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토리아는 이탈리아의 식당 등급에 있어 리스토란테(레스토랑)보다 좀 더 편안히 접근할 수 있는 곳을 뜻합니다. 프랑스의 비스트로에 해당된다고 보면 되는데, 요즘은 비스트로는 알아도 트라토리아는 모르는 분들이 많으시더군요. 예전에는 가게 이름 앞에 트라토리아라고 써 놓은 곳들이 꽤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자리에 PASTA PIZZA 같은 단어들을 넣는 게 일반적이 된 지 오래라...


상수동 트라토리아 챠오는 요즘 보기 드문, 트라토리아라는 이름이 걸맞는 트라토리아라 하겠습니다. 파스타 면은 주문 후에 삶고, 소스는 흥건하지 않으면서 맛은 충분히 내주고, 메뉴들이 모두 양도 넉넉하면서 가격도 좋습니다. 특히 평일 런치 세트는 너무 저렴한데, 고객들이 이리 먹었으면 하는 구성을 세트화하여 선보이는 느낌이 듭니다.



평일 런치 세트로 먹은 아말피 풍 샐러드, 스파게티 아라비아타, 폴로 알 포르노 Half(오븐에 구운 치킨 반 마리)입니다. 단품으로 먹었으면 12,000 + 12,000 + 10,000인데, 평일 런치 세트로 3만원.


캔 참치를 싫어하는 분이 아니라면 아말피 풍 샐러드는 충분히 맛있는 선택입니다. 오일 비네거 드레싱으로 버무린 아르굴라에서는 싱싱한 쌉싸름함과 새곰함이 살짜기 올라오고, 캔 참치, 감자, 반숙계란이 볼륨감을 더하며, 방울 토마토가 살짝 악센트가 되어 줍니다. 양 또한 푸짐해, 충분히 먹은 것 같은데도 좀처럼 줄지가 않더군요. 2인이 먹기에는 양이 좀 많고, 3~4인용의 에피타이저로서도 충분할 정도네요.


스파게티 아라비아타는 평범하게 맛있는 맛이랄까요. 맛있기는 했지만 저는 좀 더 특색 있는 쪽을 좋아하는지라... 이후에 먹어본 바로도 다른 파스타들이 만족도가 더 높더군요. 인상적인 것은 챠오처럼 본토 스타일의(소스가 흥건하지 않고, 간도 약간 강한) 파스타를 내는 곳들은 양이 참 박한 경우가 많은데, 챠오는 맛도 그렇지만 양도 (본토처럼) 푸짐하게 내줍니다.


폴로 알 포르노는 다릿살은 물론 퍽퍽살도 퍽퍽하지 않고 부드럽고 촉촉한 게 참 맛나더군요. 더군다나 프랜차이즈 치킨집 가격으로 레스토랑 닭 요리를 먹을 수 있으니 주문하지 않을 수 없는 메뉴랄까요. 다만 제가 먹었을 때는 날개 가슴살 쪽은 간이 괜찮았는데, 허벅지 다릿살 쪽의 간이 싱겁더군요. 별도의 소스가 있는 요리도 아니고 하니, 주방에서 좀 더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겠죠. 그런데 문제는 이 부드럽고 촉촉한 닭 살의 익힘도를 덜 익었다며 컴플레인하는 경우가 있나 보더군요. 입맛의 차이라는 것은 있기 마련입니다만, 충분히 익은 것을 덜 익었다며 먹으면 탈이 날 거라 생각하거나, 가게의 솜씨를 탓하는 일은 좀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챠오에서는 온도계로 조리 상태를 체크합니다.) 우리의 일상이 더 맛있어지기 위해서는 만드는 쪽의 노력도 필요하겠습니다만, 소비자 대중들의 지식 업데이트와 인식의 변화 없이는 한계가 있고, 어쩌면 후자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평일 런치 세트의 양은 성인 남자 둘이서 탄산음료를 하나씩 시켜서 같이 먹었을 때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 양이었습니다. 혼자서 먹어보겠다 도전하시는 분도 간혹 계신데, 성공한 분도 있다고는 합니다만...



다른 날 저녁에 먹은 카르보나라 클래식(16,000). 부카티니 면을 사용하고, 크림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카르보나라는 원래 크림이 들어가지 않는데, 한국서는 대부분 크림이 들어간 알프레도나 그 비스무리한 것을 카르보나라라고 팔고 있죠. 사실 저는 맛만 있으면 그런 건 그리 따지는 사람은 아닙니다만... 오히려 오리지널 카르보나라에 대한 환상을 가진 분들이 넘 많다는 생각도 들구요.


한국서 오리지널 카르보나라에 대한 환상이 생기는 이유는 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과 만화 '맛의 달인'에 오리지널 카르보나라에 대한 내용이 나와서 그렇다는 생각인데요. 덕분에 크림을 넣지 않았을 뿐 완성도는 별로인 걸 팔면서 유명세를 얻은 곳도 봤구요. 물론 챠오의 카르보나라 클래식은 제대로 완성도 있게 만든 음식이고, 맛있게 드신 분들의 간증도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만, 저로서는 챠오에서 맛있게 먹었던 다른 파스타에 비해 그리 만족도가 높지는 않았네요.(제가 먹었을 때 폼이 조금 떨어졌을 수도 있구요.) 저는 챠오의 알프레도가 더 맘에 들더군요. 혹여나 저처럼 클래식 카르보나라가 생각보다 와 닿지 않았던 분들은 펜네 알프레도 드셔 보심 좋을 듯요.



링귀네 봉골레(12,000). 기대보다 훨 맛있어서 깜놀했던. 오일 베이스 파스타의 제대로 유화된 소스가 무엇인지 보여주더군요. 국물이 자작한 조개탕스러운 봉골레에 익숙한 분들께는 부정적인 느낌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다른 날 먹었던 아말피 풍 샐러드(12,000). 일행 중 어린이가 있어서 주문했는데 역시 잘 먹더군요. 입맛이 범상치 않은 어린이라 표본으로 삼기는 좀 부적당하다는 생각도 들기는 합니다만.



리가토니 포모도로(12,000). 포모도로는 별다른 부재료가 들어가지 않은 기본 토마토 소스 파스타인데, 리가토니 면으로 포모도로를 만든 건 첨 먹어보네요. 토마토 소스의 감칠맛과 새곰한 산미가 입맛을 돋워주고, 야들하게 씹히는 리가토니도 좋습니다. 따끈할 때 먹으면 참 맛나는데 식으면 약간 매력이 떨어지니, 여럿이 나눠서 먹을 때 주문하시는 게 더 좋을 것 같구요.



오소부코(29,000). 맛은 나쁘지 않았지만 간이 약간 싱겁게 느껴지는데, 먹고 바닥에 남은 소스는 간이 맞더군요. 고기에 소스를 듬뿍 찍어 드시길.



허니버터 치킨(18,000). 저는 폴로 알 포르노보다 허니버터 치킨이 낫더군요. 폴로 알 포르노는 별다른 양념이 없으니 허니버터 치킨에 비하면 약간 심심한 감이... 여튼 허니버터 치킨이든 폴로 알 포르노든 챠오의 세콘도 중에서 치킨 요리는 꼭 드셔 보시길. 요즘 배달 치킨도 이 정도 가격은 하는데, 같은 가격에 양식당에서 맛난 닭요리를 먹을 수 있으니 말이죠. 양념은 살짝 입혀져 있는 수준이고, 막 허니허니하고 버터버터한 맛은 아니니 걱정 말고 주문해 보세요.



리조토 비앙코(18,000). 좋은 리조토였습니다만, 어떤 맛이었는지는 기억이... ^^;



스테이크(400g 35,000). 100g에 9천원 꼴인데, 고깃집에서 고기를 먹어도 이것보다는 더 나올 것 같죠. 가성비 참 좋은 스테이크에요. 솜씨도 좋으시구요. 홀그레인 머스터드랑 바질 페스토가 같이 나오는데, 고기 자체에 간이 제대로(강하게) 되어 있어서 별도의 소스는 필요가 없더군요. 여럿이 가서 와인 마실 때 주문하면 좋을 듯요.



펜네 알프레도(16,000). 메뉴판 설명대로 새우와 치즈로 찐~하게 맛을 낸 크림소스 펜네. 새우 맛이 밴 찐~한 크림소스 맛이 좋고, 새우 사이즈도 조리상태도 좋습니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저는 카르보나라 클래식보다 펜네 알프레도가 더 맘에 들더군요. 한국서 숏 파스타는 일반적으로 인기가 높지 않은 편인데, 챠오의 숏 파스타는 둘 다 훌륭하네요.



브라우니와 바닐라 아이스크림(4,000). 챠오의 디저트는 고정적이지가 않은데, 없을 때도 있고, 있더라도 계속 바뀌더군요. 보통 브라우니는 카페에서 많이들 취급하는데, 어지간히 잘한다는 곳들 보다도 한 수 위였던. 찐한 초콜릿 맛도 훌륭하고 바닐라 아이스크림과의 어울림도 좋더군요.



포르치니 버섯 크림 소스의 뇨끼(20,000). 여름 감자는 수분이 너무 많아서 뇨끼를 만들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한동안 메뉴에서 빼셨었는데, 가을부터 다시 시작하시더군요. 한국 사람들이 쫀득한 식감을 좋아하다 보니, 그런 뇨끼를 만드는 곳도 많은데, 챠오는 살짝 졸깃하면서 입속에서 부드럽게 풀어지는 제대로 된 뇨끼를 만드시죠. 예전과는 소스가 달라져서 진하고 강한 맛이 나는 것이, 와인을 부르는 맛이더군요. 와인 드신다면 강추하고 싶은.



이것 역시 가을부터 시작하신 신메뉴 포르코 로쏘(12,000). 돼지고기와 내장을 넣어 만든 매운맛이 도는 스튜인데, 원래는 나폴리탄 소프리토(Napolitan Soffritto)라는 이름의 음식이지만, 셰프님께서 메뉴를 만들기 얼마 전에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붉은 돼지'를 감명 깊게 보셔서 이런 이름을 붙이셨다고. 고기도 맛있지만 내장의 진한 맛이 좋군요. 그리고 너무 저렴하기도. 신메뉴들이 다 맘에 쏙 드는군요. 많이 맵지는 않고, 술을 부르는 메뉴.



카치오 페페(Cacio e pepe 12,000). 챠오의 메뉴판에는 "재료만 있다면, 무엇이든 만들어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써있죠. 해서 메뉴판에 없는 메뉴인데 부탁드렸던, 치즈와 후추로 만드는 심플한 파스타. 경질 치즈를 갈아 녹인 것을 면에 코팅한 파스타라 기본적으로 상당히 짠 편인데, 챠오에서는 여기에 레몬의 산미를 더해서 새콤 짭짤한 맛을 보여주시네요. 재밌고 맛있군요. 다만 이 짠 걸 혼자 다 먹기는 힘들 수 있으니(챠오 파스타 인심이 후하다 보니 더더욱), 여럿이 나눠서, 입을 씻어줄 와인과 함께 드시는 게 더 좋겠구요.



트라토리아 챠오는 본토(이탈리아) 맛을 지향하면서, 파스타 양도 푸짐하고, 요리 가격도 저렴한 좋은 곳입니다만, 혼자서 식사를 즐기거나, 각자 자기가 주문한 메뉴만 드시는 식사를 하시기에는(소개팅이라든가) 그리 적합한 곳은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전채(안티파스토), 파스타(프리모 피아또), 요리(세콘도 피아또)를 주문해서 서로 나눠 먹는 게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방법인데, 양이 푸짐하다 보니 소수로는 이렇게 주문하기가 힘들고, 편한 사람 3~4명(맥시멈 6명) 정도를 모아서 함께 가시는 게 좋습니다. 코키지 정책도 좋고(4인 기준 1병 무료), 새벽 1시까지 영업한다는 것도 장점이구요.


세상에 넘쳐나는 곳이 파스타집이요 이태리 식당입니다만, 요리 스타일도 맛도 가격(양)도 모두 만족스러운 곳을 찾는 건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만큼이나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은데, 트라토리아 챠오가 바로 그 셋을 모두 만족시키는 가게라는 생각이네요. 특히나 홍대 쪽에서 맛있는 파스타, 맛있는 이탈리안을 찾으신다면 트라토리아 챠오를 일단 들려보시길.


PS : 챠오의 코키지 정책이 원래 코키지 프리였는데, 정책 변경이 있어 내용을 약간 수정했습니다.


맛 평점 = 8.7 (10점 만점)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5년 2월부터 10월에 걸쳐 수차례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327-1

070-8702-8077

낮 12시~새벽 1시 (일요일은 밤 10시)

낮 3시30분~오후 5시30분 브레이크 타임 (토, 일은 브레이크 타임 없음)

화요일 휴무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trattoriaciaopaulo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trattoria_ciao_seoul

※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인적이 많지 않은 골목의 1.5층. 커피와 칵테일을 같이 취급하시는 컨셉인 듯.



아메리카노도 더치도 괜찮았지만 정말 좋았던 건 카페 라테(5,000). 부드러우면서 촘촘한 밀크폼이 커피와 섞여 자아내는 실키한 질감이 너무나도 훌륭하더라는. 에스프레소/아메리카노 원두는 자체 블렌드, 배리에이션용 원두는 커피 몽타주의 A BITTER SWEET LIFE를 쓰시는데, 부드럽고 달콤한 우유 맛 뒤로 은은히 퍼지는 초콜릿 풍미가 일품. 머신은 라마르조꼬 GB5.


밀크폼 솜씨가 워낙 좋으셔서 카푸치노 등의 다른 배리에이션 메뉴도 기대가 되고, 홍대에서 카페 라테 드실 생각이시라면 강력 추천하고 싶은.


맛 평점 = 8.6 (10점 만점)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33-13

070-8258-9906

낮 12시~저녁 11시

화요일 휴무

트위터 https://twitter.com/coffeeBAR_noA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Coffee-bar-noA-436035529911054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coffeebar_no.a

※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콜롬비아 강배전 스트롱(5,000). 처음에는 스파이시한 느낌과 조금은 공격적인 쓴맛이 주로 느껴지지만, 조금 있으면 그런 느낌이 살짝 누그러들면서, 산미 과일향 고소함 단맛이 약하면서도 존재감 있게, 차례차례 또는 중첩되게 느껴진다. 여기에 벨벳 같은 질감이 더해지면서 복잡한 맛의 그물망을 형성하는데, 이러한 복잡성이 브루 브로스에서 추구하는 커피의 스타일이며, 다른 곳과는 차별화되는 개성이라고 할 수 있다.


브루 브로스의 커피는 피니시가 매우 긴 것도 특징인데, 기나긴 피시니에서 느껴지는 애프터 테이스트 또한 위에서 이야기한 복잡성을 띄고 있으니, 커피 한 모금 한 모금을 천천히 즐겨보시기를 권해드린다.


맛 평점 = 8.7 (10점 만점)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68-30

02-325-3580

오전 9시(주말은 10시)~저녁 11시(월, 일요일은 10시)


홍대 앞의 강추 커피점 리스트에 새로운 가게를 하나 더 올려두셔야 되겠습니다. 5월부터 가오픈을 하고 6월에 오픈한, 3개월밖에 안 된 따끈따끈한 신규업소입니다만, 커피의 수준은 여느 이름있는 커피점들에 뒤지지 않는 훌륭함을 보여줍니다.



드립 커피는 노말(125ml)과 스트롱(100ml)을 선택할 수 있는데, 커피 좀 드셔본 분들에게는 스트롱을 추천합니다.



놀라운 점은, 에스프레소, 배리에이션, 핸드 드립, 콜드 브루(더치)에 이르기까지 모든 커피가 훌륭합니다. 점수로 따지면 어느 커피든 8.5 이상은 되는. 뿐만 아니라, 브루 브로스만의 방향성과 스타일이 이미 갖추어진 느낌입니다.


브루 브로스 커피의 특징은 클린컵(Clean cup)[각주:1]과 애프터 테이스트(After taste)라고 할 수 있는데, 드립 커피는 물론 에스프레소와 콜드 브루에서까지 클린컵이 느껴지고, 목 넘김 후의 길고 복잡한 애프터 테이스트는 커피를 한참 동안 음미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듭니다.


위치도 홍대 중심가에 가깝고, 좌석도 적지 않으면서 좌석 간격도 넓은 편이고, 커피값도 비싸지 않습니다. 부담 없이 방문해보세요. 아마도 기대 이상의 커피를 드실 수 있을 겁니다.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5년 8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68-30

02-325-3580

오전 9시~저녁 11시

  1. 탄맛, 떫은맛, 찌르는 신맛 등의 불쾌한 맛이 느껴지지 않는 깔끔한 맛 [본문으로]

밀로 커피의 블렌드 티가 맛있다는 이야기를 전부터 들어오긴 했지만, 언젠가 마셔봐야 할텐데 생각만 때때로 했을 뿐, 실제 마셔본 건 이날이 처음이었네요.



간결한 설명이지만, 마셔보면 메뉴의 정체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도 생각이 되구요.



차를 입에 머금는 순간 단맛이 입안을 직격합니다. 이런 세기의 단맛이 날 줄은 생각도 못한 정도의 강한 단맛에 약간 얼떨떨해질 정도. 그 뒤로 국화향과 꽃향이 만발하며 정신을 혼미하게 하고, 살짝 화~한 느낌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이 차 물건이네요. 두 모금 세 모금 마시다 보면, 첫 모금의 그것과는 느낌이 약간 달라지기는 하지만, 그 강렬함에는 여전히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차를 마신 후 맹물을 마셔도 차 맛과 향의 여운이 느껴질 정도. 다만, 강렬한 향 때문에 허브티에 익숙치 않은 분께는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네요.


최근 프랜차이즈 커피점들의 비커피 메뉴 매출이 점점 늘어난다고 하는데, 이건 상당수 개인업장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하구요. 사람들이 카페를 가는 목적이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만이 아니고, 커피 외의 메뉴를 즐기는 사람들도 카페에 많이들 가니까 말이죠. 해서 요즘 커피점들은 커피에 신경쓰는 만큼이나 비커피 메뉴에도 신경을 쓰는데, 제가 지금까지 마셔본 커피점의 비커피 음료 중 밀로의 블렌드 티가 가장 훌륭한 것 같네요. 커피를 좋아하는 분이라도, 커피와는 다른 색다른 즐거움을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한 번 도전해보시길.


맛 평점 = 9 (10점 만점)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5년 7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70-32

02-554-3916

낮 1시~저녁 11시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illocoffeeroasters


탄탄면 공방.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상 맛집입니다만, 실은 예전에 분당에서(그 이전에는 대치동에서) 면공방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시던 라멘집이, 메뉴 중 탄탄면만 가지고 재오픈한 곳인 모양입니다.



요즘 6천원짜리 식사 메뉴 만나기가 쉽지 않죠.



탄탄면(6,000). 참깨 페이스트(라고 추정되는)의 고소한 맛 덕에 살짝 느끼합니다. 거기에 맞설만한 향신료와 매운맛이 돌아야지 않을까 싶지만, 고소한 맛을 슬쩍 받쳐주는 정도로 억제한 느낌이구요. 메뉴판에 나와있는 대로 한국인의 입맛에 (거부감이 들지 않게) 맞춤 조리한 탄탄면인 듯요. 그렇다고 맛이 나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콩국수와 매콤한 크림소스 파스타를 합친듯한 뉘앙스의 맛이랄까요.



카라이 탄탄면(6,000). 일반 탄탄면이 느끼한 거 못 드시는 분께 살짝 버거울 수 있다면, 카라이 탄탄면은 매운맛을 좀 더 가미해서 느끼함을 줄여줍니다. 그렇다고 매운맛 좋아하는 분들이 선호할 정도의 강한 매운맛이 도는 건 아니구요.



면은 살짝 덜 삶는 게 더 맛있을 것 같기도 하네요.



반찬으로는 테이블에 놓여있는 볶음김치를 덜어 먹으면 되는데, 먹어보니 너무 달아서 과연 탄탄면과 어울릴까 생각이 들었지만, 적어도 생김치보다는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먹다보면 계속 손이 가는 게, 의외의 중독성도 있구요.(다만 단맛 질색하는 분이라면 반찬 없이 드셔야 할지도...)


향신료 풍미가 제대로 느껴지는, 또는 엄청 매콤한 탄탄면을 원하시는 분이라면 그 기대에 부응하는 맛은 아닙니다. 하지만 조금 타협한 맛이라고는 해도, 맛 자체는 괜찮은 편이고, 부담없는 가격도 매력적이네요. 다만 그릇 입구가 너무 좁아서, 먹을 때 팔과 어깨가 자유스럽지 못한 자세를 취하게 되는 게 불편하더군요.


한국서 (라멘을 변형한) 라멘집 탄탄멘이 아닌 참깨 페이스트가 들어간 탄탄면을 먹을 수 있는 곳이 흔치 않고, 재방문 용의도 있을 정도의 맛은 내는 가게니,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 들러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맛 평점 = 8 (10점 만점)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5년 7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316-3

02-3144-7800

오전 11시~오후 9시

휴일 없음

※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에스프레소(4,500). 예전보다 파워풀한 느낌이 덜해 약간 아쉬웠는데, 블렌드를 좀 바꾸셨다고. 마실 때 처음과 끝에서 느껴지는 텐션에 비해 가운데가 조금 비어있는 느낌.



몽블랑(6,500). 밀로의 시그니처 메뉴라 할 수 있는. 크림을 적당히 떠먹고 나서, 크림과 커피를 같이 즐기는 것이 좋다. 가게에서 직접 소량으로 그때그때 만드는 생크림의 맛과 질감은, 맛있는 것을 넘어서 실로 관능적이기까지 하다. 생크림을 적당히 떠먹고 크림이 소량 떠있는 채로 커피를 마시면, 생크림의 유분이 관능적인 부드러움으로 입과 혀를 감싸고, 상큼한 산미가 느껴지는 커피의 시간차 공격이 유분을 정돈하고 입안을 씻어준다. 기분 탓인지 아님 뭔가 이유가 있는지, 이날 유독 맛있게 느껴졌던 것도 같고.



커피 메뉴 주문 시 2천 원을 추가하면 아메리카노로 1회 리필이 가능하다.(아이스도 가능) 리필은 보통 싱글 오리진으로 해주시는데, 이날은 니카라과로 내려주셨고.


다크한 산미가 먼저 다가오고, 중간맛은 쌉쌀 고소하고, 달고 묵직한 뒷맛이 아주 좋다. 특히 고소한 맛과 향이 매우 풍부하게 느껴지는 게 인상적인데, 일행이 이를 표현하기를 '콩맛이 난다'고 하더란.



따뜻한 아메리카노는 아이스에서와 비슷한 뉘앙스가 느껴지기는 하는데, 아이스에 비해 맛이 밋밋하다. 날이 더워 아이스에 적합하게 맛의 포인트를 잡으신 걸지도.


전에도 얘기했지만, 밀로의 몽블랑은 평소에 크림 올라간 커피를 즐기지 않는 분들도 충분히 즐기실 수 있는 메뉴고 부러 맛볼만한 가치가 있다. 단, 아이스보다는 따뜻한 쪽을 추천하니 참고하시고. 리필 아메리카노는 콩이 고정적이지 않으니, 주문할 때 뜨거운 게 좋을지 아이스가 좋을지 추천을 부탁드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니카라과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참 맛있었다.


맛 평점 (10점 만점)

에스프레소 = 8

몽블랑 = 9

아이스 아메리카노 = 8.5

아메리카노 = 7.5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70-32

02-554-3916

낮 1시~저녁 11시


홍대 앞의 맛있는 커피점은 모두 사라졌고, 새로 생긴 곳들은 하나같이 함량 미달로 느껴지는 가운데, 유일하게 홍대 앞을 지키고 있는 오래되고 맛있는 커피점이 밀로 커피가 아닌가 합니다.(물론 홍대 외곽으로 나가면 맛있는 커피점이 여기저기 있습니다만)



커피 메뉴는 에스프레소와 싱글 오리진(핸드 드립), 그밖에 베리에이션 메뉴 등이 있습니다만, 가장 유명한 대표 메뉴로는 역시 몽블랑(비엔나 커피)을 꼽을 수 있겠죠.



밀로 커피의 몽블랑은 여느 카페의 비엔나 커피와는 격이 다른 메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유를 간단히 말하자면 크림을 가게에서 직접 만들고, 그 크림 맛이 기막히게 좋으면서 커피와 잘 어울리고, 커피도 맛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몽블랑을 어떻게 즐겨야 할까요. 어떻게 즐기든 각자의 자유겠습니다만, 모두 휘저어서 커피에 크림을 완전히 녹여서 먹는 것만은 피하는 게 좋겠지요. 크림이 맛있으니 일단 크림을 스푼으로 떠서 맛을 보고, 커피와 크림을 같이 떠서도 먹어 보고, 그다음부터는 마음 내키는 대로 즐기되, 마지막에는 크림을 약간 남겨서 커피에 녹여 마시는 정도면 적당한 음용법이 아닐까 합니다만.


물론 커피 좀 마셨다는 사람들 중에는 베리에이션 메뉴를 별로 즐기지 않고, 더군다나 크림이 올라간 베리에이션 커피에 대해서는 질색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아무리 맛있다고 해도 밀로 커피의 몽블랑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제가 장담컨데, 일단 드셔 보시면 아마도 그런 선입견이 눈 녹듯 사라지지 않을까 합니다.(혹시라도 단 음식을 극도로 싫어해서 생크림 케이크도 안 먹는다는 분이라면, 굳이 드실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밀로 커피에서 몽블랑 외의 대표메뉴로는 에스프레소를 꼽을 수 있는데, 에스프레소라는 메뉴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기도 하고, 몽블랑에 비해 대중적인 메뉴도 아니고 해서, 밀로 커피 에스프레소 맛있다는 얘기는 별로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에스프레소는 블랜드와 싱글 오리진의 두 종류가 제공되는데, 블랜드 쪽이 좀 더 맛이 꽉 들어찬 느낌입니다. 밀로 커피의 블랜드 에스프레소는, 스페셜티 원두의 개성이 충분히 살아있으면서도 과하게 돌출되는 맛은 없는, 화사하기보다는 약간의 무게감이 느껴지는 그런 맛을 냅니다. 홍대 앞에서 에스프레소를 즐기기 원하시는 분들께 적극 추천하고 싶네요.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4년 8월 9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70-32

02-554-3916

낮 1시~저녁 11시


카페 슬로비는 사회적기업 '오가니제이션 요리'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유기농, 농산물 직거래, 도시 텃밭, 이주노동자 고용 등을 모토로 삼고 있습니다. 경험적으로 이런 키워드를 내세우는 식당들은 맛과는 거리가 멀었던지라 별 관심이 없었는데, 맛있는 한식 밥상을 차려낸다는 믿을만한 정보를 듣고 방문하게 됐죠.



저를 혹하게 한 메뉴는 그때그때 밥상인데요. 현미밥에 날마다 국과 반찬이 바뀌는 '백반' 개념의 메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닭곰탕, 돼지고기 장조림, 어묵 마늘종 볶음, 고구마 줄기 된장 무침, 김치와 현미밥, 양파 드레싱 샐러드.


묵은지 콩나물국, 차돌박이 숙주 볶음, 조선호박 양배추 찜, 산나물 고추장 무침, 김치와 현미밥, 양파 드레싱 샐러드.


사진으로 봐서는 별 대단할 것 없는 3첩 반상, 또는 4첩 반상으로 보일 것 같습니다.(국과 김치는 반상의 첩 수에서 빼고 계산하기 때문에 샐러드를 김치로 치면 3첩, 그렇지 않으면 4첩 반상이 됩니다. 전통 방식은 원래 홀수로 3첩 5첩 7첩 이렇게 나가는 거긴 합니다만.) 그러나 밑반찬 류의 찬이 없고, 제대로 된 재료와 제대로 된 양념으로(맨 처음 사진을 보세요.) 요리를 하니 이렇게 단촐해 보이는 상이 얼마나 맛깔스러운지, 식사하면서 절로 흥이 납니다.





게다가 매일 점심시간 전에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으로 오늘의 그때그때 밥상이 공지가 되니, 상차림을 미리 알고 먹을 수 있는 점도 좋습니다. 제가 먹은 날의 그때그때 밥상도 충분히 맛있었습니다만, 사실 좀 더 구미가 당기는 상차림을 보여주는 날도 있구요. ^^;



다만, 월요일의 그때그때 밥상은 채식체험 밥상인데, 체험해본 바로는 저는 채식은 못 하겠다 싶더군요. ^^;



점심 주문은 3시까지지만, 너무 늦게 가면(대략 2시 이후) 준비해놓은 그때그때 밥상 찬들이 떨어져서 주문이 안 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더군요.(다른 메뉴는 주문이 됩니다만) 저녁도 8시 넘으면 그때그때 밥상은 주문이 힘들 수 있구요.(요리나 주류는 주문 가능합니다만) 그밖에 자주 이용하신다면 10회/15회 선결제 시 10% 할인이 되는 끼니찾기 운동에 참여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구요.


요즘 모던하게 차려내는 한식 밥집이 집밥이라는 키워드로 언론과 블로거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만, 막상 가보면 실망스러운 경험 하신 분들이 꽤 계실 겁니다. 하지만 홍대 카페 슬로비의 그때그때 밥상을 한 번 드셔 보시면, 컨셉만 있고 맛은 실종된 곳들과, 컨셉을 제대로 맛에 반영한 곳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를 느끼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한 번 가보시면, 매일 같이 그때그때 밥상 상차림을 체크하게 되실지도요. ^^;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4년 5월, 6월, 7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63-9 (5층)

02-3143-5525

오전 11시~오후 11시30분

오후 3시~오후 5시30분 브레이크 타임 (음료와 샌드위치 주문 가능)

라스트 오더 오후 10시

일요일 휴무

블로그 http://blog.naver.com/slobbi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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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식음료 분야 중 가장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분야는 무엇일까요. 개인적인 생각으로 칵테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칵테일은 작업용 술이고 칵테일바는 쇼 보러 가는 곳으로 생각합니다. 술 좋아하시는 분들은 으레 와인이나 위스키, 사케 같은 것들을 찾기 마련이고, 미식으로 유명한 블로그에서도 칵테일에 대한 포스팅을 보는 건 굉장히 드문 일이죠. 대형 포탈의 카페에서 '바'를 전문으로 하는 곳을 본적은 있지만, 아무래도 카페라는 곳이 폐쇄적이다보니 별로 눈에 띄지가 않구요.

그러니까 정확히 말해서 먹는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맛으로 인정받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것이 대한민국 칵테일의 현주소라고 봐야겠죠.

이런 와중에도 맛있는 칵테일을 한다는 몇몇 바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긴 합니다만, 대부분 머나먼 강남에 위치한 고로 선뜻 발걸음이 떨어지지가 않더군요.

그러던 중 홍대의 'd.still'이 맛있는 칵테일을 내는 최고의 업장 중 한 곳이라 하여 찾아가 보았습니다. 원래는 청담에 계시다가 홍대로 이전을 하셨다는데요. 이제 홍대로 오신지 1년 정도 되셨다는.


까이피리냐(1만원). 브라질의 국민 음료로 알려져있는 칵테일입니다. 사진이 끝내주게 조악하군요. 마음의 눈으로 필터링해서 보시길. -_-;

까이피리냐가 어떤 술인지와 만드는 법은 Juan의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를 보시면 자세히 나와있으니 살펴들 보시구요.(다만 이 블로그에 한 가지 오류가 있는데, 레몬이 아니라 라임이 들어가죠. 착각하신 듯.)

사진상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빨대를 두 개 꽂아서 주시는데요. 자잘한 얼음이 들어가는 칵테일의 경우 마시다가 빨대가 얼음으로 막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빨대를 여분으로 하나 더 꽂아준다고 합니다. 커플놀이 하라고 그렇게 주시는게 아니라는 거. -_-;

맛은 좋았습니다. 칵테일 잘 만드신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런데 제가 좀 멍청하게 먹는 바람에 제 맛을 느끼질 못했어요. 빨대로 음료를 마실 때 빨대를 음료 윗부분에 놓고 마시는 버릇이 있는데, 까이피리냐는 바닥에 설탕이 가라앉아 있거든요. 때문에 좀 더 저어서 설탕을 섞거나, 빨대를 아래로 넣어서 설탕이 함께 빨려올라오게 먹었어야 했는데, 얼음 들어간 칵테일을 많이 휘저으면 맛이 흐려지기 때문에 일부러 별로 젓지 않고 먹는 습관까지 있어서...(그런데 보통 사람들이 얼음 들어간 칵테일을 먹을 때 습관적으로 계속 젓고는 하죠. 그래서 한 번은 심하게 젓는 친구 손을 스톱시킨 적도 있다는. -_-;)

결국 수위가 바닥까지 내려와서야 이걸 깨달은 저는 공부가 부족함을 다시 한 번 통감하고...

그런데 일행이 시킨 마가리타(d.still 마가리타. 11,000원)를 한 입 먹어보니, 이건 정말 맛있더군요. 굉장히 입체적이면서 다양한 맛이 나는데, 말하자면 한 번에 네다섯 가지 맛의 파노라마가 좌악 펼쳐지는 그런 느낌. 일류의 칵테일이란 이런 걸까요. 이렇게 제 우물의 벽을 깨뜨리며 조금씩 넓혀가는 일은 언제나 참 즐겁습니다.

사실 d.still은 밖에서 봤을 때는 약간 썰렁해 보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인테리어를 미니멀하게 절제하셔서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은데, 안에 들어가보면 아늑하고 심플한 공간에 힙한 음악이 분위기를 더해줍니다.

그리고 영업방침이 좀 특이해요. 메뉴에 없는 칵테일은 판매하지 않고(치밀하게 계산된 레시피로 칵테일을 만들기 때문에), 기본안주 외의 안주 메뉴가 없습니다(칵테일 개발과 제조에 집중). 대신 손님이 음식을 업장에 반입해서 먹을 수 있다고 하네요. 물론 지나치게 비매너스러운 음식을 가지고 들어가는 건 좀 곤란하겠습니다만.

메뉴나 가격 등은 d.still 블로그를 참조하시구요. d.still이 모히토 잘 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만, 그 외의 메뉴들도 다양하게 시도해보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보통 유명하고 많이 팔리는 메뉴와 가장 맛있는 메뉴는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 d.still에는 숨겨진 보석같은 훌륭한 칵테일들이 많이 있을 것 같거든요. ^^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이 포스팅은 사진 촬영 후 1개월 이내에 기재되었습니다. 


02-337-7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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