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와 올해 초까지 참 많은 커피를 맛봤다. 국내는 물론 해외 로스터리의 원두, COE에 이르기까. 지금까지도 많은 커피들을 마셔왔지만 좀 더 세계를 넓혀보면 어떤 게 보이고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지 궁금했달까. 맛본 해외 로스터리의 원두는 대략 이렇다.(국적은 마셔본 원두의 로스터리 지역/위치 기준. 작년보다 더 이전에 마셔본 것들은 표기하지 않았다. 실제로는 이 외에도 기록을 하지 않아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 것들도 있다.)


커피 콜렉티브 - COFFEE COLLECTIVE (덴마크)

콘트라 커피 - KONTRA COFFEE (덴마크)

리스테리엣 커피 - RISTERIET COFFEE (덴마크)

프롤로그 커피 - PROLOG COFFEE (덴마크)

더 팩토리 - THE FACTORY (덴마크)

라 카브라 - LA CABRA (덴마크)

팀 윈들보 - TIM WENDELBOE (노르웨이 오슬로)

마루야마 커피 - 丸山珈琲 (일본 도쿄)

노지 커피 - NOZY COFFEE (일본 도쿄)

오니버스 커피 - ONIBUS COFFEE (일본 도쿄)

푸글렌 - FUGLEN (일본 도쿄)

스위치 커피 - SWITCH COFFEE (일본 도쿄)

로스티드 - Roasted (일본 도쿄)

글리치 커피 - GLITCH COFFEE (일본 도쿄)

사루타히코 커피 - 猿田彦珈琲 (일본 도쿄)

쥬이치보 커피점 - 十一房珈琲店 (일본 도쿄)

사자 커피 - SAZA COFFEE (일본 히타치나카)

트렁크 커피 - TRUNK COFFEE (일본 나고야)

보알라 커피 - VOILA COFFEE (일본 가고시마)

위켄더스 커피 - WEEKENDERS COFFEE (일본 교토)

라이트업 커피 - LIGHT UP COFFEE (일본 교토)

멜 커피 로스터스 - Mel Coffee Roasters (일본 오사카)

블루 보틀 - BLUE BOTTEL (일본&미국)

하트 커피 - HEART COFFEE (미국 포틀랜드)

코아바 커피 - Coava Coffee (미국 포틀랜드)

포베럴 커피 - FOUR BARREL COFFEE (미국 샌프란시스코)

라밀 커피 - LAMILL COFFEE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텔리젠시아 - INTELLIGENTSIA (미국)

심플 카파 - SIMPLE KAFFA (대만)

올 데이 - ALL DAY (대만)

가비 - GABEE (대만)

LAURA'S SEED COFFEE (대만?)

피카 피카 카페 - Fika Fika Cafe (대만)

커핑룸 - CUPPING ROOM (홍콩)

스퀘어마일 - SQUARE MILE (영국 런던)

하즈빈 - HASBEAN (영국 스태포드)

오나 커피 - ONA COFFEE (호주 캔버라)

캄포스 커피 - CAMPOS COFFEE (호주 시드니)

킹스우드 커피 - KINGS WOOD COFFEE (호주 시드니)

샘플 커피 - SAMPLE COFFEE (호주 시드니)

에이 커피 - A COFFEE (호주 멜번)

듁스 커피 - Dukes Coffee (호주 멜번)

프라우드 메리 커피 - PRAUD MARY COFFEE (호주 멜번)

센서리랩 - Sensory Lab (호주 멜번)

세븐 시즈 - SEVEN SEEDS (호주 멜번)

마켓 레인 커피 - Market Lane Coffee (호주 멜번)

패트리샤 커피 브루어스 - Patricia Coffee Brewers (호주 멜번)

에브리데이 커피 - EVERYDAY COFFEE (호주 멜번)

옥션룸 - AUCTION ROOM (호주 멜번)

핸드픽트 커피 - HANDPICKED COFFEE (뉴질랜드 오클랜드)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커피는 역시 미국이다. 북유럽, 호주, 일본 같은 곳들이 핫하다고 하지만 탑 레벨의 몇 매장은 훌륭하나 거기서 벗어나는 순간 로스팅에서 아쉬운 부분이 느껴졌다. 반면에 미국의 네임드 로스터리들은 큰 사이즈의 로스터를 사용하면서 훌륭한 결과물을 일관성 있게 만들어내고, 그런 로스터리들의 숫자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많다. 예를 들어 각 나라의 네임드(실력으로 또는 유명세로) 로스터리를 10개~20개 정도 뽑아서 점수를 매긴다면 미국을 따라갈 나라는 없지 않을까.


호주 커피는 역시 멜번이다. 타 지역과는 결과물에서 많은 차이가 느껴진다. 단, 오나 커피의 밀크 베리에이션은 굉장히 맛있게 마셨다.


일본 커피 여행은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적어도 웹상에서/책에서 그럴듯하게 소개해놓은 곳들 중에 굳이 찾아갈 만한 곳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평균점은 우리보다 높을 수 있는데(사실 높을 것이다), 잘하는 곳들의 솜씨/숫자만 놓고 보면 도쿄보다 서울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일본에서는 맛있는 커피는 적당히 찾고(탑 레벨 매장 몇 군데만 가보고) 맛있는 식당을 열심히 다니는 게 좋을 것 같다. 아, 근데 해외 매장들의 일본(주로 도쿄) 지점이 많이 생기고 있으니 그런 곳까지 포함하면 갈만한 곳이 늘어날 수도...


북유럽은... 음... 좀 더 마셔봐야겠다. 일단 잘 하는 곳들은 잘 한다. 하지만 과거에 잘 했는데 최근 폼이 엄청 떨어진 곳도 있었다. 풋내 작렬. 퀄리티 유지 못하는 한국 로스터리들 생각이 나면서 한국만 그런 건 아니라는 것도 느껴보고...(근데 한국은 유지할 퀄리티 자체가 없는 곳들이 너무나도 많다.)


한국 로스터리들의 평균점은 점점 내려가고 있다. 가게는 늘어나는데 로스팅 제대로 하는 곳은 늘지 않는다. 퀄리티가 예전만 못한 곳들도 너무 많고. 잘 하는 곳들은 잘 하지만(근데 소비자는 그런 곳들을 잘 모른다) 전반적으로는 퇴보하고 있다. 그렇다면 추출은 잘 하는가... 글쎄...


인스타/블로그 등을 보면 커피 마시러 열심히 다니는 분들이 제법 계시는데(사진 찍으러 다니는 분들 말고), 업계인/업자가 업무나 친목 관계로 다니는 게 아니라면 대부분 커알못이다. 커피 맛을 알면 그렇게 많은 카페를 다닐 수가 없다.


커피 대회 수상자/매장이라고 해서 대회에서의 그것을 매장에서 일관성 있게 구현하라는 법은 없다. 해외 수상자/매장이거나 세계대회라고 할지라도.


내년 이맘때 쯤에는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까. 나도 궁금하다.


구로구 오류동의 평양냉면집입니다. 광명시에서 인기를 얻어 여의도로 이전한 정인면옥의 원류가 되는 집이지요. 현재의 광명 정인면옥은 여의도와는 별 무관하다 보아야 한다고들 하더군요.



오래된 가게들은 저마다의 룰이나 특이사항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오류동 평양냉면은 면수 대신 따뜻한 육수를 줍니다. 보온통에서 셀프 리필해서 먹을 수도 있구요.



일반적으로 평양냉면집은 만두를 같이 합니다만, 이 집은 만두는 겨울에만 합니다. 그래서 만두를 먹어본 적이 아직 없네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노려보려고 합니다만.


냉면 가격이 참 착한데, 이것도 몇 년 전에는 6천원이었다가 올라간 가격이죠. 사실 6천원 시절에는 저렴해서 먹는 느낌이었다면, 7천원 되고 좀 지나서는 맛이 꽤 좋아졌는데, 최근 맛이 더 좋아졌다고 해서 방문을 했지요.(방문 시기는 3월)



반찬에 특별한 기억은 없으니 평범했던 듯요.



암돼지 편육. 반찬이 평범한 건 괜찮은데, 문제는 이 편육도 평범했다는 거... 일반적인 보쌈고기 같은 말랑말랑한 수육인데, 밥이랑 먹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냉면에 어울리는 느낌은 아니었구요. 맛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다음에 또 주문하게 될지는 모르겠네요.



평양냉면(7,000). 먹어보니 확실히 면도 육수도 더 좋아졌네요. 이 정도면 이쪽 지역 분들은 굳이 시내의 유명 노포들을 갈 필요가 없지 않나 생각이 드는군요. 가격을 생각하면 더 그렇구요.



평양비빔(7,000). 제 평생 평양냉면집에서 비빔을 먹어본 건 이번이 처음인데, 예전에는 평양냉면은 굳이 멀리 나가서 먹어야 하는 음식이었고, 그런 곳 같이 가는 친구 중에 비빔을 꼭 먹어야겠다는 친구도 없었고, 지금은 가격도 많이 올라서 그 가격에 비빔을 시켜야 할 이유는 (딱히 더 좋아하거나 목적한 메뉴가 아니니) 더더욱 없어서 말이지요. 하지만 7천원이라면 한 번 주문해볼 만 하죠.


결론적으로 제 첫 평냉집 비빔은 아주 성공적이었습니다. 들기름과 맵지도 달지도 않은 양념이 두툼한 면과 어우러져 격조 있는 비빔냉면의 맛을 보여주더군요. 나중에 7월 방문 때 보니, 이 집은 비빔냉면 손님이 정말 많더라는.



7월에도 방문을 했는데, 이번에는 녹두전을 시켜봤습니다. 근데 별로 마음에 들지가 않는군요. 반죽의 밀도가 너무 묽고, 기본 간도 너무 약하게 되어있는 느낌입니다. 옛날부터 하던 방식을 그대로 하시는 걸까 생각도 해보았습니다만, 이 경우에는 (이유가 무엇이든) 맛을 좀 수정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암돼지 편육과 마찬가지로 녹두전도 재주문은 하지 않을 것 같구요.



7월은 여름인 데다 주말 점심에 방문했더니 3월과는 달리 가게 앞에 줄이 생겼는데, 이리 바쁘다 보니 면과 육수의 텐션이 3월에 비해 좀 떨어지는 느낌이었네요. 아무래도 바쁜 데는 장사 없는 법이라 유명하고 오래된 가게들도 여름에는 퀄리티가 들쭉날쭉한 경우가 많고, 그래서 여름에는 평양냉면을 즐기지 않는다는 미식가들도 제법 있죠. 사실 저도 기본적으로 여름에 평양냉면집 가는 건 기피하는 편이구요.


제 생각에 이 집의 가장 큰 문제는 냉면과 함께 주문해서 먹을 메뉴가 없다는 건데요. 암돼지 편육이나 녹두전을 시킬 바에야, 차라리 냉면을 두 그릇 드시는 게 낫지 않을까 싶더군요. 1인 1냉면 주문 시에는 사리추가로 냉면 한 그릇을 더 주문할 수 있는데, 사리추가는 3천원밖에 안 한다는 것도 장점이구요. 저도 다음에 지인이랑 둘이 방문하면, 평냉을 하나씩 시키고 비냉을 사리추가로 주문해서 나눠 먹을 요량이네요.


PS : 식후에 커피 한잔 하시려면 도보 7분 거리의 달콤한 나의 커피를 추천합니다. 동네 카페 수준을 많이 상회하는 '맛있는' 커피를 냅니다.


맛 평점 (10점 만점)

냉면 = 8.1~8.5

암돼지 편육 = 8.0

녹두전 = 7.8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6년 3월, 7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구로구 오류1동 13-55

02-2614-2263

낮 12시~저녁 8시 30분

첫째 주 넷째 주 월요일 휴무

※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헬카페의 블렌드에는 지난 7월 초부터 2016 에스메랄다 게이샤가 들어갔다. 과연 어떻게 맛이 바뀌었을지.



엄청나게 달다. 단맛 뒤로 이어지는 밀키함과 초콜릿 풍미. 마치 달콤한 밀크 초콜릿과 같은 풍미가 엄청 두툼하게 입안을 가득 채운다. 흐뭇하게 그 풍미를 즐기고 있으려니, 그 두툼함을 뚫고 한 줄기 쓴맛이 곧게 솟아오른다.


달고 부드러우며 쓰다. 어째서 게이샤를 넣었는가? 그것도 에스메랄다 게이샤를. 그런 생각이 드는 맛일 수도 있다. 하지만 더 좋은 맛, 더 높은 경지로 올라가기 위한 과감한 시도였고, 그 시도가 성공한 것 또한 확실하다. 홀빈에서 나는 향을 맡아보고 커피를 마셔보면 더욱 재미있다.


맛의 밀도가 굉장히 진하다 보니, 커피만 계속 마시고 있으면 혀가 둔해져서 맛을 좋다고 느끼는 정도가 점점 낮아질 수 있다. 티라미스 등을 같이 주문해서 입맛을 환기시키면서 드시기를 추천한다.


PS : 이왕이면 민머리 사장에게...


맛 평점 = 9.1 (10점 만점)


서울시 용산구 보광동 238-43

010-4806-4687

월~금, 오전 8시~저녁 10시

·일, 낮 12시~저녁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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