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걷고 싶은 거리 끝(예전 부첼라 자리)에 새로 생긴 라멘집. 일본 브랜드의 한국 지점입니다.



라멘(국물)의 종류, 면, 소스(간), 토핑 등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일단 가격이 참 착하죠. 세트 메뉴도 다양하고 세트 가격도 좋습니다.



일본 이곳저곳에 지점이 있나 보네요. 부탄츄 외의 브랜드도 운영하는 듯하고.



소스와 마늘은 보통, 숙주와 파는 많이로 주문했더니 이런 거대한 숙주+파의 산이... 야채가 너무 많아서 면의 식감을 느끼는데 방해가 될 정도군요. 웬만하면 숙주와 파는 보통 이하로 주문하시길...



토코 톤코츠로 주문했더니 국물이 꽤 진합니다. 그런데 국물에서 뭔가 미세한 입자들이 느껴지면서 텁텁한 맛이 나는 게 마이너스.



면은 꼬불꼬불면으로 주문했는데, 가는면과 꼬불꼬불면 둘 다 드셔 보신 믿을만한 블로거 분이 가는면이 별로라기에...



교자는 레알 진심으로 맛이 없군요. 좀 타기도 했는데, 카운터석에 앉았던 고로(지금은 카운터석이 없어졌습니다.) 요리사 분께 직접 받았더니, 서버 분이 탄 걸 보고 바꿔준다고 해서 다시 받았습니다.(새로 받은 건 사진을 깜박) 근데 이랬든 저랬든 맛이 없기는 마찬가지... 피가 좀 두꺼운데, 식감도 맛도 별로고 구운 쪽도 전혀 바삭하지가 않네요. 게다가 소는 김치만두 소인데 문제는 일본식이라는 거... 그러니까 피도 소도 맛이 없...


요즘 나름 호평인 라멘집인데, 세간의 포인트는 가격과 푸짐한 사이즈의 차슈인 모양입니다. 가격이 매력적이라는 데 대해서는 저도 이견이 없습니다만, 제 호감도를 자극한 부분은 일본 맛을 그대로 내고 있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러니까 굉장한 맛, 최고의 맛, 어떤 정점을 찍은 맛은 아닙니다. 그러나 많은 한국 라멘집들이 맛도 그리 대단치 않으면서 일본 맛도 아닌 그런 라멘들을 내고 있기에, 부탄츄의 일본 맛에 충실하면서 퀄리티도 나쁘지 않은 그런 점에 점수를 주게 되네요. 김치에 비유한다면 최고의 양배추와 페페론치노로 만든 김치 보다는 그저 그런 배추와 태양초로 만든 김치가 보다 김치다운 맛을 내지 않겠는가 하는 그런 것이랄까요.(세트로 먹었던 볶음밥과 차슈 돈부리도 일본 맛이라는 기준에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딱 거기까지기는 했죠. 교자는 절대 비추입니다만...)


그저 맛 변치 않고 자리를 지켜주길 바랄 따름입니다만, 한국 대중들의 입맛에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다만, 최고의 무언가를 바라고 방문하시는 분들은 기대치를 좀 낮춰주시고, 기존 한국 라멘집들의 맛의 방향성에 불만이나 의문을 가지신 분이라면 가보셔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2년 9월, 11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사진은 9월에 촬영하였습니다.)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30-19 1층






월간이리 2012년 11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클릭하시면 PDF 파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젤라또와 아이스크림


일반적으로 젤라또는 이탈리아 아이스크림 또는 이탈리아에서 아이스크림을 칭하는 단어 정도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아이스크림과 젤라또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아이스크림과 젤라또는 둘 다 재료를 휘저어 혼합하면서 온도를 낮추어 만드는데, 재료를 휘젓는 과정에서 공기가 들어가며 그 특유의 질감과 식감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아이스크림은 휘젓는 속도를 빨리, 젤라또는 느리게 하기 때문에 아이스크림에는 공기가 많이 들어가고 젤라또에는 공기가 적게 들어가 재료의 밀도가 높아지고 맛이 진해지게 된다.(밀도가 높기 때문에 아이스크림에 비해 빨리 녹지도 않고) 그렇다고 모든 아이스크림에 공기가 많이 들어가 있는 것은 아니고, 하겐다즈 등의 고급 아이스크림은 젤라또와 비슷한 정도로 천천히 휘저어 만들기 때문에 진한 맛을 낸다.


또한 유지방의 함량도 다른데, 아이스크림은 이름 그대로 우유나 크림 등의 성분을 넣어 얼려서 만든다. 반면에 젤라또는 우유나 크림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젤라또 중에도 우유를 베이스로 한 제품에는 물론 우유가 들어가지만 그렇지 않은 제품(과일이나 넛츠류 등)에는 거의 또는 전혀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이스크림보다는 젤라또에서 재료 본연의 맛을 좀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다.


그러니까 아이스크림이 오리 간이라면 젤라또는 푸아그라, 아이스크림이 육우라면 젤라또는 1등급 한우라고나 할까.



깨끗하고 순수한 맛, 젤라띠 젤라띠


지금까지 한국에 오픈한 젤라떼리아(젤라또 가게)의 풍경은 쇼케이스 안에 젤라또 통이 여러 개 들어가 있고, 어떻게 생긴 젤라또인지 눈으로 보면서 고를 수 있는 그런 것이었다. 그러나 젤라띠 젤라띠는 뚜껑이 달린 스테인리스 통에 젤라또가 들어있고, 통 옆의 팻말에 어떤 재료로 만든 것인지가 표기되어 있는 조금 생소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사실 이탈리아에서도 두 가지 방식의 가게가 모두 존재하는데, 후자가 온도 유지에 더 유리하고 따라서 맛을 더 일정하게(그러니까 맛있게)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젤라또 하나를 뜰 때 쇼케이스를 통째로 열어야 하는 전자의 방식이 아무래도 더운 공기의 유입이 더 잦은 건 사실이니 일리가 있는 말 같기도 하고. 하지만 그동안 한국에서 젤라또를 먹어본 바로는 딱히 스테인리스 통에 개별보관을 한다고 해서 맛이 엄청나게 좋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는데…. 하지만 일단 맛을 보고 판단하기로 하고.


젤라띠 젤라띠의 젤라또는 이렇게 개별보관이 되어 있다.


젤라띠 젤라띠 또한 다른 젤라떼리아와 마찬가지로 테이스팅이 가능한데, 테이스팅 스푼에 떠주신 젤라또를 한 입 맛보는 순간 행복과 감동이 입안에서 몸으로 서서히 퍼져가는 느낌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요즘 인터넷에서 흔히 쓰는 표현으로 진짜가 나타났다고 할까. 지금까지 한국에 오픈한 젤라떼리아를 모두 뛰어넘는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맛을 보여준다. 원재료를 젤라또라는 형태로 옮겨낸 그 순수하고 깨끗한 맛을 느껴보니, 뚜껑달린 스테인리스 통 정도가 아니라 2중 3중으로 안전장치를 해서라도 그 맛을 유지해야 할 것 같은 생각마저 들더라는. 하지만 역시 젤라또를 눈으로 볼 수가 없다보니, 테이스팅은 커녕 가게 앞을 서성이다가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이 꽤 된다. 용기는 미인을 얻는 데도 필요하지만, 미식을 하는 데도 필요한 법이거늘.


날이 점점 추워지고 있긴 하지만, 젤라띠 젤라띠의 젤라또는 한겨울에 먹는데도 저항감이 느껴지지 않을 그런 맛이다. 맛도 좋지만 진한 풍미가 느껴지면서 동시에 스르르 녹는 그 식감과 질감을 한 번 접해본 분이라면 아마도 동의하시지 않을지. 어쩌면 한 겨울에 홍대 어드메서 줄을 서서 젤라또를 먹는 풍경을 보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젤라띠 젤라띠에서는 일단 콘으로 드셔보시길.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콘인데, 콘의 맛도 좋고 콘 속에 맛있는 초콜릿을 넣어주신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다. 이 가격에 이 맛이면 그저 감사할 따름.


주소 : 마포구 서교동 407-8

전화 : 02-3144-3281

위치 : 극동방송국 삼거리서 상수역 방향 세븐일레븐 옆 골목(속칭 클럽 골목)

시간 : 일~목 낮12시~밤11시, 금~토 낮12시~새벽1시


월간이리 2012년 3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클릭하시면 PDF 파일로 보실 수 있습니다.




경양식 돈까스와 일식 돈까스


한국에서 돈까스는 크게 경양식 돈까스와 일식 돈까스로 나뉜다고 할 수 있다. 경양식 돈까스와 일식 돈까스는 둘 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음식인데, 경양식 돈까스는 1895년 긴자의 렌가테이에서 처음 만들기 시작했다고 하고(당시 메뉴 이름은 돈육 가쓰레쓰 豚肉ガツレツ), 일식 돈까스는 1929년 우에노의 폰치켄에서 만들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돈까스를 만든 것은 당시 폰치켄에서 일하던 시마다 신지로라는 요리사라고 하는데, 당시 널리 퍼져있었던 포크 가쓰레쓰(아시겠지만 가쓰레쓰는 커틀렛의 일본 발음)를 개량하여, 고기 두께를 두툼하게 하고 칼로 썰어내 젓가락으로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 돈까스(豚カツ)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참고로 렌가테이는 지금도 영업을 하고 있으나 폰치켄은 없어진지 오래)


렌가테이의 명함과 간판의 그림은 개업 1년 뒤 서양화가 손님이 당시 긴자의 풍경을 그려준 것이다.


이러한 돈까스는 일제강점기(1910~1945)를 통해 우리나라에 전해졌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당시에는 호텔이나 요정 등의 고급업소를 통해서나 접할 수 있었던 터라 일반 대중에게는 거리가 먼 음식이었을 것이다. 1925년에 오픈한 한국 최초의 양식당으로 알려져 있는 서울역 그릴의 경우 은 식기와 은 촛대를 사용했을 정도의 최고급 업소였다고 하니, 대략 지금의 롯데호텔 피에르 가니에르 정도 된다고 보면 될까.(서울역 그릴은 지금도 영업을 하고 있으니, 옛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한 번 가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


그런데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때 전해진 돈까스는 경양식 돈까스이지 일식 돈까스는 아닌 듯하다. 일식 돈까스는 일본에서도 최신 문물이었기에 전해지지가 않은 걸까. 왜 최근까지도 일본서 10년 전에 유행하던 것이 한국에 최신 유행으로 들어온다는 얘기도 많이들 했고.

  

돈까스의 대중화


경양식 돈까스의 대중화는 일제치하에서 벗어나고 6.25를 지나 고도성장기 초반이었던 60년대부터 시작되지 않았을까 생각되는데, 1962년에 개점한 대구의 “미림”을 보면 초밥, 오뎅, 메밀, 생선탕 등의 일식 메뉴를 경양식 메뉴와 함께 팔고 있다.(미림은 아마도 현존하는 돈까스 취급 노포 중 가장 오래됐을 듯) 경양식 메뉴가 따로 독립한 경양식 레스토랑이 생기고 번성한 것은 70년대로 생각되는데, 그 시절 명동은 온통 경양식 일색이었고 대학가에는 유명한 경양식 레스토랑이 몇 개씩은 있었다고.


일식 돈까스의 유행은 1983년에 개점한 명동 돈까스를 시발점으로 보는데, 당시 일본의 동키 돈까스에서 기술을 전수받아 오픈한 명동 돈까스는 호텔 돈까스보다 맛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문전성시를 이루었고, 이후 일식 돈까스 가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사실 명동에서 일식 돈까스로 유명한 가게는 1968년에 오픈한 것으로 알려진 서호 돈까스도 있으나, 지금은 가게가 없어진 탓에 서호 돈까스가 처음부터 일식 돈까스를 판매했는지, 그게 아니라면 언제부터 취급했는지 등의 역사에 대해서는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경양식 돈까스든 일식 돈까스든 이제는 유행에 뒤떨어진 음식이 되다보니, 제대로된 경양식 돈까스는 일부 노포에서나 찾아볼 수 있게 되었고, 일식 돈까스는 획일화된 프랜차이즈 매장이 아니면 접하기 힘든 메뉴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최근 일식이 외식업계의 빅 웨이브로 자리잡고, 어렸을 적 추억의 맛을 찾는 손님들과 오래된 노포들을 매스컴에서 조명하는 등에 힘입어 돈까스의 재조명이 이루어지려는 움직임 또한 나타나고 있다.(실은 경양식의 재조명쪽으로 더 무게가 실려있다고 보아야 하겠지만)

  

홍대 우사기식당의 돈까스 정식


우사기식당은 일식 돈까스류를 중심으로 한 메뉴를 선보이는 일식당으로, 돈까스 정식, 각종 돈부리, 규동, 벤또(최근 유행하는 치라시스시식의 족보없는 벤또 말고), 가츠나베 등을 판매하고 있다.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을 돈까스 정식(6천 원)은 돼지등심으로 만든 돈까스가 나오는데, 튀김옷은 딱딱하지 않으면서 바삭하고, 고기는 퍽퍽하지 않고 촉촉하면서 마치 안심처럼 부드럽다. 돈까스를 씹으면 마치 과자CF에서 과자 씹을 때 나는 듯한 바사삭 하는 소리가 나는데 그 식감과 소리가 쾌감으로 다가오고, 고기는 등심인 만큼 좀 더 씹는 맛을 기대했지만 이런 촉촉한 부드러움이라면 고기의 부위나 맛의 방향성을 굳이 따질 생각이 들지 않는다.(간단히 얘기하면 껍질은 바삭 고기는 부드럽고 맛있다.)


돈까스 위에는 새우튀김이 한 개 올라가는데, 튀김 솜씨가 좋으니 새우튀김도 맛이 훌륭하다. 필자가 먹었을 당시에는 가라아게도 한 조각 곁들여졌는데, 닭 다릿살로 만든 가라아게의 속살이 너무나 촉촉하고 육즙이 콸콸 쏟아져 나오는 것이 정말 일품이었으나, 최근 드셔본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돈까스 위에 새우튀김만 하나 올라가 있었다고 하니 구성이 조금 바뀐 듯도 싶다. 가라아게만 따로 나오는 메뉴도 있으니(5천 원), 추가해서 드셔도 좋겠고.(가라아게 덮밥은 7천 원)

[※ 돈까스 정식은 현재 돈까스 위에 새우튀김 두 개가 올라갑니다. - 필자 주]


돈까스를 먹을 수 있는 곳은 많지만 특별히 맛있는 곳을 찾기가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보니, 요즘 사람들이 돈까스에 기대하는 기대치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느낌이 든다.(맛이 있건 없건 인간적으로 너무 비싸기도 하고) 아직 맛있는 돈까스를 찾는데 희망을 품고 있는 분들에게 우사기식당을 추천해본다.


아름다운 황금색으로 튀겨진 맛있는 돈까스


밖에서 내부가 잘 보이지 않는데 안은 이렇게 정갈하다.



주소 : 마포구 서교동 332-11

전화 : 02-333-3066

메뉴 : 돈까스 정식(6천 원), 가츠동(6천 원), 텐동(8천 원), 굴튀김(5천 원), 세가지맛고로케(6천 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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