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연남동의 이심에 오랜만에 들렀다.


주문한 커피는 코스타리카 몬테 크리솔 SHB .


메뉴판의 설명에 대체로 부합하는 맛이었으나 짜릿한 맛까지는 아니었고, 향은 좋았지만 풍부하다고 하기엔 약간 모자란 느낌.

망명정부 시절의 커피였다면 짜릿한 신맛이 나와줬겠지만, 더 이상 수제 로스터를 쓰시지는 않기 때문에 그건 어쩔 수 없는 듯. 예전이 더 좋았다기 보다는, 그 특유의 산미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강렬한 특징이었기에 약간 아쉽기는 하다.


리필로는 발자크를 마셨다. 리필은 천 원.

오노레 드 발자크(1799-1850)는 100여 편의 장편소설과 여러 단편, 희곡, 꽁트를 써내는 왕성한 필력을 자랑했는데, 글을 쓰기 위해 하루에 40잔 가까이 커피를 마셨다고 한다.

이심에서 마신 발자크는 매우 터프한 커피였는데, 오랜만에 위벽을 제대로 긁어주는 느낌을 맛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런 커피를 하루에 40잔씩 마셨다가는... 발자크는 커피 과음으로 인한 심장질환으로 별세했다고 하니...


이렇게 원두도 판매하고 계시니 참고하시고.


서울 마포구 연남동 227-5
070-4235-5050
명동의 전광수 커피 하우스에 갔다.

나는 과테말라를 일행은 브라질을 주문.


처음에는 물맛이 났다.

그러다 몇 모금 마셔보니 혀가 적응을 하는지 커피 맛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맛도 향도 바디감도 나무랄데 없는 그런 커피.

그러나 즐거움도 잠시. 커피가 혀뿌리를 지나면서 그 맛이 사라지는 기이한 경험이 시작되었다.

커피 한 잔을 다 마시는 동안 내내.

마시고 한참을 앉아있으니 리필을 해준다.


작은 잔에 나온 브라질에서 다시 한 번 같은 경험을 리플레이.

애연가가 겉담배를 연거푸 두 대 피운 느낌이 이런 느낌일까. 충족되지 않음에서 오는 헛헛함.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지났더라도 포수의 글러브에 들어가지 않으면 스트라이크 판정은 나오지 않는다.

야구가 야구이기 위해서는, 그리고 커피가 커피이기 위해서는 갖추어야할 무언가가 있는 법이다.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이 포스팅은 사진 촬영 후 1개월 이내에 기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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