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호선 새절역 인근의 인도 음식을 기반으로 하는 비정기 팝업 레스토랑입니다. 영업일과 그날의 메뉴(1~2 종류)는 가게 인스타그램에 올라오고, 인스타 DM이나 카톡으로 예약을 받아 운영하구요.

예약 시간에 맞춰서 가니 사장님께서 향을 피우고 시타라 연주곡을 틀어놓고 기다리고 계시네요.

오늘의 메뉴는 밥과 커리, 약간의 반찬으로 구성된 옐로우달 플레이트였는데요. 이것이 로컬의 맛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복잡미묘한 커리의 맛과 가게의 환경/분위기가 어우러져, 소박하지만 충만함이 가득한 식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식사 후에는 마살라 차이를 플로럴로 마셨는데, 밝고 화~한 (민트 등에서 느껴지는) 풍미의 향신료가 들어가 이 또한 로컬스러운 식사에 방점을 찍어주었구요.(음악은 Kings Of Convenience로 바뀌었습니다만... ^^;)

맛도 좋았고 그 외의 요소들도 마음에 드는 곳이더군요.(화장실은 확인을 못 했습니다.) 인근에 계신다면 꼭 한 번 방문해보시기를 강추합니다.

https://www.instagram.com/onsoonsee
https://polle.com/p/2vg8Mh



구로구 오류동의 평양냉면집입니다. 광명시에서 인기를 얻어 여의도로 이전한 정인면옥의 원류가 되는 집이지요. 현재의 광명 정인면옥은 여의도와는 별 무관하다 보아야 한다고들 하더군요.



오래된 가게들은 저마다의 룰이나 특이사항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오류동 평양냉면은 면수 대신 따뜻한 육수를 줍니다. 보온통에서 셀프 리필해서 먹을 수도 있구요.



일반적으로 평양냉면집은 만두를 같이 합니다만, 이 집은 만두는 겨울에만 합니다. 그래서 만두를 먹어본 적이 아직 없네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노려보려고 합니다만.


냉면 가격이 참 착한데, 이것도 몇 년 전에는 6천원이었다가 올라간 가격이죠. 사실 6천원 시절에는 저렴해서 먹는 느낌이었다면, 7천원 되고 좀 지나서는 맛이 꽤 좋아졌는데, 최근 맛이 더 좋아졌다고 해서 방문을 했지요.(방문 시기는 3월)



반찬에 특별한 기억은 없으니 평범했던 듯요.



암돼지 편육. 반찬이 평범한 건 괜찮은데, 문제는 이 편육도 평범했다는 거... 일반적인 보쌈고기 같은 말랑말랑한 수육인데, 밥이랑 먹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냉면에 어울리는 느낌은 아니었구요. 맛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다음에 또 주문하게 될지는 모르겠네요.



평양냉면(7,000). 먹어보니 확실히 면도 육수도 더 좋아졌네요. 이 정도면 이쪽 지역 분들은 굳이 시내의 유명 노포들을 갈 필요가 없지 않나 생각이 드는군요. 가격을 생각하면 더 그렇구요.



평양비빔(7,000). 제 평생 평양냉면집에서 비빔을 먹어본 건 이번이 처음인데, 예전에는 평양냉면은 굳이 멀리 나가서 먹어야 하는 음식이었고, 그런 곳 같이 가는 친구 중에 비빔을 꼭 먹어야겠다는 친구도 없었고, 지금은 가격도 많이 올라서 그 가격에 비빔을 시켜야 할 이유는 (딱히 더 좋아하거나 목적한 메뉴가 아니니) 더더욱 없어서 말이지요. 하지만 7천원이라면 한 번 주문해볼 만 하죠.


결론적으로 제 첫 평냉집 비빔은 아주 성공적이었습니다. 들기름과 맵지도 달지도 않은 양념이 두툼한 면과 어우러져 격조 있는 비빔냉면의 맛을 보여주더군요. 나중에 7월 방문 때 보니, 이 집은 비빔냉면 손님이 정말 많더라는.



7월에도 방문을 했는데, 이번에는 녹두전을 시켜봤습니다. 근데 별로 마음에 들지가 않는군요. 반죽의 밀도가 너무 묽고, 기본 간도 너무 약하게 되어있는 느낌입니다. 옛날부터 하던 방식을 그대로 하시는 걸까 생각도 해보았습니다만, 이 경우에는 (이유가 무엇이든) 맛을 좀 수정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암돼지 편육과 마찬가지로 녹두전도 재주문은 하지 않을 것 같구요.



7월은 여름인 데다 주말 점심에 방문했더니 3월과는 달리 가게 앞에 줄이 생겼는데, 이리 바쁘다 보니 면과 육수의 텐션이 3월에 비해 좀 떨어지는 느낌이었네요. 아무래도 바쁜 데는 장사 없는 법이라 유명하고 오래된 가게들도 여름에는 퀄리티가 들쭉날쭉한 경우가 많고, 그래서 여름에는 평양냉면을 즐기지 않는다는 미식가들도 제법 있죠. 사실 저도 기본적으로 여름에 평양냉면집 가는 건 기피하는 편이구요.


제 생각에 이 집의 가장 큰 문제는 냉면과 함께 주문해서 먹을 메뉴가 없다는 건데요. 암돼지 편육이나 녹두전을 시킬 바에야, 차라리 냉면을 두 그릇 드시는 게 낫지 않을까 싶더군요. 1인 1냉면 주문 시에는 사리추가로 냉면 한 그릇을 더 주문할 수 있는데, 사리추가는 3천원밖에 안 한다는 것도 장점이구요. 저도 다음에 지인이랑 둘이 방문하면, 평냉을 하나씩 시키고 비냉을 사리추가로 주문해서 나눠 먹을 요량이네요.


PS : 식후에 커피 한잔 하시려면 도보 7분 거리의 달콤한 나의 커피를 추천합니다. 동네 카페 수준을 많이 상회하는 '맛있는' 커피를 냅니다.


맛 평점 (10점 만점)

냉면 = 8.1~8.5

암돼지 편육 = 8.0

녹두전 = 7.8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6년 3월, 7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구로구 오류1동 13-55

02-2614-2263

낮 12시~저녁 8시 30분

첫째 주 넷째 주 월요일 휴무


교외의 시골길을 달려서 찾아가야 하는. 이런 곳에 이런 가게를 차릴 생각을 하신 게 어찌보면 대단하죠.



자리를 잘 잡으면 이런 경치를 보면서 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가격도 참 저렴하죠. 이런 음식점은 조금만 인기 얻고 하면 가격이 오르기 일쑤인데 말이지요.



가게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식을 들으며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립니다.



보통 막국수집들은 면을 메밀로 만든다는 표시(?)를 내기 위해 반죽에 겉껍질을 약간 섞습니다만, 장원막국수는 껍질을 제거한 메밀 100%의 면을 유백색 그대로 단아하게 말아 냅니다.



장원막국수의 비빔 막국수는 여느 막국수집의 것들과는 달리 깨나 김이 들어가지 않아 순수한 면의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장원막국수를 좋아하는 분들은 아마도 이런 식의 얘기들을 하면서 장원막국수에 대한 칭찬을 할 겁니다. 냉면계에서는 요즘 면스플레인이라는 단어가 오르내리는데, 막국수계에서는 차이와 구분을 넘어선 어떤 숭배의 경지에 오른 손님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곳이 아마 장원막국수가 아닌가 하구요. 확실히 장원막국수는 맛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듯 맛으로 어떤 독보적인 경지에까지 이르렀는가에 대해서는... 글쎄요.


비빔막국수는 메밀 100% 면의 메밀 향과, 달지도 맵지도 않으면서 은은한 생강 향이 느껴지는 양념장이 어우러져, 비빔이면서 (조금 과장하면?) 마치 평양냉면(물냉면)을 즐기는 것과도 비견할 수 있을 담백 슴슴함을 보여줍니다. 그런 연유로 팬도 많지만 별로라는 사람도 있고, 팬들의 팬심은 그렇기 때문에 더욱 공고해지는 것이겠지요.


문제는 물막국수인데, 제가 간 날은 일단 육수가 너무 짰습니다. 그 염도를 조절하기 전에는 맛에 대해 평을 할 수가 없을 정도로 짜더군요. 제가 간 날과 비슷한 시기에 올라온 블로그 포스팅 중에 그런 문제를 논한 포스팅도 봤구요.(혹시 같은 날 갔을 수도?) 하지만 제가 느꼈던 좀 더 근본적인 의문은, 염도 0%의 100% 메밀면(메밀가루에 물만 넣어서 반죽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이 차가운 고기 육수에 면을 말아먹는 형식의 음식에 과연 어울리는 걸까 하는 것이었네요. 물론 많은 한국 음식들이 획일화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이런 다양한 시도는 권장받아 마땅하겠습니다만.

[근데 냉면 반죽에는 원래 소금을 넣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하는군요. 그럼 막국수도 그렇겠지요. 저야 잘 모르니 그저 가게마다 좀 다르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습니다만. 그렇다면 위의 내용은 장원막국수의 면이 차가운 고기 육수와 어울리는가에 대한 의문으로 바꿔야겠네요. - 16/08/06 추가] 


하지만 음식의 맛이 음식 자체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요. 음식 외의 다른 외부사항들이 사람들이 느끼는 맛있고 맛없음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그런 의미에서 장원막국수가 음식을 내는 비주얼, 형식, 환경 등은 손님들의 식사경험을 보다 긍정적으로 끌어올려주는 느낌이고, 그런 요인들은 지금까지의 한식에서 (막국수집에서는 더더욱) 많이 소홀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장원막국수를 리스펙트하는 많은 분들이 이해가 가는 지점이기도 하구요. 반면에 그렇기 때문에, 산 넘고 물 건너, 줄까지 서가며 이 맛을 보기 위해 고생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긍정하기 어렵기도 하네요.


맛 평점 (10점 만점)

비빔막국수 = 8.6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6년 4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 439-1

031-263-1107

오전 11시 30분~저녁 9시

매주 화요일 휴무


춘천 샘밭막국수의 교대 지점(서초점)입니다. 서울에는 여기 말고도 올림픽공원점이 있고, 최근 판교점이 오픈을 했지요.



막국수집 중에서 가격이 제일 세죠.



주전자 채로 면수인지 메밀차인지를 가져다주시는데, 너무 뜨겁군요. 원래 이렇게 내시는 스타일인 건지, 아님 나이드신 손님들이 많으니 그분들 취향에 맞춘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근데 너무 뜨거운 음료는 식도암 유발 가능성이 있다고 하지요. 국의 온도가 뜨거울 수록 위암 위험도가 증가한다고도 하구요.



면 위에 양념을 올리고 육수는 주전자에 따로 가져다주시는. 까다로운 분들 중에는 양념을 절반 정도 덜어서 비벼 먹는다는 분도 계십니다만, 굳이 덜어내지 않아도 별로 자극적이지 않은 맛의 양념입니다. 간(염도)은 어느 정도 있는데, 색깔에 비해 매운맛은 현저히 낮게 느껴지는 수준입니다. 단맛도 강하지 않은, 짠맛을 중심으로 만든 양념이라, 면에 간과 이런저런 풍미를 조금 가미해서 맛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면은 메밀 70%로 알려져 있고, 햇메밀이 나오는 철이면 메밀 함량이 더 올라간다는 얘기도 있네요. 특이한 점은 중국산 메밀과 국내산 메밀을 섞어서 쓰는데, 국내산을 10% 정도 넣는다고 합니다.(어딘가의 기사에서 본 기억입니다.) 제 감각에는 중국산 메밀 100% 쓴다는 가게와 국내산 메밀 100% 쓴다는 가게는 확실히 다른 풍미가 느껴지는데, 샘밭막국수의 면에는 국내산 메밀이 10% 밖에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국내산 메밀 100% 쓴다는 가게와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뉘앙스가 있어, 이래서 조금이지만 국내산을 섞는 건가 생각도 하게 되더군요.(물론 감각을 무한 신뢰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고, 제가 느낀 뉘앙스의 발현에는 다른 공정이 관여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같이 내주시는 육수는 동치미 국물과 고깃국물을 섞은 것이라 하는데, 양념에 매운맛이나 단맛이 없어 그런지, 비빔으로 먹다가 육수를 부어 먹어도 맛이 괜찮습니다. 비빔막국수와 물막국수 두 가지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좋구요.


샘밭막국수의 맛은 대중성을 견지한 채로 펼쳐내는 담백하고 슴슴한 맛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느낌입니다. 메밀향은 적당히 느껴지면서 전분이 들어가서 완전 뚝뚝 끊어지지는 않는 면, 과한 자극을 주지는 않으면서 그렇다고 무자극은 아닌 양념과 육수로, 막국수라는 음식에서 대중들이 가지게 되는 기대감을 상당히 높은 확률로 충족시켜준다고 할까요. '닝닝함'이 대중화를 가로막고 있는(있던) 평양냉면과는 달리 말이지요.


막국수 중급자 이상도 별 불만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맛이라는 생각입니다만, 초보자 입문용으로는 이만한 곳이 없지 않을까 하네요. 물론 담백하고 슴슴한 맛을 즐겨보겠다는 희망자에 한해서요.(어쩌면 그저 맵고 달지 않을 뿐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매콤 달콤한 맛을 기대하는 분들께는 여전히 거리가 먼 음식일 수 있으니.


PS : 식사하시고 커피는 인근 블랙드립서 드셔보시길.


맛 평점 = 8.5 (10점 만점)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6년 4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667-8

02-585-1702

오전 11시 30분~저녁 9시 30분

명절 휴무


동네에 있는 조그마한 식당 생각하시면 되는 작은 크기의 가게입니다.



물막국수 정식을 시켰습니다. 정식에는 제육이 다섯 점 나옵니다.



면수는 알아서 따라 먹게 주전자와 컵을 주십니다.



짠지 무를 얄프닥하게 썰어서 반찬으로 주십니다. 제육은 때깔이 곱습니다.



반찬으로 나온 짠지 무에서 쿰쿰한 향이 나는데, 이 양념들을 적당히 넣으면 쿰쿰함이 사그라듭니다. 그런데 저는 양념 안 하는 게 더 좋더군요.



성천막국수의 물막국수는 짠지 국물에 면을 넣어서 냅니다. 면도 메밀 함량이 높지 않고, 국물도 고깃국물이 아니니, 살얼음이 낀 것이 더 좋습니다. 하지만 이 물막국수는 시원하고 청량한 맛으로만 먹는 음식은 아닙니다. 면을 씹으며 국물을 마시며 올라오는 짭쪼름 쿰쿰한 짠지 국물의 맛과 향은, 마치 꼬릿한 곰탕 설렁탕이나 진한 돈코츠 라멘을 먹으며 느끼는 풍미와도 같은 매니악한 쾌감을 가져다줍니다. 그러다보니 취향에 따라 평이 극과 극으로 나뉩니다. 저는 좋아하는 쪽입니다만, 입에 맞지 않아 못 먹겠다는 분들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맛입니다. (지금의 맛은 그래도 예전보다는 많이 순화된 맛이라고)


짠지 무는 양념 안 하고 면에 올려서 같이 먹는 게 좋았습니다. 제육은 겨자 살짝 뭍혀서 면이랑 같이 먹는 게 좋았구요. 제육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면과 같이 먹을 때 어울리는 맛이라 더 좋았습니다. 다만 제육의 양은 정식보다는 1인당 최소 반접시(10피스)는 주문하시길 권합니다. 면은 곱배기가 500원 차이니 선택보다는 필수인 느낌인데, 일단 남성분들은 곱배기로 주문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곱배기로 먹었습니다.


맛 평점 = 취향에 따라 7 또는 8.5 (10점 만점)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6년 3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동대문구 답십리동 265-1

02-2244-5529

오전 11시30분~저녁 9시

일요일 휴무


큰 길에서 골목을 들여다보면 저 멀리에 간판이 있는데, 실은 골목으로 들어가서 한 번 더 꺾어야 가게가 나옵니다. 이런데 과연 맛집이 있을까 싶은 위치랄까요. 



막국수 가격이 완전 착하죠.



정갈한 반찬.



원래 양념과 김, 깻가루가 올라가는데 빼고 달라 부탁드렸습니다. 면 반죽은 주문 후에 바로 손반죽을 하고, 메밀은 국산을 쓰는데, 껍질을 벗긴 메밀 90%, 벗기지 않은 통메밀 10%를 섞는다고 합니다. 재료 때문인지 주문 후 반죽을 하기 때문인지, 여느 가게들보다 메밀향이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그 이상으로 임펙트있게 느껴졌던 건, 통메밀이 들어가서 만들어진 꺼끌한 거친 식감이었습니다. 막국수 매니아라면 필히 맛봐야할 훌륭한 면발입니다. 육수는 소고기와 엄나무를 끓여 만든다고 하는데, 독보적인 면에 비해서는 좀 처지는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검색을 해보니 최근 육수가 더 나아졌다는 얘기도 있네요.



빼달라고 한 양념을 안주인께서 따로 챙겨주셨습니다. 먹다가 심심하면 섞어서도 먹어보라 하시네요. 덕분에 그냥 먹다가 이렇게도 저렇게도 먹어봤는데, 적어도 저 빨간 양념은 너무 매워서 안 넣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 입맛에는 저런 것들이 들어가야 먹을만하게 느껴지기도 하겠지요.


방배동의 양양메밀막국수는 넷상에서 칭송하는 분들이 이미 꽤 보이는 가게입니다만, 아무래도 위치나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아직 모르는/가보지 못하신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 독특하고 터프한 면발에는 더 많은 분들이 느끼고 즐겨주셨음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되는 개성과 완성도가 있습니다. 막국수 매니아를 자처하시는 분이라면, 위치의 난해함과 접근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가보실만한 곳으로 강추합니다.


맛 평점 = 8.7 (10점 만점)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6년 3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793-1

02-3482-3738

오전 11시~저녁 9시


배추가 잔뜩 들어간 국물은 시원하고, 연근해 오징어를 위시한 해물 건더기도 조리 상태가 부드럽고 괜찮습니다. 문제는 면이 너무 퍽퍽하고 푸석하다는 거. 밀가루와 반죽기가 있으니 자가제면을 한다는 건데, 이 면은 마치 밀가루 반죽을 면 모양으로 그저 썰어만 놓은 느낌입니다. 밀가루 면이라면 글루텐 형성에 의한 탄력이 있어야 할텐데 그런 게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즉, 자가제면을 하는 이유는 단지 단가를 줄이기 위함일 뿐이고, 면의 퀄리티 향상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는 거지요. 어디다 면 납품하는 곳이 이런 면 들고오면 바로 반품처리될 겁니다.



홍대에는 홍콩반점이 두 개 있는데, 이번에는 다른 지점에 가서 짜장면을 먹어봤습니다. 포스터에는 불맛의 진수라고 써놨는데, 쓸데없이 인위적으로 과도하게 탄맛이 들어가서 맛을 살리기는 커녕 해치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달아요.(저 단 거 잘 먹고, 동네 배달 짜장면도 맛있게 먹는 사람입니다.) 게다가 면은 지난 번 짬뽕의 그것과 똑같아서, 푸석하고 퍽퍽한 면과 탄맛나고 달달달달달달한 소스가 빚어내는 하모니는, 전생에 내가 얼마나 큰 죄를 지었을지에 대해 고찰하는 시간을 가지게 해줍니다. 한입 두입 먹고나니 더 이상 먹을 수가 없어 그냥 나갈까 하다가, 테이블 위에 있는 간장을 부어서 비벼먹었더니 단맛이 줄어들면서 그나마 목구멍으로 넘길 수는 있는 맛이 되네요.


출출하기는 한데 딱히 먹고 싶은 건 없는 날이 있어, 홍콩반점을 한 번 체험해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짬뽕은 롯데리아 햄버거 정도는 되는 수준이라는 생각이고, 만약 다음에 갈 일이 생긴다면 짬뽕밥을 먹으면 더 낫지 않을까 싶더군요. 그런데 짜장면은 보시다시피 정말 최악이었구요. 면이며 소스며가 이게 디폴트인지, 아님 제가 간 날 제가 간 지점이 문제가 있었던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파는 사람도 대단하고 먹는 사람도 대단한데, 먹으니까 팔고 파니까 먹는 거겠습니다만, 과연 닭이 먼저일까요 달걀이 먼저일까요? 이런 걸 가지고 젊은이들은 입맛이 후지다던가, 백종원이 나쁘다던가 하는 식으로 판단하고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이나 핵심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 보구요. 확실한 건 소비자에게는 선택의 자유가 있고, 맛있게 만든다고 장사 잘 되는 건 아니라는 거죠. 선택의 자유가 있는데도 왜 이런 곳을 선택하는가? 맵고 짜고 달고 느끼하면 장사가 되는 듯 보이는 현실에서 업주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같은 것이 풀어야할 숙제겠구요.


하고싶은 얘기는 많지만, 일단 궁금한 건 이겁니다. 홍콩반점 지점들 다 이런가요?


맛 평점 (10점 만점)

짬뽕 = 7.5

짜장면 = 5.0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6년 2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신수동이 어딘가 하면, 신촌과 서강대 사이에 있는 동네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기본적으로 조용한 동네인데 특히 요수정 주변은 고즈넉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하더군요. 가게 이름인 요수정은 셰프님 고향에 있는 정자 이름이라고.



그런 동네다 보니 이런 가격이 가능하겠지요. 이 가격에는 아마도 가게 인테리어도 한 몫 한 것 같습니다만.(그러니까 눈으로 보고 즐길 거리는 하나도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점심에는 식사 메뉴만 판매하고, 저녁에는 식사와 요리를 팝니다.



냉이, 가지, 달래 튀김(12,000). 고급 일식집의 그것과 비교하긴 힘들지만 충분히 맛있습니다. 가지가 특히 좋더군요.



저온 조리한 삼겹살 스테이크(15,000). 고급 레스토랑의 비슷한 이름의 메뉴들에 비해 모양은 떨어집니다만, 맛은 떨어지지 않는 느낌입니다. 오히려 이만 못한 것을 내고 있는 곳들도 많지 않을지. 가니쉬로는 시즈닝한 바나나를 구워 내셔서 깜놀했네요.(좋은 의미로)



우리 쇠고기 볶음밥(9,000). 쇠고기가 완전 부드럽고 양도 제법 많이 들어있습니다. 밥도 잘 볶았구요. 식사 메뉴 중 요수정의 시그니처.



오믈렛(8,000). 아래에 밥이 깔려있습니다. 주요 고객이 서강대생들이다 보니, 학생들 주머니 사정도 고려하고 배도 채워주셔야 했겠지요. 맛도 괜찮았구요.



오늘의 파스타(8,000). 이건 좀 평범.



숙주, 우삼겹 볶음(13,000). 요것도 평범. 매일 메뉴를 바꾸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근데 저는 저온 조리 삼겹살 스테이크에서 이미 가게에 대한 리스펙트가 흘러 넘쳤던 터라 별로 불만은 아니었구요. 좀 더 특별한 메뉴를 찾으신다면, 평범해 보이는 이름의 메뉴는 패스하시는 것도 좋을 듯요.



水(수) 닭갈비(15,000). 강원도 태백에서 먹는다는 물 닭갈비의 요수정 버전인데요. 학생들의 식사 겸 안주 메뉴라고 하더군요. 학생들은 남은 국물에 밥도 볶아먹고 하나 본데 저희는 배가 불러서... 고기는 야들야들하니 좋은데, 단맛이 좀 강한 편이니 참고하시구요.(덜 달게 해달라 주문이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요건 다른 날.



라구 꼰길리에니(14,000). 괜찮더군요.



허브 로스트 치킨(15,000). 좋았습니다.



오믈렛(8,000). 이날 직원 분이 한 분 안 계셔서 (더 바빠서) 그랬는지, 조리 상태가 지난 번 보다 약간 아쉬웠던. 근데 그게 불만은 아니고, 역시 시그니처인 볶음밥을 먹었어야 했는데 이걸로 이미 배가 불렀던 게 문제였죠.


요수정은 가게에 냉동고가 없고, 그날 그날 장을 봐서 요리하며, 매일 메뉴가 바뀌는 곳입니다. 제목에

'동네 레스토랑'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위치가 동네지 음식은 동네 수준의 것이 아니구요. 페이스북을 통해 그날의 메뉴를 가끔(^^;) 공지하며, 페북에 올라오지 않은 날 메뉴가 궁금해서 저녁 영업시간 시작 즈음에 전화를 걸어보니 셰프님께서 메뉴를 말씀해주시더군요. 근데 저는 다음에 가게 되면 굳이 메뉴를 물어보지 않을 것 같네요. 좀 먹어보니 항상 일정 이상의 것을 내주시리라는 믿음이 생겼달까요.


요즘 힙하고 핫한 동네들 많이 가십니다만, 멋있기 보다는 맛있는 음식을 실속있게 즐기고 싶으시다면 신수동 쪽으로 발걸음을 한 번 돌려보시죠.


PS : 인근의 괜찮은 카페로는 왓코, 신수동리, 에이스타, 비로소 커피 등이 있습니다.


맛 평점 = 8.0~8.7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6년 1월, 2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마포구 신수동 457

02-718-2102

오전 11시 30분~밤 12시

일요일 휴무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osoojung


외양은 동네 식당 중에서도 음식을 제대로 하는지 마는지 짐작도 안 가는 가게 같은 느낌이랄까요.


 

저녁에는 술집으로 기능하는 곳이라 이런저런 안주가 있습니다.



제대로 히야시된, 시원한 맛에 꿀떡꿀떡 마시는 한국 맥주의 진수를 보여주네요(2,500). 이쯤 되면 생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식사를 주문하면 스프가 먼저 나오는데, 오뚜기 스프처럼 보입니다만 먹어보면 직접 만드신 스프입니다. 맛은 좋은데 좀 오묘한 맛.



에버그린 정식(8,000). 돈까스 생선까스 햄버그스테이크에 새우튀김도 한 마리 나오는 버라이어티한 구성입니다. 첫입에는 맛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약간 긴가민가 한 느낌인데, 두 세입 먹다 보면 살짜기 산미가 도는 데미그라스 소스에 입이 적응을 하면서 연신 집어먹게 되더군요.



반면에 오무라이스는 첫입부터 입에 짝짝 붙습니다(6,000). 잘게 썬 고기와 야채를 밥과 함께 데미그라스 소스에 볶아서, 계란 지단을 올리고 다시 데미그라스 소스를 부어 내는데, 맛도 좋지만 양이 엄청납니다.



반찬으로 오이소박이가 나올 줄은 몰랐는데, 이게 또 맛이 괜찮더군요. 근데 좀 짜서 정식에 나온 밥이랑 같이 먹었습니다. 안 그럼 먹기가 힘들더라구요.


에버그린의 음식에서는 추억의 맛이라는 진부한 표현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보다 수준높은 무언가가 느껴집니다. 에버그린의 스프를 맛보면 '이 스프의 레시피는 누가 어떻게 만들어서 누구에게 어떻게 전해진 것일까?' 같은 의문이 생겨나구요. 그런데 알고 보니 사장님께서 송현클럽에 오랫동안 몸담고 계셨었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그렇다면 에버그린의 맛은 과거 어느 시점의, 보다 높이 보다 멀리 나아가기 위해 당시의 요리사들이 치열하게 노력했던 결과물 또는 그 흔적이라고 한다면 설명이 될 것 같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런 음식을 우리가 현재에 목도하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단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이상의 의미가 될 수 있겠죠.(물론 맛도 있습니다만)


블로그 검색을 해보면 많은 분들이 정식을 드시는데, 제가 보기에 이 가게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둘이 가서 정식이나 돈까스를 하나 시키고, 그다음 오무라이스도 하나 시켜서 둘이 나눠 먹는 겁니다. 처음 가시는 분들은 물론, 이미 가보셨던 분이라도 이렇게 드셔 보시면 보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PS : 식사 하시고, 가깝지도 않지만 멀지도 않은 인근 증가로 커피공방 가셔서 커피 드시면 좋습니다.


맛 평점 = 8.5 (10점 만점)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6년 5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 274-86

02-396-0252

낮 12시~밤 12시

트라토리아는 이탈리아의 식당 등급에 있어 리스토란테(레스토랑)보다 좀 더 편안히 접근할 수 있는 곳을 뜻합니다. 프랑스의 비스트로에 해당된다고 보면 되는데, 요즘은 비스트로는 알아도 트라토리아는 모르는 분들이 많으시더군요. 예전에는 가게 이름 앞에 트라토리아라고 써 놓은 곳들이 꽤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자리에 PASTA PIZZA 같은 단어들을 넣는 게 일반적이 된 지 오래라...


상수동 트라토리아 챠오는 요즘 보기 드문, 트라토리아라는 이름이 걸맞는 트라토리아라 하겠습니다. 파스타 면은 주문 후에 삶고, 소스는 흥건하지 않으면서 맛은 충분히 내주고, 메뉴들이 모두 양도 넉넉하면서 가격도 좋습니다. 특히 평일 런치 세트는 너무 저렴한데, 고객들이 이리 먹었으면 하는 구성을 세트화하여 선보이는 느낌이 듭니다.



평일 런치 세트로 먹은 아말피 풍 샐러드, 스파게티 아라비아타, 폴로 알 포르노 Half(오븐에 구운 치킨 반 마리)입니다. 단품으로 먹었으면 12,000 + 12,000 + 10,000인데, 평일 런치 세트로 3만원.


캔 참치를 싫어하는 분이 아니라면 아말피 풍 샐러드는 충분히 맛있는 선택입니다. 오일 비네거 드레싱으로 버무린 아르굴라에서는 싱싱한 쌉싸름함과 새곰함이 살짜기 올라오고, 캔 참치, 감자, 반숙계란이 볼륨감을 더하며, 방울 토마토가 살짝 악센트가 되어 줍니다. 양 또한 푸짐해, 충분히 먹은 것 같은데도 좀처럼 줄지가 않더군요. 2인이 먹기에는 양이 좀 많고, 3~4인용의 에피타이저로서도 충분할 정도네요.


스파게티 아라비아타는 평범하게 맛있는 맛이랄까요. 맛있기는 했지만 저는 좀 더 특색 있는 쪽을 좋아하는지라... 이후에 먹어본 바로도 다른 파스타들이 만족도가 더 높더군요. 인상적인 것은 챠오처럼 본토 스타일의(소스가 흥건하지 않고, 간도 약간 강한) 파스타를 내는 곳들은 양이 참 박한 경우가 많은데, 챠오는 맛도 그렇지만 양도 (본토처럼) 푸짐하게 내줍니다.


폴로 알 포르노는 다릿살은 물론 퍽퍽살도 퍽퍽하지 않고 부드럽고 촉촉한 게 참 맛나더군요. 더군다나 프랜차이즈 치킨집 가격으로 레스토랑 닭 요리를 먹을 수 있으니 주문하지 않을 수 없는 메뉴랄까요. 다만 제가 먹었을 때는 날개 가슴살 쪽은 간이 괜찮았는데, 허벅지 다릿살 쪽의 간이 싱겁더군요. 별도의 소스가 있는 요리도 아니고 하니, 주방에서 좀 더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겠죠. 그런데 문제는 이 부드럽고 촉촉한 닭 살의 익힘도를 덜 익었다며 컴플레인하는 경우가 있나 보더군요. 입맛의 차이라는 것은 있기 마련입니다만, 충분히 익은 것을 덜 익었다며 먹으면 탈이 날 거라 생각하거나, 가게의 솜씨를 탓하는 일은 좀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챠오에서는 온도계로 조리 상태를 체크합니다.) 우리의 일상이 더 맛있어지기 위해서는 만드는 쪽의 노력도 필요하겠습니다만, 소비자 대중들의 지식 업데이트와 인식의 변화 없이는 한계가 있고, 어쩌면 후자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평일 런치 세트의 양은 성인 남자 둘이서 탄산음료를 하나씩 시켜서 같이 먹었을 때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 양이었습니다. 혼자서 먹어보겠다 도전하시는 분도 간혹 계신데, 성공한 분도 있다고는 합니다만...



다른 날 저녁에 먹은 카르보나라 클래식(16,000). 부카티니 면을 사용하고, 크림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카르보나라는 원래 크림이 들어가지 않는데, 한국서는 대부분 크림이 들어간 알프레도나 그 비스무리한 것을 카르보나라라고 팔고 있죠. 사실 저는 맛만 있으면 그런 건 그리 따지는 사람은 아닙니다만... 오히려 오리지널 카르보나라에 대한 환상을 가진 분들이 넘 많다는 생각도 들구요.


한국서 오리지널 카르보나라에 대한 환상이 생기는 이유는 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과 만화 '맛의 달인'에 오리지널 카르보나라에 대한 내용이 나와서 그렇다는 생각인데요. 덕분에 크림을 넣지 않았을 뿐 완성도는 별로인 걸 팔면서 유명세를 얻은 곳도 봤구요. 물론 챠오의 카르보나라 클래식은 제대로 완성도 있게 만든 음식이고, 맛있게 드신 분들의 간증도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만, 저로서는 챠오에서 맛있게 먹었던 다른 파스타에 비해 그리 만족도가 높지는 않았네요.(제가 먹었을 때 폼이 조금 떨어졌을 수도 있구요.) 저는 챠오의 알프레도가 더 맘에 들더군요. 혹여나 저처럼 클래식 카르보나라가 생각보다 와 닿지 않았던 분들은 펜네 알프레도 드셔 보심 좋을 듯요.



링귀네 봉골레(12,000). 기대보다 훨 맛있어서 깜놀했던. 오일 베이스 파스타의 제대로 유화된 소스가 무엇인지 보여주더군요. 국물이 자작한 조개탕스러운 봉골레에 익숙한 분들께는 부정적인 느낌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다른 날 먹었던 아말피 풍 샐러드(12,000). 일행 중 어린이가 있어서 주문했는데 역시 잘 먹더군요. 입맛이 범상치 않은 어린이라 표본으로 삼기는 좀 부적당하다는 생각도 들기는 합니다만.



리가토니 포모도로(12,000). 포모도로는 별다른 부재료가 들어가지 않은 기본 토마토 소스 파스타인데, 리가토니 면으로 포모도로를 만든 건 첨 먹어보네요. 토마토 소스의 감칠맛과 새곰한 산미가 입맛을 돋워주고, 야들하게 씹히는 리가토니도 좋습니다. 따끈할 때 먹으면 참 맛나는데 식으면 약간 매력이 떨어지니, 여럿이 나눠서 먹을 때 주문하시는 게 더 좋을 것 같구요.



오소부코(29,000). 맛은 나쁘지 않았지만 간이 약간 싱겁게 느껴지는데, 먹고 바닥에 남은 소스는 간이 맞더군요. 고기에 소스를 듬뿍 찍어 드시길.



허니버터 치킨(18,000). 저는 폴로 알 포르노보다 허니버터 치킨이 낫더군요. 폴로 알 포르노는 별다른 양념이 없으니 허니버터 치킨에 비하면 약간 심심한 감이... 여튼 허니버터 치킨이든 폴로 알 포르노든 챠오의 세콘도 중에서 치킨 요리는 꼭 드셔 보시길. 요즘 배달 치킨도 이 정도 가격은 하는데, 같은 가격에 양식당에서 맛난 닭요리를 먹을 수 있으니 말이죠. 양념은 살짝 입혀져 있는 수준이고, 막 허니허니하고 버터버터한 맛은 아니니 걱정 말고 주문해 보세요.



리조토 비앙코(18,000). 좋은 리조토였습니다만, 어떤 맛이었는지는 기억이... ^^;



스테이크(400g 35,000). 100g에 9천원 꼴인데, 고깃집에서 고기를 먹어도 이것보다는 더 나올 것 같죠. 가성비 참 좋은 스테이크에요. 솜씨도 좋으시구요. 홀그레인 머스터드랑 바질 페스토가 같이 나오는데, 고기 자체에 간이 제대로(강하게) 되어 있어서 별도의 소스는 필요가 없더군요. 여럿이 가서 와인 마실 때 주문하면 좋을 듯요.



펜네 알프레도(16,000). 메뉴판 설명대로 새우와 치즈로 찐~하게 맛을 낸 크림소스 펜네. 새우 맛이 밴 찐~한 크림소스 맛이 좋고, 새우 사이즈도 조리상태도 좋습니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저는 카르보나라 클래식보다 펜네 알프레도가 더 맘에 들더군요. 한국서 숏 파스타는 일반적으로 인기가 높지 않은 편인데, 챠오의 숏 파스타는 둘 다 훌륭하네요.



브라우니와 바닐라 아이스크림(4,000). 챠오의 디저트는 고정적이지가 않은데, 없을 때도 있고, 있더라도 계속 바뀌더군요. 보통 브라우니는 카페에서 많이들 취급하는데, 어지간히 잘한다는 곳들 보다도 한 수 위였던. 찐한 초콜릿 맛도 훌륭하고 바닐라 아이스크림과의 어울림도 좋더군요.



포르치니 버섯 크림 소스의 뇨끼(20,000). 여름 감자는 수분이 너무 많아서 뇨끼를 만들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한동안 메뉴에서 빼셨었는데, 가을부터 다시 시작하시더군요. 한국 사람들이 쫀득한 식감을 좋아하다 보니, 그런 뇨끼를 만드는 곳도 많은데, 챠오는 살짝 졸깃하면서 입속에서 부드럽게 풀어지는 제대로 된 뇨끼를 만드시죠. 예전과는 소스가 달라져서 진하고 강한 맛이 나는 것이, 와인을 부르는 맛이더군요. 와인 드신다면 강추하고 싶은.



이것 역시 가을부터 시작하신 신메뉴 포르코 로쏘(12,000). 돼지고기와 내장을 넣어 만든 매운맛이 도는 스튜인데, 원래는 나폴리탄 소프리토(Napolitan Soffritto)라는 이름의 음식이지만, 셰프님께서 메뉴를 만들기 얼마 전에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붉은 돼지'를 감명 깊게 보셔서 이런 이름을 붙이셨다고. 고기도 맛있지만 내장의 진한 맛이 좋군요. 그리고 너무 저렴하기도. 신메뉴들이 다 맘에 쏙 드는군요. 많이 맵지는 않고, 술을 부르는 메뉴.



카치오 페페(Cacio e pepe 12,000). 챠오의 메뉴판에는 "재료만 있다면, 무엇이든 만들어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써있죠. 해서 메뉴판에 없는 메뉴인데 부탁드렸던, 치즈와 후추로 만드는 심플한 파스타. 경질 치즈를 갈아 녹인 것을 면에 코팅한 파스타라 기본적으로 상당히 짠 편인데, 챠오에서는 여기에 레몬의 산미를 더해서 새콤 짭짤한 맛을 보여주시네요. 재밌고 맛있군요. 다만 이 짠 걸 혼자 다 먹기는 힘들 수 있으니(챠오 파스타 인심이 후하다 보니 더더욱), 여럿이 나눠서, 입을 씻어줄 와인과 함께 드시는 게 더 좋겠구요.



트라토리아 챠오는 본토(이탈리아) 맛을 지향하면서, 파스타 양도 푸짐하고, 요리 가격도 저렴한 좋은 곳입니다만, 혼자서 식사를 즐기거나, 각자 자기가 주문한 메뉴만 드시는 식사를 하시기에는(소개팅이라든가) 그리 적합한 곳은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전채(안티파스토), 파스타(프리모 피아또), 요리(세콘도 피아또)를 주문해서 서로 나눠 먹는 게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방법인데, 양이 푸짐하다 보니 소수로는 이렇게 주문하기가 힘들고, 편한 사람 3~4명(맥시멈 6명) 정도를 모아서 함께 가시는 게 좋습니다. 코키지 정책도 좋고(4인 기준 1병 무료), 새벽 1시까지 영업한다는 것도 장점이구요.


세상에 넘쳐나는 곳이 파스타집이요 이태리 식당입니다만, 요리 스타일도 맛도 가격(양)도 모두 만족스러운 곳을 찾는 건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만큼이나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은데, 트라토리아 챠오가 바로 그 셋을 모두 만족시키는 가게라는 생각이네요. 특히나 홍대 쪽에서 맛있는 파스타, 맛있는 이탈리안을 찾으신다면 트라토리아 챠오를 일단 들려보시길.


PS : 챠오의 코키지 정책이 원래 코키지 프리였는데, 정책 변경이 있어 내용을 약간 수정했습니다.


맛 평점 = 8.7 (10점 만점)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5년 2월부터 10월에 걸쳐 수차례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327-1

070-8702-8077

낮 12시~새벽 1시 (일요일은 밤 10시)

낮 3시30분~오후 5시30분 브레이크 타임 (토, 일은 브레이크 타임 없음)

화요일 휴무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trattoriaciaopaulo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trattoria_ciao_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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