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팅하다 잠깐 졸았더니 날짜가 하루 지나버렸네요. 멋지게(?) 당일 먹은 걸 당일날 올리려고 했더니... -_-; 하루 전 시점으로 돌아가서들 읽어주시길.


오늘도 트위터에서 잉여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와중에, 요즘 미식계에 나름 화제인 벤스쿠키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쿠키 하나에 3천4백 원이나 한다는 얘기를요. -_-;


5개들이 한 박스에 1만7천 원이라니, 1개에 3천4백 원꼴이라는 거였는데요. 마침 내일이 오픈이고 오늘부터 시식행사를 한다고 해서, 알 수 없는 사명감을 불태우며 머나먼 강남역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벤스쿠키는 영국 코벤트 가든에서 판다는 쿠키인데요. 무게를 달아서 파는데, 1kg에 14.25파운드구요, 1개 무게가 100g 정도 해서, 개당 가격은 개당 1.3파운드 정도 한다네요.(메뉴판에는 개당 1.15에서 1.45파운드 정도 한다고 돼 있군요.)


자 이것이 강남역 4번 출구 앞에 있는 벤스쿠키입니다. 테이크아웃 전문이라 가게는 크지 않네요. 시식을 해보니 맛은 있더군요. 달달하면서 살살 녹는 게 칼로리가 작렬하는 맛난 달다구리들에서 느껴지는 그런 맛이 나네요. 근데 제 앞에 서 있던 언니한테는 쿠키 반쪽을 준 것 같은데 저한테는 반의반 쪽을 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기분 탓이겠죠. -_-; (쿠키 사이즈는 대략 어른 손바닥만한 정도)


근데 이 멋진 가격이... 1개 무게가 대략 100g 정도 한다니 개당 3천5백 원에, 5개들이 한 박스에 1만7천 원을 받습니다. 제 돈 주고 사 먹을 일은 적어도 당분간은... 여기서 일단 내상을 좀 입었네요.


그리하야 내상을 좀 치료해보고자 신도림 디큐브시티 지하 1층의 세타가야 라멘에 들렸습니다. 주문은 세타가야 쇼유라멘(7천5백 원).

어패류 국물과 육류 국물을 섞은 쇼유라멘인데, 가츠오부시향, 니보시(국물내기용의 말린 생선)향, 육향이 따로 노네요. 맛도 당연히 안드로메다로... 현지 것과 비교해보면 국물 색이 벌써 다르네요. 오픈 초기에 현지인 스텝이 있던 시절과도 물론 다르구요.

(그런데 계란반숙의 조리상태는 정말 퍼펙트. 노른자가 완벽하게 젤 상태네요. 차슈는 칠레산이라 그런지 냄새가 약간 나긴 하는데, 그런 거 별로 신경 안 쓰는 분은 매우 맛있게 드실 수 있을 듯. 저도 아주 맛있게 먹었구요.)

이렇게 상처에 소금을 바르고...


해서 이번에는 5층에 가오픈중인 도츠에 들러봅니다. 스페인에서 들여온 도너츠 브랜드라고 하네요. 현재 매장이 공사중이구요. 그 앞에 조그맣게 쇼케이스 하나를 오픈했네요.

주문한 것은 커스터드 어쩌구 하는 2천2백 원이나 하는 쪼그만 도너츠인데요. 길이가 대충 제 중지 길이 정도 되네요.(조금 더 긴가? 뭐 어쨌든)


그런데 보통 메뉴 이름에 커스터드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속에 커스터드 크림이 들어 있을 거라고 예상이 되지 않습니까? 근데 아무것도 없는 민짜네요. 게다가 별로 맛도 없어요. 적어도 맛도 크기도 2천2백 원짜리하고는 거리가 먼 듯. 그러면 이제 3천5백 원짜리 쿠키를 먹을... 이렇게 단순비교를 하면 안 되는 거죠. -_-;
(※ 추후에 먹어본 지인의 제보에 의하면 이 도너츠 커스터드 크림 들어있다네요. 제가 먹은 것이 잘 못 만든 것인 듯.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_-; 가실 분들 참고하시길.)


이렇게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불로 지지는군요. (물론 제가 택한 고행의 길입니다만... ㅠㅠ)


이대로 집에 갈까 하다가 신도림역 부근에 고로케 카페가 있다는 걸 생각해내고야 마는군요. 잠시 고민하다 끝장을 보자는 마음으로 전진.

걸어서 5분~7분? 정도 걸립니다만, 가는 도중에 여성 2인조 도를 아십니까를 만나기도 하고... 나름 괜찮은 미모의 아가씨들이었기에 새삼 청년실업의 심각함을 몸으로 느끼는 이벤트였는데, 과연 이것이 길조일지 흉조일지...


감자고로케(1천 원)를 시켰습니다. 입을 대보니 뜨겁지 않고 따끈하네요. 튀겨놓은 것을 살짝 데워 주는 듯. 먹어보니 아까의 그 이벤트는 길조였던 것으로 판명! 


이것저것 넣지 않은 매우 퓨어한 맛의 감자 고로케로군요. 살짝 바삭한 껍질에 부드럽고 포실한 으깬 감자가 들어 있는데, 일부러 작은 감자 덩어리를 조금 남겨두셔서 살짜기 씹는 맛을 살리는 레시피의 묘가 돋보입니다. 맛있네요. 가격도 쿠키 1/3(보다도 싼!) 가격이고.

일단 오늘은 감자 고로케 하나만 먹어보고 퇴각했습니다. 다음에 와서 나머지 두 가지 고로케를 먹어보고 포스팅을 할 생각이네요.

오늘의 기묘한 모험 끝!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각 업소의 방문 및 시식은 2011년 11월 15일에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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