법은, 팜유와 저질 소기름을 넣어 만드는 인젝션육 공장 도촬 > 천연재료를 써서 특허가 진행 중이고 한우 지방을 넣어서 더 맛이 좋다는 업체는 제품만 보고 설명만 듣고 (공장 촬영 없이) 넘어감 > 다른 업체 하나도 대충 넘어감 > 중간중간에 인젝션육을 계속 디스하면서 받아서 쓰는 식당도 디스 > 마지막에는 이런 대사를 침 "원래 고기에 소기름으로 마블링을 심는 기술은 몇 년 전 일본에서 건너왔습니다. 사람들이 잘 먹지 않는 소의 질긴 부위를 싼값에 등심처럼 그리고 안심처럼 부드럽게 먹게 하기 위한 육가공 기술, 그 취지 자체는 좋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기술이 소비자를 속이기 위한 상술로 진화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인젝션육에 대한 온갖 디스는 다 해놓고, 마지막에 인젝션육이 나쁜 게 아니라 인젝션육을 (가공하지 않은 원육인 양) 속여 파는 게 나쁜 거라는 면피용 발언을 슬그머니 집어넣음. 하지만 방송 내용과 방향은 인젝션육은 나쁜 먹거리라는 쪽이고 시청자도 그렇게 받아들임.


여기서 내가 분노하는 부분이 또 따로 있는데... 방송 내용 중 양고기 인젝션육에 대한 것. 우리나라 사람들은 누린내 나는 고기는 안 먹는다며(공장 직원의 발언) 양갈비 인젝션육 만드는 걸 보여주는데, 아마도 양고기 지방은 철저히 제거하고 대신 소기름을 넣은 인젝션육을 만드는 듯.(양고기의 냄새는 지방에서 나는 것) 대한민국 식당에서 양고기 향을 즐길 수 있는 날은 대체 언제 오려는지.


보도자료 임정식 대표, ‘아시아베스트레스토랑 50’ 2개 부문 수상(뉴스와이어)

홈페이지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2014(영어, 일어, 중국어)


레스토랑 순위([]는 2013년 순위)

 1. 남(Nahm) - 태국 방콕 [3위]

     S.Pellegrino Asia’s Best Restaurant

     S.Pellegrino Best Restaurant in Thailand

 2. 나리사와(Narisawa) - 일본 도쿄 [1위]

     S.Pellegrino Best Restaurant in Japan

 3. 가간(Gaggan) - 태국 방콕 [10위]

 4. 앰버(Amber) - 중국 홍콩 [4위]

     S.Pellegrino Best Restaurant in China

 5. 일본요리 류긴(日本料理 龍吟) - 일본 도쿄 [2위]

 6. 레스토랑 안드레(Restaurant Andre) -  싱가포르 [5위]

     S.Pellegrino Best Restaurant in Singapore

     Chefs' Choice Award

 7. 와쿠 긴(Waku Ghin) 싱가포르 [11위]

 8. 울트라바이올렛(Ultraviolet by Paul Pairet) - 중국 상하이 [8위]

 9. 용경헌(龍景軒, Lung King Heen) - 중국 홍콩 [13위]

10. 8 1/2 Otto E Mezzo Bombana - 중국 홍콩 [6위]

11. 미스터&미세스 번드(Mr And Mrs Bund) - 중국 상하이 [7위]

12. 이기스(Iggy's) - 싱가포르 [9위]

13. 카프리스(Caprice) - 중국 홍콩 [12위]

14. 레자미(Les Amis) - 싱가포르 [14위]

15. 보 이노베이션(Bo Innovation, 厨魔) - 중국 홍콩 [15위]

16. 이시카와(石かわ) - 일본 도쿄 [42위]

17. Jaan - 싱가포르 [22위]

18. 라틀리에 드 조엘 로부숑 홍콩(L'atelier De Joel Robuchon) - 중국 홍콩 [23위]

19. 복림문(福臨門, Fook Lam Moon) - 중국 홍콩 [48위]

      Highest Climber(29위 상승)

20. 정식당 - 한국 서울

      S.Pellegrino Best Restaurant in Korea

      Highest New Entry

21. Sra Bua By Kiin Kiin - 태국 방콕 [29위]

22. 캉테상스(Quintessence) - 일본 도쿄 [16위]

23. 티플링 클럽(Tippling Club) - 싱가포르 [NEW ENTRY]

24. 르무 레스토랑(Le Moût Restaurant, 樂沐法式餐廳) - 대만 타이중(台中) [NEW ENTRY]

      S.Pellegrino Best Restaurant in Taiwan

25. 레페르베상스(L'effervescence) - 일본 도쿄 [NEW ENTRY]

26. Fu1015(福1015) - 중국 상하이 [40위]

27. Bukhara - 인도 뉴델리 [26위]

     S.Pellegrino Best Restaurant in India

28. Bo.Lan - 태국 방콕 [36위]

29. 인디언 악센트(Indian Accent) - 인도 뉴델리 [41위]

30. Dum Pukht - 인도 뉴델리 [17위]

31. Issaya Siamese Club, - 태국 방콕 [NEW ENTRY]

32. Varq - 인도 뉴델리 [30위]

33. 28 Hubin Road(湖滨28) - 중국 항저우 [25위]

34. 타카자와(Takazawa) - 일본 도쿄 [31위]

35. 신지 By 카네사카(Shinji By Kanesaka) - 싱가포르 [32위]

36. 와사비 by 모리모토(Wasabi by Morimoto) - 인도 뭄바이 [20위]

37. Eat Me - 태국 방콕 [19위]

38. 스키야바시 지로(すきやばし次郎) - 일본 도쿄 [NEW ENTRY]

39. 로부숑 오 돔(Robuchon Au Dome) - 중국 마카오 [37위]

40. 임페리얼 트레저 수퍼 패킹 덕(Imperial Treasure Super Peking Duck, 御寶至尊烤鴨店) - 싱가포르 [49위]

41. 사와다(さわ田) - 일본 도쿄 [NEW ENTRY]

42. 하지메 레스토랑(Hajime Restaurant) - 일본 오사카 [21위]

43. 스시 사이토(鮨さいとう) - 일본 도쿄 [39위]

44. 니혼바시(Nihonbashi) - 스리랑카 콜롬보 [38위]

     S.Pellegrino Best Restaurant in Sri Lanka

45. 야드버드(Yardbird) - 중국 홍콩 [46위]

46. Family Li Imperial Cuisine(厲家菜) - 중국 상하이 [NEW ENTRY]

     Lifetime Achievement Award

47. 사롱(Sarong) - 인도네시아 발리 [NEW ENTRY]

     S.Pellegrino Best Restaurant in Indonesia

48. 프랑크 비스트로(Franck Bistro) - 중국 상하이 [34위]

49. Karavalli - 인도 방갈로르 [44위]

50. 텐쿠 류긴(天空 龍吟) - 중국 홍콩 [NEW ENTRY]

      주목할만한 레스토랑(ONE TO WATCH)



미국 시카고의 세계적인 요리사 찰리 트로터가 54세의 나이로 영면했습니다.


그에 대한 기사와 자료를 모아봤습니다.


Charlie Trotter's 홈페이지

가게는 폐업했지만 홈페이지는 남아있더군요.


Charlie Trotter -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위키피디아의 찰리 트로터 항목 (영문)


2000년 6월 25일 대한항공 스카이 뉴스

시카고 레스토랑 "찰리 트로터"/다양성·창의성 결합…새롭게 탄생한 맛의 세계

"찰리 트로터 레스토랑(Charlie Trotter's)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주중은 4주 전에, 주말은 10∼12주 전에 예약해야 한다. 세계 각 국의 미식가와 와인수집가, 요리사들은 당대 요리의 정수를 맛보러 이곳에 들른다. '21세기의 미국음식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꼭 한번 찰리 트로터 레스토랑에서 먹어봐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2007년 1월 12일 레 바캉스

유나이티드 항공, 최고급 기내식으로 승부

"유나이티드 항공은 1등석과 비즈니스석 승객에게 제공할 메뉴 단장을 위해 유명 요리사인 찰리 트로터를 재영입했다고 시카고 트리뷴이 11일 보도했다."

"트로터는 지난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유나이티드 항공의 기내식 메뉴에 '열대 과일과 검은 후춧가루를 곁들인 메인주 랍스터', '볶은 후 소량의 물로 천천히 익힌 콜라드와 소금에 절인 붉은 양파를 곁들인 태국식 바비큐 영계 요리' 등 자신의 비법을 이용한 최고급 요리를 선보였다.

그러나 미국내 타 항공사와 마찬가지로 2001년 9.11 테러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며 3년간의 파산보호까지 갔었던 유나이티드 항공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트로터와 결별했었다."


2008년 8월 23일 Forbes Korea

세계 최고의 ‘맛보기 메뉴’ World’s Most Expensive Tasting Menus RESTAURANT

제목 번역은 왜 이렇게...(가장 비싼 = 최고라는 걸까요.) 공개 버전은 기사의 일부이고 유료회원은 번역 전문을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만. 여하튼 공개 버전만 봐서는 찰리 트로터가 가장 비싼 테이스팅 메뉴를 가진 레스토랑으로 오해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기사 풀버전 원문을 보면 파리에 있는 L’Arpege의 테이스팅 메뉴가 466달러로 가장 비싸군요.


2010년 3월 22일 비마이너

장애, 스스로 극복하고 와라, 그럼 박수쳐줄게?

지금은 없어진 MBC 방송 프로 'W'에 나온 시각장애인 요리사 로라 마르티네즈(당시 찰리 트로터's 근무)를 다룬 기사네요. 유명 장애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언론에서 내보낼 때 장애를 극복한 성공담으로만 다루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여줍니다.


2010년 12월 4일 시카고 중앙일보

레스토랑특집-찰리 트로터(Charlie Trotter's) 퓨전 프랑스 식당

"미식가들을 싫증나게 하지 않는 비법과 관련해, 찰리 트로터는 한번도 같은 메뉴를 제공하지 않는 크리시엣의 레스토랑 총 주방장인 지라르뎃을 언급한다.

그는 "마일스 데이비스가 'Stella by Starlight'를 100번 연주해도 같은 방법으로 연주하지 않듯이 지라르뎃이 요리한 버섯ㆍ콩과 식용 수탉 요리를 6~7번 먹을 기회가 있었는 데 한번도 같은 요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2011년 9월 28일 노블레스

The Pioneer Spirit

"또 다른 하나는 ‘Excellence Program’이에요. 16~17세의 고등학생에게 8~9코스 메뉴로 구성한 요리를 맛보게 함으로써 진정한 파인 다이닝의 경험을 선사하는 것입니다. 그날 손님에게 서빙하는 메뉴와 동일해요. 주방 안에서 펼쳐지는 일을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울 수도 있어요. 식사 후에는 셰프와 매니저 등에게 궁금한 것을 물을 수도 있고요.”

“레슬링 챔피언 팀이나 합창반 등 정말 다양한 그룹이 식당을 찾았어요. 언젠가 프랑스어에 능통한 학생들을 보낸 적이 있는데, 메뉴도 정통 프렌치 퀴진에 가깝게 구성하고 그날의 모든 행사를 프랑스어로 진행하는 등 문화적 이벤트로 만들었죠.”


2012년 8월 15일 월간 식당

아낌없는 나눔을 실천한 1세대 셰프, 미국 모던요리의 선구자 찰리 트로터

"필자가 미국에 처음 나왔을 당시 서점의 요리 코너에서 접한 찰리 트로터의 요리책은 감동 그 자체였다. 1년 뒤 시카고 방문 때엔 레스토랑이 만석인 지라 그의 음식을 맛보지 못한 것이 늘 아쉬웠는데, 결국 이렇게 그의 레스토랑이 문을 닫는다고 하니 안타까움이 더 할 뿐이다. 10년이 훌쩍 넘은 그의 요리책은 지금 다시 들춰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명품은 시대와 유행을 타지 않는다는 말처럼 찰리트로터의 요리가 바로 그런 것과 마찬가지다."


2013년 11월 6일 중앙일보

美 현대요리의 선구자 찰리 트로터, 54세 돌연 사망

"사망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후송됐던 노스웨스턴 메모리얼 병원에 따르면 그가 뇌졸중으로 타계한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롤의 DINE OUT 블로그 (2007년 5월)

http://blog.naver.com/carolyn3/90017778690

시카고 찰리 트로터 방문기


스파크 님 블로그 (2010년 1월)

http://blog.naver.com/stefpark128/97485272

찰리 트로터가 라스베가스에 자신의 세컨드 레스토랑 찰리를 열었을 때 가보셨네요.(2008년 오픈, 2010년 3월 폐점)

찰리 트로터는 1994년에도 라스베가스에 레스토랑을 오픈했다가 1년만에 문을 닫은 적이 있죠.

"That was his second go at a restaurant in Las Vegas. In late 1994, he opened a restaurant at MGM Grand, Charlie Trotter's, but it closed about a year later when the hotel began renovating and redeveloping its restaurant program. In Vegas fine dining terms, it was ahead of its time."


Alan Nam 님 블로그 (2012년 8월)

http://alannam.com/10144807102

시카고 찰리 트로터가 문 닫기 바로 직전에 가보셨군요.



IN JULIA'S KITCHEN WITH MASTER CHEFS

줄리아 차일드의 요리 프로에서 젊다 못해 어려보이는 찰리 트로터가 요리를 하는군요.


The Kitchen Sessions with Charlie Trotter

The Kitchen Sessions with Charlie Trotter from brian kimmel on Vimeo.

찰리 트로터의 요리 프로그램 키친 세션 소개 영상


Long Meadow Ranch Olive Oil "Kitchen Sessions"

Long Meadow Ranch Olive Oil "Kitchen Sessions" from Long Meadow Ranch on Vimeo.

키친 세션에서 나파벨리의 올리브오일을 가지고 요리를 하네요. 연어를 올리브오일에 담궈서 오븐에서 익히는데, 밥에 견과류 섞은 것을 정사각형으로 성형해서 구운 후 아래에 깔고(누룽지탕에 들어가는 누룽지의 변주 같기도) 그 위에 연어를 올려서 내는군요.


Watch Charlie Trotter's Restaurant

찰리 트로터 내부, 규모, 음식에 대하여


Charlie Trotter Promotion

Charlie Trotter Promotion from Miller Creative Media, Inc. on Vimeo.

찰리 트로터의 유나이티드 항공사 기내식 프로모션 영상


Famous chef Charlie Trotter and his restaurant

일식풍의 프레젠테이션이 눈에 띄는군요.


Charlie Trotter - 20 Tears

Charlie Trotter - 20 Tears from Koncept Studio on Vimeo.

찰리 트로터 20주년 프로모션 영상


Charlie Trotter's Restaurant Chicago

찰리 트로터의 메뉴 퍼레이드.





오늘 아침, 이런 트윗을 올렸다.



그러고 나서 플랫 화이트에 대해 많은 맨션을 받았는데, 그중에 어느 영국 커피 블로거의 포스팅을 링크해주신 분이 계셔서, 감사하게도 플랫 화이트에 대해 좀 파악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일단 외형적 특징에 있어서 그 블로거의 What is a flat white? 포스팅을 보면 커피와 밀크 폼 사이에 뚜렷한 층 분리가 없다는 점을 들고 있고(Free poured milk so that the foam is folded through the whole drink and there is no discernable layer separation between liquid coffee and foam.), Flat White vs Latte 포스팅에서는 입에서 느껴지는 촉감이 우유와 벨벳 밀크 폼을 섞은 느낌이라고 적고 있다.(Flat White has an even mix of liquid milk and smooth velvet foam so it feels like drinking an espresso, only yummier.)


(그밖에 호주에서는 에스프레소 싱글 샷을, 뉴질랜드에서는 더블 샷을 주로 사용한다는 얘기도 있고. 여러 측면에서 윌 스트리트 저널에 나온 레시피는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


그런데 내가 먹어본 커피 중 이런 관점에 부합하는 커피가 있었다면, 그건 여느 커피점의 플랫 화이트가 아닌 폴 바셋이 직접 뽑아준 카페라떼가 그랬다.


폴 바셋은 매장이 새로 생길 때마다 본인이 직접 커피를 뽑아주는 행사를 하는데, 내 경우에는 작년 10월 이대점에서 폴 바셋이 뽑아준 에스프레소와 카페라떼를 마셔본 적이 있다. 에스프레소도 괜찮았지만 라떼를 마시면서는 상당히 충격적인 경험을 했는데, 우유거품이 우유거품이 아닌 것이 뭔가 우유(와 커피)와 거품을 결합시켜서 우유도 아닌 거품도 아닌 제3의 물질을 만들어낸 것 같은 느낌이었달까.(그러니까 앞서 말한 우유와 벨벳 밀크 폼을 섞은 듯한 그런) 말하자면 일반적인 라떼가 혼합물이라면 폴 바셋이 뽑아준 라떼는 화합물 같은 그런 느낌.


그렇다고 해서 당시 내가 마셨던 커피를 카페라떼와 플랫 화이트 중에 어떤 카테고리에 넣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한국 폴 바셋 메뉴에는 플랫 화이트가 없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자면 플랫 화이트라 부르기는 힘들 것 같기도 하고.(하지만 폴 바셋은 호주 출신이고, 일본 폴 바셋 메뉴에는 플랫 화이트가 있다.) 그러나 플랫 화이트가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카페라떼라는 음료의 특성과는 다른, 새로운 맛과 특징을 지닌 음료라고 한다면, 국내의 여느 커피점에서 마셔본 플랫 화이트보다는 폴 바셋이 뽑아준 카페라떼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마셔본 플랫 화이트는 혼합물에서 화합물로 온전하게 이행하지 못한, 라떼의 스펙트럼에서 확실하게 벗어나지 못한 것들이었다는 느낌이랄까.)


끝으로, 플랫 화이트가 무엇인지를 간단하게 설명한 (한글) 블로그 포스팅을 링크한다. Soho에 가면 Flat White에 가보세요! 한글 인터넷상에서 플랫 화이트를 검색하면 커피와 우유와 거품의 비율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만 잔뜩 나오는데, 일반 사람들은 뭐가 뭔지 무슨 차이가 있다는 건지 알기가 힘들다.(위에 링크한 블로그는 어쩌다 얻어걸렸다.) 우유 많이 넣으면 우유 많이 들어간 라떼, 조금 넣으면 조금 들어간 라떼 아닌가 생각도 들고. 과연 Soho의 Flat White에서 마시는 플랫 화이트에서는 혼합물이 아닌 화합물의 맛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저자 후기를 보면 "조선 선비들의 음식문화를 써 놓고 탐식가 이야기라고 우기는 것 같아 읽는 분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있다.


책의 내용은 저자의 말 그대로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남긴 음식에 대한 기록을 중심으로 당시 음식문화의 편린을 알아보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제목에서 기대한 미식적 관점에서의 무언가는 기대에 비해 좀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쉽다. 저자의 전공이 음식 쪽이 아닌 탓인지 앞뒤가 맞지 않는 내용도 가끔 눈에 띄고.


미식적 관점에서 흥미로운 내용으로는, 중세시대 서양의 수도원에서 와인과 치즈를 만들었듯이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는 절에서 두부를 만들었다는 것, 오늘날 일식집에서 준사이(じゅんさい)로 부르며 가끔 먹게 되는 순채(蓴菜)가 고려 및 조선시대에는 인기 높은 기호식품이었다는 것(일제시대에 뿌리가 뽑혔고), 승기악탕(勝妓樂湯)스기야키(杉やき) 스키야키(すき焼き)의 상관관계 등이 있다.


(승기악탕 이야기는 조선 요리 승기악탕이 왜관에서 왜인들이 조선 관리들에게 대접하던 스기야키, 스기야키와 비슷한 이름의 스키야키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인데, 흥미롭기도 하고 어느 정도 신빙성도 있다고 생각된다. 비슷한 형식의 음식이라면 영향을 받지 않는 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지금도 어디 가니까 된장찌개에 이런 것도 넣더라 하며 따라해 보지 않나.)


개인적으로 이러한 음식 이야기보다 오히려 더 눈에 띄었던 것은 조선시대 벼슬아치들의 전횡에 대한 부분인데, 양반들 사이에서 큰 문제가 되는 죄를 지어야 비로소 유배를 가고, 그렇지 않은 잘못이나 죄의 벌로는 기껏해야 파직인데, 이게 조금 있으면 복직되고 또 문제 생기면 파직 그리고 다시 복직을 반복하는 벼슬아치들이 왜 이리 많은지.(이런 사실을 잘 모르는 게 본인이 조선시대 역사를 잘 모르는 데서 비롯된 문제인지, 대한민국 역사교육이 정신승리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데서 기인한 문제인지...)


여하간 한 번 쯤 읽어서 나쁠 건 없겠지만, 대단한 내용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도 있는 정도의 책이랄까.


맛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어째서 무엇을 맛있다 느끼고 무엇을 맛없다 느끼는가. 음식을 더 맛있게 느끼도록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사실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방법에 대한 책과 정보는 너무나도 많이 접할 수 있다. 다양한 요리책과 최신 레시피, 새로운 요리 기법과 조리 이론에 이르기까지. 그러나 그렇게 만든 음식이 어째서 맛있어지는가, 어째서 맛있게 느껴지는가에 대한 정보는 그다지 많지 않다. 단지 노력과 정성으로 음식이 맛있어진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맛있다고 느끼는데 합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이 책이 그에 대한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풀어줄 수 있을 것이다.


(음식의 조리법에 대해 시중에서 쓰는 노력과 정성 운운하는 표현은, 그저 만드는 사람의 자기만족-또는 장삿속-에 불과한 것을 예쁘게 포장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음식의 맛은 그에 합당한 노력과 정성을 기울일 때 좋아지는 법이다.)


책의 내용에 의하면, 우리는 일반적으로 혀를 통해 맛을 느낀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혀를 통해 느끼는 맛은 다섯 가지에 불과하며(상식으로 알고 있을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 실제 맛을 느끼는 데는 향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그밖의 촉감 식감 온도 등에 따라서도 맛이 다르게 느껴진다고 한다. 사실 이러한 내용은 이미 어느 정도는 알려진 바이기는 하지만, 그에 대한 이론적 과학적 근거, 구체적인 예시와 설명이 들어있다는 게 이 책이 갖는 의의라고 볼 수 있겠다.


다만 향이 느껴지는 원리에 대한 부분에 조금 지나치게 깊은 내용과 분량을 할애하고 있어 읽기에 좀 피로가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책 4장에서 7장까지, 1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식품화학은 물론, 진화유전학에 뇌과학까지 동원해가며 향에 대한 내용에 치중하고 있는데, 모종의 집념이 느껴질 정도.(자신의 전공분야라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을 것도 같지만서도)


또한 저자가 식품 관련 저술을 하게 된 계기가, TV 등에서 잘못된 음식 상식과 지식을 남발하며 음식(특히 가공식품과 첨가물)에 대해 불필요한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에 대한 반감으로 시작된 터라, 그러한 잘못된 지식과 그러한 것들을 팔아먹는 장사치들에 대한 억하심정이 책 곳곳에 드러나는 것이 읽기에 조금 거슬릴 수도 있겠다.(한편으로는 가공식품과 첨가물을 옹호하는 태도와 이론을 믿지 못하겠다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본인도 이러한 부분이 좀 거슬리기도 했는데,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는 것이 전문분야인 만큼 세상의 몰이해가 답답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을 것이니. 사실 본인도 수시로 일어나는 음식 맛이나 맛집에 대한 허튼소리에 대해 못견뎌하고 한마디씩 하곤 하니까.)


책 내용 중 일부를 소개해보자면


설탕은 혀에 감지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대신 단맛이 오래간다. 이에 비해 과당의 단맛은 빠르고 강력하게 느껴지지만, 그만큼 재빨리 사라진다. 그리고 물엿은 단맛이 느리고 약하게 감지되지만, 단맛의 지속력은 길다.


MGS 1g이면 고기 200g에 해당하는 감칠맛을 얻을 수 있다.


아미노산계인 MGS(글루탐산)와 핵산계인 IMP(이노신산)와 GMP(구아닐산)가 만나면 훨씬 강한 감칠맛을 가진다. 다시다에 멸치나 버섯을 넣으면 다시다 한 가지를 넣을 때보다 몇 배나 감칠맛이 증가하는 것이다.(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글루탐산은 고기에, 이노신산은 말린 생선, 구아닐산은 버섯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대체로 온도가 상승하면 단맛은 증가(과당 제외)하고 쓴맛은 감소한다. 요리의 맛을 결정하는데 기본이 되는 맛은 짠맛이며 온도에 따라 가장 크게 변화한다. 짠맛은 온도가 올라갈수록 약해지고, 식으면 강하게 느껴진다.


맛은 안와전두피질에 후각, 미각, 청각, 시각이 합해져 느껴지는 감각으로, 뇌의 기능 중 가장 다중감각적인 현상이다. 뇌는 모든 감각에 직간접적인 영향의 결과로 이 음식물의 맛을 판단한다.


※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홍대 부근에 위치한 오르다 살롱의 커피 교실 그 두 번째 시간.



2주 전에 있었던 첫 번째 커피 교실에서는, 다양한 원두(10종이었던가)를 커핑 형식으로 맛보며 각각의 차이를 느껴보는 시간을 가졌었다.



이번 커피 교실은 한 가지 원두를 다양한 기구를 이용하여 내린 커피를 맛보는 시간. 사용한 원두는 커피 리브레의 에스프레소 브랜드인 배드 블러드.



사용 기구는 (대체로) 우측에서 좌측 순으로 진행. 프렌치 프레스, 하리오 V60(종이 필터, 금속 필터), 케멕스(사용은 안하고 진열만), 클레버, 에어로 프레스. 사진에는 없지만 24시간 찬물에 우린 콜드 브루 커피도 있었고.



수업은 우선 갈은 원두에 뜨거운 물을 붓고 아무런 도구 없이 우려낸 커피를 맛본 후, 다양한 기구를 이용하여 내린 커피를 맛보고, 마지막으로 아메리카노를 맛보는 순으로 진행되었다.


재미있었던 점은 수업에 사용했던 배드 블러드가 에스프레소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기구를 사용해서 내린 커피는 맛이 괜찮았는데, 머신으로 뽑아서 만든 아메리카노는 그만 못했다는 거.(참고로 오르다 살롱에서는 라마르조꼬 머신을 사용한다.) 반면에 지난 첫 번째 수업에서 몬스터 로스터스의 원두는 반대되는 느낌을 보여주었고.


클레버와 에어로 프레스로 내린 커피도 별로였는데, 개인적으로 케멕스, 클레버, 에어로 프레스로 내린 커피는 맛있게 먹어본 적이 없다. 이로써 편견은 더더욱 고착화가... ^^;


오르다 살롱 커피 교실은 (지금까지는) 2주에 한 번, 시간은 저녁 7시에 열렸으니 참고하시길. 수업 공지는 트위터와 블로그를 통해 하고 있으니 알아두시고.


[※ 참고로 이 커피 교실을 진행했던 바리스타 님은 지금은 다른 곳에서 근무하고 계시며, 현재 오르다 살롱에서는 커피 교실을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14.04.01 추가]


서울시 마포구 창전동 6-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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