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 오류동의 평양냉면집입니다. 광명시에서 인기를 얻어 여의도로 이전한 정인면옥의 원류가 되는 집이지요. 현재의 광명 정인면옥은 여의도와는 별 무관하다 보아야 한다고들 하더군요.



오래된 가게들은 저마다의 룰이나 특이사항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오류동 평양냉면은 면수 대신 따뜻한 육수를 줍니다. 보온통에서 셀프 리필해서 먹을 수도 있구요.



일반적으로 평양냉면집은 만두를 같이 합니다만, 이 집은 만두는 겨울에만 합니다. 그래서 만두를 먹어본 적이 아직 없네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노려보려고 합니다만.


냉면 가격이 참 착한데, 이것도 몇 년 전에는 6천원이었다가 올라간 가격이죠. 사실 6천원 시절에는 저렴해서 먹는 느낌이었다면, 7천원 되고 좀 지나서는 맛이 꽤 좋아졌는데, 최근 맛이 더 좋아졌다고 해서 방문을 했지요.(방문 시기는 3월)



반찬에 특별한 기억은 없으니 평범했던 듯요.



암돼지 편육. 반찬이 평범한 건 괜찮은데, 문제는 이 편육도 평범했다는 거... 일반적인 보쌈고기 같은 말랑말랑한 수육인데, 밥이랑 먹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냉면에 어울리는 느낌은 아니었구요. 맛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다음에 또 주문하게 될지는 모르겠네요.



평양냉면(7,000). 먹어보니 확실히 면도 육수도 더 좋아졌네요. 이 정도면 이쪽 지역 분들은 굳이 시내의 유명 노포들을 갈 필요가 없지 않나 생각이 드는군요. 가격을 생각하면 더 그렇구요.



평양비빔(7,000). 제 평생 평양냉면집에서 비빔을 먹어본 건 이번이 처음인데, 예전에는 평양냉면은 굳이 멀리 나가서 먹어야 하는 음식이었고, 그런 곳 같이 가는 친구 중에 비빔을 꼭 먹어야겠다는 친구도 없었고, 지금은 가격도 많이 올라서 그 가격에 비빔을 시켜야 할 이유는 (딱히 더 좋아하거나 목적한 메뉴가 아니니) 더더욱 없어서 말이지요. 하지만 7천원이라면 한 번 주문해볼 만 하죠.


결론적으로 제 첫 평냉집 비빔은 아주 성공적이었습니다. 들기름과 맵지도 달지도 않은 양념이 두툼한 면과 어우러져 격조 있는 비빔냉면의 맛을 보여주더군요. 나중에 7월 방문 때 보니, 이 집은 비빔냉면 손님이 정말 많더라는.



7월에도 방문을 했는데, 이번에는 녹두전을 시켜봤습니다. 근데 별로 마음에 들지가 않는군요. 반죽의 밀도가 너무 묽고, 기본 간도 너무 약하게 되어있는 느낌입니다. 옛날부터 하던 방식을 그대로 하시는 걸까 생각도 해보았습니다만, 이 경우에는 (이유가 무엇이든) 맛을 좀 수정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암돼지 편육과 마찬가지로 녹두전도 재주문은 하지 않을 것 같구요.



7월은 여름인 데다 주말 점심에 방문했더니 3월과는 달리 가게 앞에 줄이 생겼는데, 이리 바쁘다 보니 면과 육수의 텐션이 3월에 비해 좀 떨어지는 느낌이었네요. 아무래도 바쁜 데는 장사 없는 법이라 유명하고 오래된 가게들도 여름에는 퀄리티가 들쭉날쭉한 경우가 많고, 그래서 여름에는 평양냉면을 즐기지 않는다는 미식가들도 제법 있죠. 사실 저도 기본적으로 여름에 평양냉면집 가는 건 기피하는 편이구요.


제 생각에 이 집의 가장 큰 문제는 냉면과 함께 주문해서 먹을 메뉴가 없다는 건데요. 암돼지 편육이나 녹두전을 시킬 바에야, 차라리 냉면을 두 그릇 드시는 게 낫지 않을까 싶더군요. 1인 1냉면 주문 시에는 사리추가로 냉면 한 그릇을 더 주문할 수 있는데, 사리추가는 3천원밖에 안 한다는 것도 장점이구요. 저도 다음에 지인이랑 둘이 방문하면, 평냉을 하나씩 시키고 비냉을 사리추가로 주문해서 나눠 먹을 요량이네요.


PS : 식후에 커피 한잔 하시려면 도보 7분 거리의 달콤한 나의 커피를 추천합니다. 동네 카페 수준을 많이 상회하는 '맛있는' 커피를 냅니다.


맛 평점 (10점 만점)

냉면 = 8.1~8.5

암돼지 편육 = 8.0

녹두전 = 7.8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6년 3월, 7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구로구 오류1동 13-55

02-2614-2263

낮 12시~저녁 8시 30분

첫째 주 넷째 주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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