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X파일에서 가짜 마블링 운운하며 인젝션육을 다뤘는데, 씹더라도 방송을 보고 씹어야 할 것 같아 일단 방송 시청.

이번에 약을 판 수법은, 팜유와 저질 소기름을 넣어 만드는 인젝션육 공장 도촬 > 천연재료를 써서 특허가 진행 중이고 한우 지방을 넣어서 더 맛이 좋다는 업체는 제품만 보고 설명만 듣고 (공장 촬영 없이) 넘어감 > 다른 업체 하나도 대충 넘어감 > 중간중간에 인젝션육을 계속 디스하면서 받아서 쓰는 식당도 디스 > 마지막에는 이런 대사를 침 "원래 고기에 소기름으로 마블링을 심는 기술은 몇 년 전 일본에서 건너왔습니다. 사람들이 잘 먹지 않는 소의 질긴 부위를 싼값에 등심처럼 그리고 안심처럼 부드럽게 먹게 하기 위한 육가공 기술, 그 취지 자체는 좋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기술이 소비자를 속이기 위한 상술로 진화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인젝션육에 대한 온갖 디스는 다 해놓고, 마지막에 인젝션육이 나쁜 게 아니라 인젝션육을 (가공하지 않은 원육인 양) 속여 파는 게 나쁜 거라는 면피용 발언을 슬그머니 집어넣음. 하지만 방송 내용과 방향은 인젝션육은 나쁜 먹거리라는 쪽이고 시청자도 그렇게 받아들임.


여기서 내가 분노하는 부분이 또 따로 있는데... 방송 내용 중 양고기 인젝션육에 대한 것. 우리나라 사람들은 누린내 나는 고기는 안 먹는다며(공장 직원의 발언) 양갈비 인젝션육 만드는 걸 보여주는데, 아마도 양고기 지방은 철저히 제거하고 대신 소기름을 넣은 인젝션육을 만드는 듯.(양고기의 냄새는 지방에서 나는 것) 대한민국 식당에서 양고기 향을 즐길 수 있는 날은 대체 언제 오려는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부근의 인도/네팔 레스토랑 뿌자2에 다녀왔습니다.

에베레스트와 더불어 동대문 피플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뿌자의 2호점인데요. 1호점과 2호점이 별로 멀지는 않습니다. 1호점은 1호선 동대문역과 6호선 동묘역 사이에 있으니까요. 에베레스트가 영등포에 지점을 낸 것을 생각해보면 좀 대조적이죠. (뿌자2가) 엘리베이터도 없는 4층 건물 꼭대기에 있으니 월세가 싸서 오픈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만.

근데 왜 인도 뒤에 굳이 네팔을 붙이냐면 인도 음식을 팔지만 네팔 분들이 운영하는 곳이라 그런 건데요. 사실 인도 요리사가 하는 곳은 대부분 가격이 더 비싸고 맛도 조금 다르죠. 아무래도 향신료 맛이 좀 더 살아있는 느낌이구요. 반면에 인도/네팔 음식점들은 인도 음식점에 비해 30~40% 정도 저렴하면서 맛도 나쁘지 않아 많은 분들께 사랑받고 있죠. 저도 뭐 강가 같은 경우는 돈 값을 못한다는 생각이지만, 인디아 게이트의 무그르 도 피아자와 빠니르 버터 마살라의 조합은 최강이라 생각... 뭐 그렇습니다. 인디아 게이트 가본지도 참 오래됐군요.(신촌현대백화점 지점은 왜 몇천원씩 더 비싼 건지... 큭...)

가게 안은 가네샤로 온통 둘러싸여 있습니다만, 네팔 분들은 상당수가 힌두교 신자이니 뭐 문제될 것은 없겠죠. 그런데 검색해보니 강남역에 가네샤 사주카페라는 곳이 있군요. 이건 힌두교와 주역의 결합인가요... -_-;


탄두리 치킨 하프(1/2). 언제부터 인도 음식점들의 탄두리 치킨 하프가 닭다리 두 개가 되어버렸는지... 예전에는 온전한 반마리를 줬던 것 같은데 말이죠. 이건 뭐 가게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습니다만, 검색 좀 해보니 상당히 많은 가게들이 이런식으로 나오더군요. 닭다리를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의 특성을 반영한 걸 수도 있겠구요.

맛은 보통인데, 사실 탄두리 치킨을 맛있게 먹어본 적이 거의 없어서 큰 감점요인은 아니네요. 제가 먹어본 것 중에는 홍대 샨띠의 탄투리 치킨이 제일 괜찮았구요. 그 다음이 인디아 게이트... 샨띠는 산스크리트어로 평화, 휴식, 평온 뭐 이런 뜻인데, 노라조의 카레에 나오는 샨띠는 아마도 홍대 샨띠인 듯.


플레인 난, 갈릭 난.(2천원, 2천5백원) 이것도 뭐 걍 보통이네요. 딱히 뛰어난 점은 없지만 심하게 나쁘지도 않은... 엄밀히 따지면 조금 떨어지는 느낌은 들었습니다만... 난은 아무래도 인도 요리사 있는 곳들이 더 잘하는 경향이 있죠. 물론 더 비싸긴 하지만.


커리는 머턴 마살라를 시켰는데요.(1만1천원) 이거 꽤나 마음에 드는군요. 향신료 느낌이 제법 잘 살아있는데, 같이 간 동행은 에베레스트 것 보다 맛있다고 하고, 제 입에도 제가 먹어본 인도/네팔 음식점의 커리 중에서 제일 낫더군요.

특히나 더욱 맘에 든 점은 양고기 냄새가 적절하게 나준다는 거였는데요. 개인적으로 국내 양고기 요리는 냄새를 너무 심하게 없애는게 좀 불만이었거든요. 사실 서양식 양갈비 구이 등에서까지 냄새가 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커리에서의 양고기는 커리 향과 양고기 냄새가 어우러질 때 상승효과를 내주는 부분이 있어서요. 그 상승효과를 생각하면 커리 향도 양고기 냄새도 조금 더 강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제가 집에서 만든 양고기 커리 한통을 (식구들은 아무도 못 먹고) 혼자 다 먹었던 걸 생각하면 이 정도가 한계겠지요.



라씨도 맛있더군요.(3천원) 라씨는 가게에 따라 좀 뻑뻑하게 나오는 곳이 있고, 약간 묽게 나오는 곳이 있습니다만, 뿌자는 약간 묽은 타입이네요. 그런데 농도를 적절히 조절해서, 너무 묽지 않으면서 라씨 먹는 기분은 나게 만들었군요. 사실 너무 뻑뻑한 라씨는 식사와 함께하는 음료로서의 기능은 좀 떨어지다보니 별로 선호하지는 않거든요.


사모사는 좀 비추네요.(3천원) 사실 사모사는 탄두리 치킨 이상으로 맛있게 하는데가 참 없기는 한데, 여기는 특히 좀... 지금은 없어진 홍대 디와니암의 것이 맛있었는데 말이죠. 그 큼지막한 덩어리를 반으로 가르면 따끈따근한 감자와 완두콩이...

전반적으로 봤을 때 괜찮은 메뉴도 있고 좀 떨어지는 메뉴도 있었습니다만, 인도 음식점에서 가장 중요한 커리가 맛있었기 때문에 좋은 업소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인도/네팔 음식점 답게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은 편이구요. 다시 가게 되면 3인 파티를 짜서 커리 2개와 난. 밥 등을 시켜서 먹어보고 싶군요. 라씨도 주문하구요. 사실 인도 음식점은 두 명이나 네 명이 가면 인도 음식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부득이하게 탄두리 치킨을 시키게 되는데, 저는 닭은 치킨집에서 먹는게 더 좋다고 보거든요. 그밖에 네팔 음식인 뚝바도 메뉴에 있으니 함 먹어볼 생각이 있네요.

메뉴판, 약도, 전화번호 등은 홈페이지에 자세히 나와있으니 참고하시길.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이 포스팅은 사진 촬영 후 1개월 이내에 기재되었습니다.


☎02-2274-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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