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이런 트윗을 올렸다.



그러고 나서 플랫 화이트에 대해 많은 맨션을 받았는데, 그중에 어느 영국 커피 블로거의 포스팅을 링크해주신 분이 계셔서, 감사하게도 플랫 화이트에 대해 좀 파악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일단 외형적 특징에 있어서 그 블로거의 What is a flat white? 포스팅을 보면 커피와 밀크 폼 사이에 뚜렷한 층 분리가 없다는 점을 들고 있고(Free poured milk so that the foam is folded through the whole drink and there is no discernable layer separation between liquid coffee and foam.), Flat White vs Latte 포스팅에서는 입에서 느껴지는 촉감이 우유와 벨벳 밀크 폼을 섞은 느낌이라고 적고 있다.(Flat White has an even mix of liquid milk and smooth velvet foam so it feels like drinking an espresso, only yummier.)


(그밖에 호주에서는 에스프레소 싱글 샷을, 뉴질랜드에서는 더블 샷을 주로 사용한다는 얘기도 있고. 여러 측면에서 윌 스트리트 저널에 나온 레시피는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


그런데 내가 먹어본 커피 중 이런 관점에 부합하는 커피가 있었다면, 그건 여느 커피점의 플랫 화이트가 아닌 폴 바셋이 직접 뽑아준 카페라떼가 그랬다.


폴 바셋은 매장이 새로 생길 때마다 본인이 직접 커피를 뽑아주는 행사를 하는데, 내 경우에는 작년 10월 이대점에서 폴 바셋이 뽑아준 에스프레소와 카페라떼를 마셔본 적이 있다. 에스프레소도 괜찮았지만 라떼를 마시면서는 상당히 충격적인 경험을 했는데, 우유거품이 우유거품이 아닌 것이 뭔가 우유(와 커피)와 거품을 결합시켜서 우유도 아닌 거품도 아닌 제3의 물질을 만들어낸 것 같은 느낌이었달까.(그러니까 앞서 말한 우유와 벨벳 밀크 폼을 섞은 듯한 그런) 말하자면 일반적인 라떼가 혼합물이라면 폴 바셋이 뽑아준 라떼는 화합물 같은 그런 느낌.


그렇다고 해서 당시 내가 마셨던 커피를 카페라떼와 플랫 화이트 중에 어떤 카테고리에 넣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한국 폴 바셋 메뉴에는 플랫 화이트가 없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자면 플랫 화이트라 부르기는 힘들 것 같기도 하고.(하지만 폴 바셋은 호주 출신이고, 일본 폴 바셋 메뉴에는 플랫 화이트가 있다.) 그러나 플랫 화이트가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카페라떼라는 음료의 특성과는 다른, 새로운 맛과 특징을 지닌 음료라고 한다면, 국내의 여느 커피점에서 마셔본 플랫 화이트보다는 폴 바셋이 뽑아준 카페라떼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마셔본 플랫 화이트는 혼합물에서 화합물로 온전하게 이행하지 못한, 라떼의 스펙트럼에서 확실하게 벗어나지 못한 것들이었다는 느낌이랄까.)


끝으로, 플랫 화이트가 무엇인지를 간단하게 설명한 (한글) 블로그 포스팅을 링크한다. Soho에 가면 Flat White에 가보세요! 한글 인터넷상에서 플랫 화이트를 검색하면 커피와 우유와 거품의 비율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만 잔뜩 나오는데, 일반 사람들은 뭐가 뭔지 무슨 차이가 있다는 건지 알기가 힘들다.(위에 링크한 블로그는 어쩌다 얻어걸렸다.) 우유 많이 넣으면 우유 많이 들어간 라떼, 조금 넣으면 조금 들어간 라떼 아닌가 생각도 들고. 과연 Soho의 Flat White에서 마시는 플랫 화이트에서는 혼합물이 아닌 화합물의 맛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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