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레드 오리진 아메리카노(3,500). 밝고 라이트한 산미가 경쾌하게 입안을 맴돌고, 둘에서 셋 정도의 결이 느껴지는 여리여리한 과일 내음이 가비얍게 하늘하늘 피어오른다. 마치 향긋한 과일차라도 마시고 있는 기분이랄까. 그 와중에 마치 커피임을 잊지 않게 하려는 듯이, 후반부에는 너티(nutty)함이 살짝 고개를 내민다.



레드 플랜트에서 판매하는 싱글 오리진은 현재의 블렌드에 들어가는 콩들을 개별 판매하는 거라고 보면 되는데, 이번 레드 오리진 블렌드에는 에티오피아 모모라, 니카라과, 코스타리카가 들어갔고. 문제(?)는 워시드 콩 없이 내추럴과 허니 프로세스 콩으로만 이루어진 탓에, 애프터의 클린컵이 좀 좋지가 못하다.(내추럴이나 허니 프로세스 콩의 경우 일반적으로 워시드에 비해 클린컵이 떨어진다.) 런데 실은 이 레드 오리진은 컴퓨터 프로그램의 개발자 버전과 비슷한 것으로, 납품용에는 워시드를 하나 넣어서 클린컵에 별 문제가 없게 만드셨다고.(대중성을 위해서는 '불호'를 없애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보통 개발자 버전 프로그램은 좋아지고 개선된 점들과 함께 불완전하거나 버그가 있는 등의 문제가 공존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가 개발자 버전 프로그램을 쓰는 이유는, 그렇게까지 심각한 버그가 있지는 않고, 약간의 버그는 감내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 아닐까. 이 개발자 버전 레드 오리진의 경우도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장점을 즐기려는 생각으로 마신다면 충분히 맛있고 매력 넘치는 커피라는 생각이다.


3일 연속으로 방문해서 같은 블렌드를 에스프레소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로도 마셔봤는데, 에스프레소에서는 단점이 좀 더 두드러지는 느낌이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클린컵은 약간 나아지는 것 같은데 향이 좀 약하게 올라오는 느낌이다. 장점이 가장 부각되는 것이 따뜻한 아메리카노 같고, 취향에 따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드셔도 좋겠다.(클린컵 문제로 점수를 약간 깎았지만, 장점과 개성에서는 점수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


PS : 클린컵이라든가 취향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은데... 너무 길어질 것도 같고, 일단 취향에 따라 평가하거나 추천하지는 않는다는 정도로.


맛 평점 = 8.7 (10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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