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부근의 인도/네팔 레스토랑 뿌자2에 다녀왔습니다.

에베레스트와 더불어 동대문 피플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뿌자의 2호점인데요. 1호점과 2호점이 별로 멀지는 않습니다. 1호점은 1호선 동대문역과 6호선 동묘역 사이에 있으니까요. 에베레스트가 영등포에 지점을 낸 것을 생각해보면 좀 대조적이죠. (뿌자2가) 엘리베이터도 없는 4층 건물 꼭대기에 있으니 월세가 싸서 오픈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만.

근데 왜 인도 뒤에 굳이 네팔을 붙이냐면 인도 음식을 팔지만 네팔 분들이 운영하는 곳이라 그런 건데요. 사실 인도 요리사가 하는 곳은 대부분 가격이 더 비싸고 맛도 조금 다르죠. 아무래도 향신료 맛이 좀 더 살아있는 느낌이구요. 반면에 인도/네팔 음식점들은 인도 음식점에 비해 30~40% 정도 저렴하면서 맛도 나쁘지 않아 많은 분들께 사랑받고 있죠. 저도 뭐 강가 같은 경우는 돈 값을 못한다는 생각이지만, 인디아 게이트의 무그르 도 피아자와 빠니르 버터 마살라의 조합은 최강이라 생각... 뭐 그렇습니다. 인디아 게이트 가본지도 참 오래됐군요.(신촌현대백화점 지점은 왜 몇천원씩 더 비싼 건지... 큭...)

가게 안은 가네샤로 온통 둘러싸여 있습니다만, 네팔 분들은 상당수가 힌두교 신자이니 뭐 문제될 것은 없겠죠. 그런데 검색해보니 강남역에 가네샤 사주카페라는 곳이 있군요. 이건 힌두교와 주역의 결합인가요... -_-;


탄두리 치킨 하프(1/2). 언제부터 인도 음식점들의 탄두리 치킨 하프가 닭다리 두 개가 되어버렸는지... 예전에는 온전한 반마리를 줬던 것 같은데 말이죠. 이건 뭐 가게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습니다만, 검색 좀 해보니 상당히 많은 가게들이 이런식으로 나오더군요. 닭다리를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의 특성을 반영한 걸 수도 있겠구요.

맛은 보통인데, 사실 탄두리 치킨을 맛있게 먹어본 적이 거의 없어서 큰 감점요인은 아니네요. 제가 먹어본 것 중에는 홍대 샨띠의 탄투리 치킨이 제일 괜찮았구요. 그 다음이 인디아 게이트... 샨띠는 산스크리트어로 평화, 휴식, 평온 뭐 이런 뜻인데, 노라조의 카레에 나오는 샨띠는 아마도 홍대 샨띠인 듯.


플레인 난, 갈릭 난.(2천원, 2천5백원) 이것도 뭐 걍 보통이네요. 딱히 뛰어난 점은 없지만 심하게 나쁘지도 않은... 엄밀히 따지면 조금 떨어지는 느낌은 들었습니다만... 난은 아무래도 인도 요리사 있는 곳들이 더 잘하는 경향이 있죠. 물론 더 비싸긴 하지만.


커리는 머턴 마살라를 시켰는데요.(1만1천원) 이거 꽤나 마음에 드는군요. 향신료 느낌이 제법 잘 살아있는데, 같이 간 동행은 에베레스트 것 보다 맛있다고 하고, 제 입에도 제가 먹어본 인도/네팔 음식점의 커리 중에서 제일 낫더군요.

특히나 더욱 맘에 든 점은 양고기 냄새가 적절하게 나준다는 거였는데요. 개인적으로 국내 양고기 요리는 냄새를 너무 심하게 없애는게 좀 불만이었거든요. 사실 서양식 양갈비 구이 등에서까지 냄새가 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커리에서의 양고기는 커리 향과 양고기 냄새가 어우러질 때 상승효과를 내주는 부분이 있어서요. 그 상승효과를 생각하면 커리 향도 양고기 냄새도 조금 더 강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제가 집에서 만든 양고기 커리 한통을 (식구들은 아무도 못 먹고) 혼자 다 먹었던 걸 생각하면 이 정도가 한계겠지요.



라씨도 맛있더군요.(3천원) 라씨는 가게에 따라 좀 뻑뻑하게 나오는 곳이 있고, 약간 묽게 나오는 곳이 있습니다만, 뿌자는 약간 묽은 타입이네요. 그런데 농도를 적절히 조절해서, 너무 묽지 않으면서 라씨 먹는 기분은 나게 만들었군요. 사실 너무 뻑뻑한 라씨는 식사와 함께하는 음료로서의 기능은 좀 떨어지다보니 별로 선호하지는 않거든요.


사모사는 좀 비추네요.(3천원) 사실 사모사는 탄두리 치킨 이상으로 맛있게 하는데가 참 없기는 한데, 여기는 특히 좀... 지금은 없어진 홍대 디와니암의 것이 맛있었는데 말이죠. 그 큼지막한 덩어리를 반으로 가르면 따끈따근한 감자와 완두콩이...

전반적으로 봤을 때 괜찮은 메뉴도 있고 좀 떨어지는 메뉴도 있었습니다만, 인도 음식점에서 가장 중요한 커리가 맛있었기 때문에 좋은 업소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인도/네팔 음식점 답게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은 편이구요. 다시 가게 되면 3인 파티를 짜서 커리 2개와 난. 밥 등을 시켜서 먹어보고 싶군요. 라씨도 주문하구요. 사실 인도 음식점은 두 명이나 네 명이 가면 인도 음식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부득이하게 탄두리 치킨을 시키게 되는데, 저는 닭은 치킨집에서 먹는게 더 좋다고 보거든요. 그밖에 네팔 음식인 뚝바도 메뉴에 있으니 함 먹어볼 생각이 있네요.

메뉴판, 약도, 전화번호 등은 홈페이지에 자세히 나와있으니 참고하시길.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이 포스팅은 사진 촬영 후 1개월 이내에 기재되었습니다.


☎02-2274-2922

※ 사진이 많이 조잡합니다. 카메라 산지 일주일만에 아무렇게나 찍은 거라... 감안하고 봐주시길.


타이 익스프레스는 101그룹에서 들여온 싱가폴발 타이 레스토랑 프렌차이즈다. 현재 이대 후문의 101그룹 건물 1층에 국내 1호점이 오픈한 상태.

부담가지 않는 가격대에 맛도 괜찮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방문을 결심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락사'라는 메뉴를 먹어보기 위함이었다.
 


우선 주문한 메뉴는 소프트 쉘 크랩 튀김(9,900원)이었는데, 마침 소프트 쉘 크랩이 먹고 싶다는 지인이 있었으나 같이 방문하지 못해 먹으면서 전화로 놀려줬다. '맛있냐?' '응, 맛있어'

소프트 쉘 크랩 두 마리가 튀겨져 나오는데, 사실은 큰 감흥은 없는 맛이었으나 지인을 놀리기 위해 허세를 좀 부렸다는... -_-;


이것이 문제의 락사. 락사 중에서도 해산물을 넣은 레드 그레이비 타이 락사(10,900원)였는데, 모처럼만에 제대로된 동남아 스타일 커리 요리를 아주 맛있게 먹었다.

코코넛 밀크를 넣은 해산물 레드 커리에 우동면을 말아서 낸 것인데, 현지(싱가폴)에서는 좀 더 가는 면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인 듯 하고 실제로 그쪽이 음식에 더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다. 지금 상태로도 락사가 맘에 들긴 하지만, 면을 현지 스타일로 바꿔주면 더 좋을 듯.

락사는 싱가폴 특유의 페라나칸 요리인데, 주 재료 중 코코넛 밀크가 들어간 것이 커리 락사, 타마린드 페이스트가 들어간 것이 아쌈 락사라고.(싱가폴 말로 타마린드를 아쌈이라고 한다는) 현재 타이 익스프레스에서는 커리 락사만 메뉴에 있는데, 싱가폴에서도 그런지 아님 한국에서는 아쌈 락사를 뺀 것인지는 모르겠다. 타마린드는 신맛이 나고 따라서 아쌈 락사도 신맛이 날테니 어차피 한국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겠지만, 나는 먹어보고 싶은데 말이지.(한국 사람들은 왜 그렇게들 신맛을 싫어하는지. 연구과제다.) 물론 커리 락사도 한국 사람들이 대중적으로 좋아할 맛은 아니다. 코코넛 밀크의 달고 느끼한 맛을 식사 메뉴에서 느끼길 원하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여하간 락사가 맘에 들었기에 추후 방문하여 이것저것 먹어보았다.


투아 팟 프릭(8,900원) - 타이 익스프레스만의 매콤한 쉬림프 페이스트를 넣은 스트링 빈 볶음인데,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매콤한 쉬림프 페이스트가 입맛을 돋궈준다.

매운맛의 정도가 매운맛 매니아들에게는 좀 부족할지도 모르지만, 매운맛 취향이 보통인 사람들에게는 꽤 맵게 느껴질 정도인데, 맛있게 매울 수 있는 한계를 공략한 느낌이랄까. 많이 맵긴 한데 못 먹을 정도는 아닌 그런 느낌.


거의 다 먹었는데 소스가 많이 남아서, 문득 드는 생각이 있어 밥을 청해 소스에 비벼먹으니 이 또한 맛이 좋았다. 그런데 이게 또 고수와 잘 어울릴 것 같아 고수를 청해 올려서 먹었더니 맛이 더 좋아지더라는.


센야이 팟 크라파오 가이(11,900원) - 바질과 닭고기를 넣고 볶은 와이드 라이스 누들. 라임과 땅콩가루, 굵은 고춧가루가 곁들여 나와 식성에 따라 맛을 조절할 수 있다. 본인은 라임 꾹 짜넣고 땅콩가루와 고춧가루를 모두 섞어서 먹었으나, 맛이 좀 모자란 듯 하여 땅콩가루를 더 청해 비벼서 먹었더니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바질향은 차분히 음미해야 느낄 수 있는 정도라 조금 불만이었지만, 블로그 검색을 해보니 볶음밥과 볶음면에서 불맛이 안난다는 분들이 있어서 좀 걱정을 했는데, 우려와는 달리 불맛이랄까 불기운이 충분히 느껴지는 볶음면이었다.

바질향이 약한 부분에 대해서는 직원분에게 혹시 레시피를 조금 현지화한 부분이 있냐고 물었더니, 싱가폴 현지의 레시피대로 만들고 있다는 답을 들었다. 레시피를 한국인 입맛에 맞게 변형한 것은 아니고, 원래 타이 익스프레스의 레시피가 국적과 연령에 무관하게 누구나 먹을 수 있는 태국 음식을 목표로 한 듯. 아시아 경제에 관련 기사가 났는데, 중간에 "'타이 익스프레스'는 으리으리한 '미슐랭' 별 세 개 레스토랑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태국 음식을 대중적인 스타일로 탈바꿈시켰다."는 부분 등을 빼고 읽어보심 되겠다.


미 수아 캥 찻 가이(10,900원) - 오랜 시간동안 중탕한 닭고기 육수를 베이스로 한 타이 누들. 국물 맛이 굉장히 익숙한 맛인데, 무슨 맛이냐면 삼계탕 국물 맛이다. -_-; 다만 후추로 매운 맛을 내서 후추 맛이 많이 나는 삼계탕 국물 맛. 통후추를 넣었다 뺐는지 후추 자체는 보이지 않았지만.

면은 우동면에 닭고기 조각과 버섯이 실하게 들어있는데, 맛 자체는 나쁘지 않으니 태국 향신료 못 드시는 분이 국물 드시고 싶을 때 드시면 괜찮을지도. 손님의 다양한 입맛을 위해 준비된 요리랄까. 물론 이왕 여기까지 오셨으면 좀 더 태국 음식스러운(또는 싱가폴 음식스러운) 것을 드시는게 좋겠지마는.


레드빈 밀크쉐이크.(5,500원) 맛은 나쁘지 않으나 맛이 궁금해서 드실 필요는 없겠다. 비비빅을 갈아놓은 맛이기 때문에... 물론 비비빅보다 좀 더 자극(단맛)과 인공적인 느낌이 덜하긴 하지만, 맛의 스펙트럼은 비비빅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다.

타이 익스프레스는 전반적으로 태국 음식을 현대적으로 잘 정리해놓은 느낌이 드는 곳이다. 모든 메뉴를 1인분으로 주문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먹는 사람의 식성을 고려해 땅콩가루, 고춧가루 등을 처럼부터 섞지 않고 곁들여서 낸 것도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땅콩가루가 좀 부족하긴 했지만) 무엇보다 음식 맛이 대체적으로 좋은 편이다. 가격도 많이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고.

다만, 현대적으로 정리를 한 만큼, 태국 현지의 맛과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분에게는 적당한 곳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태국 음식을 즐기기에는 괜찮은 곳이라고 생각된다. 말하자면 한국에서 이태리스러운 파스타를 먹기는 쉽지 않지만, 꼭 이태리 맛이 나야 맛있는 건 아니지 않나.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이 포스팅은 사진 촬영 후 1개월 이내에 기재되었습니다.


☎ 02-365-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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