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미디엄 바디의 산미가 느껴지는. 그러니까 산도가 꽤 있는 편인데, 그에 비해 산미가 부드럽고 자극적이지 않다. 조금 있으면 황설탕 느낌의 단맛이 올라오며, 산미와 어우러져 새곰달곰한 맛이 나는 게 좋다. 피니시는 단맛, 신맛, 구수함이 차례대로 또는 복합적으로 느껴진다.



오묘하다. 중상급자용 커피. 가벼운 산미와 단맛이 돌고, 오묘한 구수한 맛이 느껴진다. 향도 오묘하다. 예전에 이심에서 마신 이디오피아 구지 시다모 내추럴과 비슷한 뉘앙스가 느껴지나, 그보다 여리고 부드럽고 세련된 맛이다. 아주 훌륭하다.



평범 무난한. 상당히 가벼운 느낌. 좀 진한 보리차스럽달까. 아이스라서 그랬을까? 구수한 단맛 외의 별다른 특징은 느껴지지 않는다. 진한 커피 못 드시는 분이나, 드립 커피 초심자들이 드셔야 할 듯. 시럽을 넣으니 좀 더 괜찮았다.



산미 뒤로 초콜릿과 커피가 합쳐진 풍미가 강하고 길게 뻗어 나간다. 피니시로는 코코아 함량이 높은 초콜릿을 먹을 때 느껴지는 뒷맛(신맛)이 느껴진다. 이디오피아 리무와 더불어, 이 또한 아주 훌륭한 커피. 다음에는 따듯한 드립으로 마셔보고 싶다. 그냥 먹어도 좋고, 시럽을 넣어도 좋다.


요즘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하는 매장에는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베리에이션 뿐 아니라 핸드 드립도 메뉴에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콩이 좋고(비싸고) 잘 볶는다고 핸드 드립 커피까지 자동적으로 맛있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걸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 않나 싶고. (잘 볶는 것도 쉽지 않지만)


하지만 핸드 드립만 전문으로 하는 이심은, 확실히 예전부터 남다른 면이 있었다. 이심의 커피에 대해 주변인들에게, 초기에는 개성만 있었다면, 최근에는 그 개성을 깎고 다듬어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느낌이라 말한 적이 있다. 근데 이번에 방문해보니, 그 수준을 더욱 끌어올려, 이심에서만 맛볼 수 있는 핸드 드립의 오묘한 맛을 표현해내는 단계로까지 발전하신 것 같다. 그 오묘한 맛을 글로 표현하기 힘들어 커피 맛 설명이 부실하니 평점을 참고하시길.


요즘 가는 곳마다 커피 맛이 좋아져서 참 놀랍다.


PS : 커피볶는 곰다방이 계속 있었더라면...


맛 평점 (10점 만점)

동티모르 오가닉 = 8.5

이디오피아 리무 = 8.9

이디오피아 이르가체프 = 8

르완다 두쿤데카와 무사사 = 8.9


서울 마포구 연남동 227-5

070-4235-5050

낮 1시 즈음~저녁 11시(마지막 주문은 저녁 10시)

수요일 휴무

※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이디오피아 구지 시다모 내추럴(4,000). 사실 심사숙고해서 고른 메뉴는 아니었다. 메뉴판도 열심히 보지 않았고. '그냥 시다모'를 마시려고 했는데, 내려주신 물건이 심히 수상하다. 수()색도 흐릿하니 연한 갈색에, 양마저도 보통 때보다 적다. 마셔보니 맛도 커피 맛이 아니다.(빨리 맛을 보고 싶어 사진을 대충 찍었더니 사진이 이 모양이다.) 물론 내추럴이라고 하니 일반적인 맛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예상은 했었지만, 이건 벗어나다 못해 커피라는 카테고리를 탈출해버린 맛이다.



그제서야 메뉴판을 다시 찾아 들여다보니, 품종도 특이하고, 내추럴 프로세싱이라 더 특이한 특성이 있었을 것이고, 그 개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게 볶고 내리신 듯. 어떤 맛이 나는지에 대해서는 메뉴판에 충실히 써있고, 그 맛이 그대로 느껴지기에 굳이 첨언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전체적인 느낌을 한 마디로 간단히 표현하자면 초콜릿향 차를 마시는 기분이랄까.


커피 공력이 높으신 분들은 재미있게 마실 수 있는 맛이었지만, 초급 중급자들에게는 당혹스러운 맛으로 느껴지기가 십상일 것 같고. 사장님께 여쭤보니 실제로 남기시는 분들이 꽤 있는 듯. 또는 이걸 맛있게 마셨더라도 커피 느낌이 충족이 덜(안) 될 수는 있겠으나, 이심에서는 1천원만 추가하면 다른 커피로 리필이 가능하니, 큰 부담 가지지 마시고 한 번 도전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수도.


참고로 다음 달부터는 커피 가격이 1천원 인상된다고.


서울 마포구 연남동 227-5

070-4235-5050

낮 1시~저녁 11시(마지막 주문은 저녁 10시)

수요일 휴무

※ 현재 사이토 라멘은 제가 방문했을 때와는 다른 분이 요리를 하고 계십니다. 올라오는 사진을 보니 예전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부분이 보이구요. 예전의 맛과 지금의 맛이 다를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폐점 시간이 가까운 늦은 저녁에 방문했네요.



사이토의 대표 메뉴로는 역시 가장 왼쪽의 도쿠센 라멘을 꼽을 수 있겠죠. 사이토의 도쿠센 라멘은 쇼유(간장) 라멘인데, 도쿠센은 특선(特選)을 일본식으로 읽은 거구요. 다른 라멘도 맛있습니다만, 한국서 완성도 있는 쇼유 라멘을 만드는 곳은 흔치 않죠.



도쿠센 라멘의 수프는 심하게 탁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맑고 투명한 것도 아닌데, 먹어보면 자극적이거나 강한 맛이 아닌, 은근하면서 깊이 있는 맛이 느껴집니다. 살짝 진하게 끓여낸 숭늉을 먹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든달까요.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뭔가 입에 달라붙으면서 입맛을 다시게 되는 그런.


오픈 초에 드신 분들은 2% 부족함을 느끼셨을 수 있겠습니다만, 수프가 예전보다 좀 더 볼륨감 있게 변하고, 면 맛도 더 좋아져서, 이제는 부족함이 없이 완성된 맛을 보여줍니다. 다만, 면의 맛이 좋아졌다고 해서, 가마마루이 등의 자가제면을 하는 맛집의 것과 비교하시면 곤란하구요. 가게가 크지 않고(좌석 수 11석) 사장님 혼자 일하시기 때문에 면은 받아다 쓰시는데, 충분히 맛있다고 느껴질 만한 거래처를 찾아내신 것 같네요.


살살 녹는 식감의 차슈는 예전부터 훌륭했는데 여전히 변함없이 맛있습니다. 근데 첨에 먹어보고 국산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독일산 돼지고기더라구요. 독일이 소세지가 맛있으니 돼지도 맛있겠지라고 생각하며 바로 납득했습니다만. ^^; 어지간한 국산 삼겹살보다 더 낫게 느껴지더군요.



계란은 흰자는 겔(GEL) 상태, 노른자는 액체 상태로 조리하셨는데, 이렇게 만드는 게 쉽지 않겠고 라멘집 중에서 이렇게 내는 곳도 별로 없죠.(조리도 그렇지만 계란이 너무 말랑말랑해서 껍질 까기가 힘든... ^^;) 제가 알기로 우마이도 정도가 이런 스타일로 내는 걸로 알고 있구요. 근데 약간 호불호가 갈리기는 할 겁니다. 좀 심한 반숙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계란 반숙 못(안) 드시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마지막으로 라멘의 간에 대해 한 마디 하자면, 사이토 라멘은 오픈 초부터 짜지 않은 라멘을 추구해왔고, 그건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러다고 해서 맛이 떨어지는 건 아니고, 맛이 완성된 현재는 밸런스가 완벽한 상태기 때문에 오히려 간을 더하면 맛을 해치는 상황입니다.(예전에는 간을 더 하면 맛이 좀 더 나아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만) 확실히 한국에서 파는 라멘 국물이나 (우동이나 소바를 찍어먹는) 쯔유를 맛보면 일본 간에 맞게 좀 더 짜야 맛이 살아날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사이토 사장님께서는 본인의 철학에 부합하는 짜지 않으면서도 맛있는 라멘을 만들어 내셨네요.


돈코츠 라멘이 아닌 다른 종류의 맛있는 라멘을 드셔 보시고 싶은 분들, 살살 녹는 차슈를 좋아하시는 분들, 라멘은 좋지만 짜지 않으면 좋겠다는 분들이 계시다면 사이토 라멘을 방문해 보시길.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4년 7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257-8 (성미산로26길 43)

02-323-0723

낮 12시~오후 9시30분

토요일 휴무

※ 현재 사이토 라멘은 제가 방문했을 때와는 다른 분이 요리를 하고 계십니다. 올라오는 사진을 보니 예전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부분이 보이구요. 예전의 맛과 지금의 맛이 다를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올해 2월에 오픈한 사이토 라멘에 오랜만에 방문했습니다.



오픈 초기와 좀 변한 것들이 있는데, 미소 라멘이 새로 생겼고 챠슈 덮밥이 없어졌네요. 라멘 가격은 모두 8천원으로 동일하구요.



신 메뉴인 미소 라멘을 시켜봅니다. 예전과 또 달라진 게, 라멘을 주문하면 간단한 에피타이저를 주셨었는데 그게 없어졌네요. 근데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맛이 더 좋아졌군요. 면도 더 탱탱하면서 씹는 맛이 좋아졌고 국물맛도 깊어졌기에 사장님께 여쭤보니, 면을 다른 걸로 바꾸셨고 국물도 더 다양한 부위의 뼈를 넣어서 우리신다고.(다만 그러면서 국물에서 예전에는 없었던 돈코츠 누린내가 살짝 납니다. 많이 민감한 분이 아니시라면 드시는데 별 문제는 없는 정도라고 생각합니다만.)


사실 오픈 초기에는 면도 국물도 2% 부족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런 점들이 보완되면서 이제는 홍대 라멘 맛집의 순위를 뒤집어엎을 만한 곳이 되지 않았나 합니다. 오픈 초기에 방문하셨던 분들께는 자신 있게 재방문을 권해드리고 싶네요. 물론 아직 못 드셔보신 분들께도 강추합니다. ^^


사이토 라멘의 특징이라면 국내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완성도 있는 쇼유 라멘(메뉴 이름은 도쿠센 라멘)을 낸다는 것이니 참고하시구요. 이날 제가 먹었던 미소 라멘도 맛있었습니다만, 다음 방문에는 저도 (오픈 초에 먹어봤던) 도쿠센 라멘을 다시 한 번 먹어볼 생각입니다.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4년 7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257-8 (성미산로26길 43)

02-323-0723

낮 12시~오후 9시30분

토요일 휴무


월간이리 2011년 11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클릭하시면 PDF 파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지역 특산물과 명물

우리나라는 넓지 않은 땅덩이임에도 불구하고, 특색 있는 지역음식을 가지고 있는 고장이 많이 있다. 춘천 닭갈비, 강릉 초당두부, 천안 호두과자는 누구나 아는 대표적인 지역음식. 이러한 지역음식 중에는 자생적으로 탄생하여 널리 알려진 것도 있지만, 지자체의 개발과 홍보를 통해 유명해진 것 또한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로, 한라봉은 일본에서 만든 시라누이(不知火)라는 품종을 제주 감귤농가에서 들여와서 키운 것으로, 부지화, 데코폰(시라누이 품종 감귤의 일본 상품명) 등의 이름으로 판매되다가, 98년 제주농협에서 이름을 한라봉으로 통일시켜 부르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지역 특산물 만들기는 30여년전 일본 오이타현에서 시작된 일촌일품(一村一品)운동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오이타현의 58개 지역에는 표고버섯, 보리소주, 온실 감귤, 고등어 등의 특산물이 한 가지씩 있다고 한다. 이 일촌일품 운동은 성공적인 지역특성화사업의 교본처럼 여겨지고 있고, 세계 120여개국에서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이렇듯 특정 지역에서 생산 또는 시초가 되어 다른 여러 지역에서 소비되는 음식이나 상품을 특산물, 특산품, 명품 등으로 부르는데, 그에 반해 특정 지역에서'만'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지는 음식이나 상품을 보통 '명물'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특산물, 특산품, 명품은 명물이라고 불러도 어색하지가 않은데, 명물은 특산물이나 특산품으로 부르면 어색한 느낌이 든다. '대구 명물 납작만두'는 어색하지 않지만 '대구 특산물 납작만두'는 좀 어색하지 않나.

음식 분야에 있어 명물을 많이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 중 한 곳이 부산인데, 그 중에서도 돼지국밥과 밀면은 이제 아는 사람도 많고 먹어본 사람도 많은 전국구 명물이 되었고, 최근 씨앗호떡, 비빔당면 등이 부산의 새로운 신흥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연남동에서 비빔당면을 맛보다

얼마 전 연남동 기사식당 골목에 오픈한 부산 코너는 부산 명물인 비빔당면, 유부만두, 우뭇콩국 등을 파는 분식집이다. 분식집답게 떡볶이, 순대, 김밥도 메뉴에 있긴 하나, 가장 관심이 갔던 메뉴는 역시 비빔당면. 줄여서 비당이라고도 불리는 이 음식은 1박2일에서 이승기가 먹으면서 단숨에 온 국민이 다 아는 부산 명물이 되었다.

부산 코너의 비빔당면. 1박2일에 나온 그것과는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모습이다.

TV에서 본 비빔당면은 삶은 당면 위에 약간의 고명과 양념장을 얹어 비벼먹는 것이었는데, 부산 코너의 비빔당면은 상대적으로 푸짐하게 올라간 고명이 눈에 띈다. 비벼서 맛을 보니 과연 서울 음식과는 달리 양념장이 달지가 않다. 매콤하고 칼칼한 양념장과 부드러운 당면이 어우러지는 맛이 과연 부산 명물. 먹으러 일부러 부산까지 갈 것은 없겠지만, 부산에 갔으면 한 번쯤 먹어볼만한 맛이다.

그런데 이승기가 먹은 그것과 부산 코너의 그것이 다른 것에는 이유가 있다. 이승기가 먹은 비당은 국제시장 노점에서 파는 것으로, 그 원조는 길 하나 건너에 있는 부평시장에서 시작된 것이기 때문이다. 부평시장은 깡통시장이라고도 불리는데, 많은 사람들이 국제시장 명물로 알고 있는 비빔당면, 단팥죽, 유부만두 등의 4~50년 이상 된 원조집들이 모두 부평시장에 있다고 한다.

비빔당면의 경우 간판에 '원조 50년 비빔당면 전문점'이라는 문구를 적어놓은 "소문난 분식"과 'SINCE 1963'이라고 써놓은 "원조 깡통골목 비빔당면"이 서로 원조집임을 자인하고 있는 듯. 가격은 원조 깡통골목 비빔당면이 4천원, 소문난 분식이 3천5백원인데, 맛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있어 어디가 낫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다만 둘 다 국제시장 노점보다는 나은 듯. 부산 코너 비빔당면의 비주얼 또한 확실히 국제시장의 것 보다는 부평시장의 것과 비슷하다. 그런데 부산 코너 비당은 3천원이니 부산까지 가는 차비에 더해서 5백원, 1천원이 빠지는 셈이려나.
 

맛있게 뽀오얀 멸치국물

비빔당면 외에 부산 코너의 국물이 맛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직접 먹어보니 정말아주너무 맛있었다. 멸치를 듬뿍 넣어 우린 뽀오얀 국물은, 주변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노오란 다시다 국물과는 비교를 거부하며 차원을 달리한다. 진하고 시원하며 중심이 단단히 잡혀있는 그 국물을 한 모금 넘기면, 코끝을 스치는 멸치향과 함께 진심어린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국물이 맛있다보니 국물 들어간 메뉴는 모두 다 맛있다. 가볍게 오뎅 하나를 먹어도 좋고, 조금 더 비싼 수제어묵을 먹으면 더 좋다. 잔치국수로 요기를 하거나 유부만두로 입맛을 다시면 더욱 더 좋을 것이다.

잔치국수? 멸치국수? 이름에 관계없이 그는 이미 나에게 다가와서 꽃이 되었다.

Shall We 우뭇콩국?

그밖에 부산 코너의 메뉴 중 메뉴판에는 있지만 당장은 먹을 수 없는 메뉴로 우뭇콩국이 있다. 우뭇콩국은 우뭇가사리로 만든 묵을 채썰어서 콩국물에 말아낸 음식인데, 서울서 콩국수를 여름에 먹듯 우뭇콩국 또한 부산 여름 별미 중 하나다. 하지만 여름이 지나간 지가 한참인 지금, 부산 코너의 우뭇콩국을 맛보기 위해서는 내년 여름을 기약할 수밖에.

모쪼록 부산 코너의 우뭇콩국을 맛 볼 수 있는 그 날이 올 때까지, 비빔당면과 잔치국수, 사장님께서 직접 만드시는 담백한 유부만두와 푸짐한 부산김밥의 맛을 보다 많은 분들께서 즐겨주시길. 그리고 내년 여름에는 나도 여러분도 뜨끈한 멸치국물 대신 시원한 우뭇콩국과 함께 부산 코너의 맛난 메뉴들을 즐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위치 : 연남동 연남왕순대 맞은편. 연남돈까스 옆.

메뉴 : 떡볶이, 순대, 김밥, 우뭇무침 2천5백원 / 비빔당면, 잔치국수, 우뭇콩국 3천원 / 유부만두 4천원 / 김밥 반줄 1천5백원 / 수제어묵 7백원 / 오뎅, 계란 5백원.

※ 좋은 커피점에서 마신 커피에 대한 기록입니다. 특정 날짜에 마신 커피에 대한 감상을 공유합니다.


연남동의 이심에 오랜만에 들렀다.


주문한 커피는 코스타리카 몬테 크리솔 SHB .


메뉴판의 설명에 대체로 부합하는 맛이었으나 짜릿한 맛까지는 아니었고, 향은 좋았지만 풍부하다고 하기엔 약간 모자란 느낌.

망명정부 시절의 커피였다면 짜릿한 신맛이 나와줬겠지만, 더 이상 수제 로스터를 쓰시지는 않기 때문에 그건 어쩔 수 없는 듯. 예전이 더 좋았다기 보다는, 그 특유의 산미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강렬한 특징이었기에 약간 아쉽기는 하다.


리필로는 발자크를 마셨다. 리필은 천 원.

오노레 드 발자크(1799-1850)는 100여 편의 장편소설과 여러 단편, 희곡, 꽁트를 써내는 왕성한 필력을 자랑했는데, 글을 쓰기 위해 하루에 40잔 가까이 커피를 마셨다고 한다.

이심에서 마신 발자크는 매우 터프한 커피였는데, 오랜만에 위벽을 제대로 긁어주는 느낌을 맛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런 커피를 하루에 40잔씩 마셨다가는... 발자크는 커피 과음으로 인한 심장질환으로 별세했다고 하니...


이렇게 원두도 판매하고 계시니 참고하시고.


서울 마포구 연남동 227-5
070-4235-5050
산 명물 비빔당면을 먹을 수 있다고 하여 연남동의 부산 코너를 찾았습니다. 국물이 끝내준다는 얘기도 들었구요.



일단 가격대가 부담이 없군요. 요즘에 3천원 내고 국수 한그릇 먹기가 쉽지 않죠.


일단 부산김밥 반줄(1천5백원) 먼저. 김밥 반줄 주문이 되기 때문에, 혼자서도 이것저것 시킬 수가 있습니다.


김밥이 토실토실한 게 보통 김밥집 김밥에 비해 사이즈가 큽니다. 여기 사장님 손이 크신 듯. 맛은 정직하고 소박한, 그런 맛이네요. 단무지가 안 들어가는게 특징인데, 맛이 부족하다 생각하시면 업소에 준비되어 있는 단무지를 같이 드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단무지랑 같이 먹는 게 더 좋더군요. 이 집 단무지 맛도 괜찮은 편이구요.


이것이 1차 목적이었던 부산명물 비빔당면(3천원)이네요. 일명 비당이라고도 불리는데, 1박2일에서 이승기가 먹는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일거에 전국적으로 유명해졌죠.


당면에 갖은 고명을 올리고 빨간 양념장에 비벼서 먹는 건데요. 서울의 상식은 빨간 양념 = 매콤달콤인데, 단맛은 없고 매콤하면서 칼칼한 양념장이 부드러운 당면과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내는군요. 이걸 먹으러 일부로 부산까지 갈 것은 없겠지만, 부산에 갔으면 한 번 먹어볼만 하겠다는 생각은 드네요.


김밥이나 비빔당면을 주문하면 기본 국물이 딸려 나오기는 합니다만, 어묵 맛을 보기 위해 수제 어묵(7백원)을 하나 주문합니다. 일단 국물을 한 입 먹어보는데 정신이 번쩍 나네요. 진하게 우린 멸치국물이 정말 소문과 기대 이상의 훌륭한 맛을 보여주는군요. 이런 훌륭한 멸치국물을 서울 시내 어디서 또 먹어볼 수 있을까 싶네요.

다만 국물이 넘 진하다보니 멸치 비린내가 살짝 올라오는데, 이런데 민감하신 분들은 살짝 거부감이 드실 수도 있겠네요.


수제어묵도 맛이 좋군요. 일반 어묵보다 가격이 약간(2백원) 비싸지만 비싼 값을 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부산코너에서 어묵 먹을 일이 있으면 수제어묵을 먹을 것 같네요.


이건 다른 날 가서 시킨 또 하나의 부산별미인 유부만두(4천원). 유부를 만두피처럼 써서 안에 여러 가지 소를 넣어 어묵, 곤약과 함께 국물에 끓여 냅니다.


유부만두는 사장님께서 직접 만드시는 수제품인데, 너무 정직하게 만드셔서 약간 심심한 감이 있기도 하고... 적어도 제 입에는 그렇게 느껴졌네요. 국물은 언제나 너무 맛있는 완소 멸치국물이었구요.


잔치국수(3천원)도 함 시켜봤네요. 저는 탄수화물을 사랑하기 때문에... 탄수화물 너무 맛있지 않나요? 세계를 제패한 파스타, 피자, 쌀국수는 역시 탄수화물이라는 공통점이... ^^;

잔치국수에도 국물은 완소 멸치국물을 쓰시는데요. 양념 다대기를 듬뿍 넣어주셔서 휘휘 저어 먹으면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이 정말 죽이네요. 다만 얼큰한 만큼 멸치국물의 풍미도 약간 사그라드는 느낌이 있어서, 다음에 먹게 되면 다대기를 조금만 넣어주십사 말씀드려볼까 하는 생각이 좀 드는군요. 반면에 멸치 비린내를 다대기가 눌러주는 효과가 있기도 하니 드실 분들은 참고하시구요.

맛도 좋지만, 요즘 분식 업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조미료 안쓰는 집이라 더 추천드리고 싶구요. 부산코너에서 저의 완소 메뉴는 잔치국수가 아닐까 하네요. 다음에는 떡볶이, 순대도 맛을 보고 싶군요. 내년 여름에는 우뭇콩국도 한 그릇 먹어보고 싶구요.(여름 한정 메뉴라)

글구 월간 이리 2011년 11월호제가 쓴 부산코너 소개 글이 있으니 함 읽어주심... ^^;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이 포스팅은 사진 촬영 후 약 1개월 정도 이내에 기재되었습니다. 


연남동 기사식당 골목 연남왕순대 맞은편, 연남돈까스 옆
02-322-9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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