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연남동의 이심에 오랜만에 들렀다.


주문한 커피는 코스타리카 몬테 크리솔 SHB .


메뉴판의 설명에 대체로 부합하는 맛이었으나 짜릿한 맛까지는 아니었고, 향은 좋았지만 풍부하다고 하기엔 약간 모자란 느낌.

망명정부 시절의 커피였다면 짜릿한 신맛이 나와줬겠지만, 더 이상 수제 로스터를 쓰시지는 않기 때문에 그건 어쩔 수 없는 듯. 예전이 더 좋았다기 보다는, 그 특유의 산미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강렬한 특징이었기에 약간 아쉽기는 하다.


리필로는 발자크를 마셨다. 리필은 천 원.

오노레 드 발자크(1799-1850)는 100여 편의 장편소설과 여러 단편, 희곡, 꽁트를 써내는 왕성한 필력을 자랑했는데, 글을 쓰기 위해 하루에 40잔 가까이 커피를 마셨다고 한다.

이심에서 마신 발자크는 매우 터프한 커피였는데, 오랜만에 위벽을 제대로 긁어주는 느낌을 맛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런 커피를 하루에 40잔씩 마셨다가는... 발자크는 커피 과음으로 인한 심장질환으로 별세했다고 하니...


이렇게 원두도 판매하고 계시니 참고하시고.


서울 마포구 연남동 227-5
070-4235-5050
망원동 구석에 조그맣게 숨어 있는 뼈해장국의 명가 일등식당입니다. 메뉴라고는 해장국과 술국이 다인 단촐한 곳이죠.



상암에서 열렸던 우리술대축제에 갔다가 생각이 나서 오랜만에 들렀네요. 막걸리 실컷 마시고 뼈해장국으로 해장하는군요. ^^;


뼈해장국(6천 원)입니다. 시래기 많이 주세요~했더니 듬뿍 얹어 주셨네요. 단, 겨울에는 이 주문이 통하지를 않아요. 시래기를 말릴 수가 없어서 말려놓은 거 가지고 겨울을 나셔야 돼서요.


살이 실하게 붙어 있는 뼈다귀(캐나다산)가 3~4조각 들어 있습니다. 웬만한 다른 동종업소에 비해 고기양이 꽤 많은 편이에요.

보통 뼈해장국 하면 얼큰한 국물에 들깻가루 팍팍 들어간 것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이 집 국물은 자극적이지 않고 맑고 구수한 스타일이에요. 조미료 맛도 안나구요. 국물이 좋다 보니 이 집에서 뼈해장국을 먹을 때는 국물을 리필하게 되더군요. 개인적으로 뼈해장국 국물을 리필해서 먹는 집은 일등식당이 유일합니다. 매운맛이 안 나면 영 심심한 분들을 위해 고추 썬 것이 준비되어 있긴 합니다만, 가급적이면 안 넣고 그냥 드시는 쪽을 권하고 싶군요.

저로서는 푸짐한 (고기) 양에 푸짐한 (시래기) 인심, 깔끔하고 구수한 국물의 삼박자가 어우러지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네요.

다만, 연세 드신 할머님 세 분께서 운영하시는지라, 언제까지 영업이 가능할지가 좀 걱정이긴 하네요. 아주머니 한 분이 계시기는 한데, 단순 고용인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고... 모쪼록 오래도록 있어주시기를 바랄 뿐이죠.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이 포스팅은 사진 촬영 후 약 1개월 정도 이내에 기재되었습니다. 


서울특별시 마포구 망원2동 476-1
02-333-0361
산 명물 비빔당면을 먹을 수 있다고 하여 연남동의 부산 코너를 찾았습니다. 국물이 끝내준다는 얘기도 들었구요.



일단 가격대가 부담이 없군요. 요즘에 3천원 내고 국수 한그릇 먹기가 쉽지 않죠.


일단 부산김밥 반줄(1천5백원) 먼저. 김밥 반줄 주문이 되기 때문에, 혼자서도 이것저것 시킬 수가 있습니다.


김밥이 토실토실한 게 보통 김밥집 김밥에 비해 사이즈가 큽니다. 여기 사장님 손이 크신 듯. 맛은 정직하고 소박한, 그런 맛이네요. 단무지가 안 들어가는게 특징인데, 맛이 부족하다 생각하시면 업소에 준비되어 있는 단무지를 같이 드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단무지랑 같이 먹는 게 더 좋더군요. 이 집 단무지 맛도 괜찮은 편이구요.


이것이 1차 목적이었던 부산명물 비빔당면(3천원)이네요. 일명 비당이라고도 불리는데, 1박2일에서 이승기가 먹는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일거에 전국적으로 유명해졌죠.


당면에 갖은 고명을 올리고 빨간 양념장에 비벼서 먹는 건데요. 서울의 상식은 빨간 양념 = 매콤달콤인데, 단맛은 없고 매콤하면서 칼칼한 양념장이 부드러운 당면과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내는군요. 이걸 먹으러 일부로 부산까지 갈 것은 없겠지만, 부산에 갔으면 한 번 먹어볼만 하겠다는 생각은 드네요.


김밥이나 비빔당면을 주문하면 기본 국물이 딸려 나오기는 합니다만, 어묵 맛을 보기 위해 수제 어묵(7백원)을 하나 주문합니다. 일단 국물을 한 입 먹어보는데 정신이 번쩍 나네요. 진하게 우린 멸치국물이 정말 소문과 기대 이상의 훌륭한 맛을 보여주는군요. 이런 훌륭한 멸치국물을 서울 시내 어디서 또 먹어볼 수 있을까 싶네요.

다만 국물이 넘 진하다보니 멸치 비린내가 살짝 올라오는데, 이런데 민감하신 분들은 살짝 거부감이 드실 수도 있겠네요.


수제어묵도 맛이 좋군요. 일반 어묵보다 가격이 약간(2백원) 비싸지만 비싼 값을 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부산코너에서 어묵 먹을 일이 있으면 수제어묵을 먹을 것 같네요.


이건 다른 날 가서 시킨 또 하나의 부산별미인 유부만두(4천원). 유부를 만두피처럼 써서 안에 여러 가지 소를 넣어 어묵, 곤약과 함께 국물에 끓여 냅니다.


유부만두는 사장님께서 직접 만드시는 수제품인데, 너무 정직하게 만드셔서 약간 심심한 감이 있기도 하고... 적어도 제 입에는 그렇게 느껴졌네요. 국물은 언제나 너무 맛있는 완소 멸치국물이었구요.


잔치국수(3천원)도 함 시켜봤네요. 저는 탄수화물을 사랑하기 때문에... 탄수화물 너무 맛있지 않나요? 세계를 제패한 파스타, 피자, 쌀국수는 역시 탄수화물이라는 공통점이... ^^;

잔치국수에도 국물은 완소 멸치국물을 쓰시는데요. 양념 다대기를 듬뿍 넣어주셔서 휘휘 저어 먹으면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이 정말 죽이네요. 다만 얼큰한 만큼 멸치국물의 풍미도 약간 사그라드는 느낌이 있어서, 다음에 먹게 되면 다대기를 조금만 넣어주십사 말씀드려볼까 하는 생각이 좀 드는군요. 반면에 멸치 비린내를 다대기가 눌러주는 효과가 있기도 하니 드실 분들은 참고하시구요.

맛도 좋지만, 요즘 분식 업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조미료 안쓰는 집이라 더 추천드리고 싶구요. 부산코너에서 저의 완소 메뉴는 잔치국수가 아닐까 하네요. 다음에는 떡볶이, 순대도 맛을 보고 싶군요. 내년 여름에는 우뭇콩국도 한 그릇 먹어보고 싶구요.(여름 한정 메뉴라)

글구 월간 이리 2011년 11월호제가 쓴 부산코너 소개 글이 있으니 함 읽어주심... ^^;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이 포스팅은 사진 촬영 후 약 1개월 정도 이내에 기재되었습니다. 


연남동 기사식당 골목 연남왕순대 맞은편, 연남돈까스 옆
02-322-9242

※  포스팅하다 잠깐 졸았더니 날짜가 하루 지나버렸네요. 멋지게(?) 당일 먹은 걸 당일날 올리려고 했더니... -_-; 하루 전 시점으로 돌아가서들 읽어주시길.


오늘도 트위터에서 잉여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와중에, 요즘 미식계에 나름 화제인 벤스쿠키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쿠키 하나에 3천4백 원이나 한다는 얘기를요. -_-;


5개들이 한 박스에 1만7천 원이라니, 1개에 3천4백 원꼴이라는 거였는데요. 마침 내일이 오픈이고 오늘부터 시식행사를 한다고 해서, 알 수 없는 사명감을 불태우며 머나먼 강남역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벤스쿠키는 영국 코벤트 가든에서 판다는 쿠키인데요. 무게를 달아서 파는데, 1kg에 14.25파운드구요, 1개 무게가 100g 정도 해서, 개당 가격은 개당 1.3파운드 정도 한다네요.(메뉴판에는 개당 1.15에서 1.45파운드 정도 한다고 돼 있군요.)


자 이것이 강남역 4번 출구 앞에 있는 벤스쿠키입니다. 테이크아웃 전문이라 가게는 크지 않네요. 시식을 해보니 맛은 있더군요. 달달하면서 살살 녹는 게 칼로리가 작렬하는 맛난 달다구리들에서 느껴지는 그런 맛이 나네요. 근데 제 앞에 서 있던 언니한테는 쿠키 반쪽을 준 것 같은데 저한테는 반의반 쪽을 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기분 탓이겠죠. -_-; (쿠키 사이즈는 대략 어른 손바닥만한 정도)


근데 이 멋진 가격이... 1개 무게가 대략 100g 정도 한다니 개당 3천5백 원에, 5개들이 한 박스에 1만7천 원을 받습니다. 제 돈 주고 사 먹을 일은 적어도 당분간은... 여기서 일단 내상을 좀 입었네요.


그리하야 내상을 좀 치료해보고자 신도림 디큐브시티 지하 1층의 세타가야 라멘에 들렸습니다. 주문은 세타가야 쇼유라멘(7천5백 원).

어패류 국물과 육류 국물을 섞은 쇼유라멘인데, 가츠오부시향, 니보시(국물내기용의 말린 생선)향, 육향이 따로 노네요. 맛도 당연히 안드로메다로... 현지 것과 비교해보면 국물 색이 벌써 다르네요. 오픈 초기에 현지인 스텝이 있던 시절과도 물론 다르구요.

(그런데 계란반숙의 조리상태는 정말 퍼펙트. 노른자가 완벽하게 젤 상태네요. 차슈는 칠레산이라 그런지 냄새가 약간 나긴 하는데, 그런 거 별로 신경 안 쓰는 분은 매우 맛있게 드실 수 있을 듯. 저도 아주 맛있게 먹었구요.)

이렇게 상처에 소금을 바르고...


해서 이번에는 5층에 가오픈중인 도츠에 들러봅니다. 스페인에서 들여온 도너츠 브랜드라고 하네요. 현재 매장이 공사중이구요. 그 앞에 조그맣게 쇼케이스 하나를 오픈했네요.

주문한 것은 커스터드 어쩌구 하는 2천2백 원이나 하는 쪼그만 도너츠인데요. 길이가 대충 제 중지 길이 정도 되네요.(조금 더 긴가? 뭐 어쨌든)


그런데 보통 메뉴 이름에 커스터드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속에 커스터드 크림이 들어 있을 거라고 예상이 되지 않습니까? 근데 아무것도 없는 민짜네요. 게다가 별로 맛도 없어요. 적어도 맛도 크기도 2천2백 원짜리하고는 거리가 먼 듯. 그러면 이제 3천5백 원짜리 쿠키를 먹을... 이렇게 단순비교를 하면 안 되는 거죠. -_-;
(※ 추후에 먹어본 지인의 제보에 의하면 이 도너츠 커스터드 크림 들어있다네요. 제가 먹은 것이 잘 못 만든 것인 듯.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_-; 가실 분들 참고하시길.)


이렇게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불로 지지는군요. (물론 제가 택한 고행의 길입니다만... ㅠㅠ)


이대로 집에 갈까 하다가 신도림역 부근에 고로케 카페가 있다는 걸 생각해내고야 마는군요. 잠시 고민하다 끝장을 보자는 마음으로 전진.

걸어서 5분~7분? 정도 걸립니다만, 가는 도중에 여성 2인조 도를 아십니까를 만나기도 하고... 나름 괜찮은 미모의 아가씨들이었기에 새삼 청년실업의 심각함을 몸으로 느끼는 이벤트였는데, 과연 이것이 길조일지 흉조일지...


감자고로케(1천 원)를 시켰습니다. 입을 대보니 뜨겁지 않고 따끈하네요. 튀겨놓은 것을 살짝 데워 주는 듯. 먹어보니 아까의 그 이벤트는 길조였던 것으로 판명! 


이것저것 넣지 않은 매우 퓨어한 맛의 감자 고로케로군요. 살짝 바삭한 껍질에 부드럽고 포실한 으깬 감자가 들어 있는데, 일부러 작은 감자 덩어리를 조금 남겨두셔서 살짜기 씹는 맛을 살리는 레시피의 묘가 돋보입니다. 맛있네요. 가격도 쿠키 1/3(보다도 싼!) 가격이고.

일단 오늘은 감자 고로케 하나만 먹어보고 퇴각했습니다. 다음에 와서 나머지 두 가지 고로케를 먹어보고 포스팅을 할 생각이네요.

오늘의 기묘한 모험 끝!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각 업소의 방문 및 시식은 2011년 11월 15일에 이루어졌습니다.

큐그레이더(Q-Grader)는 커피를 감별하여 등급을 매기는 커피 감별사이다.

큐그레이더 양성 프로그램은 2003년에 시작되었으며, SCAA(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America) 산하의 교육기관인 CQI(Coffee Quality Institute)에서 주관하여 자격시험을 치르고 있다. 말하자면 16세기부터 커피를 즐기기 시작해 17세기에 카페가 등장했던 유럽이 커피에 대해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던 반면에, 18세기 말에 일어난 보스턴 차 사건(1773년) 이후에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여 20세기 말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카페 문화가 꽃피기 시작한 미국이, 자국 커피 산업의 발달에 따라 자기들 입맛에 맞는 규격과 시스템의 필요를 느끼고 만든 것이라 할 수 있겠다.(그렇다고 해서 CQI가 악의 축 같은 것은 아니고, 수익의 90%를 커피산업에 환원하는 비영리 단체이며, 아프리카 농민들에게 무료로 커피 로스팅과 컵핑을 가르치는 등의 일도 하고 있다.)

큐그레이더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2011년 현재 전 세계에 1000명 정도가 있다고 하는데, 2008년에는 348명, 2009년에는 700명, 2010년에는 800명 정도로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국가별 큐그레이더 수는 2009년 자료에 의하면 콜롬비아에 174명, 미국에 80명, 일본에 70명이 있었고, 국내에서는 2008년 8월에 고대 안암동 보헤미안의 서필훈 실장이 처음으로 큐그레이더 라이센스를 획득하였다. 그리고 2009년 3월, 역시 고대 안암동 보헤미안의 최영숙 점장이 국내 2호 큐그레이더 라이센스 보유자가 되었다.

(서필훈 실장은 2009년 말 보헤미안을 나와, 마포구 연남동에 "커피 리브레"를 오픈하여 커피 교육, 원두 수입 및 판매 등을 하며 계속해서 커피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이후 국내 큐그레이더는 2009년(10월)까지도 4명에 불과했으나, 2010년(3월) 31명으로 늘어났고, 2011년(5월)에는 60여 명으로 늘어, 최근 2년 사이에 그 수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이는 국내에 SCAA가 인증한 교육&시험장이 늘어났기 때문인데, 강남구 논현동의 루소 커피랩이 2009년 7월 SCAA의 인증을 받은 국내 첫 시험장이 되어, 2009년 11월에 첫 교육 및 시험을 치른 바 있다. 그 후로 종로구 을지로의 아시아스페셜티커피감정사학원(저스트컵커피감정사학원에서 이름 변경), 강남구 도곡동의 커피플랜트, 부산의 JM커피바리스타학원, 강남구 대치동의 카페 골든컵, 여의도의 GKMT, 청주의 로빈커피교육학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SCAA 인증 교육&시험장이 생겨났다.(사실 뒤의 세 군데는 2011년 10월에 인증을 받아, 아직 큐그레이더 시험을 치른 적은 없다.)

이러한 교육&시험장에서는 SCAA가 인증하는 커피 교육과 시험을 치를 수 있는데, 커피 교육에 대해서는 그동안의 신화적이고 감성적인 교육방식을 벗어나, 수치화된 실증적 교육이 이루어진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시험을 통한 자격증 취득에 대해서는 약간은 부정적인 측면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자격증이 실력을 담보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큐그레이더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2010년(3월) 당시 큐그레이더의 수가 108명에 지나지 않았는데, 2011년 현재 국내 큐그레이더가 60여 명이나 된다는 것은, 앞으로 심각한 자격증 인플레 현상이 생겨날 수 있다는 예측이 가능하지 않을까.

현재 국내 커피 시장은 엄청나게 커진 반면에, 맛있는 커피에 대한 저변이나 인식은 굉장히 미비한 수준이다. 간단히 말해서, 카페 숫자는 너무나 많은데, 맛있는 카페를 찾기도 힘들고, 맛있는 커피를 음미할 줄 아는 사람을 찾기도 어렵다는 얘기다.

(개인적으로 서울 시내에서 정말 맛있는 카페를 다섯 군데 이상 댄다면 커피 맛을 좀 아는 사람, 열 군데 이상을 댄다면 부지런한 사람, 열다섯 군데 이상을 댄다면 인심이 후한 사람, 스무 군데 이상을 댄다면 커피 맛을 아는지 의심가는 사람이 아닐까 한다.)

이러한 현실을 바꿔나가는데 큐그레이더가 얼마나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아니면 단순히 교육&시험장들의 짭짤한 수입원(자격증을 따는데 대략 300만 원 정도가 든다.)으로 그칠 것인지 앞으로 귀추가 주목되는 바다.

(루소 커피랩에서 치른 국내 첫 큐그레이더 시험 합격자들의 좌담회 기사를 링크한다. 함 읽어보시길.)

인천 신포시장의 초 인기 업소. 닭강정계의 레전드. 원조 신포닭강정이 얼마전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머나먼 원조집도 언젠가 가볼 날이 오긴 하겠습니다만, 일단 비교적 멀지않은 곳에 프랜차이즈 지점이 생겨서 방문을 해보았습니다.


닭강정 반 후라이드 반으로 주문했네요. 사이즈는 대(1만5천원).

요즘 치킨 프랜차이즈는 대부분 닭 사이즈가 크질 않죠. 가격도 더 싸겠지만, 조리시간이 짧은 것도 그 이유일텐데요. 손님들도 닭이 빨리 나오기를 원하고, 가게도 회전율을 높여야 하니 작은 닭을 빨리 튀겨서 빨리 파는 거죠.

하지만 신포닭강정은 닭 사이즈가 여느 치킨집들보다 확실히 큽니다. 대자 시키면 성인 남자 2명이 양이 모자라지 않을 정도로 커요. 문제는 그만큼 조리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건데, 그건 사전에 어느 정도 예상을 했기 때문에 별 문제는 아니었네요. 다만 샐러드를 2접시 정도 먹었을 뿐이죠. ^^;


사실 제가 좋아하는 신촌의 크리스터 치킨도 큰 닭을 쓰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거든요. 하지만 그 기다림을 감내할만한 맛과 양이 있기에 훌륭한 업소로 꼽는 거죠.

원조 신포 닭강정도 크리스터 치킨과 비슷한 정도로 큰 닭을 쓰는 느낌인데요. 먹어보니 비슷한 정도로 배가 불렀거든요. ^^;


사실 가기 전에 본점을 비롯한 여러 지점의 시식평을 예습하고 갔는데요. 많은 분들이 프랜차이즈 지점의 공통적인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는 문제를 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신포시장의 본점에 비해 튀김옷이 두껍고, 별로 맵지가 않다는 것.

튀긴 음식의 튀김옷이 지나치게 두꺼우면 아무래도 재료의 맛을 해치게 되니 좋을 것은 없겠죠. 그런데 확실히 조금 거슬릴 정도로 튀김옷이 두껍더군요. 튀김 반죽을 좀 묽게 하면 되지 않을까 싶기는 하지만, 조리의 편이성 때문인지 어째서인지 좀처럼 개선이 되지 않는 듯 합니다. 이미 인터넷에 튀김옷을 지적한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데도 아직 그대로인 걸 보면요.

매운맛에 대해서는 제가 본점을 가본적이 없으니 비교하긴 뭐합니다만, 약간 지나치게 단 느낌이라, 좀 더 매운맛이 올라가면 맛에 개성도 생기고 좀 더 땡기는 맛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후라이드는 그냥 평범한 맛인데요. 역시 튀김옷이 좀 두꺼운게 에러네요. 다만, 한 가지 맛만 계속 먹으면 아무래도 쉽게 물리기 마련이고, 신포닭강정은 특히 당도가 높다보니 중화제 삼아 후라이드를 반반으로 시키는게 좋을 것 같네요.

전반적으로 나쁜 업소는 아닙니다. 가격대비 양도 많은 편이구요.(물론 테이크아웃 전문의 동네 치킨집에 비하면 가격 우위가 크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만) 다만 두꺼운 튀김옷은 좀 더 얇은 쪽으로 개선되면 좋겠고, 보다 맛있게 드시려면 평균보다 조금 더 맵게 해달라고 하시는게 좋을 듯.

하지만 제가 원하는 개선점(튀김옷과 매운맛)이 고쳐지기 전에는, 가격대비 괜찮은 집(양이 많으니까) 이상의 포지션을 차지하게 될 것 같지는 않네요.

홈페이지 들어가면 위치, 메뉴, 가맹점안내 등을 볼 수 있습니다만,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것 보다는 가맹점 수가 많은 것 같군요.(적어도 제가 가본 지점은 아직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지가 않네요.)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이 포스팅은 사진 촬영 후 1개월 이내에 기재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식음료 분야 중 가장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분야는 무엇일까요. 개인적인 생각으로 칵테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칵테일은 작업용 술이고 칵테일바는 쇼 보러 가는 곳으로 생각합니다. 술 좋아하시는 분들은 으레 와인이나 위스키, 사케 같은 것들을 찾기 마련이고, 미식으로 유명한 블로그에서도 칵테일에 대한 포스팅을 보는 건 굉장히 드문 일이죠. 대형 포탈의 카페에서 '바'를 전문으로 하는 곳을 본적은 있지만, 아무래도 카페라는 곳이 폐쇄적이다보니 별로 눈에 띄지가 않구요.

그러니까 정확히 말해서 먹는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맛으로 인정받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것이 대한민국 칵테일의 현주소라고 봐야겠죠.

이런 와중에도 맛있는 칵테일을 한다는 몇몇 바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긴 합니다만, 대부분 머나먼 강남에 위치한 고로 선뜻 발걸음이 떨어지지가 않더군요.

그러던 중 홍대의 'd.still'이 맛있는 칵테일을 내는 최고의 업장 중 한 곳이라 하여 찾아가 보았습니다. 원래는 청담에 계시다가 홍대로 이전을 하셨다는데요. 이제 홍대로 오신지 1년 정도 되셨다는.


까이피리냐(1만원). 브라질의 국민 음료로 알려져있는 칵테일입니다. 사진이 끝내주게 조악하군요. 마음의 눈으로 필터링해서 보시길. -_-;

까이피리냐가 어떤 술인지와 만드는 법은 Juan의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를 보시면 자세히 나와있으니 살펴들 보시구요.(다만 이 블로그에 한 가지 오류가 있는데, 레몬이 아니라 라임이 들어가죠. 착각하신 듯.)

사진상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빨대를 두 개 꽂아서 주시는데요. 자잘한 얼음이 들어가는 칵테일의 경우 마시다가 빨대가 얼음으로 막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빨대를 여분으로 하나 더 꽂아준다고 합니다. 커플놀이 하라고 그렇게 주시는게 아니라는 거. -_-;

맛은 좋았습니다. 칵테일 잘 만드신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런데 제가 좀 멍청하게 먹는 바람에 제 맛을 느끼질 못했어요. 빨대로 음료를 마실 때 빨대를 음료 윗부분에 놓고 마시는 버릇이 있는데, 까이피리냐는 바닥에 설탕이 가라앉아 있거든요. 때문에 좀 더 저어서 설탕을 섞거나, 빨대를 아래로 넣어서 설탕이 함께 빨려올라오게 먹었어야 했는데, 얼음 들어간 칵테일을 많이 휘저으면 맛이 흐려지기 때문에 일부러 별로 젓지 않고 먹는 습관까지 있어서...(그런데 보통 사람들이 얼음 들어간 칵테일을 먹을 때 습관적으로 계속 젓고는 하죠. 그래서 한 번은 심하게 젓는 친구 손을 스톱시킨 적도 있다는. -_-;)

결국 수위가 바닥까지 내려와서야 이걸 깨달은 저는 공부가 부족함을 다시 한 번 통감하고...

그런데 일행이 시킨 마가리타(d.still 마가리타. 11,000원)를 한 입 먹어보니, 이건 정말 맛있더군요. 굉장히 입체적이면서 다양한 맛이 나는데, 말하자면 한 번에 네다섯 가지 맛의 파노라마가 좌악 펼쳐지는 그런 느낌. 일류의 칵테일이란 이런 걸까요. 이렇게 제 우물의 벽을 깨뜨리며 조금씩 넓혀가는 일은 언제나 참 즐겁습니다.

사실 d.still은 밖에서 봤을 때는 약간 썰렁해 보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인테리어를 미니멀하게 절제하셔서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은데, 안에 들어가보면 아늑하고 심플한 공간에 힙한 음악이 분위기를 더해줍니다.

그리고 영업방침이 좀 특이해요. 메뉴에 없는 칵테일은 판매하지 않고(치밀하게 계산된 레시피로 칵테일을 만들기 때문에), 기본안주 외의 안주 메뉴가 없습니다(칵테일 개발과 제조에 집중). 대신 손님이 음식을 업장에 반입해서 먹을 수 있다고 하네요. 물론 지나치게 비매너스러운 음식을 가지고 들어가는 건 좀 곤란하겠습니다만.

메뉴나 가격 등은 d.still 블로그를 참조하시구요. d.still이 모히토 잘 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만, 그 외의 메뉴들도 다양하게 시도해보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보통 유명하고 많이 팔리는 메뉴와 가장 맛있는 메뉴는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 d.still에는 숨겨진 보석같은 훌륭한 칵테일들이 많이 있을 것 같거든요. ^^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이 포스팅은 사진 촬영 후 1개월 이내에 기재되었습니다. 


02-337-7560
송탄의 유명 업소인 영빈루를 운영하는 집안의 3대째가 홍대에 가게를 차렸죠. 이름은 초마. 초마(炒馬)는 재료를 볶는다는 뜻인데, 짬뽕의 중국식 표기가 초마면이라는 얘기가 있더군요.(정확한 표기는 馬가 아니라 碼라고 누가 그러던데, 일부러 그런 건지 실수인지는 잘모르겠구요.)

영빈루는 짬뽕이 유명하고, 초마는 짬뽕과 탕수육만 파는데 얼마전부터 토요일 한정으로 만두도 팔고 있더라는.

전에 백짬뽕과 탕수육을 한 번 먹었었고, 이번에는 짬뽕을 먹어보려 2차 방문.


다들 백짬뽕이 맛있다고들 하는데, 확실히 백짬뽕이 더 낫군요.(가격은 짬뽕과 백짬뽕 모두 6천원 동일) 그런데 그 이유는 이집 짬뽕이 백짬뽕에서 고추를 빼고 대신 고춧가루를 넣어서 만든 거라서 그런 거네요. 그러니까 대부분 백짬뽕 하는 집들은 짬뽕과 백짬뽕의 레시피가 다릅니다. 하지만 초마는 레시피가 별로 다를게 없다보니, 오리지널 메뉴라 할 수 있는 백짬뽕은 맛이 괜찮은데, 그것의 얄팍한 변형인 짬뽕은 마이너 체인지가 된 느낌이네요.

그런데 백짬뽕이나 짬뽕이나 과연 맛있다고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감이 드는 것이, 불맛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탄맛이 너무 많이 납니다. 탄맛을 빼고 생각해 보더라도, 국물맛이 뭐 대단히 수준있거나 하지도 않구요. 다만 일반적인 짬뽕국물이 해물 + 조미료맛인데 비해, 초마의 국물은 채썬 돼지고기를 볶아서 낸(것으로 추정되는) 구수한 맛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면의 경우는 반죽에 화학첨가물을 별로 안넣는지 쫄깃하기보다는 부드러운 편인데요. 지난번에 백짬뽕을 먹었을 때는 부드러운 느낌이 괜찮았습니다만, 상대적으로 아삭하게 볶아진 야채와 채썬 돼지고기의 식감에 밀려서 그 부드러움을 제대로 느끼기가 힘들더군요. 반면에 이번에 먹은 짬뽕은 지난번 보다는 졸깃한 느낌이었는데, 이게 또 뭐 굉장히 쫄깃하고 이런 건 아니다보니 어중간한 느낌이 들어서 별로더라구요.


그래도 탕수육(소 1만2천원)은 지난번에 맛있게 먹었기에 탕수육 맛집은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탕수육도 말썽이네요.(조금 먹다가 찍은거라 비쥬얼이 좀... 양해해주시길...)

초마의 탕수육은 고기가 두껍고 촉촉한게 특징인데, 이런 스타일의 문제점이 재료가 좋지 않거나 조리가 잘 못 되면 티가 확 난다는 건데요. 이번에 먹은 탕수육은 고기에서 냄새가 나고 약간 설익은 느낌도 들고 그렇더라구요. 뭐 이건 컴플레인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긴 하겠습니다만, 제가 시도를 해보지는 않은 터라...

자, 이렇게 초마 (짬뽕) 별로다는 얘기를 하면 나오는 쉴드가 '역시 영빈루가 낫다', '영빈루와 초마는 맛이 다르다' 뭐 이런 말씀들을 하시는데요. 그렇다면 영빈루는 얼마나 맛이 있을까요?

제가 머나먼 송탄까지 가는 방법도 있겠습니다만, 간단하게 인터넷을 좀 뒤져봤습니다.

영빈루가 원래는 굉장히 저렴한 업소였으나 급격한 가격상승이 있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요. 검색을 좀 해보니 2009년 9월까지는 짜장면이 2천원, 짬뽕이 2천5백원인 곳이었습니다. 그러다가 2009년 10월에 가격을 전격 인상하여 짜장면 3천원, 짬뽕 4천원이 되었더군요. 그 전에 2008년에 생긴 영빈루 신관에서는 이미 짜장면 4천원, 짬뽕 4천원을 받고 있었으나, 본관이 영업을 하지 않고(정확한 시기는 모르겠습니다만) 신관으로 통합된 지금은 본관 가격과 동일한 짜장면 3천원, 짬뽕 4천원을 받고 있네요.

모든 맛집이 그렇듯이 영빈루 또한 사람마다 맛있다는 의견과 아니라는 의견이 나뉩니다만, 적어도 영빈루의 짬뽕 신화에는 2천5백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 크게 반영되었으리라는 것은 미루어 짐작이 됩니다. 물론 지금 가격이 비싼 것은 아니고 오히려 예전이 너무 저렴했다고 봐야겠지만요.

다만 저로서는 초마에 짬뽕을 먹으러 다시 갈 일은 없을 듯 하구요. 영빈루가 초마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봤을 때, 그 정도 레벨의 짬뽕은 굳이 송탄까지 가지 않아도 먹을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천원, 이천원 정도는 더 줘야겠지만요.) 물론 채썬 돼지고기를 볶아서 나오는(것으로 추정되는) 구수한 국물맛은 영빈루 계열의 특징인 듯 하고, 그 맛을 좋아하고 찾으시는 분들은 송탄까지 가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비슷한 레벨이라면 다른 스타일의 짬뽕이라도 OK니 좀 더 가까운 짬뽕 맛집을 찾아보고 싶네요.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이 포스팅은 사진 촬영 후 1개월 이내에 기재되었습니다. 


지금은 일본 라멘집이 너무 많아서 셀 수가 없을 정도지만, 서쪽(홍대)은 하카다문고, 동쪽(건대)은 우마이도로 양분되어 있던 시절이 있었지요. 하지만 제 나와바리에 있는 하카다문고는 별로 마음에 들지가 않았어요. 일본 맛이긴 한데 맛있는 맛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면은 푹 익고 냄새 또한 심해서 더 그런 느낌이 들었죠. 냄새는 뭐 고유의 레시피가 있다고 치겠는데, 면은 일본식으로 딱딱하게 주든지 아님 주문받을 때 물어보든지 했어야 하는게 아닌지... (요즘에는 기본이 딱딱하게 나오거나 주문시 물어보는 곳이 꽤 있죠.)

사실 하카다문고가 마음에 안드는 이유는 이런 지엽적인게 아니라 국물의 맛과 농도가 문제인데요. 일단 국물 맛은 돼지뼈만 우린 듯한 맛이긴 한데, 농도도 진하지가 않고 맛도 깊은 맛이 없어요. 그것보다 더 찐하면 어쩌라는 거냐는 말씀들 하실텐데, 제 느낌에 하카다문고 국물은 깊은 맛이 날 정도로 사골국물 함량이 진하지가 않아요. 찐득한 느낌은 콜라겐과 지방질에서 나오는 거구요. 더 깊은 맛을 내기 위해서는 돼지뼈를 더 우리거나 다른 재료를 첨가해야겠지만, 그렇게까지 해서 더 완성된 무언가를 만들기 보다는 기본을 지키는 선에서 멈춘 것이 하카다문고의 레시피가 아닌가 하는 생각(추측)이네요. 좋게 말하면 돈코츠로 만든 돈코츠 라멘 일텐데, 요즘 설렁탕집이라고 해서 소뼈만 넣어서 국물 우리지는 않거든요. 국물 맛을 더 좋게 하기 위해 쇠고기도 넣고 하죠.

뭐 그래서 하카다문고는 안가고 있었는데, 건대에 우마이도라는 가게가 맛있다는 얘기가 들려오더군요. 가봐야지라는 생각은 여러 번 했지만 거리가 멀다보니 생각만 하고 가지를 못하고 있던 중에, 홍대 푸르지오 상가 지하의 멘야 도쿄라는 가게를 들리게 되었죠. 그리고 거기서 저는 정말로 맛있고 찌인한 돈코츠 국물을 만나게 되었던 것이지요.(냄새도 안나구요.) 그러나 하카다문고에서 손님 줄을 세우고 있던 사이에, 멘야 도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찌인한 돈코츠를 먹을 수 있는 곳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찌된 일인지 덮밥이 맛있는 곳이라는 오명을 쓰고, 정작 맛있는 돈코츠 라멘은 몇몇 마이너 블로거들에게나 인정받는 그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가 결국 올해 초인가에 없어지고 말았죠. 면은 자가제면이 아니었기 때문에 좀 떨어지긴 했지만 국물은 정말 최고였는데, 없어지고나서 그 안타까움이란... ㅠㅠ
[라멘 전문 블로거 모님의 얘기에 의하면 멘야 도쿄가 처음부터 진한 돈코츠 국물은 아니었다고. 오히려 좀 어중간한 맛이었다는 얘기가. 하지만 맛이 좋아진 다음에 방문한 사람들도 다들 덮밥 얘기만 하고 있지 진한 돈코츠 국물 좋다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는 거. 그저 한심하고도 슬픈... ㅠㅠ (12/06/13 추가)]

그러고나서 여기저기서 라멘을 먹어보았지만 멘야 도쿄의 빈자리를 채워줄만한 그런 곳은 찾을 수가 없었죠. 가본 가게들 중 유타는 꽤 마음에 들었는데, 국물의 농도가 멘야 도쿄에는 미치지 못해 아쉽더군요. 대략 유타로의 국물을 2배 정도 찐하게 만들면 멘야 도쿄 국물이 된다고 보시면 될 듯. (우마이도는 역시 아직도... 과연 올해 안에 갈 수 있을지?)

그러던 중 신촌에 괜찮은 라멘집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게으름 피우다가 몇 달 후에) 방문한 것이 가마마루이 라멘입니다.


가마마루이 라멘 사장님은 원래 신촌 현대백하점 옆 골목에 코코로 라멘이라는 업소를 운영하고 계셨는데, 돈부리가 맛있기로 나름 알려진 곳이었으나, 뜻한 바가 있어 라멘에 집중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하여 장소도 이전하고 이름도 바꾸고 해서 새롭게 시작하셨다는.


반찬으로 먹을 수 있게 가게에서 만든 마파두부와 단무지 무침이 제공되고, 국물에 밥을 말아 먹을 수 있도록 밥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요금은 따로 받지 않지만 셀프로 가져다 먹어야 하는데요, 주문한 라면이 나오기 전에, 밥을 조금 퍼서 마파두부를 위에 올린 다음 단무지와 함께 먹고있는 젊은이들이 종종 보이더군요.


온센다마고(1천원). 퀄리티 괜찮습니다.


돈코츠 라멘(7천원). 국물 농도와 면 익힘의 주문이 가능한데요. 국물은 아주 진하게, 면은 딱딱하게로 주문했습니다. 국물도 면도 모두 마음에 드는군요. 국물은 멘야 도쿄보다는 좀 못하지만(맛의 방향도 좀 다르고 농도도 약간 연합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훌륭합니다. 적어도 마포구 안에 있는 라멘집 중 제 입에는 제일 낫네요. 면은 자가제면 하시는데 맛있게 잘 만드셨구요. 차슈의 퀄리티는 보통이지만, 그 외에는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국물 간도 잘 맞추셨고, 혹시 간을 더 하고싶은 분들을 위해 테이블에 타래(양념장)도 준비되어 있네요. 매운맛을 즐기시는 분들은 카라미소를 넣으시면 되구요. 저도 면을 다 건져먹고 국물에 밥말아 먹을 때 카라미소를 좀 넣어봤는데요. 맛이 괜찮더군요. 라멘 국물에 밥 말아먹으면 맛이 어떻냐구요? 멘야 도쿄에서 돈코츠 국물에 밥 말아드셔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그 정도로 진한 돈코츠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그 맛은 다른 음식으로는 대체 불가능한 충족감이 있지요. 가마마루이 라멘도 멘야 도쿄의 그 느낌을 재현할 수는 없지만,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며 그래도 이런 곳이 있다는 것에 위안받을 정도는 됩니다.

이런 주문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다음에 가게되면 국물은 아주아주 찌~인하게, 면은 아주 딱딱하게로 함 먹어보고 싶네요. 그러면 멘야 도쿄의 맛에 근접할 수 있을지도요.


저는 개인적으로 홍대에 이퓨도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홍대에서 라멘 먹을 일은 없을 것 같구요. 라멘이 생각날 때는 신촌 가마마루이 라멘을 찾으렵니다. 근데 이퓨도는 도산공원 앞의 1호점에 이어 가로수길에 2호점이 생긴다고... 홍대는 언제쯤 들어올 예정인지?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1년 10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91-6 
02-3142-3929
12시-3시, 5시-9시30분
일요일 공휴일 휴무


명동의 전광수 커피 하우스에 갔다.

나는 과테말라를 일행은 브라질을 주문.


처음에는 물맛이 났다.

그러다 몇 모금 마셔보니 혀가 적응을 하는지 커피 맛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맛도 향도 바디감도 나무랄데 없는 그런 커피.

그러나 즐거움도 잠시. 커피가 혀뿌리를 지나면서 그 맛이 사라지는 기이한 경험이 시작되었다.

커피 한 잔을 다 마시는 동안 내내.

마시고 한참을 앉아있으니 리필을 해준다.


작은 잔에 나온 브라질에서 다시 한 번 같은 경험을 리플레이.

애연가가 겉담배를 연거푸 두 대 피운 느낌이 이런 느낌일까. 충족되지 않음에서 오는 헛헛함.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지났더라도 포수의 글러브에 들어가지 않으면 스트라이크 판정은 나오지 않는다.

야구가 야구이기 위해서는, 그리고 커피가 커피이기 위해서는 갖추어야할 무언가가 있는 법이다.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이 포스팅은 사진 촬영 후 1개월 이내에 기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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