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의 카페 보통이 8월 9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합니다.



보통이 문 닫기 전에 마셔봐야 할 커피는, 단언컨대 에스프레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최고로 꼽는 에스프레소 중 하나이기도 하구요.


원두는 커피 그래피티의 라벨 오(Label O) 블렌드를 사용하는데, 복잡한 맛과 향을 미덕으로 삼는 게 일반적인 커피 업계에, 모던한 심플함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보여주는 블렌드라 하겠습니다.


단, 아무것도 가미하지 마세요. 설탕도 우유도 물도 넣지 마세요.


그렇게 드시길 권해드립니다.


마지막 8월 9일은 저녁 7시까지 영업합니다.

밀로 커피의 블렌드 티가 맛있다는 이야기를 전부터 들어오긴 했지만, 언젠가 마셔봐야 할텐데 생각만 때때로 했을 뿐, 실제 마셔본 건 이날이 처음이었네요.



간결한 설명이지만, 마셔보면 메뉴의 정체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도 생각이 되구요.



차를 입에 머금는 순간 단맛이 입안을 직격합니다. 이런 세기의 단맛이 날 줄은 생각도 못한 정도의 강한 단맛에 약간 얼떨떨해질 정도. 그 뒤로 국화향과 꽃향이 만발하며 정신을 혼미하게 하고, 살짝 화~한 느낌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이 차 물건이네요. 두 모금 세 모금 마시다 보면, 첫 모금의 그것과는 느낌이 약간 달라지기는 하지만, 그 강렬함에는 여전히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차를 마신 후 맹물을 마셔도 차 맛과 향의 여운이 느껴질 정도. 다만, 강렬한 향 때문에 허브티에 익숙치 않은 분께는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네요.


최근 프랜차이즈 커피점들의 비커피 메뉴 매출이 점점 늘어난다고 하는데, 이건 상당수 개인업장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하구요. 사람들이 카페를 가는 목적이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만이 아니고, 커피 외의 메뉴를 즐기는 사람들도 카페에 많이들 가니까 말이죠. 해서 요즘 커피점들은 커피에 신경쓰는 만큼이나 비커피 메뉴에도 신경을 쓰는데, 제가 지금까지 마셔본 커피점의 비커피 음료 중 밀로의 블렌드 티가 가장 훌륭한 것 같네요. 커피를 좋아하는 분이라도, 커피와는 다른 색다른 즐거움을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한 번 도전해보시길.


맛 평점 = 9 (10점 만점)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5년 7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70-32

02-554-3916

낮 1시~저녁 11시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illocoffeeroasters

※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미디엄 바디의 산미가 느껴지는. 그러니까 산도가 꽤 있는 편인데, 그에 비해 산미가 부드럽고 자극적이지 않다. 조금 있으면 황설탕 느낌의 단맛이 올라오며, 산미와 어우러져 새곰달곰한 맛이 나는 게 좋다. 피니시는 단맛, 신맛, 구수함이 차례대로 또는 복합적으로 느껴진다.



오묘하다. 중상급자용 커피. 가벼운 산미와 단맛이 돌고, 오묘한 구수한 맛이 느껴진다. 향도 오묘하다. 예전에 이심에서 마신 이디오피아 구지 시다모 내추럴과 비슷한 뉘앙스가 느껴지나, 그보다 여리고 부드럽고 세련된 맛이다. 아주 훌륭하다.



평범 무난한. 상당히 가벼운 느낌. 좀 진한 보리차스럽달까. 아이스라서 그랬을까? 구수한 단맛 외의 별다른 특징은 느껴지지 않는다. 진한 커피 못 드시는 분이나, 드립 커피 초심자들이 드셔야 할 듯. 시럽을 넣으니 좀 더 괜찮았다.



산미 뒤로 초콜릿과 커피가 합쳐진 풍미가 강하고 길게 뻗어 나간다. 피니시로는 코코아 함량이 높은 초콜릿을 먹을 때 느껴지는 뒷맛(신맛)이 느껴진다. 이디오피아 리무와 더불어, 이 또한 아주 훌륭한 커피. 다음에는 따듯한 드립으로 마셔보고 싶다. 그냥 먹어도 좋고, 시럽을 넣어도 좋다.


요즘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하는 매장에는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베리에이션 뿐 아니라 핸드 드립도 메뉴에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콩이 좋고(비싸고) 잘 볶는다고 핸드 드립 커피까지 자동적으로 맛있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걸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 않나 싶고. (잘 볶는 것도 쉽지 않지만)


하지만 핸드 드립만 전문으로 하는 이심은, 확실히 예전부터 남다른 면이 있었다. 이심의 커피에 대해 주변인들에게, 초기에는 개성만 있었다면, 최근에는 그 개성을 깎고 다듬어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느낌이라 말한 적이 있다. 근데 이번에 방문해보니, 그 수준을 더욱 끌어올려, 이심에서만 맛볼 수 있는 핸드 드립의 오묘한 맛을 표현해내는 단계로까지 발전하신 것 같다. 그 오묘한 맛을 글로 표현하기 힘들어 커피 맛 설명이 부실하니 평점을 참고하시길.


요즘 가는 곳마다 커피 맛이 좋아져서 참 놀랍다.


PS : 커피볶는 곰다방이 계속 있었더라면...


맛 평점 (10점 만점)

동티모르 오가닉 = 8.5

이디오피아 리무 = 8.9

이디오피아 이르가체프 = 8

르완다 두쿤데카와 무사사 = 8.9


서울 마포구 연남동 227-5

070-4235-5050

낮 1시 즈음~저녁 11시(마지막 주문은 저녁 10시)

수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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