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신포시장의 초 인기 업소. 닭강정계의 레전드. 원조 신포닭강정이 얼마전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머나먼 원조집도 언젠가 가볼 날이 오긴 하겠습니다만, 일단 비교적 멀지않은 곳에 프랜차이즈 지점이 생겨서 방문을 해보았습니다.


닭강정 반 후라이드 반으로 주문했네요. 사이즈는 대(1만5천원).

요즘 치킨 프랜차이즈는 대부분 닭 사이즈가 크질 않죠. 가격도 더 싸겠지만, 조리시간이 짧은 것도 그 이유일텐데요. 손님들도 닭이 빨리 나오기를 원하고, 가게도 회전율을 높여야 하니 작은 닭을 빨리 튀겨서 빨리 파는 거죠.

하지만 신포닭강정은 닭 사이즈가 여느 치킨집들보다 확실히 큽니다. 대자 시키면 성인 남자 2명이 양이 모자라지 않을 정도로 커요. 문제는 그만큼 조리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건데, 그건 사전에 어느 정도 예상을 했기 때문에 별 문제는 아니었네요. 다만 샐러드를 2접시 정도 먹었을 뿐이죠. ^^;


사실 제가 좋아하는 신촌의 크리스터 치킨도 큰 닭을 쓰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거든요. 하지만 그 기다림을 감내할만한 맛과 양이 있기에 훌륭한 업소로 꼽는 거죠.

원조 신포 닭강정도 크리스터 치킨과 비슷한 정도로 큰 닭을 쓰는 느낌인데요. 먹어보니 비슷한 정도로 배가 불렀거든요. ^^;


사실 가기 전에 본점을 비롯한 여러 지점의 시식평을 예습하고 갔는데요. 많은 분들이 프랜차이즈 지점의 공통적인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는 문제를 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신포시장의 본점에 비해 튀김옷이 두껍고, 별로 맵지가 않다는 것.

튀긴 음식의 튀김옷이 지나치게 두꺼우면 아무래도 재료의 맛을 해치게 되니 좋을 것은 없겠죠. 그런데 확실히 조금 거슬릴 정도로 튀김옷이 두껍더군요. 튀김 반죽을 좀 묽게 하면 되지 않을까 싶기는 하지만, 조리의 편이성 때문인지 어째서인지 좀처럼 개선이 되지 않는 듯 합니다. 이미 인터넷에 튀김옷을 지적한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데도 아직 그대로인 걸 보면요.

매운맛에 대해서는 제가 본점을 가본적이 없으니 비교하긴 뭐합니다만, 약간 지나치게 단 느낌이라, 좀 더 매운맛이 올라가면 맛에 개성도 생기고 좀 더 땡기는 맛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후라이드는 그냥 평범한 맛인데요. 역시 튀김옷이 좀 두꺼운게 에러네요. 다만, 한 가지 맛만 계속 먹으면 아무래도 쉽게 물리기 마련이고, 신포닭강정은 특히 당도가 높다보니 중화제 삼아 후라이드를 반반으로 시키는게 좋을 것 같네요.

전반적으로 나쁜 업소는 아닙니다. 가격대비 양도 많은 편이구요.(물론 테이크아웃 전문의 동네 치킨집에 비하면 가격 우위가 크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만) 다만 두꺼운 튀김옷은 좀 더 얇은 쪽으로 개선되면 좋겠고, 보다 맛있게 드시려면 평균보다 조금 더 맵게 해달라고 하시는게 좋을 듯.

하지만 제가 원하는 개선점(튀김옷과 매운맛)이 고쳐지기 전에는, 가격대비 괜찮은 집(양이 많으니까) 이상의 포지션을 차지하게 될 것 같지는 않네요.

홈페이지 들어가면 위치, 메뉴, 가맹점안내 등을 볼 수 있습니다만,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것 보다는 가맹점 수가 많은 것 같군요.(적어도 제가 가본 지점은 아직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지가 않네요.)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이 포스팅은 사진 촬영 후 1개월 이내에 기재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식음료 분야 중 가장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분야는 무엇일까요. 개인적인 생각으로 칵테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칵테일은 작업용 술이고 칵테일바는 쇼 보러 가는 곳으로 생각합니다. 술 좋아하시는 분들은 으레 와인이나 위스키, 사케 같은 것들을 찾기 마련이고, 미식으로 유명한 블로그에서도 칵테일에 대한 포스팅을 보는 건 굉장히 드문 일이죠. 대형 포탈의 카페에서 '바'를 전문으로 하는 곳을 본적은 있지만, 아무래도 카페라는 곳이 폐쇄적이다보니 별로 눈에 띄지가 않구요.

그러니까 정확히 말해서 먹는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맛으로 인정받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것이 대한민국 칵테일의 현주소라고 봐야겠죠.

이런 와중에도 맛있는 칵테일을 한다는 몇몇 바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긴 합니다만, 대부분 머나먼 강남에 위치한 고로 선뜻 발걸음이 떨어지지가 않더군요.

그러던 중 홍대의 'd.still'이 맛있는 칵테일을 내는 최고의 업장 중 한 곳이라 하여 찾아가 보았습니다. 원래는 청담에 계시다가 홍대로 이전을 하셨다는데요. 이제 홍대로 오신지 1년 정도 되셨다는.


까이피리냐(1만원). 브라질의 국민 음료로 알려져있는 칵테일입니다. 사진이 끝내주게 조악하군요. 마음의 눈으로 필터링해서 보시길. -_-;

까이피리냐가 어떤 술인지와 만드는 법은 Juan의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를 보시면 자세히 나와있으니 살펴들 보시구요.(다만 이 블로그에 한 가지 오류가 있는데, 레몬이 아니라 라임이 들어가죠. 착각하신 듯.)

사진상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빨대를 두 개 꽂아서 주시는데요. 자잘한 얼음이 들어가는 칵테일의 경우 마시다가 빨대가 얼음으로 막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빨대를 여분으로 하나 더 꽂아준다고 합니다. 커플놀이 하라고 그렇게 주시는게 아니라는 거. -_-;

맛은 좋았습니다. 칵테일 잘 만드신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런데 제가 좀 멍청하게 먹는 바람에 제 맛을 느끼질 못했어요. 빨대로 음료를 마실 때 빨대를 음료 윗부분에 놓고 마시는 버릇이 있는데, 까이피리냐는 바닥에 설탕이 가라앉아 있거든요. 때문에 좀 더 저어서 설탕을 섞거나, 빨대를 아래로 넣어서 설탕이 함께 빨려올라오게 먹었어야 했는데, 얼음 들어간 칵테일을 많이 휘저으면 맛이 흐려지기 때문에 일부러 별로 젓지 않고 먹는 습관까지 있어서...(그런데 보통 사람들이 얼음 들어간 칵테일을 먹을 때 습관적으로 계속 젓고는 하죠. 그래서 한 번은 심하게 젓는 친구 손을 스톱시킨 적도 있다는. -_-;)

결국 수위가 바닥까지 내려와서야 이걸 깨달은 저는 공부가 부족함을 다시 한 번 통감하고...

그런데 일행이 시킨 마가리타(d.still 마가리타. 11,000원)를 한 입 먹어보니, 이건 정말 맛있더군요. 굉장히 입체적이면서 다양한 맛이 나는데, 말하자면 한 번에 네다섯 가지 맛의 파노라마가 좌악 펼쳐지는 그런 느낌. 일류의 칵테일이란 이런 걸까요. 이렇게 제 우물의 벽을 깨뜨리며 조금씩 넓혀가는 일은 언제나 참 즐겁습니다.

사실 d.still은 밖에서 봤을 때는 약간 썰렁해 보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인테리어를 미니멀하게 절제하셔서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은데, 안에 들어가보면 아늑하고 심플한 공간에 힙한 음악이 분위기를 더해줍니다.

그리고 영업방침이 좀 특이해요. 메뉴에 없는 칵테일은 판매하지 않고(치밀하게 계산된 레시피로 칵테일을 만들기 때문에), 기본안주 외의 안주 메뉴가 없습니다(칵테일 개발과 제조에 집중). 대신 손님이 음식을 업장에 반입해서 먹을 수 있다고 하네요. 물론 지나치게 비매너스러운 음식을 가지고 들어가는 건 좀 곤란하겠습니다만.

메뉴나 가격 등은 d.still 블로그를 참조하시구요. d.still이 모히토 잘 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만, 그 외의 메뉴들도 다양하게 시도해보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보통 유명하고 많이 팔리는 메뉴와 가장 맛있는 메뉴는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 d.still에는 숨겨진 보석같은 훌륭한 칵테일들이 많이 있을 것 같거든요. ^^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이 포스팅은 사진 촬영 후 1개월 이내에 기재되었습니다. 


02-337-7560
송탄의 유명 업소인 영빈루를 운영하는 집안의 3대째가 홍대에 가게를 차렸죠. 이름은 초마. 초마(炒馬)는 재료를 볶는다는 뜻인데, 짬뽕의 중국식 표기가 초마면이라는 얘기가 있더군요.(정확한 표기는 馬가 아니라 碼라고 누가 그러던데, 일부러 그런 건지 실수인지는 잘모르겠구요.)

영빈루는 짬뽕이 유명하고, 초마는 짬뽕과 탕수육만 파는데 얼마전부터 토요일 한정으로 만두도 팔고 있더라는.

전에 백짬뽕과 탕수육을 한 번 먹었었고, 이번에는 짬뽕을 먹어보려 2차 방문.


다들 백짬뽕이 맛있다고들 하는데, 확실히 백짬뽕이 더 낫군요.(가격은 짬뽕과 백짬뽕 모두 6천원 동일) 그런데 그 이유는 이집 짬뽕이 백짬뽕에서 고추를 빼고 대신 고춧가루를 넣어서 만든 거라서 그런 거네요. 그러니까 대부분 백짬뽕 하는 집들은 짬뽕과 백짬뽕의 레시피가 다릅니다. 하지만 초마는 레시피가 별로 다를게 없다보니, 오리지널 메뉴라 할 수 있는 백짬뽕은 맛이 괜찮은데, 그것의 얄팍한 변형인 짬뽕은 마이너 체인지가 된 느낌이네요.

그런데 백짬뽕이나 짬뽕이나 과연 맛있다고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감이 드는 것이, 불맛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탄맛이 너무 많이 납니다. 탄맛을 빼고 생각해 보더라도, 국물맛이 뭐 대단히 수준있거나 하지도 않구요. 다만 일반적인 짬뽕국물이 해물 + 조미료맛인데 비해, 초마의 국물은 채썬 돼지고기를 볶아서 낸(것으로 추정되는) 구수한 맛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면의 경우는 반죽에 화학첨가물을 별로 안넣는지 쫄깃하기보다는 부드러운 편인데요. 지난번에 백짬뽕을 먹었을 때는 부드러운 느낌이 괜찮았습니다만, 상대적으로 아삭하게 볶아진 야채와 채썬 돼지고기의 식감에 밀려서 그 부드러움을 제대로 느끼기가 힘들더군요. 반면에 이번에 먹은 짬뽕은 지난번 보다는 졸깃한 느낌이었는데, 이게 또 뭐 굉장히 쫄깃하고 이런 건 아니다보니 어중간한 느낌이 들어서 별로더라구요.


그래도 탕수육(소 1만2천원)은 지난번에 맛있게 먹었기에 탕수육 맛집은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탕수육도 말썽이네요.(조금 먹다가 찍은거라 비쥬얼이 좀... 양해해주시길...)

초마의 탕수육은 고기가 두껍고 촉촉한게 특징인데, 이런 스타일의 문제점이 재료가 좋지 않거나 조리가 잘 못 되면 티가 확 난다는 건데요. 이번에 먹은 탕수육은 고기에서 냄새가 나고 약간 설익은 느낌도 들고 그렇더라구요. 뭐 이건 컴플레인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긴 하겠습니다만, 제가 시도를 해보지는 않은 터라...

자, 이렇게 초마 (짬뽕) 별로다는 얘기를 하면 나오는 쉴드가 '역시 영빈루가 낫다', '영빈루와 초마는 맛이 다르다' 뭐 이런 말씀들을 하시는데요. 그렇다면 영빈루는 얼마나 맛이 있을까요?

제가 머나먼 송탄까지 가는 방법도 있겠습니다만, 간단하게 인터넷을 좀 뒤져봤습니다.

영빈루가 원래는 굉장히 저렴한 업소였으나 급격한 가격상승이 있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요. 검색을 좀 해보니 2009년 9월까지는 짜장면이 2천원, 짬뽕이 2천5백원인 곳이었습니다. 그러다가 2009년 10월에 가격을 전격 인상하여 짜장면 3천원, 짬뽕 4천원이 되었더군요. 그 전에 2008년에 생긴 영빈루 신관에서는 이미 짜장면 4천원, 짬뽕 4천원을 받고 있었으나, 본관이 영업을 하지 않고(정확한 시기는 모르겠습니다만) 신관으로 통합된 지금은 본관 가격과 동일한 짜장면 3천원, 짬뽕 4천원을 받고 있네요.

모든 맛집이 그렇듯이 영빈루 또한 사람마다 맛있다는 의견과 아니라는 의견이 나뉩니다만, 적어도 영빈루의 짬뽕 신화에는 2천5백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 크게 반영되었으리라는 것은 미루어 짐작이 됩니다. 물론 지금 가격이 비싼 것은 아니고 오히려 예전이 너무 저렴했다고 봐야겠지만요.

다만 저로서는 초마에 짬뽕을 먹으러 다시 갈 일은 없을 듯 하구요. 영빈루가 초마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봤을 때, 그 정도 레벨의 짬뽕은 굳이 송탄까지 가지 않아도 먹을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천원, 이천원 정도는 더 줘야겠지만요.) 물론 채썬 돼지고기를 볶아서 나오는(것으로 추정되는) 구수한 국물맛은 영빈루 계열의 특징인 듯 하고, 그 맛을 좋아하고 찾으시는 분들은 송탄까지 가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비슷한 레벨이라면 다른 스타일의 짬뽕이라도 OK니 좀 더 가까운 짬뽕 맛집을 찾아보고 싶네요.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이 포스팅은 사진 촬영 후 1개월 이내에 기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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