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헬카페의 블렌드에는 지난 7월 초부터 2016 에스메랄다 게이샤가 들어갔다. 과연 어떻게 맛이 바뀌었을지.



엄청나게 달다. 단맛 뒤로 이어지는 밀키함과 초콜릿 풍미. 마치 달콤한 밀크 초콜릿과 같은 풍미가 엄청 두툼하게 입안을 가득 채운다. 흐뭇하게 그 풍미를 즐기고 있으려니, 그 두툼함을 뚫고 한 줄기 쓴맛이 곧게 솟아오른다.


달고 부드러우며 쓰다. 어째서 게이샤를 넣었는가? 그것도 에스메랄다 게이샤를. 그런 생각이 드는 맛일 수도 있다. 하지만 더 좋은 맛, 더 높은 경지로 올라가기 위한 과감한 시도였고, 그 시도가 성공한 것 또한 확실하다. 홀빈에서 나는 향을 맡아보고 커피를 마셔보면 더욱 재미있다.


맛의 밀도가 굉장히 진하다 보니, 커피만 계속 마시고 있으면 혀가 둔해져서 맛을 좋다고 느끼는 정도가 점점 낮아질 수 있다. 티라미스 등을 같이 주문해서 입맛을 환기시키면서 드시기를 추천한다.


PS : 이왕이면 민머리 사장에게...


맛 평점 = 9.1 (10점 만점)


서울시 용산구 보광동 238-43

010-4806-4687

월~금, 오전 8시~저녁 10시

·일, 낮 12시~저녁 10시

※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블렌드 핸드드립 진하게(7,000). 작고 예쁘고 단정한 잔과 거기에 담긴 검은 액체가 자아내는 모양새가 심히 음전하다. 마셔보니 모양새뿐 아니라 맛도 음전한 기운이 형상화된 느낌이다.


부드럽게 시작해서 묵직하게 끝이 난다.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약 > 강으로 이어지는 맛의 그라데이션이 혓바닥 위에 샤르르륵 아로새겨진다. 예전의 블렌드들이 강하고 진한 느낌이었다면, 지금의 블렌드는 부드럽고 달콤하다. 예전의 블렌드들이 매니아들에게 실력과 솜씨를 뽐내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의 블렌드는 누구에게나 선보일 수 있는 가게의 얼굴이 된 것 같다.


예전의 블렌드들도 물론 맛있었지만, 큰 관점에서 어떤 과정에 있었던 게 아니었나 싶고, 지금의 것은 완성된 원숙미가 느껴지는 것 같달까.



클래식 카푸치노(4,800). 핑크색의 슬레이어 머신으로 뽑은 에스프레소에 밀크폼. 에스프레소의 크레마와 밀크폼이 만나 고소한 풍미를 만들어내고, 우유와 만난 에스프레소에서는 부드러운 새곰함이 느껴진다. 밀크폼과 커피의 합동 공격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밀크폼과 커피를 함께 머금어야 그 맛이 제대로 느껴지는데, 잔의 같은 부분에 입을 대서 마실 경우 한 두 입 후에는 커피만 입에 들어오게 된다. 그럴 땐 스푼을 이용해서 밀크폼을 당겨오거나 떠서 커피와 같이 드셔 보시길.


블렌드 핸드드립과 클래식 카푸치노는 헬카페의 커피 메뉴 중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데, 오랜만의 방문이다 보니 예전의 그 맛과 같지는 않았지만, 맛있고 훌륭한 커피라는 점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고.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번 주 수요미식회 주제가 커피이고, 가봐야 할 가게로 헬카페가 나오는 것 같더라는.


수요미식회(@tvnmsg)님이 게시한 사진님,


관심 있으신 분들은 방송 전에 함 다녀와 보시는 게 좋지 않을지. 드신 후에 방송을 보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고. 수요미식회 잘 안 보는데, 이번 주 커피 편은 제대로 볼 예정.


PS : 음악 볼륨은 좀 줄어든 것 같기도?


맛 평점 (10점 만점)

블렌드 핸드드립 스트롱 = 8.8

클래식 카푸치노 = 8.9


서울시 용산구 보광동 238-43

010-4806-4687

월~금, 오전 8시~저녁 10시

·일, 낮 12시~저녁 10시

※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사실 이틀 전에 퀸 블렌드의 라떼를 마셨었다. 아주 훌륭했는데, 아이스로 마시면 더 좋을 것 같아 재차 방문.



퀸 블렌드 카페 라떼 8온스(4,500). 밝고 부드러운 산미 뒤로, 베리 향이 퐁퐁 솟아오른다. 적당한 단맛도 느껴지고. 베리 향이 굉장히 강렬한 색깔로 다가오는 것은 아닌데, 양적 질적으로 굉장히 풍부하게 느껴진다. 주실 때 온도도 그리 높지는 않지만, 좀 더 온도가 내려가면 향이 더 강하게 올라오니 천천히 드셔 보시길.


(라떼는 8온스와 12온스 두 종류가 있는데, 들어가는 우유의 양에 차이가 있고 그래서 맛도 달라진다. 주문할 때 주의하시길) 



에스프레소 토크 블렌드 아이스 아메리카노(3,500). 퀸을 마시러 왔는데 어쩌다 보니 에스프레소 토크를 먼저 마시게 된.


먼저 다가오는 느낌은 달다, 정말 달다, 진짜 달다. 아주아주 단맛이 중점적으로 느껴지는 가운데, 고소한맛과 쓴맛이 뒤를 받쳐준다. 직관적으로 매우매우 맛있다는 느낌이 드는 맛. 목넘김 뒤로는 캬라멜스러운 피니쉬가 길게 길게 이어진다. 사실 맛보려고 한 커피가 아니었는데, 생각도 않은 횡재를 한 느낌이 들 정도로 아주 감탄스럽고 훌륭한 커피였고.


예전에 에스프레소 토크의 아이스 라떼를 마신 적이 있는데, 설탕 한 방울 안 넣은 커피가 캬라멜 시럽을 듬뿍 넣은 맛이 나서 감탄하며 맛있게 마셨었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도 여기에 물 대신 우유를 넣었으면 그런 맛이 났겠구나 싶은 느낌이 바로 느껴진다.



퀸 블렌드 아이스 라떼(4,500). 퀸에 찬 우유와 얼음을 넣으니, 과일 풍미가 단박에 풍성하게 다가온다. 한 입 마시고 난 사람의 입에서 과일 향이 진동을 할 정도.


따뜻한 라떼에서 베리 향이 느껴졌다면, 아이스 라떼에서는 과일 향의 뉘앙스가 좀 다르게 느껴지는데, 그게 그때그때 감각의 차이에 기인하는지, 온도 차에 기인하는지, 익숙함에 기인하는지는 둘 다 한 자리에서 재차 맛봐야 알 것 같고.


부드러운 산미와 풍부한 과일 향, 은은한 단맛이 아주 훌륭하다. 쓴맛은 (거의) 느껴지지가 않고.



퀸 블렌드 아이스 아메리카노(3,500). 밝고 화사한 산미 뒤로 풍부한 과일 향이 넘치게 다가온다. 과일 향의 캐릭터는 복숭아, 살구, 자두 등의 향을 뭉뚱그린 후 톤 다운을 시킨 듯한 느낌이랄까. 그래서 이게 무슨 과일인지 쉬이 다가오지 않기도 하는데, 적어도 시트러스나 베리는 아니라는 건 확실히 느낄 수 있으실 듯.


앞에서도 얘기했던 대로 향의 컬러가 강렬하지는 않은데, 양적 질적으로는 굉장히 풍성하다.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우아하게, 마시는 사람을 황홀경으로 밀어 넣는달까. 과일 향 뒤로는 단맛이 올라오는데, 과일 향이 워낙 풍부하다 보니 과일 향과 캬라멜 향이 짬뽕이 돼서 약간 감초스러운 뉘앙스의 단맛이 느껴진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에서도 쓴맛은 느껴지지가 않는데, 쓰고 자극적이고 돌출되는 강한 맛이 커피의 남성성을 나타낸다면, 퀸의 부드럽고 풍부하면서 충만한 맛은 커피의 여성성을 극대화한 느낌이다.


블랜드 퀸 퀸 블랜드는 커피를 접하는 순간, 과일의 상큼함과 달달한 향으로 시작해서 부드럽고 임팩트있는 에프터까지 '계속해서 생각나는 커피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블랜드를 만들고 마치 고대 여왕들의 커피가 이런...

Posted by Champ Coffee Roasters on 2015년 7월 1일 수요일


작년의 퀸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고, 완성도와 레벨은 더 향상됐다. 한동안 퀸이 없었는데, 이 맛을 표현할 수 있는 생두가 아무 때나 있는 게 아니라서. 지금 있는 생두도 물량이 소진되면 언제 다시 맛볼 수 있을지 모르니, 있을 때 많이들 마셔두시길.


음식을 만드는 데 있어 그 레벨이 극에 달하면, 맛을 만드는 게 아니라 맛을 표현하는 단계로 나아간다. 훌륭한 싱글오리진을 볶고 내리는 것이 재료의 맛을 어떻게 표현해낼까의 문제라면, 훌륭한 블렌드를 볶고 내리는 것은 내가 표현하고 싶은 맛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의 문제라고 할 수 있겠고. 전자와 후자 사이에 우열이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전자에 비해 후자가 좀 더 희귀한 것은 사실이 아닌가 싶고, 그런 의미에서 챔프 커피의 퀸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부러 찾아 마실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맛 평점 (10점 만점)

퀸 카페 라떼 = 8.8

에스프레소 토크 아이스 아메리카노 = 9

퀸 아이스 라떼 = 9

퀸 아이스 아메리카노 = 9.3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79-44

010-8899-4516

월~금, 오전 8시~오후 8시

토, 오전 10시~ 오후 8시

라스트 오더 오후 7시30분

일요일 휴무

※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헬카페가 옆 돈가스집을 터서 확장을 했다. 겉 보기엔 여전히 우중충(^^;)하지만, 안에 들어가면 몰라보게 달라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300%쯤 좋아진 채광으로 가게 안이 완전 환해졌고, 새로 구입한 스피커와 넓어진 공간의 하모니로 인해, 가게 안에 울려퍼지는 음악이 한층 더 웅장하고 우아하게 느껴진다.



블렌드 핸드드립 스트롱(7,000). 블렌드 핸드드립을 콩 많이 물 조금 해서 내린 메뉴. 작은 잔에 나온다. 아주 예전에 마셔봤는데, 오랜만에 마셔보니 예전보다 완성도가 올라간 듯.


맛은 일단 굉장히 쓰다. 상당한 단맛이 베이스로 깔려 있는데, 그 이상으로 엄청나게 농축된 쓴맛 덕에 단맛의 흔적은 잘 느껴지지가 않고. 거기에 농도 짙은 감칠맛이 쓴맛과 어우러져 무겁고 단단한 지옥(헬)의 변주곡을 연출한다.


그림으로 비유하자면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수묵화로 그려낸 것 같달까.



쓰고 진한 커피 좋아하는 분들 중에는 매니아층도 있을 것 같지만, 그게 지나치게 극단까지 간 듯도 하여, 호불호가 갈릴 맛일 것이라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본인도 블렌드 핸드드립 노말로 충분한 느낌.



헬라떼(5,000). 언뜻 느끼기엔 평범한 라떼 같기도 한 그런 맛.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미디엄 바디의 깔끔한 라떼라고 평하기 쉬울 듯한.


그런데 이 미디엄 바디의 목넘김 뒤로, 쌉쌀 고소 새곰 달근한 풍미가 연달아 올라온다. 그리고 조금 있으면 이 풍미들이 메아리처럼 (조금 줄어든 볼륨으로) 다시 입속에 울려퍼진다. 다음 번 메아리는 좀 더 작게, 그리고 그 다음은 더 작게.


생각 이상으로 맛있고 재밌는 커피였지만, 이 맛을 온전히 느끼고 맛있다 느낄 분이 얼마나 계실까 싶기도 하고. 앞서 마셨던 블렌드 핸드드립 스트롱이 호불호가 갈릴 커피라면, 이날의 헬라떼는 난이도가 있는 커피라고나 할까.


헬카페의 커피는 좀 더 좋은 맛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느껴지고, 새로 확장하면서 좌석이 많이 늘어난 것은 물론 분위기도 혁신적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많이들 방문하셔서 좌석 꽉꽉 채워주시라.


맛 평점 (10점 만점)

블랜드 핸드드립 스트롱 = 9

헬라떼 = 9


서울시 용산구 보광동 238-43

010-4806-4687

월~금, 오전 8시~저녁 10시

·일, 낮 12시~저녁 10시


이태원의 베트남 음식점 르 사이공. 간단히 요기나 하려고 들렀습니다.


주문은 미니 소고기 쌀국수 2개 + 해물 볶음국수(or 해물 볶음밥) 세트.(2만 원)



해물 볶음국수 맛 괜찮습니다. 주문할 때 맵게 해주냐고 물어보는데, 보통으로 해달라고 했는데도 꽤 매운맛이 도는군요. 매운 거 못 드시는 분들은 맵지 않게 해달라고 하시는 게 좋을 듯.



소고기 쌀국수는 국물이 맘에 들더군요. 일반적으로 진한 소고기국물 맛이 나는 쌀국수집을 맛집으로 쳐주고, 그런 기준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적당히 진한 고깃국물 맛에 젓갈(느억맘) 풍미가 제대로 느껴지는 게 좋았습니다.


세트 메뉴의 양이 성인 남성 둘이 먹기에 넉넉한 양은 아닙니다만, 적당히 요기를 하기에는 나쁘지 않습니다. 이태원 맥주집 탐방을 하면서 중간에 해장이나 요기를 하기에 적당한 곳이 아닐까 하네요.(실제로 그런 용도로 이용했습니다. ^^;)


(경리단길 초입에도 매장이 있는데, 그쪽은 가게가 상당히 작은 편이라 주말에는 줄 서서 먹기도 하는 모양입니다만, 이태원점은 좌석수가 어느 정도 있기도 하고 해서 그럴 일은 별로 없는 듯요.)


개인적으로 쌀국수 국물 맛이 다른 곳과 차별성이 있는 게 맘에 들었고, 한국서 쉽게 보기 힘든 메뉴인 반미(베트남식 바게트 샌드위치)도 팔고 있는데 맛이 괜찮다고 하니 참고하시길.(사실 반미는 맞은편의 샌드위치 가게 라이포스트에서도 팔고 있는데, 어쨌든 한국서 보기 힘든 메뉴인 것은 사실이죠. ^^;)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4년 8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74-33

02-792-0336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

홈페이지(영어) http://www.lesaigon.co.kr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LeSaigonItaewon


이태원 이슬람성원 옆으로 나 있는 우사단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눈에 잘 띄지는 않는 한식당이 하나 나옵니다. 이름 하여 식탐(耽). 원래 일반적으로 쓰는 식탐(食貪)은 탐할 탐을 쓰는데, 보광동 식탐은 즐길 탐을 써서, 명함을 보면 '耽 음식을 탐구하다, 즐기다, 빠지다'라는 글귀가 쓰여있습니다.



식사 메뉴는 점심에만 드실 수 있습니다. 저녁에는 요리와 술을 팔구요. 요리 시켜서 밥 먹어도 되기는 하겠습니다만. 그리고 경험적으로 오후 2시 넘어가면 음식이 떨어져서 식사 주문이 안 되는 경우가 있으니, 가능하면 그 이전에 가시는 게 안전합니다.



생선 백반(6,900). 기본 백반(5,500)에 생선 요리 하나가 메인 요리로 추가됩니다. 오늘의 생선 요리는 가자미구이. 들깨 미역국, 돌미나리 무침, 호박 양배추 볶음, 고급 진미채(?) 무침에 이르기까지 찬들이 모두 맛있습니다. 다만 깍두기는 좀 평범했네요.



촉촉하게 구워낸 가자미구이 맛이 정말 일품이었구요.



깨끗이 다 먹었습니다. 매우 만족스러웠던 점심이었네요.



고기 백반(7,900). 오늘 반찬은 추억의 분홍 소시지, 얼갈이 된장 무침, 호박씨를 곁들인 보리새우 볶음, 직접 담근 깍두기에 국은 미역국이네요. 고기 요리는 간장양념 닭볶음탕이구요. 닭볶음탕은 퍽퍽한 부위도 퍽퍽하지 않고 부드럽게 조리를 잘하셨네요. 다만 전체적인 만족도는 지난 번 생선 백반쪽이 좀 우세...



고기 백반(7,900). 오늘의 고기 요리는 수육입니다. 근데 사진으로 느껴지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수육 한 점의 사이즈가 상당히 큽니다. 국내산 돼지고기 수육을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로 푸짐하게 주는 집이 또 어디 있을까 싶네요.(다른 날의 가자미구이도 토막이 실하고, 닭볶음탕도 양이 넉넉했더랬죠.) 반찬은 비엔나소시지 볶음, 빈대떡, 땅콩을 곁들인 보리새우 볶음, 깍두기에 국은 오징어 무우국이구요.


근데 반찬에 풀이 너무 없어서 밸런스가 좀 안 맞는 느낌이... 글구 수육 찍어 먹는 소스가 자극적이지 않은 초장스러운데, 수육 맛을 더 살려주지는 못하는 느낌이 좀... 소스에서 단맛을 아예 빼거나, 간장 계열 소스로 하시면 어떨까 생각도 들구요. 한편, 방금 든 생각인데, 뭔가 적당한 반주를 곁들였으면 걍 아무 불만 없이 먹을 수 있지 않았을까도 싶네요. 다음에 함 실천해 보는 걸루.


식탐님의


토요일 점심에는 평일과는 다른 특식이 준비됩니다. 살펴보니 비빔밥, 닭곰탕, 불고기 덮밥, 육개장 등을 내셨었네요.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좋지만, 거리가 가깝거나 평일 점심에도 프리하신 분들 외에는 생선 백반과 고기 백반을 드셔 보실 수 없다는 게 아쉽기도 하네요.


식탐에서의 점심은 그날그날의 편차가 좀 있기는 합니다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움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요즘 물가에 7천원 8천원에 이 정도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나를 생각해보면 더더욱 그렇구요. 맛있고 깔끔하고 푸짐한 한식 밥상을 받아보고 싶으시다면, 이태원 대로변에서 우사단길을 향해, 언덕을 오르고 골목을 굽이 도는 수고가 아깝지 않으실 겁니다. 식사 후에는 인근의 챔프 커피나 조금만 가시면 나오는 헬카페에서 커피 한잔 하시면 더 좋겠죠. ^^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4년 7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용산구 보광동 265-947

02-749-3666

오전 11시30분~오후 3시 식사

오후 6시~저녁 11시50분 술

일요일 휴무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siktamm?fref=ts

인스타그램 http://instagram.com/siktamm

※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헬카페의 블랜드 핸드 드립(6,000). 근처에 볼 일이 있어 우연히 방문했는데, 마셔보니 블랜드 배합이 또 바뀐 모양. 더 좋은 맛, 더 새로운 맛을 찾기 위한 끝없는 여정인가... 그렇다면 내 기꺼이 그 길에 함께 동반하리... ^^;


이번 블랜드는 이전에 없었던 단맛이 일단 베이스로 깔리고, 그 위에 꼬리한 향이 올라가며, 그 뒤로 맛있게 쓴맛이 강렬하게 자기 존재감을 어필한다. 그러니까 전 블랜드와 전전 블랜드의 요소들을 합치고 거기에 단맛을 불어넣어, 지난 블랜드들에 비해 좀 더 풍부한 표정의 커피를 만들어냈다. 개인적으로 지난번 블랜드보다 마음에 들고, 지나치게 매니악한 느낌이 있었던 전전 블랜드에서 조금 타협한 느낌도 들지만 이 정도면 상당히 만족스럽다.(사실 이런 커피를 어디 가서 또 마시겠나. 다 배부른 투정이다.)


앞으로 또 어떤 블랜드를 선보이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상적인 맛을 찾아 옮기는 그 묵묵한 발걸음을 계속해서 지켜보고 싶다.


서울시 용산구 보광동 238-43

010-4806-4687

월~금, 오전 8시~저녁 10시

·일, 낮 12시~저녁 10시

※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블랜드.(6,000) 이틀 전에도 마셨었는데, 커피 맛에 대해서 이런 트윗을 올렸었다.



간만에 마셨던 꼬리하면서도 맛있는 커피. 다시 마셔도 역시 맛있다. 그냥 맛있는 게 아니라 진짜 맛있는, 잔에서 손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그런 커피다. 같이 간 일행의 감상은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맛이라고.



과테말라.(6,000) 복잡하고 다양한 뉘앙스가 느껴지지만 약간 중구난방으로 정돈되지 못한 느낌.



모카 하라.(6,000) 과테말라에 비하면 조금 단조로운 느낌이 들지만, 잘 정돈된 맛이라 오히려 더 나은 듯.


헬카페도 이제 오픈한 지 1년이 좀 넘었고, 권마담의 핸드 드립은 오픈 초기에는 곰다방의 뉘앙스가 느껴졌으나 이제는 헬카페의 맛이 되었다. 다만 맛이 너무 얌전해진 느낌이라 개인적으로 곰다방 시절에 비해 재미가 덜한 부분이 있고.(반면에 보다 많은 분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맛이기도 할 듯) 하지만 블랜드의 경우는 곰다방의 뉘앙스를 계승 발전시켜 헬카페의 컬러로 승화시킨 시그니처 메뉴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클래식 카푸치노.(4,800) 이 또한 이틀 전에 마셨던 메뉴인데, 트위터에 올렸던 감상은 다음과 같다.



그런데 요전에는 문어 총각(일명 권마담)이 뽑아준 거였고, 이날 마신 건 임사장 님이 뽑아준 거였는데, 둘의 손맛이 다르더라는. 임사장 님이 뽑아준 클래식 카푸치노는 심·기·체가 합일된 느낌이랄까. 반면에 아무래도 권마담은 핸드 드립 전문이다 보니 ·기·체가 묘하게 어긋나는 부분이 있어 조화로운 느낌은 부족했지만, 그 또한 나름의 개성으로 인정할만한 좋은 맛이었고.


여튼 임사장 님의 클래식 카푸치노는, 커피와 우유(거품)의 혼합물이 아닌 커피와 우유(거품)의 화합물[각주:1]과 같은, 커피도 아닌 우유(거품)도 아닌 제3의 부드러운 무언가가 살금살금 입으로 혀로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부드럽고 우아하게 입속을 애무하는 느낌이랄까. 블랜드가 헬카페 핸드 드립의 시그니처라면 클래식 카푸치노는 헬카페 배레이션 메뉴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을 듯. (근데 권마담의 것과는 달리 후딱 마셔야 하는 것이,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니 화합물이 혼합물로 변하면서 커피맛이 돌출되어 올라오더라는.) 


헬카페의 블랜드 핸드 드립이나 클래식 카푸치노는 단순히 맛있는 걸 넘어서 훌륭한 커피들이다. 이런 커피들을 놔두고 굳이 당근 주스 같은 것을 선택하는 것은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에 가서 고추장에 보리밥을 찾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세상에는 커피를 즐기지 않는 분도 있고, 사람들이 카페를 찾는 이유가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만은 아니지만, 이런 훌륭한 커피를 마시고 있으면 이왕이면 커피를 제대로 즐길 줄 아는 분들이 보다 많이 찾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절로 생겨나는 것이다.


서울시 용산구 보광동 238-43

010-4806-4687

월~금 오전 8시~저녁 10시

·일 낮 12시~저녁 10시


  1. '플랫 화이트란 무엇인가' 포스팅에서 폴 바셋이 뽑아준 카페 라떼에 대해 이런 표현을 쓴 적이 있다. [본문으로]

지금은 사라진 홍대 커피볶는 곰다방에서 커피 볶고 내리던 문어 총각과 카페 뎀셀브즈에 있던 KBC(Korea Barista Championship) 3위 입상 경력의 바리스타가 뜻을 합쳐 카페를 오픈했습니다.



한국폴리텍대학 맞은편, 이름 하여 헬카페. 이태원역에서 가볍게 걸어갈 수 있는 거리더군요. 대략 10분 정도. 버스 타도 두 정거장이면 됩니다.



여러 가지 메뉴가 있지만서도, 주문은 일단은 드립커피부터.



만델링과 케냐. 커피잔도 맛도 곰다방 시절의 향취가 느껴집니다. 최신의 밝고 화사한 경향과는 다른 깊고 진한 특유의 풍미가 느껴지는... 간만에 이런 커피를 즐기고 있자니 곰다방에서의 맛있었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생각나는군요...



티라미스. 맛있습니다. 디저트 전문점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 정도. 커피도 디저트도 레벨이 높습니다.



에스프레소. 드립커피 원두는 가게서 직접 볶습니다만, 에스프레소 원두는 현재 여의도의 매드커피에서 가져옵니다. 그런데 이 에스프레소 아주 마음에 드는군요. 산미가 충분히 살아있으면서 과하지는 않고, 쓰지 않으면서 바디감도 제대로 느껴집니다. 맛의 기승전결이 뚜렷하다고 할까요.



헬라떼. 특이하게도 에스프레소가 담겨있는 유리잔과 거품 낸 우유를 손님 앞에 가져와서 그 자리에서 바로 메뉴를 만들어주네요. 그런데 에스프레소에서 만큼의 감흥이 느껴지지는... 카페라떼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는 다음에 물어보기로 하고.



헬짜이. 아시겠지만 짜이는 향신료와 설탕을 넣어 끓여낸 인도식 밀크티죠. 근데 이 집 짜이 향신료 풍미가 물씬 느껴지는 게 아주 제대로네요. 사실 아직까지 향신료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다 보니 향신료를 제대로 쓴 짜이 찾기가 쉽지 않은데요. 향신료 좋아하시는 분이나 아직 만족할만한 짜이를 못 드셔 본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군요.


이태원 유흥가에서 그리 멀지는 않지만 연결된 상권에 속하지는 않기에 부러 찾아가야만 하는 이곳, 헬카페. 하지만 조금만 발품을 팔면 그 이상의 만족을 느끼실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태원역에서 헬카페 가는 길은 앤틱 샵이 줄줄이 이어지는 길이라 가게 구경하며 걷다 보면 눈도 즐겁습니다. 이태원 나들이를 계획하셨다면 헬카페 가는 길을 동선에 넣어보시길.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3년 4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용산구 보광동 238-43

010-4806-4687

월~금 오전 8시~저녁 10시

·일 낮 12시~저녁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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