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사실 이틀 전에 퀸 블렌드의 라떼를 마셨었다. 아주 훌륭했는데, 아이스로 마시면 더 좋을 것 같아 재차 방문.



퀸 블렌드 카페 라떼 8온스(4,500). 밝고 부드러운 산미 뒤로, 베리 향이 퐁퐁 솟아오른다. 적당한 단맛도 느껴지고. 베리 향이 굉장히 강렬한 색깔로 다가오는 것은 아닌데, 양적 질적으로 굉장히 풍부하게 느껴진다. 주실 때 온도도 그리 높지는 않지만, 좀 더 온도가 내려가면 향이 더 강하게 올라오니 천천히 드셔 보시길.


(라떼는 8온스와 12온스 두 종류가 있는데, 들어가는 우유의 양에 차이가 있고 그래서 맛도 달라진다. 주문할 때 주의하시길) 



에스프레소 토크 블렌드 아이스 아메리카노(3,500). 퀸을 마시러 왔는데 어쩌다 보니 에스프레소 토크를 먼저 마시게 된.


먼저 다가오는 느낌은 달다, 정말 달다, 진짜 달다. 아주아주 단맛이 중점적으로 느껴지는 가운데, 고소한맛과 쓴맛이 뒤를 받쳐준다. 직관적으로 매우매우 맛있다는 느낌이 드는 맛. 목넘김 뒤로는 캬라멜스러운 피니쉬가 길게 길게 이어진다. 사실 맛보려고 한 커피가 아니었는데, 생각도 않은 횡재를 한 느낌이 들 정도로 아주 감탄스럽고 훌륭한 커피였고.


예전에 에스프레소 토크의 아이스 라떼를 마신 적이 있는데, 설탕 한 방울 안 넣은 커피가 캬라멜 시럽을 듬뿍 넣은 맛이 나서 감탄하며 맛있게 마셨었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도 여기에 물 대신 우유를 넣었으면 그런 맛이 났겠구나 싶은 느낌이 바로 느껴진다.



퀸 블렌드 아이스 라떼(4,500). 퀸에 찬 우유와 얼음을 넣으니, 과일 풍미가 단박에 풍성하게 다가온다. 한 입 마시고 난 사람의 입에서 과일 향이 진동을 할 정도.


따뜻한 라떼에서 베리 향이 느껴졌다면, 아이스 라떼에서는 과일 향의 뉘앙스가 좀 다르게 느껴지는데, 그게 그때그때 감각의 차이에 기인하는지, 온도 차에 기인하는지, 익숙함에 기인하는지는 둘 다 한 자리에서 재차 맛봐야 알 것 같고.


부드러운 산미와 풍부한 과일 향, 은은한 단맛이 아주 훌륭하다. 쓴맛은 (거의) 느껴지지가 않고.



퀸 블렌드 아이스 아메리카노(3,500). 밝고 화사한 산미 뒤로 풍부한 과일 향이 넘치게 다가온다. 과일 향의 캐릭터는 복숭아, 살구, 자두 등의 향을 뭉뚱그린 후 톤 다운을 시킨 듯한 느낌이랄까. 그래서 이게 무슨 과일인지 쉬이 다가오지 않기도 하는데, 적어도 시트러스나 베리는 아니라는 건 확실히 느낄 수 있으실 듯.


앞에서도 얘기했던 대로 향의 컬러가 강렬하지는 않은데, 양적 질적으로는 굉장히 풍성하다.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우아하게, 마시는 사람을 황홀경으로 밀어 넣는달까. 과일 향 뒤로는 단맛이 올라오는데, 과일 향이 워낙 풍부하다 보니 과일 향과 캬라멜 향이 짬뽕이 돼서 약간 감초스러운 뉘앙스의 단맛이 느껴진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에서도 쓴맛은 느껴지지가 않는데, 쓰고 자극적이고 돌출되는 강한 맛이 커피의 남성성을 나타낸다면, 퀸의 부드럽고 풍부하면서 충만한 맛은 커피의 여성성을 극대화한 느낌이다.


블랜드 퀸 퀸 블랜드는 커피를 접하는 순간, 과일의 상큼함과 달달한 향으로 시작해서 부드럽고 임팩트있는 에프터까지 '계속해서 생각나는 커피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블랜드를 만들고 마치 고대 여왕들의 커피가 이런...

Posted by Champ Coffee Roasters on 2015년 7월 1일 수요일


작년의 퀸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고, 완성도와 레벨은 더 향상됐다. 한동안 퀸이 없었는데, 이 맛을 표현할 수 있는 생두가 아무 때나 있는 게 아니라서. 지금 있는 생두도 물량이 소진되면 언제 다시 맛볼 수 있을지 모르니, 있을 때 많이들 마셔두시길.


음식을 만드는 데 있어 그 레벨이 극에 달하면, 맛을 만드는 게 아니라 맛을 표현하는 단계로 나아간다. 훌륭한 싱글오리진을 볶고 내리는 것이 재료의 맛을 어떻게 표현해낼까의 문제라면, 훌륭한 블렌드를 볶고 내리는 것은 내가 표현하고 싶은 맛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의 문제라고 할 수 있겠고. 전자와 후자 사이에 우열이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전자에 비해 후자가 좀 더 희귀한 것은 사실이 아닌가 싶고, 그런 의미에서 챔프 커피의 퀸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부러 찾아 마실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맛 평점 (10점 만점)

퀸 카페 라떼 = 8.8

에스프레소 토크 아이스 아메리카노 = 9

퀸 아이스 라떼 = 9

퀸 아이스 아메리카노 = 9.3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79-44

010-8899-4516

월~금, 오전 8시~오후 8시

토, 오전 10시~ 오후 8시

라스트 오더 오후 7시30분

일요일 휴무

※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우사단로 챔프 커피에 있던 로스터기를 빼서 이태원에 새로운 작업실을 차리셨다고 들었는데, 그게 바로 여기.(우사단로 챔프 커피는 그대로 운영하시고) 작정하고 찾아간 게 아니라 우연히 발견했는데, 작정했더라도 찾기가 어려운 것이, 다음 네이버 모두 검색해서 나오는 주소가 엉터리다.(그나마 다음은 근처라도 되는데 네이버는 전혀 엉뚱한...)



우사단로 챔프 커피와 마찬가지로 간단한 메뉴만 몇 가지 맛볼 수 있다. 근데 두 곳서 각각 다른 블랜드를 사용하고 계신다는.



퀸 블랜드의 에스프레소(3,500). 산미가 있는 요즘 스타일의 에스프레소지만, 클래식한 에스프레소만큼(또는 그 이상으로) 설탕을 듬뿍 넣어야 맛이 살아난다. 설탕을 넣으면 조금은 뭉툭했던 산미가 도드라지고, 답답했던 뒷맛을 단맛이 눌러줘서, 새콤달콤한 맛있는 에스프레소가 된다. 하지만 원두 프로파일에 쓰여있는 풍미를 느끼기는 좀 힘들고.



챔프 커피(4,500). 우유에 퀸 블랜드 에스프레소 더블샷을 올린 것으로, 섞지 말고 그냥 먹으라는 말씀을. 마셔보니 원두 프로파일에 써있는 풍미들이 그대로 느껴진다. 처음에는 베리향이 달콤하고 화사하게 피어오르고, 목넘김 뒤에는 밀키한 바디가 쭉 이어지다가, 다시 베리향을 길게 늘어뜨린다. 요 몇 년간 마셨던 차가운 베리에이션 커피 중 가장 인상적이고 맛있게 먹은 커피인 듯 싶다.(뜨거운 메뉴로도 주문 가능하다.) 양이 많지 않으니 식후에 즐기기에도 무리가 없고. 다만 얼음이 녹으면 맛이 흐려지니, 너무 천천히 마시면 바닥쯤 가서는 맛이 제대로 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맛을 음미하고 있노라면 절로 천천히 마실 수밖에.(그래서 다음에는 얼음을 반으로 줄여주시라 할까 생각이다.)


챔프 커피는 형제분들이 운영하시는데, 우사단로와 이태원이 각각 다른 블랜드의 원두를 사용하고 있으니, 두 곳 다 방문하셔서 맛을 보시는 것도 좋겠다. 듣자하니 이태원점 인근의 유명 샌드위치 가게인 라이포스트도 얼마 전에 챔프 커피 것으로 원두를 바꾸셨다니, 라이포스트에서 커피를 맛있게 드셨다면 챔프 커피도 한 번 방문해보시기 바란다.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79-44

010-8899-4516

월~금, 오전 8시~오후 8시

토, 오전 10시~ 오후 8시

라스트 오더 오후 7시30분

일요일 휴무

※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챔프 커피 두 번째 방문. 이제 길이 좀 눈에 익는다.



오늘 주문은 BLACK in SOUL 블랜드의 아메리카노(2,000). 에스프레소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복잡한 향미가 느껴진다든가, 어떤 특정한 요소가 강한 자기주장을 한다는가 하는 느낌은 없다. 근데 이 커피 맛있고 묵직하다. 여쭤보니 챔프 커피의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 투샷이 기본이라는데, 이 묵직함은 투샷이니까라고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커피의 후미에 있어, 맛이나 향은 별로 길게 느껴지지가 않는데, 묵직한 바디감이 이리 오래도록 느껴질 줄이야. 그 묵직함 덕에 10온스 컵을 비우기까지 상당히 오랫동안 커피를 홀짝였던 듯 싶다.


다만 개인적으로 식후에 그 묵직함을 10온스 컵 가득 즐기는 것은 좀 부담스러운 느낌이 들었고, 모닝커피 또는 출출할 때 간식과 곁들이는 커피로 즐기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는. 식후에 챔프 커피에 간다면 역시 에스프레소가 좋겠다.


서울시 용산구 우사단로10길 121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768-26)

월~토, 오전 10시~오후 8시

일요일 휴무

네이버나 다음 지도에서 '챔프 커피'를 검색하면 엉뚱한 곳이 나오니 주의할 것

※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이태원 이슬람 성원을 지나서 우사단길 골목을 한참 들어가다 보면, 계속해서 보이던 젊은 감각의 가게들이 점점 사라져가고, 어느 순간 전형적인 주택가 골목의 모습으로 풍경이 변해간다. 챔프 커피는 그런 지점까지 들어가야 그 모습을 드러낸다. 한참 들어온 것 같은데 안 보여도 당황하지 말고 왼쪽을 살피며 직진.


커피 볶는 로스팅 작업실에서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 카페 라떼를 파는 정도라 카페 같은 의자나 테이블은 없다.(있기는 있는데 있다고 하기는 뭐한 정도) 그나마 얼마 전에 새로 구한 작업실로 로스팅 머신을 빼가셔서 않을 자리가 좀 생기기는 했다.



BLACK in SOUL 블랜드의 에스프레소.(2,000) 좀 지저분해 보일지 몰라도 맛은 그렇지 않다. 첫맛에는 산미가 뚜렷하게 느껴지나 과하게 시지는 않고, 바디감도 도톰하고, 초콜릿스러운 풍미가 느껴지는 뒷맛도 좋다. 그러면서 과하게 쓰지도 않고 잡미도 없다. 균형 잡힌 좋은 맛이고, 사람들의 입맛이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것 같은 맛이다. 이 절묘한 균형감 아래서는, 평소에 에스프레소에 설탕을 넣어 버릇 하는 분이라도 아마 설탕이 필요 없지 않을까. (요즘에는 설탕을 주지 않는 -따로 요청해야 주는- 집들도 많지만, 마셔보면 설탕이 필요한 경우가...)


반면에 너무 치우치지 않고 너무 중도를 걷는 느낌이 있어, 개성적인 맛과 강렬한 무언가를 원하는 손님에게는 채워지지 않는 2%의 부족함이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2천원이다... 어떤 위치 어떤 환경이든 간에 이런 커피를 단돈 2천원에 마실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카페 라떼.(3,000) 라떼도 에스프레소와 마찬가지로 밸런스를 중시하는 뉘앙스가 느껴진다. 근데 평을 하려면 한 번 정도 더 맛을 보아야 할 것 같은. 가게를 나와서 생각해보니 일단 어떤 블랜드로 만들어 주셨는지를 제대로 안 봐서... -_-;


이태원 경리단길은 많이들 들어보고 가보고 하셨겠지만, 우사단길은 아직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을 거다. 경리단길에서의 무언가를 상상하고 오신다면 조금 실망하실 수도 있고. 하지만 커피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챔프 커피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우사단길 탐방을 충분히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서울시 용산구 우사단로10길 121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768-26)

월~토, 오전 10시~오후 8시

일요일 휴무

네이버나 다음 지도에서 '챔프 커피'를 검색하면 엉뚱한 곳이 나오니 주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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