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미식회 165회에 미타우동이 나왔다. 일단 미타우동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한국의 우동집 중 일본의 잘 하는 가게 수준의 것을 만드는 유일한 곳이라고 하겠다. https://polle.com/maindish1/posts/29


그런데 미타우동은 강하고 진한 맛이 아닌 부드럽고 섬세한 맛을 지향해서 그런지, 뛰어난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그를 제대로 느끼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다. 실제로 블로그 등을 검색해보면 생각보다 면이 쫄깃하지 않아 별로였다는 평을 자주 볼 수 있고. 문제는 수요미식회 제작진과 패널들도 미타우동의 맛에 대해 이해도가 별로 높지 않은 듯하고, 면에 대해 설명한 방송 내용에도 오류가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유명한 가게들의 우동면은 밀가루에 물과 소금만 넣어 반죽을 만드는데, 미타우동은 거기에 식초를 첨가한다. 수요미식회에서는 이에 대해 ‘밀가루와 식초가 반죽의 발효를 촉진시켜 식감도 더 탄탄해지는!’이라는 자막을 넣고, “그 밀가루에 식초 쓰면 사실 쪼끔 더 그 향이라든지 발효가 잘되면서 좀 탄탄한 게 생기잖아요.”라고 홍신애 씨가 설명을 한다. 그런데 이 그럴듯한(?) 설명은 사실을 거꾸로 이야기한 것에 가깝다.


우동면을 반죽할 때 계속 치대고 발로 밟고 하는 것은 글루텐을 형성하여 탄탄하고 쫄깃한 식감을 얻기 위함인데, 식초(산)는 밀가루 반죽에서 글루텐의 형성을 방해하여 탄탄한 식감을 느슨하게 만든다. 반대로 중화면 등의 반죽을 할 때 쫄깃함을 만들기 위해 넣는 첨가제(=식소다)는 산이 아닌 ‘면류첨가알칼리제’다. 튀김 반죽을 할 때도 글루텐이 형성되면 바삭한 씹는 맛이 떨어지므로, 이를 방해하기 위해 식초를 넣는 것이 일종의 ‘비기’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리하여 밀가루+물+소금으로 (제대로) 만든 우동면이 점성보다는 탄성 위주의 쫄깃함을 느끼게 한다면, 미타우동은 여기에 식초를 넣어 점탄성이 있는 ‘쫀득’한 면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이 쫀득함은 (어찌 보면 쫄깃함만 있는 면보다도) 수준 높은 식감이 분명하나, 한국 대중들의 일본 우동에 대한 선입견과 경험은 쫄깃함 쪽으로 치우친 탓에 앞에서도 말했듯 이를 제대로 느끼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 기회에 수요미식회에서 제대로 된 설명이 있었다면 대중들의 미식에 대한 이해의 폭이 좀 더 넓어질 수 있지 않았을까?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무삭제판에 대해 나영석 PD는 ‘틀린 이야기가 굉장히 많아서 고르고 골라서 방송에 내보내는 것이라 무삭제판 공개는 어렵다.’는 이야기를 했다. 수요미식회 또한 (아마 알쓸신잡 무삭제판만큼은 아니겠지만) 오류나 논란이 될만한 내용이 없는 방영분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그래서 어쩌다 볼 때마다 괴롭…) 수요미식회에서 본 내용으로 어디 가서 아는 체를 하려면 팩트체크를 꼭 해보기를 권한다. 그러니까 알쓸신잡 무삭제판을 직접 찍고 싶지 않다면.

작년 한 해와 올해 초까지 참 많은 커피를 맛봤다. 국내는 물론 해외 로스터리의 원두, COE에 이르기까. 지금까지도 많은 커피들을 마셔왔지만 좀 더 세계를 넓혀보면 어떤 게 보이고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지 궁금했달까. 맛본 해외 로스터리의 원두는 대략 이렇다.(국적은 마셔본 원두의 로스터리 지역/위치 기준. 작년보다 더 이전에 마셔본 것들은 표기하지 않았다. 실제로는 이 외에도 기록을 하지 않아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 것들도 있다.)


커피 콜렉티브 - COFFEE COLLECTIVE (덴마크)

콘트라 커피 - KONTRA COFFEE (덴마크)

리스테리엣 커피 - RISTERIET COFFEE (덴마크)

프롤로그 커피 - PROLOG COFFEE (덴마크)

더 팩토리 - THE FACTORY (덴마크)

라 카브라 - LA CABRA (덴마크)

팀 윈들보 - TIM WENDELBOE (노르웨이 오슬로)

마루야마 커피 - 丸山珈琲 (일본 도쿄)

노지 커피 - NOZY COFFEE (일본 도쿄)

오니버스 커피 - ONIBUS COFFEE (일본 도쿄)

푸글렌 - FUGLEN (일본 도쿄)

스위치 커피 - SWITCH COFFEE (일본 도쿄)

로스티드 - Roasted (일본 도쿄)

글리치 커피 - GLITCH COFFEE (일본 도쿄)

사루타히코 커피 - 猿田彦珈琲 (일본 도쿄)

쥬이치보 커피점 - 十一房珈琲店 (일본 도쿄)

사자 커피 - SAZA COFFEE (일본 히타치나카)

트렁크 커피 - TRUNK COFFEE (일본 나고야)

보알라 커피 - VOILA COFFEE (일본 가고시마)

위켄더스 커피 - WEEKENDERS COFFEE (일본 교토)

라이트업 커피 - LIGHT UP COFFEE (일본 교토)

멜 커피 로스터스 - Mel Coffee Roasters (일본 오사카)

블루 보틀 - BLUE BOTTEL (일본&미국)

하트 커피 - HEART COFFEE (미국 포틀랜드)

코아바 커피 - Coava Coffee (미국 포틀랜드)

포베럴 커피 - FOUR BARREL COFFEE (미국 샌프란시스코)

라밀 커피 - LAMILL COFFEE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텔리젠시아 - INTELLIGENTSIA (미국)

심플 카파 - SIMPLE KAFFA (대만)

올 데이 - ALL DAY (대만)

가비 - GABEE (대만)

LAURA'S SEED COFFEE (대만?)

피카 피카 카페 - Fika Fika Cafe (대만)

커핑룸 - CUPPING ROOM (홍콩)

스퀘어마일 - SQUARE MILE (영국 런던)

하즈빈 - HASBEAN (영국 스태포드)

오나 커피 - ONA COFFEE (호주 캔버라)

캄포스 커피 - CAMPOS COFFEE (호주 시드니)

킹스우드 커피 - KINGS WOOD COFFEE (호주 시드니)

샘플 커피 - SAMPLE COFFEE (호주 시드니)

에이 커피 - A COFFEE (호주 멜번)

듁스 커피 - Dukes Coffee (호주 멜번)

프라우드 메리 커피 - PRAUD MARY COFFEE (호주 멜번)

센서리랩 - Sensory Lab (호주 멜번)

세븐 시즈 - SEVEN SEEDS (호주 멜번)

마켓 레인 커피 - Market Lane Coffee (호주 멜번)

패트리샤 커피 브루어스 - Patricia Coffee Brewers (호주 멜번)

에브리데이 커피 - EVERYDAY COFFEE (호주 멜번)

옥션룸 - AUCTION ROOM (호주 멜번)

핸드픽트 커피 - HANDPICKED COFFEE (뉴질랜드 오클랜드)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커피는 역시 미국이다. 북유럽, 호주, 일본 같은 곳들이 핫하다고 하지만 탑 레벨의 몇 매장은 훌륭하나 거기서 벗어나는 순간 로스팅에서 아쉬운 부분이 느껴졌다. 반면에 미국의 네임드 로스터리들은 큰 사이즈의 로스터를 사용하면서 훌륭한 결과물을 일관성 있게 만들어내고, 그런 로스터리들의 숫자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많다. 예를 들어 각 나라의 네임드(실력으로 또는 유명세로) 로스터리를 10개~20개 정도 뽑아서 점수를 매긴다면 미국을 따라갈 나라는 없지 않을까.


호주 커피는 역시 멜번이다. 타 지역과는 결과물에서 많은 차이가 느껴진다. 단, 오나 커피의 밀크 베리에이션은 굉장히 맛있게 마셨다.


일본 커피 여행은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적어도 웹상에서/책에서 그럴듯하게 소개해놓은 곳들 중에 굳이 찾아갈 만한 곳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평균점은 우리보다 높을 수 있는데(사실 높을 것이다), 잘하는 곳들의 솜씨/숫자만 놓고 보면 도쿄보다 서울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일본에서는 맛있는 커피는 적당히 찾고(탑 레벨 매장 몇 군데만 가보고) 맛있는 식당을 열심히 다니는 게 좋을 것 같다. 아, 근데 해외 매장들의 일본(주로 도쿄) 지점이 많이 생기고 있으니 그런 곳까지 포함하면 갈만한 곳이 늘어날 수도...


북유럽은... 음... 좀 더 마셔봐야겠다. 일단 잘 하는 곳들은 잘 한다. 하지만 과거에 잘 했는데 최근 폼이 엄청 떨어진 곳도 있었다. 풋내 작렬. 퀄리티 유지 못하는 한국 로스터리들 생각이 나면서 한국만 그런 건 아니라는 것도 느껴보고...(근데 한국은 유지할 퀄리티 자체가 없는 곳들이 너무나도 많다.)


한국 로스터리들의 평균점은 점점 내려가고 있다. 가게는 늘어나는데 로스팅 제대로 하는 곳은 늘지 않는다. 퀄리티가 예전만 못한 곳들도 너무 많고. 잘 하는 곳들은 잘 하지만(근데 소비자는 그런 곳들을 잘 모른다) 전반적으로는 퇴보하고 있다. 그렇다면 추출은 잘 하는가... 글쎄...


인스타/블로그 등을 보면 커피 마시러 열심히 다니는 분들이 제법 계시는데(사진 찍으러 다니는 분들 말고), 업계인/업자가 업무나 친목 관계로 다니는 게 아니라면 대부분 커알못이다. 커피 맛을 알면 그렇게 많은 카페를 다닐 수가 없다.


커피 대회 수상자/매장이라고 해서 대회에서의 그것을 매장에서 일관성 있게 구현하라는 법은 없다. 해외 수상자/매장이거나 세계대회라고 할지라도.


내년 이맘때 쯤에는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까. 나도 궁금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오픈했습니다. 전통적(?)으로 롯데는 식음료 부문에서 경쟁 업체들에 비해 한 수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왔는데, 이번에는 뭔가 좀 다르군요. 실로 충격적인 이번 라인업은 롯데의 역습이라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다만 컨셉에 있어 미식가들에게 핫한 맛집보다는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음식점을 모아놓은 쪽으로 방향을 잡은 듯 하구요.(하지만 그 숫자와 종류가 대단합니다.) 여기에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이름있는 해외 음식점들을 유치하여 포인트로 삼은 듯 하네요.


대략 이름 있거나 관심 가는 곳들만 리스트를 (대충) 정리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40192롤

쌀가루로 만든 롤케이크 전문점


하드락카페 서울

https://www.facebook.com/HRCSeoul


P.F. Chang's - 미국 중식당 프랜차이즈

http://ko.wikipedia.org/wiki/P.F._%EC%B1%99

http://www.pfchangs.com/index.aspx


PECK - 이탈리아 프리미엄 그로서란트(그로서리+레스토랑)

http://www.avenuel.co.kr/PageLink.do?link=/fnb/peck_kr&lang=kr&branchCd=00001


PUB&GRILL

한국 최초의 양식당인 서울역 그릴의 지점


TWG TEA - 싱가폴 프리미엄 홍차 브랜드

http://goo.gl/atKAhF

http://www.twgkorea.co.kr/page.php?Main=1&sub=1


bills - 호주의 제이미 올리버로 불리는 Bill Granger의 레스토랑

http://www.billskorea.com/#jamsil


가렛팝콘샵 - 시카고 전통 수제 팝콘

http://garrettpopcornshops.co.kr

https://www.facebook.com/GarrettPopcornKR


갓덴스시 - 일본 회전초밥 프랜차이즈

http://www.gatten.co.kr


강가 - 인도 레스토랑

http://www.ganga.co.kr


강남붕어빵

아자부 타이야끼에서 하는 붕어빵집. 왜 이름을 이렇게 했는지는 모르겠고.


고디바

http://www.godiva.kr


공차

http://www.gong-cha.co.kr


길리안 초콜릿 카페

https://www.facebook.com/guyliankorea

http://goo.gl/OABvro


노블 카페 - 헬시 컨셉의 캘리포니아 퀴진

http://goo.gl/lKZ725

http://www.novelcafe.co.kr

https://www.facebook.com/novelcafegarosu?fref=ts


논현삼계탕 - 20년 전통의 삼계탕

http://www.nonhyunfood.com


두레 - 인사동의 한정식집

http://goo.gl/wZO04l

http://www.edoore.co.kr


로이즈 ROYS

프리미엄 생과일 빙수 프랜차이즈


리틀 사이공

유명 베트남 쌀국수 프랜차이즈


마이뮤즐리 - 독일 프리미엄 유기농 뮤즐리

http://goo.gl/ZCI7yY


매드 포 갈릭

http://www.madforgarlic.com


명동 할머니국수

http://www.1958.co.kr


미미네

새우튀김과 국물떡볶이


미츠야도 제멘 - 일본의 츠케멘 전문점

http://endeva.tistory.com/1762


봉추찜닭

http://www.bongchu.com


부탄츄 - 홍대와 신촌에 점포가 있는 일본 라멘 전문점

https://www.facebook.com/Butanchukorea


브리오슈 도레 - 프랑스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http://goo.gl/y5Rtda

http://blog.naver.com/briochedoree

https://www.facebook.com/briochedoreekorea


빨라쪼 델 프레도 - 이탈리아 젤라또 프랜차이즈

http://www.ipalazzo.com


사리원 - 불고기 전문점

http://www.sariwon.co.kr


세븐브로이 펍

http://www.7braupub.com


소프트리

http://www.softree.co


수하동

강남 하동관의 지점


스페인클럽 - 일본발 스페인 레스토랑

http://www.spainclub.kr

https://www.facebook.com/spainclub.kr


신정

역삼동에 위치한 63년 전통의 샤브샤브 전문점


아그라 - 인도 레스토랑

http://goo.gl/3K5byi

http://www.agra.kr


아비꼬 - 일본식 카레 전문점

http://abiko.kr


오뎅식당

의정부 부대찌개의 원조집


온 더 보더 - 미국의 텍스멕스 레스토랑

http://www.ontheborder.co.kr


웻즐스 프레즐 - 미국의 프레즐 프랜차이즈. 2000년대 중반에 들어왔다 없어졌는데 다시 들어왔나 봄

http://www.wetzels.com


위니 비니 - 초콜릿, 캔디, 젤리, 구미 등을 판매

http://www.weenybeeny.com


이성당 카페

한국서 가장 오래된 빵집 군산 이성당의 지점


제르보 -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유서깊은 카페

http://goo.gl/lqestT

http://ko.wikipedia.org/wiki/%EC%B9%B4%ED%8E%98_%EC%A0%9C%EB%A5%B4%EB%B3%B4

http://japanian.tistory.com/222


카모메 - 오니기리 전문점

http://www.thekamome.com


카페 빙빙빙

홍대에서 시작한 빙수 전문점


캘리포니아 피자 키친

http://www.icpk.co.kr


크리스탈 제이드 찌앙난(江南)

싱가폴발 고급 중식 프랜차이즈. 찌앙난은 새로운 컨셉을 적용한 매장인 듯.

http://goo.gl/XY65gh

https://www.facebook.com/CrystaljadeKR


파티세리 김영모

http://goo.gl/3t7JsE

http://www.k-bread.com


한국집 - 전주의 60년 전통 비빔밥 전문점

http://www.bibimbab.name


홍대 돈부리

http://www.hddonburi.com


후쿠오카 함바그

http://blog.naver.com/realhambageu

https://www.facebook.com/hambageu


데 야마모토 - 일본의 스타 셰프 레스토랑

http://goo.gl/IeLy89



기타 이름만 들으면 알고 별 관심은 없는 업소 (이 외에도 입점 음식점은 더 있습니다.)

꿀타래

나뚜루팝

뉴욕 핫도그 & 커피

리나스 (샌드위치)

미스 & 미스터 포테이토

스무디 킹

스페로스페라 (크레페)

엔제리너스

오설록

원할머니 국수, 보쌈

카페 오가다 (한방차)

코코로벤또

퀴클리 (버블티)

크리스피 크림

테이스팅룸

포숑

폴바셋

황남빵

반고흐 카페


2014년 4월 23일, 일본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긴자의 스시집 '스키야바시 지로'에서 초밥을 대접하며 회담을 나눕니다. 미·일 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협의 중인 상황에서 쇠고기, 돼지고기, 유제품, 밀가루, 설탕, 쌀 등의 관세 인하 문제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피해서 메뉴를 고르다 보니 초밥을 선택하게 된 것이죠.


스테이크 썰다 관세 불거질라 '미슐랭 별 셋' 스시 만찬 (동아일보)


그렇다면 미국인에게 날생선을 대접한 일본의 스시 외교는 과연 성공적이었을까요? 회담 결과는 어쨌건 간에 초밥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언론에서 아베 총리의 말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평생 가장 맛있는 스시였다고 했다."고 보도를 했습니다만, AFP통신에서 스키야바시 지로와 같은 건물 같은 층에 있는 야키토리집 점주가 스키야바시 지로의 종업원에게 들은 이야기를 취재해, 아베 총리는 초밥을 다 먹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절반 정도만 먹었다는 기사를 내보냅니다. 그러자 언론들은 이런 내용이 포함된 기사를 새로 써서 올렸구요.


오바마-아베 '비공식 초밥 만찬' 뒷얘기 (월 스트리트 저널 한국판)

Le président Obama n'a mangé que la moitié du menu de sushis 3 étoiles (AFP통신 원문)

オバマ大統領、高級すし半分しか食べず? (AFP통신 기사 일문 번역)

절반 먹고 젓가락 놓은 美 오바마…日 아베, 흉금 터놓자며 초청했지만 (서울 신문)


과연 오바마 대통령은 배가 불렀을까요 아니면 식사가 입에 맞지 않았을까요? 스키야바시 지로가 유명하긴 하지만 그 정도 하는 스시집은 많이 있다는 얘기도 있고 진짜 최고의 초밥집은 다른 가게라고도 합니다만, 맛이 없어서 남기지는 않았을 테니 다이어트 중이거나(-_-;) 식사가 입에 맞지 않았다고 보는 게 맞겠죠.


(스키야바시 지로가 어떤 곳인지 궁금하시면, 밥과술 님 블로그레이니 님 블로그를 함 보시구요.)


일단 스키야바시 지로에서는 1인분에 18~20피스 정도의 초밥이 제공되며, 최신기사에 의하면 아베 총리는 20피스를 완식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14피스를 먹고 멈췄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초밥집과 마찬가지로) 스키야바시 지로에서 초밥을 내는 순서는 전반부에 일반적인 생선 초밥이 나오고, 후반부로 갈수록 등푸른생선과 조개류, 성게알, 연어알, 장어 등을 내놓습니다. 여기서 후반부의 것들은 전반부에 비해 일반적으로 난이도가 좀 더 있다고 여겨지곤 하구요.(저로서는 왜 그런지 이해가 가지 않... ^^;) 14피스를 먹고 멈췄다면 대략 성게알이 나올 즈음이 아닐까 싶은데, 그 정도 먹었으면 배도 적당히 찬 데다 알 수 없는 모양의 것들이 계속해서 나오니 그만 먹기로 한 게 아닐까요. ^^; 


AFP통신 기사가 나오고 나서 넷상에서는 서양인에게 초밥 접대는 무리라는 얘기가 많이 떠돌기도 했습니다만, 절반이 아니라 14피스를 먹었다는 게 사실이라면 그렇게까지 무리는 아니었던 것 같구요. 어차피 어디서 뭘 먹을지는 상호 간에 미리 조율을 했을테니...


오바마를 하루 더 일본에 머물게 한 일등공신은 스시? (경향 신문)

오바마 2박3일 일본 일정 살펴보니 (한겨레 신문)


사실 서양인들도 요즘은 날생선이나 생 해물을 제법 즐긴다고 알고는 있습니다만, 우리 생각보다 본격적으로 즐기는 분위기가 된 것 같기도 하더군요. 물론 먹는 사람은 먹고 못 먹는 사람은 못 먹고 하겠습니다만, 따지고 보면 한국 사람 중에서도 회나 생 해물 못 먹는 사람 꽤 있으니, 국적이나 인종으로만 식성을 판단할 수는 없는 시대인 듯요.


[박찬일 셰프의 푸드오디세이]180도 달라진 이탈리아 음식문화…일식(日食) 득세하고 한국식 치킨 인기


스키야바시 지로의 경우 케이티 페리, 아놀드 슈워제네거, 휴 잭먼, 앤 해서웨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의 서양인 스타들이 다녀가기도 했구요.





GD도 갔다왔던데 지로 할아버지가 GD를 알아봤을까요.(아마 몰랐겠...) 알았다면 같이 사진 한 장 찍었으려나... ^^; (근데 스키야바시 지로는 음식 사진 못 찍게 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름난 초밥집 중에는 사진 못 찍게 하는 곳도 있으니 GD가 잘 모르고 안 찍었거나 아님 젊은 외국애가 초밥 먹으러 갔다가 홀대 당한 걸까요. -_-;)




먹거리X파일에서 가짜 마블링 운운하며 인젝션육을 다뤘는데, 씹더라도 방송을 보고 씹어야 할 것 같아 일단 방송 시청.

이번에 약을 판 수법은, 팜유와 저질 소기름을 넣어 만드는 인젝션육 공장 도촬 > 천연재료를 써서 특허가 진행 중이고 한우 지방을 넣어서 더 맛이 좋다는 업체는 제품만 보고 설명만 듣고 (공장 촬영 없이) 넘어감 > 다른 업체 하나도 대충 넘어감 > 중간중간에 인젝션육을 계속 디스하면서 받아서 쓰는 식당도 디스 > 마지막에는 이런 대사를 침 "원래 고기에 소기름으로 마블링을 심는 기술은 몇 년 전 일본에서 건너왔습니다. 사람들이 잘 먹지 않는 소의 질긴 부위를 싼값에 등심처럼 그리고 안심처럼 부드럽게 먹게 하기 위한 육가공 기술, 그 취지 자체는 좋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기술이 소비자를 속이기 위한 상술로 진화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인젝션육에 대한 온갖 디스는 다 해놓고, 마지막에 인젝션육이 나쁜 게 아니라 인젝션육을 (가공하지 않은 원육인 양) 속여 파는 게 나쁜 거라는 면피용 발언을 슬그머니 집어넣음. 하지만 방송 내용과 방향은 인젝션육은 나쁜 먹거리라는 쪽이고 시청자도 그렇게 받아들임.


여기서 내가 분노하는 부분이 또 따로 있는데... 방송 내용 중 양고기 인젝션육에 대한 것. 우리나라 사람들은 누린내 나는 고기는 안 먹는다며(공장 직원의 발언) 양갈비 인젝션육 만드는 걸 보여주는데, 아마도 양고기 지방은 철저히 제거하고 대신 소기름을 넣은 인젝션육을 만드는 듯.(양고기의 냄새는 지방에서 나는 것) 대한민국 식당에서 양고기 향을 즐길 수 있는 날은 대체 언제 오려는지.

오늘 아침, 이런 트윗을 올렸다.



그러고 나서 플랫 화이트에 대해 많은 맨션을 받았는데, 그중에 어느 영국 커피 블로거의 포스팅을 링크해주신 분이 계셔서, 감사하게도 플랫 화이트에 대해 좀 파악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일단 외형적 특징에 있어서 그 블로거의 What is a flat white? 포스팅을 보면 커피와 밀크 폼 사이에 뚜렷한 층 분리가 없다는 점을 들고 있고(Free poured milk so that the foam is folded through the whole drink and there is no discernable layer separation between liquid coffee and foam.), Flat White vs Latte 포스팅에서는 입에서 느껴지는 촉감이 우유와 벨벳 밀크 폼을 섞은 느낌이라고 적고 있다.(Flat White has an even mix of liquid milk and smooth velvet foam so it feels like drinking an espresso, only yummier.)


(그밖에 호주에서는 에스프레소 싱글 샷을, 뉴질랜드에서는 더블 샷을 주로 사용한다는 얘기도 있고. 여러 측면에서 윌 스트리트 저널에 나온 레시피는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


그런데 내가 먹어본 커피 중 이런 관점에 부합하는 커피가 있었다면, 그건 여느 커피점의 플랫 화이트가 아닌 폴 바셋이 직접 뽑아준 카페라떼가 그랬다.


폴 바셋은 매장이 새로 생길 때마다 본인이 직접 커피를 뽑아주는 행사를 하는데, 내 경우에는 작년 10월 이대점에서 폴 바셋이 뽑아준 에스프레소와 카페라떼를 마셔본 적이 있다. 에스프레소도 괜찮았지만 라떼를 마시면서는 상당히 충격적인 경험을 했는데, 우유거품이 우유거품이 아닌 것이 뭔가 우유(와 커피)와 거품을 결합시켜서 우유도 아닌 거품도 아닌 제3의 물질을 만들어낸 것 같은 느낌이었달까.(그러니까 앞서 말한 우유와 벨벳 밀크 폼을 섞은 듯한 그런) 말하자면 일반적인 라떼가 혼합물이라면 폴 바셋이 뽑아준 라떼는 화합물 같은 그런 느낌.


그렇다고 해서 당시 내가 마셨던 커피를 카페라떼와 플랫 화이트 중에 어떤 카테고리에 넣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한국 폴 바셋 메뉴에는 플랫 화이트가 없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자면 플랫 화이트라 부르기는 힘들 것 같기도 하고.(하지만 폴 바셋은 호주 출신이고, 일본 폴 바셋 메뉴에는 플랫 화이트가 있다.) 그러나 플랫 화이트가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카페라떼라는 음료의 특성과는 다른, 새로운 맛과 특징을 지닌 음료라고 한다면, 국내의 여느 커피점에서 마셔본 플랫 화이트보다는 폴 바셋이 뽑아준 카페라떼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마셔본 플랫 화이트는 혼합물에서 화합물로 온전하게 이행하지 못한, 라떼의 스펙트럼에서 확실하게 벗어나지 못한 것들이었다는 느낌이랄까.)


끝으로, 플랫 화이트가 무엇인지를 간단하게 설명한 (한글) 블로그 포스팅을 링크한다. Soho에 가면 Flat White에 가보세요! 한글 인터넷상에서 플랫 화이트를 검색하면 커피와 우유와 거품의 비율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만 잔뜩 나오는데, 일반 사람들은 뭐가 뭔지 무슨 차이가 있다는 건지 알기가 힘들다.(위에 링크한 블로그는 어쩌다 얻어걸렸다.) 우유 많이 넣으면 우유 많이 들어간 라떼, 조금 넣으면 조금 들어간 라떼 아닌가 생각도 들고. 과연 Soho의 Flat White에서 마시는 플랫 화이트에서는 혼합물이 아닌 화합물의 맛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상수역 부근의 라멘집 라멘토모가 없어졌다. 없어진 지 이제 몇 달 되었을 것이다.


라멘토모는 국내에서는 별로 찾아볼 수 없는 더블수프 방식(다른 성격의 국물 두 가지를 합쳐서 국물을 완성하는 방식)의 라멘을 만들었던 곳으로, 대표 메뉴인 토모 라멘의 국물은 (말린) 생선 수프와 돈코츠 수프를 합친 것이다.(검색해보니 토모 라멘은 나중에 토모 돈코츠 라멘으로 메뉴명이 바뀐 듯.)

 


국물을 한 입 마시고 나면 생선 수프의 향긋한 향기가 입안을 감도는데 느낌이 꽤 좋다. 하지만 조금 먹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돈코츠에 밀려 생선 수프의 향은 느껴지지가 않는다. 생선 수프 자체의 지구력이 약한 건지, 돈코츠와의 혼합비가 문제인 건지, 아님 다른 어떤 문제가 있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그렇다.


결국 더블 수프의 특성이 사라지면서 이도 저도 아닌 국물이 되어버려, 매력도 없고 개성도 없는 어중간한 느낌밖에는...

 

 

면은 자가제면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퀄리티는 그닥이었다. NG까지는 아니었는데 자가제면이라 하기엔 수준이 좀 별로였달까. 물론 여기보다 더 수준 낮은 자가제면 라멘집도 있지만서도...(자가제면이 아니었다는 지적이 들어왔는데,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을 뿐더러 이 글에서 별로 중요한 포인트도 아니니...)

 


반면에 교자의 경우는 정말 극강의 퀄리티를 보여준 물건이었다. 서울 바닥을 통 털어도 이 정도 교자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으리라. 부드럽고 바삭하면서 속에 넘치는 육즙은...


그런데 인터넷을 암만 뒤져도 교자 맛있다는 사람을 찾아볼 수가 없다. 오히려 인스턴트 냉동만두보다 못하다는 악평까지 있을 정도. 이는 아마도 교자의 스위트 스팟이 매우 짧은 탓에, 맛있을 시간을 넘겨서 먹은 사람이 악평을 써놓은 것이 아닐까 싶은데... 나로서는 중국집 서비스 군만두가 만두의 기준이 되어버린 세태가 반영된 것이라고밖에는 생각할 수가 없다. 보다 맛있는 음식은 보다 맛있게 즐길 줄을 알아야 하는 법이니.


비슷한 경우로 동인천 용화반점의 군만두도 스위트 스팟이 매우 짧다. 만두피가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부드러운 상태라 뜨거운 김만 가시면 바로 먹어야지, 안 그럼 조금만 지나도 바삭한 껍질이 바로 눅눅해져서 식감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는 라멘토모의 교자도 마찬가지로 바삭한 부분이 눅눅해지는 순간 식감은 걷잡을 수 없이 바닥으로 치닫는다.


교자는 차치하더라도 어쨌든 라멘의 맛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사실 간도 조금 더 진해야 하지 않나 싶었으나 한국인 입맛에 맞춰서 간을 살짝 약하게 하신 듯했고...


라멘토모는 원래 방배쪽에 있었으나 홍대로 이전을 한 것인데, 방배쪽에 있었을 당시 블로그 여기저기서 칭찬을 듣곤 하는 곳이었다. 그 당시에는 (아마도) 국내 최초의 (본격) 더블 수프 라멘이라 좀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점도 있을 것이고.


개인적인 생각으로 경쟁자가 없는 방배에 계속 있으셨더라면 가게가 (망해서) 없어지는 일은 없지 않았을지... 아니면 적어도 좀 더 롱런하실 수 있지는 않았을지... 라멘 시장의 최대 격전지인 홍대 이전을 결심한 것에 블로그의 좋은 평들이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을지... 하는 생각들이 든다.[라멘토모 사장님께서 댓글을 달아주셨는데, 일본 원전 사고 탓에 재료 수급에 문제가 생겨 문을 닫게 되셨다고. 다만 본인으로서는 당시 주변의 라멘집들에 손님이 줄서 있을 때 라멘토모는 상대적으로 그리 바쁘지 않았던 모습만을 보았기에 수익에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하게 되었다. - 2014/01/30 첨부]


차라리 돈코츠를 버리고 생선 수프를 강화시켜서 국내 최초의 해산물 라멘을 만들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아니면 적어도 누군가가 생선 수프와 돈코츠 수프 간의 불균형을 좀 더 일찍 지적해줬다면 개선점을 찾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물론 라멘토모의 흥망성쇠와 블로그 간의 상관관계가 별로 없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블로그가 식당의 (특히 신규업소의) 흥망성쇠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을 그간 무수히 보아온 것 또한 사실이다.


어차피 블로거들이 대부분 음식 전문가도 아니니 식당과 음식을 평함에 있어 수준 높은 식견과 중립적인 평가를 바라는 것이 오히려 무리일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전문가가 아님을 생각한다면 음식점을 칭찬하든 비판하든 그것을 블로그에 올리는 데는 좀 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블로그를 취미생활이라 하고 내 공간에 내가 적고 싶은 것을 적는다는 분들이 많지만, 블로그가 가진 미디어적인 성격을 생각해볼 때 그런 생각에는 찬성할 수가 없다. 내 취미생활에 어떤 가게가 망해 없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해보신 적들이 있으신가 말이지.


본인은 블로그에 식당을 평할 때 개인적인 가이드라인이 있다. 맛있는 곳은 칭찬하고, 싹수가 있어 보이는 곳은 장단점을 지적한다. 맛없다 느끼는 곳을 비평하는데 있어서는 장사가 잘되고 본인의 평에 영업이 지장을 받지 않는 곳에 한한다.(예를 들어 이전 후 맛이 변한 하동관, 선친 작고 후 맛이 변한 을밀대, 커피 맛을 아는 사람들을 위한 곳은 아닌 전광수 커피 등이 그런 곳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비싼 곳은 비싸기 때문에 고객이 음식점에 대해 좋은 평이든 나쁜 평이든 평을 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 끼에 몇만 원에서 십몇만 원 씩 써가면서(혹은 그 이상을 쓰면서) 그 정도도 못 한다면 말이 안 되지 않나.(다만 지저분하게 남의 블로그에 악플 달면서 싸우지는 말고.)


물론 본인의 가이드라인이 어떤 절대성을 띄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보다 많은 블로거들이 자기 블로그의 가이드라인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발단은 트위터에 지인이 올린 투썸 플레이스에서 먹은 희한한 메뉴의 사진이었다.  http://yfrog.com/obijhlnj

이름 하여 솜사탕 아포가토라는 것인데, 아이스크림 위에 솜사탕을 올리고 에스프레소를 따로 내주는 그런 메뉴다.

사진을 처음 봤을 때 요즘 프랜차이즈의 상품 개발 센스는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다는 생각을 했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았는지 지인의 트윗은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577회나 리트윗이 되었다. RT까지 합하면 600회 이상 되지 않았을까 싶고.

여하간 그러던 중 솜사탕 아포가토라는 메뉴가 대체 어떻게 먹으라고 만든 것인지가 궁금해졌고, 검색을 해보게 되었다.

알아보니 문제의 솜사탕 아포가토는 투썸 플레이스가 아닌 투썸 커피에서 파는 물건이었고, 투썸 커피는 투썸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멀티브랜드 전략을 편 CJ푸드빌의 새로운 프랜차이즈였다.(투썸 커피는 현재 쌍림동의 CJ푸드월드, 강남역, 가로수길의 CJ가로수타운까지 해서 총 3개 점이 운영되고 있다.)

먹어본 분들 블로그에 들어가 보니 솜사탕을 좀 뜯어 먹다가 커피를 부어서 먹었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유튜브를 살펴보니 CJ쪽 관계자가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동영상을 찾을 수 있었다.



동영상을 보면 나름 보는 재미를 추구한 독창성이 엿보이고, 먹어본 또 다른 지인의 말로는 (커피와) 나름 어울리는 맛이라고 하더라는.

근데 나름 어울리는 맛이라는 평을 했던 지인이 먹은 것은 투썸 커피 것은 아니고 제주도의 닐모리동동이라는 카페의 것. 닐모리동동이 오픈한 게 작년(2011년) 5월, 투썸 커피가 오픈한 게 작년 6월이니 오픈 시기도 비슷한데 이렇게 특이한 메뉴가 겹친다는 게 석연치가 않다.

그래서 cotton candy affogato로 검색을 해보니 LA의 비버리힐즈 포시즌 호텔에 있는, 2010년 3월에 오픈한 쿨리나(Culina)라는 레스토랑이 나온다. 대략 보아하니 솜사탕이 올라가 있는 아포가토가 쿨리나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듯.

(그밖에 대만에 있는 Coffee Alley(咖啡弄)라는 카페에서도 작년 말부터 팔기 시작한 것 같다.)

이렇게 봤을 때 투썸 커피의(그리고 닐모리동동의) 솜사탕 아포가토는 쿨리나 것의 카피일까? 속단하긴 이른 것이, 사실 최근의 파인 다이닝(fine dining) 업계에서는 솜사탕을 메뉴에 활용하는 것을 상당히 자주 볼 수 있고, 따라서 쿨리나의 아포가토가 아닌 솜사탕을 활용한 다른 예를 보고 커피에 응용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특별한 레시피가 없다고 해도 될 정도로 굉장히 간단한 메뉴이기도 하고.


L.A.의 The Bazaar - 푸아그라 솜사탕(Foie gras Cotton Candy)


워싱턴D.C.의 Mini Bar -  솜사탕 장어(Cotton Candy Eel) 


멕시코시티의 Biko - 100% 코튼 푸아그라(100% Cotton Foie gras)

그러나 최근 투썸 커피와 스위트플라워팩토리 사이에서 벌어진 와플샌드위치 베끼기 논란까지 살펴보면, 투썸 커피의 메뉴 개발과 선택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가에 대한 확신범적인 의구심을 지우기가 쉽지 않다.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베꼈냐 아니냐 같은 것이 아니라 자원의 활용과 그에 따른 기업의 역할이랄까.

CJ푸드빌이 작년에 새롭게 런칭한 브랜드 중
제일제면소의 인테리어는 일본의 우동 프랜차이즈인 마루가메 제면의 것을 카피했다는 이야기가 있고, 투썸 커피 또한 위에서 지적했듯이 타 업소의 메뉴를 카피했다는 의구심을 떨치기가 힘든 상황이다.

외식업계의 공룡이라 할 수 있는 CJ푸드빌의 풍부한 인력과 자금력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이 고작 카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작게는 직원 개인의 역량 발전에도 손해고, 회사 차원에서는 글로벌 시대의 경쟁력 강화에도 보탬이 되지 않으며, 나아가 국가 차원에서는 외식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뭔가 얘기가 좀 거창해졌는데 사실은 굉장히 기본적인 것 아닌가. 요즘 기업의 사회환원 이야기가 많은데, CJ푸드빌 같은 기업에서라면 제대로 된 오리지널 인테리어와 제대로 된 오리지널 상품을 개발하는 것 만으로도 관련 인력 육성과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고, 이러한 기본을 지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기본적인 사회환원이 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카피 인테리어와 카피 제품으로 이루어진 프랜차이즈가 전국에 수백 개씩 입점한다고 생각해보자. 관련 인력과 관련 산업은 발전은 커녕 퇴보하게 될 것이고, 기업은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단물만 빨아먹는 존재가 될 것이다.

스파이더맨에서는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는 법이라고 이야기하지만, 현실에서는 큰 힘을 가질수록 무책임한 행보를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부디 기업들이 좀 더 책임감 있는 행동을 보여주기를 바래본다.
큐그레이더(Q-Grader)는 커피를 감별하여 등급을 매기는 커피 감별사이다.

큐그레이더 양성 프로그램은 2003년에 시작되었으며, SCAA(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America) 산하의 교육기관인 CQI(Coffee Quality Institute)에서 주관하여 자격시험을 치르고 있다. 말하자면 16세기부터 커피를 즐기기 시작해 17세기에 카페가 등장했던 유럽이 커피에 대해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던 반면에, 18세기 말에 일어난 보스턴 차 사건(1773년) 이후에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여 20세기 말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카페 문화가 꽃피기 시작한 미국이, 자국 커피 산업의 발달에 따라 자기들 입맛에 맞는 규격과 시스템의 필요를 느끼고 만든 것이라 할 수 있겠다.(그렇다고 해서 CQI가 악의 축 같은 것은 아니고, 수익의 90%를 커피산업에 환원하는 비영리 단체이며, 아프리카 농민들에게 무료로 커피 로스팅과 컵핑을 가르치는 등의 일도 하고 있다.)

큐그레이더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2011년 현재 전 세계에 1000명 정도가 있다고 하는데, 2008년에는 348명, 2009년에는 700명, 2010년에는 800명 정도로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국가별 큐그레이더 수는 2009년 자료에 의하면 콜롬비아에 174명, 미국에 80명, 일본에 70명이 있었고, 국내에서는 2008년 8월에 고대 안암동 보헤미안의 서필훈 실장이 처음으로 큐그레이더 라이센스를 획득하였다. 그리고 2009년 3월, 역시 고대 안암동 보헤미안의 최영숙 점장이 국내 2호 큐그레이더 라이센스 보유자가 되었다.

(서필훈 실장은 2009년 말 보헤미안을 나와, 마포구 연남동에 "커피 리브레"를 오픈하여 커피 교육, 원두 수입 및 판매 등을 하며 계속해서 커피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이후 국내 큐그레이더는 2009년(10월)까지도 4명에 불과했으나, 2010년(3월) 31명으로 늘어났고, 2011년(5월)에는 60여 명으로 늘어, 최근 2년 사이에 그 수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이는 국내에 SCAA가 인증한 교육&시험장이 늘어났기 때문인데, 강남구 논현동의 루소 커피랩이 2009년 7월 SCAA의 인증을 받은 국내 첫 시험장이 되어, 2009년 11월에 첫 교육 및 시험을 치른 바 있다. 그 후로 종로구 을지로의 아시아스페셜티커피감정사학원(저스트컵커피감정사학원에서 이름 변경), 강남구 도곡동의 커피플랜트, 부산의 JM커피바리스타학원, 강남구 대치동의 카페 골든컵, 여의도의 GKMT, 청주의 로빈커피교육학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SCAA 인증 교육&시험장이 생겨났다.(사실 뒤의 세 군데는 2011년 10월에 인증을 받아, 아직 큐그레이더 시험을 치른 적은 없다.)

이러한 교육&시험장에서는 SCAA가 인증하는 커피 교육과 시험을 치를 수 있는데, 커피 교육에 대해서는 그동안의 신화적이고 감성적인 교육방식을 벗어나, 수치화된 실증적 교육이 이루어진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시험을 통한 자격증 취득에 대해서는 약간은 부정적인 측면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자격증이 실력을 담보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큐그레이더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2010년(3월) 당시 큐그레이더의 수가 108명에 지나지 않았는데, 2011년 현재 국내 큐그레이더가 60여 명이나 된다는 것은, 앞으로 심각한 자격증 인플레 현상이 생겨날 수 있다는 예측이 가능하지 않을까.

현재 국내 커피 시장은 엄청나게 커진 반면에, 맛있는 커피에 대한 저변이나 인식은 굉장히 미비한 수준이다. 간단히 말해서, 카페 숫자는 너무나 많은데, 맛있는 카페를 찾기도 힘들고, 맛있는 커피를 음미할 줄 아는 사람을 찾기도 어렵다는 얘기다.

(개인적으로 서울 시내에서 정말 맛있는 카페를 다섯 군데 이상 댄다면 커피 맛을 좀 아는 사람, 열 군데 이상을 댄다면 부지런한 사람, 열다섯 군데 이상을 댄다면 인심이 후한 사람, 스무 군데 이상을 댄다면 커피 맛을 아는지 의심가는 사람이 아닐까 한다.)

이러한 현실을 바꿔나가는데 큐그레이더가 얼마나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아니면 단순히 교육&시험장들의 짭짤한 수입원(자격증을 따는데 대략 300만 원 정도가 든다.)으로 그칠 것인지 앞으로 귀추가 주목되는 바다.

(루소 커피랩에서 치른 국내 첫 큐그레이더 시험 합격자들의 좌담회 기사를 링크한다. 함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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