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길에서 골목을 들여다보면 저 멀리에 간판이 있는데, 실은 골목으로 들어가서 한 번 더 꺾어야 가게가 나옵니다. 이런데 과연 맛집이 있을까 싶은 위치랄까요. 



막국수 가격이 완전 착하죠.



정갈한 반찬.



원래 양념과 김, 깻가루가 올라가는데 빼고 달라 부탁드렸습니다. 면 반죽은 주문 후에 바로 손반죽을 하고, 메밀은 국산을 쓰는데, 껍질을 벗긴 메밀 90%, 벗기지 않은 통메밀 10%를 섞는다고 합니다. 재료 때문인지 주문 후 반죽을 하기 때문인지, 여느 가게들보다 메밀향이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그 이상으로 임펙트있게 느껴졌던 건, 통메밀이 들어가서 만들어진 꺼끌한 거친 식감이었습니다. 막국수 매니아라면 필히 맛봐야할 훌륭한 면발입니다. 육수는 소고기와 엄나무를 끓여 만든다고 하는데, 독보적인 면에 비해서는 좀 처지는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검색을 해보니 최근 육수가 더 나아졌다는 얘기도 있네요.



빼달라고 한 양념을 안주인께서 따로 챙겨주셨습니다. 먹다가 심심하면 섞어서도 먹어보라 하시네요. 덕분에 그냥 먹다가 이렇게도 저렇게도 먹어봤는데, 적어도 저 빨간 양념은 너무 매워서 안 넣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 입맛에는 저런 것들이 들어가야 먹을만하게 느껴지기도 하겠지요.


방배동의 양양메밀막국수는 넷상에서 칭송하는 분들이 이미 꽤 보이는 가게입니다만, 아무래도 위치나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아직 모르는/가보지 못하신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 독특하고 터프한 면발에는 더 많은 분들이 느끼고 즐겨주셨음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되는 개성과 완성도가 있습니다. 막국수 매니아를 자처하시는 분이라면, 위치의 난해함과 접근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가보실만한 곳으로 강추합니다.


맛 평점 = 8.7 (10점 만점)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6년 3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793-1

02-3482-3738

오전 11시~저녁 9시


배추가 잔뜩 들어간 국물은 시원하고, 연근해 오징어를 위시한 해물 건더기도 조리 상태가 부드럽고 괜찮습니다. 문제는 면이 너무 퍽퍽하고 푸석하다는 거. 밀가루와 반죽기가 있으니 자가제면을 한다는 건데, 이 면은 마치 밀가루 반죽을 면 모양으로 그저 썰어만 놓은 느낌입니다. 밀가루 면이라면 글루텐 형성에 의한 탄력이 있어야 할텐데 그런 게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즉, 자가제면을 하는 이유는 단지 단가를 줄이기 위함일 뿐이고, 면의 퀄리티 향상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는 거지요. 어디다 면 납품하는 곳이 이런 면 들고오면 바로 반품처리될 겁니다.



홍대에는 홍콩반점이 두 개 있는데, 이번에는 다른 지점에 가서 짜장면을 먹어봤습니다. 포스터에는 불맛의 진수라고 써놨는데, 쓸데없이 인위적으로 과도하게 탄맛이 들어가서 맛을 살리기는 커녕 해치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달아요.(저 단 거 잘 먹고, 동네 배달 짜장면도 맛있게 먹는 사람입니다.) 게다가 면은 지난 번 짬뽕의 그것과 똑같아서, 푸석하고 퍽퍽한 면과 탄맛나고 달달달달달달한 소스가 빚어내는 하모니는, 전생에 내가 얼마나 큰 죄를 지었을지에 대해 고찰하는 시간을 가지게 해줍니다. 한입 두입 먹고나니 더 이상 먹을 수가 없어 그냥 나갈까 하다가, 테이블 위에 있는 간장을 부어서 비벼먹었더니 단맛이 줄어들면서 그나마 목구멍으로 넘길 수는 있는 맛이 되네요.


출출하기는 한데 딱히 먹고 싶은 건 없는 날이 있어, 홍콩반점을 한 번 체험해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짬뽕은 롯데리아 햄버거 정도는 되는 수준이라는 생각이고, 만약 다음에 갈 일이 생긴다면 짬뽕밥을 먹으면 더 낫지 않을까 싶더군요. 그런데 짜장면은 보시다시피 정말 최악이었구요. 면이며 소스며가 이게 디폴트인지, 아님 제가 간 날 제가 간 지점이 문제가 있었던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파는 사람도 대단하고 먹는 사람도 대단한데, 먹으니까 팔고 파니까 먹는 거겠습니다만, 과연 닭이 먼저일까요 달걀이 먼저일까요? 이런 걸 가지고 젊은이들은 입맛이 후지다던가, 백종원이 나쁘다던가 하는 식으로 판단하고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이나 핵심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 보구요. 확실한 건 소비자에게는 선택의 자유가 있고, 맛있게 만든다고 장사 잘 되는 건 아니라는 거죠. 선택의 자유가 있는데도 왜 이런 곳을 선택하는가? 맵고 짜고 달고 느끼하면 장사가 되는 듯 보이는 현실에서 업주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같은 것이 풀어야할 숙제겠구요.


하고싶은 얘기는 많지만, 일단 궁금한 건 이겁니다. 홍콩반점 지점들 다 이런가요?


맛 평점 (10점 만점)

짬뽕 = 7.5

짜장면 = 5.0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6년 2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신수동이 어딘가 하면, 신촌과 서강대 사이에 있는 동네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기본적으로 조용한 동네인데 특히 요수정 주변은 고즈넉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하더군요. 가게 이름인 요수정은 셰프님 고향에 있는 정자 이름이라고.



그런 동네다 보니 이런 가격이 가능하겠지요. 이 가격에는 아마도 가게 인테리어도 한 몫 한 것 같습니다만.(그러니까 눈으로 보고 즐길 거리는 하나도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점심에는 식사 메뉴만 판매하고, 저녁에는 식사와 요리를 팝니다.



냉이, 가지, 달래 튀김(12,000). 고급 일식집의 그것과 비교하긴 힘들지만 충분히 맛있습니다. 가지가 특히 좋더군요.



저온 조리한 삼겹살 스테이크(15,000). 고급 레스토랑의 비슷한 이름의 메뉴들에 비해 모양은 떨어집니다만, 맛은 떨어지지 않는 느낌입니다. 오히려 이만 못한 것을 내고 있는 곳들도 많지 않을지. 가니쉬로는 시즈닝한 바나나를 구워 내셔서 깜놀했네요.(좋은 의미로)



우리 쇠고기 볶음밥(9,000). 쇠고기가 완전 부드럽고 양도 제법 많이 들어있습니다. 밥도 잘 볶았구요. 식사 메뉴 중 요수정의 시그니처.



오믈렛(8,000). 아래에 밥이 깔려있습니다. 주요 고객이 서강대생들이다 보니, 학생들 주머니 사정도 고려하고 배도 채워주셔야 했겠지요. 맛도 괜찮았구요.



오늘의 파스타(8,000). 이건 좀 평범.



숙주, 우삼겹 볶음(13,000). 요것도 평범. 매일 메뉴를 바꾸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근데 저는 저온 조리 삼겹살 스테이크에서 이미 가게에 대한 리스펙트가 흘러 넘쳤던 터라 별로 불만은 아니었구요. 좀 더 특별한 메뉴를 찾으신다면, 평범해 보이는 이름의 메뉴는 패스하시는 것도 좋을 듯요.



水(수) 닭갈비(15,000). 강원도 태백에서 먹는다는 물 닭갈비의 요수정 버전인데요. 학생들의 식사 겸 안주 메뉴라고 하더군요. 학생들은 남은 국물에 밥도 볶아먹고 하나 본데 저희는 배가 불러서... 고기는 야들야들하니 좋은데, 단맛이 좀 강한 편이니 참고하시구요.(덜 달게 해달라 주문이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요건 다른 날.



라구 꼰길리에니(14,000). 괜찮더군요.



허브 로스트 치킨(15,000). 좋았습니다.



오믈렛(8,000). 이날 직원 분이 한 분 안 계셔서 (더 바빠서) 그랬는지, 조리 상태가 지난 번 보다 약간 아쉬웠던. 근데 그게 불만은 아니고, 역시 시그니처인 볶음밥을 먹었어야 했는데 이걸로 이미 배가 불렀던 게 문제였죠.


요수정은 가게에 냉동고가 없고, 그날 그날 장을 봐서 요리하며, 매일 메뉴가 바뀌는 곳입니다. 제목에

'동네 레스토랑'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위치가 동네지 음식은 동네 수준의 것이 아니구요. 페이스북을 통해 그날의 메뉴를 가끔(^^;) 공지하며, 페북에 올라오지 않은 날 메뉴가 궁금해서 저녁 영업시간 시작 즈음에 전화를 걸어보니 셰프님께서 메뉴를 말씀해주시더군요. 근데 저는 다음에 가게 되면 굳이 메뉴를 물어보지 않을 것 같네요. 좀 먹어보니 항상 일정 이상의 것을 내주시리라는 믿음이 생겼달까요.


요즘 힙하고 핫한 동네들 많이 가십니다만, 멋있기 보다는 맛있는 음식을 실속있게 즐기고 싶으시다면 신수동 쪽으로 발걸음을 한 번 돌려보시죠.


PS : 인근의 괜찮은 카페로는 왓코, 신수동리, 에이스타, 비로소 커피 등이 있습니다.


맛 평점 = 8.0~8.7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6년 1월, 2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마포구 신수동 457

02-718-2102

오전 11시 30분~밤 12시

일요일 휴무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osoo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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