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레드 플랜트에서 플랫 버 그라인더를 교체했다. 기존에 쓰시던 메져 로얄에서 새롭게 바뀐 그라인더는 말코닉의 최신 기종 피크(PEAK).



레드 플랜트에서 플랫 버 그라인더에 넣는 콩은 넛티/초콜레티 블렌드인 바디빌더(아메리카노 3,500). 확실히 예전보다 확연하게 클린해진 느낌이 들면서, 어둠속에 가려져있던 커피의 섬세한 표정을 끄집어내 보여주는 것 같다.


덤덤한 고소함 뒤로 단맛과 신맛이 살며시 느껴지고, 목넘김 뒤로는 자극적이지 않은 당도와 산도를 가진 초콜릿 뉘앙스가 천천히 부드럽게 올라온다. 전반부 중반부까지는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지만, 후반부의 그것에서는 기분좋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에스프레소도 괜찮았지만, 아메리카노에서는 기승전결의 드라마틱함이 모자란 부분을 후반부에서 느껴지는 장점으로 보완해준 게 있다면, 에스프레소는 아메리카노에서의 그것을 (맛이 농축되다보니) 명확하게 느끼기 힘든 부분이 있다. 에스프레소보다는 아메리카노를 드셔보시기를 추천한다.


기물을 이렇게 빈번하게 업그레이드하는 가게, 그리고 그 업그레이드가 맛의 변화/업그레이드로 확확 느껴지는 가게는 그리 많지 않다. (반면에 이리 좋은 기물을 쓰면서 맛은 왜 이 모양인지 싶은 곳은 많...) 좋은 가게고 재미있는 가게다.


맛 평점 (10점 만점)

아메리카노 = 8.5

에스프레소 = 8.1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82-16

02-322-5606

월~금 오전 8시~오후 10시

토, 일 오전 10시~오후 10시

홈페이지 http://www.redplant.co.kr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redplant825

블로그 http://blog.naver.com/redpl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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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오리진 아메리카노(3,500). 밝고 라이트한 산미가 경쾌하게 입안을 맴돌고, 둘에서 셋 정도의 결이 느껴지는 여리여리한 과일 내음이 가비얍게 하늘하늘 피어오른다. 마치 향긋한 과일차라도 마시고 있는 기분이랄까. 그 와중에 마치 커피임을 잊지 않게 하려는 듯이, 후반부에는 너티(nutty)함이 살짝 고개를 내민다.



레드 플랜트에서 판매하는 싱글 오리진은 현재의 블렌드에 들어가는 콩들을 개별 판매하는 거라고 보면 되는데, 이번 레드 오리진 블렌드에는 에티오피아 모모라, 니카라과, 코스타리카가 들어갔고. 문제(?)는 워시드 콩 없이 내추럴과 허니 프로세스 콩으로만 이루어진 탓에, 애프터의 클린컵이 좀 좋지가 못하다.(내추럴이나 허니 프로세스 콩의 경우 일반적으로 워시드에 비해 클린컵이 떨어진다.) 런데 실은 이 레드 오리진은 컴퓨터 프로그램의 개발자 버전과 비슷한 것으로, 납품용에는 워시드를 하나 넣어서 클린컵에 별 문제가 없게 만드셨다고.(대중성을 위해서는 '불호'를 없애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보통 개발자 버전 프로그램은 좋아지고 개선된 점들과 함께 불완전하거나 버그가 있는 등의 문제가 공존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가 개발자 버전 프로그램을 쓰는 이유는, 그렇게까지 심각한 버그가 있지는 않고, 약간의 버그는 감내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 아닐까. 이 개발자 버전 레드 오리진의 경우도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장점을 즐기려는 생각으로 마신다면 충분히 맛있고 매력 넘치는 커피라는 생각이다.


3일 연속으로 방문해서 같은 블렌드를 에스프레소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로도 마셔봤는데, 에스프레소에서는 단점이 좀 더 두드러지는 느낌이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클린컵은 약간 나아지는 것 같은데 향이 좀 약하게 올라오는 느낌이다. 장점이 가장 부각되는 것이 따뜻한 아메리카노 같고, 취향에 따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드셔도 좋겠다.(클린컵 문제로 점수를 약간 깎았지만, 장점과 개성에서는 점수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


PS : 클린컵이라든가 취향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은데... 너무 길어질 것도 같고, 일단 취향에 따라 평가하거나 추천하지는 않는다는 정도로.


맛 평점 = 8.7 (10점 만점)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82-16

02-322-5606

월~금 오전 8시~오후 10시

토, 일 오전 10시~오후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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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렌드 핸드드립 진하게(7,000). 작고 예쁘고 단정한 잔과 거기에 담긴 검은 액체가 자아내는 모양새가 심히 음전하다. 마셔보니 모양새뿐 아니라 맛도 음전한 기운이 형상화된 느낌이다.


부드럽게 시작해서 묵직하게 끝이 난다.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약 > 강으로 이어지는 맛의 그라데이션이 혓바닥 위에 샤르르륵 아로새겨진다. 예전의 블렌드들이 강하고 진한 느낌이었다면, 지금의 블렌드는 부드럽고 달콤하다. 예전의 블렌드들이 매니아들에게 실력과 솜씨를 뽐내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의 블렌드는 누구에게나 선보일 수 있는 가게의 얼굴이 된 것 같다.


예전의 블렌드들도 물론 맛있었지만, 큰 관점에서 어떤 과정에 있었던 게 아니었나 싶고, 지금의 것은 완성된 원숙미가 느껴지는 것 같달까.



클래식 카푸치노(4,800). 핑크색의 슬레이어 머신으로 뽑은 에스프레소에 밀크폼. 에스프레소의 크레마와 밀크폼이 만나 고소한 풍미를 만들어내고, 우유와 만난 에스프레소에서는 부드러운 새곰함이 느껴진다. 밀크폼과 커피의 합동 공격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밀크폼과 커피를 함께 머금어야 그 맛이 제대로 느껴지는데, 잔의 같은 부분에 입을 대서 마실 경우 한 두 입 후에는 커피만 입에 들어오게 된다. 그럴 땐 스푼을 이용해서 밀크폼을 당겨오거나 떠서 커피와 같이 드셔 보시길.


블렌드 핸드드립과 클래식 카푸치노는 헬카페의 커피 메뉴 중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데, 오랜만의 방문이다 보니 예전의 그 맛과 같지는 않았지만, 맛있고 훌륭한 커피라는 점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고.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번 주 수요미식회 주제가 커피이고, 가봐야 할 가게로 헬카페가 나오는 것 같더라는.


수요미식회(@tvnmsg)님이 게시한 사진님,


관심 있으신 분들은 방송 전에 함 다녀와 보시는 게 좋지 않을지. 드신 후에 방송을 보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고. 수요미식회 잘 안 보는데, 이번 주 커피 편은 제대로 볼 예정.


PS : 음악 볼륨은 좀 줄어든 것 같기도?


맛 평점 (10점 만점)

블렌드 핸드드립 스트롱 = 8.8

클래식 카푸치노 = 8.9


서울시 용산구 보광동 238-43

010-4806-4687

월~금, 오전 8시~저녁 10시

·일, 낮 12시~저녁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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