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은 트위터에 지인이 올린 투썸 플레이스에서 먹은 희한한 메뉴의 사진이었다.
http://yfrog.com/obijhlnj
이름 하여 솜사탕 아포가토라는 것인데, 아이스크림 위에 솜사탕을 올리고 에스프레소를 따로 내주는 그런 메뉴다.
사진을 처음 봤을 때 요즘 프랜차이즈의 상품 개발 센스는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다는 생각을 했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았는지 지인의 트윗은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577회나 리트윗이 되었다. RT까지 합하면 600회 이상 되지 않았을까 싶고.
여하간 그러던 중 솜사탕 아포가토라는 메뉴가 대체 어떻게 먹으라고 만든 것인지가 궁금해졌고, 검색을 해보게 되었다.
알아보니 문제의 솜사탕 아포가토는 투썸 플레이스가 아닌 투썸 커피에서 파는 물건이었고, 투썸 커피는 투썸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멀티브랜드 전략을 편 CJ푸드빌의 새로운 프랜차이즈였다.(투썸 커피는 현재 쌍림동의 CJ푸드월드, 강남역, 가로수길의 CJ가로수타운까지 해서 총 3개 점이 운영되고 있다.)
먹어본 분들 블로그에 들어가 보니 솜사탕을 좀 뜯어 먹다가 커피를 부어서 먹었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유튜브를 살펴보니 CJ쪽 관계자가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동영상을 찾을 수 있었다.
동영상을 보면 나름 보는 재미를 추구한 독창성이 엿보이고, 먹어본 또 다른 지인의 말로는 (커피와) 나름 어울리는 맛이라고 하더라는.
근데 나름 어울리는 맛이라는 평을 했던 지인이 먹은 것은 투썸 커피 것은 아니고 제주도의 닐모리동동이라는 카페의 것. 닐모리동동이 오픈한 게 작년(2011년) 5월, 투썸 커피가 오픈한 게 작년 6월이니 오픈 시기도 비슷한데 이렇게 특이한 메뉴가 겹친다는 게 석연치가 않다.
그래서 cotton candy affogato로 검색을 해보니 LA의 비버리힐즈 포시즌 호텔에 있는, 2010년 3월에 오픈한 쿨리나(Culina)라는 레스토랑이 나온다. 대략 보아하니 솜사탕이 올라가 있는 아포가토가 쿨리나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듯.
(그밖에 대만에 있는 Coffee Alley(咖啡弄)라는 카페에서도 작년 말부터 팔기 시작한 것 같다.)
이렇게 봤을 때 투썸 커피의(그리고 닐모리동동의) 솜사탕 아포가토는 쿨리나 것의 카피일까? 속단하긴 이른 것이, 사실 최근의 파인 다이닝(fine dining) 업계에서는 솜사탕을 메뉴에 활용하는 것을 상당히 자주 볼 수 있고, 따라서 쿨리나의 아포가토가 아닌 솜사탕을 활용한 다른 예를 보고 커피에 응용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특별한 레시피가 없다고 해도 될 정도로 굉장히 간단한 메뉴이기도 하고.
L.A.의 The Bazaar - 푸아그라 솜사탕(Foie gras Cotton Candy)
워싱턴D.C.의 Mini Bar - 솜사탕 장어(Cotton Candy Eel)
멕시코시티의 Biko - 100% 코튼 푸아그라(100% Cotton Foie gras)
그러나 최근 투썸 커피와 스위트플라워팩토리 사이에서 벌어진 와플샌드위치 베끼기 논란까지 살펴보면, 투썸 커피의 메뉴 개발과 선택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가에 대한 확신범적인 의구심을 지우기가 쉽지 않다.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베꼈냐 아니냐 같은 것이 아니라 자원의 활용과 그에 따른 기업의 역할이랄까.
CJ푸드빌이 작년에 새롭게 런칭한 브랜드 중 제일제면소의 인테리어는 일본의 우동 프랜차이즈인 마루가메 제면의 것을 카피했다는 이야기가 있고, 투썸 커피 또한 위에서 지적했듯이 타 업소의 메뉴를 카피했다는 의구심을 떨치기가 힘든 상황이다.
외식업계의 공룡이라 할 수 있는 CJ푸드빌의 풍부한 인력과 자금력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이 고작 카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작게는 직원 개인의 역량 발전에도 손해고, 회사 차원에서는 글로벌 시대의 경쟁력 강화에도 보탬이 되지 않으며, 나아가 국가 차원에서는 외식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뭔가 얘기가 좀 거창해졌는데 사실은 굉장히 기본적인 것 아닌가. 요즘 기업의 사회환원 이야기가 많은데, CJ푸드빌 같은 기업에서라면 제대로 된 오리지널 인테리어와 제대로 된 오리지널 상품을 개발하는 것 만으로도 관련 인력 육성과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고, 이러한 기본을 지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기본적인 사회환원이 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카피 인테리어와 카피 제품으로 이루어진 프랜차이즈가 전국에 수백 개씩 입점한다고 생각해보자. 관련 인력과 관련 산업은 발전은 커녕 퇴보하게 될 것이고, 기업은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단물만 빨아먹는 존재가 될 것이다.
스파이더맨에서는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는 법이라고 이야기하지만, 현실에서는 큰 힘을 가질수록 무책임한 행보를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부디 기업들이 좀 더 책임감 있는 행동을 보여주기를 바래본다.
이름 하여 솜사탕 아포가토라는 것인데, 아이스크림 위에 솜사탕을 올리고 에스프레소를 따로 내주는 그런 메뉴다.
사진을 처음 봤을 때 요즘 프랜차이즈의 상품 개발 센스는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다는 생각을 했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았는지 지인의 트윗은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577회나 리트윗이 되었다. RT까지 합하면 600회 이상 되지 않았을까 싶고.
여하간 그러던 중 솜사탕 아포가토라는 메뉴가 대체 어떻게 먹으라고 만든 것인지가 궁금해졌고, 검색을 해보게 되었다.
알아보니 문제의 솜사탕 아포가토는 투썸 플레이스가 아닌 투썸 커피에서 파는 물건이었고, 투썸 커피는 투썸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멀티브랜드 전략을 편 CJ푸드빌의 새로운 프랜차이즈였다.(투썸 커피는 현재 쌍림동의 CJ푸드월드, 강남역, 가로수길의 CJ가로수타운까지 해서 총 3개 점이 운영되고 있다.)
먹어본 분들 블로그에 들어가 보니 솜사탕을 좀 뜯어 먹다가 커피를 부어서 먹었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유튜브를 살펴보니 CJ쪽 관계자가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동영상을 찾을 수 있었다.
동영상을 보면 나름 보는 재미를 추구한 독창성이 엿보이고, 먹어본 또 다른 지인의 말로는 (커피와) 나름 어울리는 맛이라고 하더라는.
근데 나름 어울리는 맛이라는 평을 했던 지인이 먹은 것은 투썸 커피 것은 아니고 제주도의 닐모리동동이라는 카페의 것. 닐모리동동이 오픈한 게 작년(2011년) 5월, 투썸 커피가 오픈한 게 작년 6월이니 오픈 시기도 비슷한데 이렇게 특이한 메뉴가 겹친다는 게 석연치가 않다.
그래서 cotton candy affogato로 검색을 해보니 LA의 비버리힐즈 포시즌 호텔에 있는, 2010년 3월에 오픈한 쿨리나(Culina)라는 레스토랑이 나온다. 대략 보아하니 솜사탕이 올라가 있는 아포가토가 쿨리나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듯.
(그밖에 대만에 있는 Coffee Alley(咖啡弄)라는 카페에서도 작년 말부터 팔기 시작한 것 같다.)
이렇게 봤을 때 투썸 커피의(그리고 닐모리동동의) 솜사탕 아포가토는 쿨리나 것의 카피일까? 속단하긴 이른 것이, 사실 최근의 파인 다이닝(fine dining) 업계에서는 솜사탕을 메뉴에 활용하는 것을 상당히 자주 볼 수 있고, 따라서 쿨리나의 아포가토가 아닌 솜사탕을 활용한 다른 예를 보고 커피에 응용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특별한 레시피가 없다고 해도 될 정도로 굉장히 간단한 메뉴이기도 하고.
L.A.의 The Bazaar - 푸아그라 솜사탕(Foie gras Cotton Candy)
워싱턴D.C.의 Mini Bar - 솜사탕 장어(Cotton Candy Eel)
멕시코시티의 Biko - 100% 코튼 푸아그라(100% Cotton Foie gras)
그러나 최근 투썸 커피와 스위트플라워팩토리 사이에서 벌어진 와플샌드위치 베끼기 논란까지 살펴보면, 투썸 커피의 메뉴 개발과 선택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가에 대한 확신범적인 의구심을 지우기가 쉽지 않다.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베꼈냐 아니냐 같은 것이 아니라 자원의 활용과 그에 따른 기업의 역할이랄까.
CJ푸드빌이 작년에 새롭게 런칭한 브랜드 중 제일제면소의 인테리어는 일본의 우동 프랜차이즈인 마루가메 제면의 것을 카피했다는 이야기가 있고, 투썸 커피 또한 위에서 지적했듯이 타 업소의 메뉴를 카피했다는 의구심을 떨치기가 힘든 상황이다.
외식업계의 공룡이라 할 수 있는 CJ푸드빌의 풍부한 인력과 자금력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이 고작 카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작게는 직원 개인의 역량 발전에도 손해고, 회사 차원에서는 글로벌 시대의 경쟁력 강화에도 보탬이 되지 않으며, 나아가 국가 차원에서는 외식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뭔가 얘기가 좀 거창해졌는데 사실은 굉장히 기본적인 것 아닌가. 요즘 기업의 사회환원 이야기가 많은데, CJ푸드빌 같은 기업에서라면 제대로 된 오리지널 인테리어와 제대로 된 오리지널 상품을 개발하는 것 만으로도 관련 인력 육성과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고, 이러한 기본을 지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기본적인 사회환원이 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카피 인테리어와 카피 제품으로 이루어진 프랜차이즈가 전국에 수백 개씩 입점한다고 생각해보자. 관련 인력과 관련 산업은 발전은 커녕 퇴보하게 될 것이고, 기업은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단물만 빨아먹는 존재가 될 것이다.
스파이더맨에서는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는 법이라고 이야기하지만, 현실에서는 큰 힘을 가질수록 무책임한 행보를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부디 기업들이 좀 더 책임감 있는 행동을 보여주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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