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가 괜찮은 곳이라는 소문을 듣고 방문한 동교동의 카페 이미. 제목에 홍대라고 써놓긴 했지만 홍대 역 기준으로 홍대 쪽이 아닌 반대쪽의 동교동에 위치한 곳입니다.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골목에 살짝 숨어 있습니다.


핸드드립 커피를 주문했습니다. 카리타 1인용 금속제 드리퍼로 내려주시네요. 핸드드립 커피 가격은 5천~6천 원 사이.(스페셜티 커피는 6천5백 원)


주문한 케이크와 함께 커피를 예쁘게 세팅해서 내주시네요. 커피 옆에 놓인, 거즈로 싸여있는 케이크는 크레메 당쥬(4천5백 원).


가열을 해서 만드는 제품이 아니라서 세균 접촉을 막기 위해 멸균 거즈로 싸놓으신다고 하네요. 부드러운 치즈 층 아래에는 라즈베리 콤포트가 들어있구요. 달지 않으면서 부드러운 맛이 좋군요.


핸드드립 커피가 두 잔 다 맛이 괜찮습니다.(각각 다른 걸로 주문) 맛이 강하거나 모나지 않으면서 수준급의 핸드드립 커피를 내는군요. 아마도 핸드드립 초심자부터 중급자 이상까지 두루 맛있게 드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이 크고 아름답고 검은 케이크는 쇼콜라 크로캉(5천 원).


케이크 안에 씹히는 조그마한 크런치 조각들이 들어있는 초코무스 케이크인데요. 크런치가 딱딱하고 찔겨서 맛이나 식감에 별로 도움이 안 되더군요. 그리고 달고 진한 맛의 케이크인 데 비해서 사이즈가 좀 큽니다. 둘이서 하나 먹어야 정량이 될 것 같은데, 일행이 손을 별로 안 댄 상태에서 볼일 때문에 자리에서 일어난지라 혼자 먹느라 힘들었네요. 크런치를 좀 개선하거나 아예 빼주셔도 무방할 것 같고, 사이즈도 좀 줄이셔도 괜찮을 듯.


아메리카노를 한 잔 리필해주신 덕분에 쇼콜라 크로캉을 다 먹을 수 있었네요. 근데 아메리카노는 핸드드립 커피에 비해서는 별 감흥이 느껴지질 않는군요.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우유 들어간 베레이션 커피 드실 게 아니라면, 아메리카노 보다는 핸드드립을 드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전체적으로 수준급의 핸드드립 커피와 맛있는 케이크를 먹을 수 있는 좋은 곳이군요. 커피와 케이크를 모두 잘하는 곳은 흔치 않기에 손님접대나 데이트, 소개팅 등을 하기에도 좋을 것 같구요. 커피 이외에 홍차와 다양한 음료도 준비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길.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1년 10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201-10 1층
02-6368-5228



TOO MANY COOKS (초판 발행 1977년 12월 1일, 중판 발행 2003년 1월 1일)


세계 최고의 명요리장들이 5년마다 모이는 정기 모임. 미식가 탐정 네로 울프는 이 모임의 주빈으로 초대받아 명 요리장들의 요리를 먹고 마시며 '고급요리에 미친 미국의 공헌'이라는 연설을 하러, 조수(겸 수행비서격인) 아치 굿드윈과 함께 뉴욕에서 머나먼 남부 시골로 향하는 기차를 타는데...

이 책 정말 오래된 책이다. 1930년대에 쓰여지기도 했지만 77년에 번역된 책이니 말이지. 덕분에 사용된 단어나 표현 등이 오래된 느낌도 들고, 지금은 다른 식으로 적는 외국어(인명, 요리명 등)도 많이 보인다. 예를 들어 글레비(그레이비), 파세리(파슬리), 블리아 사발랑(브리야 사바랭), 시들(시드르) 등. 2003년에 중판이 나왔지만 아마도 특별한 수정 없이 그냥 찍은 듯.

주인공인 네로 울프가 미식가 탐정이라고 하여 전부터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으나, 차일피일 미루던 차에 "마술사가 너무 많다"를 읽고, 그 제목과 캐릭터가 "요리장이 너무 많다"의 패러디라는 해설이 있어 그럼 이참에 읽어보자는 생각을 했다. 다 읽고 나니 두 작품의 연관성은 제로에 가까운지라 꼭 둘 다 보거나 할 필요는 없다는 결론.

렉스 스타우트가 네로 울프를 미식가로 만든 것은 작가 본인이 파리 체류 시절 미식가로 눈을 뜬 것에 기인하는데, 작중에서 네로 울프는 집에 전속 요리사를 상주시켜 자신이 먹고 싶은 온갖 요리를 모두 만들게 하고, 세계 최고의 명요리장 중 한 명인 마르코 뷰크식의 친구이며, 명요리장 중 최연장자인 루이 세르반에게 명요리장 모임에서 연설을 부탁받기도 하는 그야말로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미식가라 할 수 있다.(엄청나게 뚱뚱하기도 하고)

런데 네로 울프의 특이한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움직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해서 증거 수집은 모두 다른 사람(조수인 아치 굿드윈, 클래머 경감 등)을 시키고, 증인 심문은 자기 방으로 사람을 불러서 하며, 집에서 1만 그루의 난초를 키우고, 돈을 엄청나게 밝힌다.(이런 생활을 유지하려면 돈이 많이 필요하긴 하겠다만)

책 내용에 있어서는 사건 전개가 "절대미각 식탐정" 식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해서, 특별히 미식에 식견이 없더라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불편한 점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2012년 현재 이 책을 읽어야 할 당위성은 그닥 찾아보기 힘들지 않나 하는 느낌. 이 책에 적당한 독자라면 30년대 미국 추리소설을 대표하는 작가이기에 읽고 넘어가야겠다는 추리소설 매니아 또는 본인처럼 먹거리가 관련된 콘텐츠에 흥미가 많은 사람 정도 아닐까.

물론 미식에 대한 식견이 있다면 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구석이 있고, 미식에 대해 전혀 모른다면 조금 이해가 안가는 구절도 있을 것이다. 그나마 요즘 사람들은 서양 음식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어느 정도는 있다고 하겠지만, 과연 77년 초판 발행 당시의 독자들은 어떤 느낌이었을지. 책 뒤에 인명과 요리명이 간단하게 설명되어 있기는 한데, 정말 '간단'하게 되어있어서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에스코피에 - 프랑스의 근대 명요리사", "글래쉬 - 헝가리의 쇠고기 요리" 뭐 이런 식이라.

석한 점은, 원서에는 책에 나오는 명요리장의 18가지 요리 레시피가 실려있다는데, 역자 분께서 친철(-_-)하게도 "일반 독자에게는 그다지 흥미가 없으리라고 생각되므로 소개하지 않는다."는 설명을 해놓으셨다. 확실히 77년의 독자들에게는 흥미를 떠나서 이해가 힘든(또는 번역이 힘든) 내용이었겠지만...

하지만 네트는 광대하기에 INSPIRED BY WOLFE라는 블로그를 찾을 수 있었는데, 이 블로그에서는 네로 울프가 먹은 음식들을 직접 요리하여 그 과정과 완성품을 사진으로 보여준다. 유감스럽게도 자세한 레시피는 나와있지가 않은데, 것도 그럴 것이 본토에서는 아마도 각 작품마다 나오는 음식에 대한 레시피가 첨부되어있을 것이고, The Nero Wolfe Cookbook이라는 책까지 나와있을 정도니 굳이 자세한 레시피를 적을 필요도 없고 저작권 문제도 있고 할 것 같다. 그래도 이 블로그 덕분에 가장 궁금했던 요리를 알 수 있었으니... 울프가 너무나도 간절하게 레시피를 원했던 "소시스 미뉴이"가 뭔지를 알게 됐는데, 그 정체는 거위와 꿩으로 만든 소세지였다는.

참고로 사건의 무대인 "카노와 수퍼"는 원서에는 "카노와 스파(spa) 리조트"라고 되어 있다고. 역시나 77년 번역의 한계와 문제점일 텐데, 요즘 번역이었다면 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라도너츠가 오픈했네요. 위치는 홍대 길 건너 맞은편 수제비집 1층.(밥스바비 왼쪽)


브래드05가 오픈 1주년 기념 행사를 하는군요. 1만 원 이상 구입하면 20% 할인 쿠폰을 주나 보네요.


불꽃남자의 패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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