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다인힐의 꼬또(COTTO)가 종각의 그랑 서울에 입점했습니다. 저는 정식 오픈 전의 50% 할인 이벤트에 당첨돼서 다녀왔네요.(지금은 정식 오픈하고 정상 영업 중이구요.) SG다인힐은 새 매장 새 지점이 오픈할 때마다 이와 비슷한 이벤트를 하곤 하죠.



식당은 건물 지하에 모여있는데, 수하동[각주:1], 고디바 등의 유명 점포들이 다수 입점해 있습니다.



여의도의 핏제리아·리스토란테 꼬또와는 달리 그랑 서울의 꼬또는 핏제리아라서 메뉴가 좀 다르더군요. 여의도 꼬또 메뉴 중 파스타와 스테이크 등이 없고, 대신에 여의도에는 없는 파니니를 맛볼 수 있습니다.(근데 제가 파니니를 안 시켜서... 다른 테이블에 나가는 걸 보니 비주얼은 훌륭해 보였습니다만...)



얇고 파삭하게 구운 피자 도우로 추정되는 음식이 식전빵 대용으로 나오네요. 위에는 살짝 매콤함이 느껴지는 시즈닝이 뿌려져 있구요. 좀 딱딱해서 쪼개기가(얇고 딱딱해서, 자른다기보다는 쪼갠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 약간 불편합니다만, 맛은 괜찮습니다. 인도식 크래커인 파파덤(papadum. 파파드pappad로도 불림)과 비슷한 느낌이네요.



시저 샐러드와 치킨 디아블로(15,000). 시저 샐러드에 살짝 매콤한 닭 다리살(로 추정)이 올라간 메뉴인데요. 닭고기는 보들보들 촉촉하게 잘 조리돼서 맛있었는데, 샐러드에 소스가 살짝 부족한 느낌이 있었네요.(사진으로 봐도 생 야채 느낌이 좀 -_-;) 짜서 컴플레인 했다는 분도 계시니 주방이 아직 익숙지 않은 듯도요. 근데 꼬또에서 사용하는 육가공품은 모두 직접 만드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시저 샐러드에 쪼금 들어가는 베이컨(판체타?)도 맛있더군요.(보통 시저 샐러드에 들어가는 베이컨이 별 맛이 없다 보니)


한치, 오징어, 문어 프리토(12,000). 프리토(fritto)는 이태리 말로 튀김이라는 뜻이죠. 갓 튀겨내서 바삭한 튀김옷에 야들야들한 속 재료가 어찌 맛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만, 맛이 있기는 한데 너무 평범한 느낌이 많이 들더군요. 곁들여 나온 소스는 코리앤더(고수) 아이올리인데, 튀김과의 상승효과 같은 것도 딱히 느껴지지가 않아서 더욱 더... 산미가 있는 소스(타르타르나 피쉬&칩스에 나오는 식초라든가)가 나왔으면 좀 나았을 것도 같습니다만.



포르케타, 크러쉬 페퍼, 파프리카, 파채가 토핑된 피자(21,000). 포르케타(Porchetta)는 일종의 이태리식 돼지 통구이라고 할 수 있는데, 돼지의 특정 부위만을 가지고 만들기도 하는 듯요. 이태리에서 포르케타 샌드위치(파니니?) 제대로 하는 데 가면, 통구이의 다양한 부위-껍질, 살코기, 지방이 적당히 섞인 고기, 내장 등- 중 어느 부위를 어떻게 얼마나 넣을지 섞을지를 물어보고 만들어 준다고.


이 피자의 포르케타는 삼겹살로 만든 것인데, 삼겹살로 만들었다고 하니 베이컨 느낌 아닐까 생각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베이컨 느낌보다는 삼겹살의 고기스러운 느낌이 더 느껴지는 맛이더군요. 베이컨과 파채를 같이 먹는다면 조금 어울리지 않을 것도 같지만, 삼겹살과 파채는 어울리는 궁합이니 파채를 올린 것도 이해가 갔구요. 다만 포르케타의 기름기를 파채가 미처 다 잡아주지 못하는 느낌이 좀 들더군요. 그렇다고 파채를 더 올리면 음식의 밸런스나 피자로서의 정체성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지 생각도 들고.(파닭은 파채를 듬뿍 곁들여야 제맛입니다만 과연 피자는... 루꼴라라면 듬뿍 올라가도 괜찮겠지만서도) 기름기를 씻어줄 맥주나 와인을 같이 곁들였으면 괜찮지 않았을까 싶지만 음료(프루트 펀치)와 같이 먹었던 터라... -_-;


위에서 까탈스러운 소리를 좀 하긴 했습니다만 피자 맛은 좋았습니다. 낮은 온도에서 장시간 구워내는 쫄깃하고 담백한 도우와 토마토의 단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진한 토마토 소스, 여기에 포르케타와 파채의 어울림이 괜찮은 조합으로 다가오긴 하더군요. 하지만 이 피자가 이 가게의 베스트 메뉴는 아닐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달까요. 그런데 이 메뉴가 다른 데서는 볼 수 없는 메뉴고 파채가 올라간다는 등의 특이성도 있다보니, 일종의 스페셜티랄까 시그니처 메뉴 격으로 서버들이 추천하는 분위기가...  근데 앞에도 말했듯이 꼭 먹어볼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구요. 여성 분들의 경우 파채를 먹고 나니 입에서 냄새가 나서 힘들었다는 분들도 계시니 참고하시구요.


피자 도우에 대해서는 별도로 얘기를 좀 할 필요가 있는데, 일단 피자 도우가 맛있습니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쫄깃한 식감을 내면서, 계속해서 씹고 있으면 요즘 잘 나가는 빵집들의 소위 '식사빵'에서 느껴지는 것 같은 구수하고 깊은 맛이 느껴집니다. 이 도우가 맛있다는 걸 어필하고 끝까지 다 먹게 하기 위함인지(테두리 도우가 좀 두툼하기도), 서버 분께서 피자를 내오시면서 테두리 도우는 꿀에 찍어 먹으라며 테이블 위에 있는 꿀을 소스 종지에 따라주고 가시네요. 그런데 이 꿀에 도우를 찍어 먹으면 꿀의 단맛 때문에 도우의 구수하고 깊은 맛이 느껴지지가 않더군요. 도우의 맛을 제대로 느끼고 싶으시다면, 그냥 드시거나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올리브 오일에 (크러쉬 페퍼를 뿌려서) 찍어 드시길 권하고 싶네요.


SG다인힐의 박영식 부사장은 작품성/예술성도 인정받고 돈도 벌고 싶다[각주:2]는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SG다인힐 매장들의 음식을 보면 그러한 이상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 느껴지구요. 꼬또 피자의 경우, 낮은 온도에서 장시간 구워서 도우를 태우지 않고(부자 피자 가서도 테두리 탔다고 안 먹는 분들 많죠.), 도우의 식감을 한국 대중들이 좋아하는 쫄깃한 식감으로 만들고, 거기에 더해 도우에 꿀을 찍어 먹게 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피자 한 판을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만들었죠.(미국식 피자 먹을 때 테두리 도우 맛없다며 안 먹는 사람들 솔찮게 있으니)


저에게는 도우에 찍어 먹을 꿀이 필요 없습니다만, 세상에는 아직 꿀이 필요한 사람들이 훨씬 많을 겁니다.(검색해 보시면 아마도...) 언젠가 꿀이 필요없는 사람들이 (꿀이 필요한 사람보다) 더 많아지는 세상이 온다면, SG다인힐에서는 어떤 매장 어떤 메뉴를 선보이게 될까요. 근데 그날이 오긴 올까요. -_-;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4년 3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종로구 종로 33 그랑서울 지하1층

02-2158-7906

오전 11시30분~오후 10시 (연중무휴)

  1. 하동관 강남점이 명동점과의 법적분쟁으로 인해 사용하고 있는 이름. 하동관이 원래 있던-지금의 센터원 자리- 동네 이름이 수하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도 수하동이 입점해 있다. [본문으로]
  2. from 트위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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