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오픈한 종로 피맛골의 화상(華商) 신승관. 피맛골의 재개발과 더불어 2008년 9월 북창동으로 이전을 했죠. 2008년 5월 피맛골 가게를 닫으면서 오래된 간판이며 집기며 장부까지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했고, 식당 내부를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어 기록해 두었다고 하네요. 그야말로 현대 풍속사의 한 페이지였겠지요.
가게가 이런 골목 안에 있으니 간판을 주의해서 살펴보시길.
시금치 탕수육. 부드럽거나 딱딱하지 않으면서 바삭한 중용의 미를 보여줍니다. 누구나 불만 없이 맛나게 먹을만한 수준급의 탕수육이랄까. 이 집은 탕수육 튀김옷이며 만두피 등에 시금치를 넣어서 만드는데요. 탕수육은 먹어봤지만 만두는 못 먹어봤네요.
짬뽕은 꽤나 칼칼하고 매운맛이 나는 편인데, 각종 해물이 실하게 들었고 국물에서도 해물맛이 제대로 느껴집니다. 면은 기계면 레벨에서는 상당히 높은 퀄리티. 부드럽고 졸깃합니다. 여러모로 제대로 만든 짬뽕이랄까요.
오늘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짜장면. 사실 이걸 먹으러 간 거였죠. 신승관이 짜장면 잘하기로 유명한 곳이라 해서 말이지요. 그런데 먹어보니 정말 명불허전. 이전에 블로그에 올렸던 인천 차이나타운의 태화원이 클래식한 짜장면의 진수를 보여준다면, 신승관의 짜장면은 신구의 조화랄까, 대중성과 작품성의 결합이랄까 그런 느낌이 듭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먹으면서 맛있다고 인정할만한 짜장면이라고 할까요.(조미료 왕창 넣고 달고 느끼한 짜장면에 길들여진 분들께는 별 감흥이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신승관의 음식들은 전반적으로 대중성과 퀄리티를 겸비한 느낌이 듭니다. 일부러 멀리서 찾아갈 것까지는 없겠지만, 만약 가게 된다면 누구나 별 불만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이랄까요. 다만 짜장면에 한해서는 조금 멀리서라도 일부러 한 번 찾아서 먹어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50여년의 세월 동안 이어온 이 맛이 앞으로도 계속 지켜지길 바라봅니다.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1년 12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중구 북창동 73
02-735-9955, 02-738-2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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