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사이토 라멘은 제가 방문했을 때와는 다른 분이 요리를 하고 계십니다. 올라오는 사진을 보니 예전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부분이 보이구요. 예전의 맛과 지금의 맛이 다를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폐점 시간이 가까운 늦은 저녁에 방문했네요.



사이토의 대표 메뉴로는 역시 가장 왼쪽의 도쿠센 라멘을 꼽을 수 있겠죠. 사이토의 도쿠센 라멘은 쇼유(간장) 라멘인데, 도쿠센은 특선(特選)을 일본식으로 읽은 거구요. 다른 라멘도 맛있습니다만, 한국서 완성도 있는 쇼유 라멘을 만드는 곳은 흔치 않죠.



도쿠센 라멘의 수프는 심하게 탁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맑고 투명한 것도 아닌데, 먹어보면 자극적이거나 강한 맛이 아닌, 은근하면서 깊이 있는 맛이 느껴집니다. 살짝 진하게 끓여낸 숭늉을 먹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든달까요.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뭔가 입에 달라붙으면서 입맛을 다시게 되는 그런.


오픈 초에 드신 분들은 2% 부족함을 느끼셨을 수 있겠습니다만, 수프가 예전보다 좀 더 볼륨감 있게 변하고, 면 맛도 더 좋아져서, 이제는 부족함이 없이 완성된 맛을 보여줍니다. 다만, 면의 맛이 좋아졌다고 해서, 가마마루이 등의 자가제면을 하는 맛집의 것과 비교하시면 곤란하구요. 가게가 크지 않고(좌석 수 11석) 사장님 혼자 일하시기 때문에 면은 받아다 쓰시는데, 충분히 맛있다고 느껴질 만한 거래처를 찾아내신 것 같네요.


살살 녹는 식감의 차슈는 예전부터 훌륭했는데 여전히 변함없이 맛있습니다. 근데 첨에 먹어보고 국산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독일산 돼지고기더라구요. 독일이 소세지가 맛있으니 돼지도 맛있겠지라고 생각하며 바로 납득했습니다만. ^^; 어지간한 국산 삼겹살보다 더 낫게 느껴지더군요.



계란은 흰자는 겔(GEL) 상태, 노른자는 액체 상태로 조리하셨는데, 이렇게 만드는 게 쉽지 않겠고 라멘집 중에서 이렇게 내는 곳도 별로 없죠.(조리도 그렇지만 계란이 너무 말랑말랑해서 껍질 까기가 힘든... ^^;) 제가 알기로 우마이도 정도가 이런 스타일로 내는 걸로 알고 있구요. 근데 약간 호불호가 갈리기는 할 겁니다. 좀 심한 반숙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계란 반숙 못(안) 드시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마지막으로 라멘의 간에 대해 한 마디 하자면, 사이토 라멘은 오픈 초부터 짜지 않은 라멘을 추구해왔고, 그건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러다고 해서 맛이 떨어지는 건 아니고, 맛이 완성된 현재는 밸런스가 완벽한 상태기 때문에 오히려 간을 더하면 맛을 해치는 상황입니다.(예전에는 간을 더 하면 맛이 좀 더 나아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만) 확실히 한국에서 파는 라멘 국물이나 (우동이나 소바를 찍어먹는) 쯔유를 맛보면 일본 간에 맞게 좀 더 짜야 맛이 살아날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사이토 사장님께서는 본인의 철학에 부합하는 짜지 않으면서도 맛있는 라멘을 만들어 내셨네요.


돈코츠 라멘이 아닌 다른 종류의 맛있는 라멘을 드셔 보시고 싶은 분들, 살살 녹는 차슈를 좋아하시는 분들, 라멘은 좋지만 짜지 않으면 좋겠다는 분들이 계시다면 사이토 라멘을 방문해 보시길.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4년 7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257-8 (성미산로26길 43)

02-323-0723

낮 12시~오후 9시30분

토요일 휴무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