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샘밭막국수의 교대 지점(서초점)입니다. 서울에는 여기 말고도 올림픽공원점이 있고, 최근 판교점이 오픈을 했지요.



막국수집 중에서 가격이 제일 세죠.



주전자 채로 면수인지 메밀차인지를 가져다주시는데, 너무 뜨겁군요. 원래 이렇게 내시는 스타일인 건지, 아님 나이드신 손님들이 많으니 그분들 취향에 맞춘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근데 너무 뜨거운 음료는 식도암 유발 가능성이 있다고 하지요. 국의 온도가 뜨거울 수록 위암 위험도가 증가한다고도 하구요.



면 위에 양념을 올리고 육수는 주전자에 따로 가져다주시는. 까다로운 분들 중에는 양념을 절반 정도 덜어서 비벼 먹는다는 분도 계십니다만, 굳이 덜어내지 않아도 별로 자극적이지 않은 맛의 양념입니다. 간(염도)은 어느 정도 있는데, 색깔에 비해 매운맛은 현저히 낮게 느껴지는 수준입니다. 단맛도 강하지 않은, 짠맛을 중심으로 만든 양념이라, 면에 간과 이런저런 풍미를 조금 가미해서 맛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면은 메밀 70%로 알려져 있고, 햇메밀이 나오는 철이면 메밀 함량이 더 올라간다는 얘기도 있네요. 특이한 점은 중국산 메밀과 국내산 메밀을 섞어서 쓰는데, 국내산을 10% 정도 넣는다고 합니다.(어딘가의 기사에서 본 기억입니다.) 제 감각에는 중국산 메밀 100% 쓴다는 가게와 국내산 메밀 100% 쓴다는 가게는 확실히 다른 풍미가 느껴지는데, 샘밭막국수의 면에는 국내산 메밀이 10% 밖에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국내산 메밀 100% 쓴다는 가게와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뉘앙스가 있어, 이래서 조금이지만 국내산을 섞는 건가 생각도 하게 되더군요.(물론 감각을 무한 신뢰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고, 제가 느낀 뉘앙스의 발현에는 다른 공정이 관여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같이 내주시는 육수는 동치미 국물과 고깃국물을 섞은 것이라 하는데, 양념에 매운맛이나 단맛이 없어 그런지, 비빔으로 먹다가 육수를 부어 먹어도 맛이 괜찮습니다. 비빔막국수와 물막국수 두 가지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좋구요.


샘밭막국수의 맛은 대중성을 견지한 채로 펼쳐내는 담백하고 슴슴한 맛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느낌입니다. 메밀향은 적당히 느껴지면서 전분이 들어가서 완전 뚝뚝 끊어지지는 않는 면, 과한 자극을 주지는 않으면서 그렇다고 무자극은 아닌 양념과 육수로, 막국수라는 음식에서 대중들이 가지게 되는 기대감을 상당히 높은 확률로 충족시켜준다고 할까요. '닝닝함'이 대중화를 가로막고 있는(있던) 평양냉면과는 달리 말이지요.


막국수 중급자 이상도 별 불만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맛이라는 생각입니다만, 초보자 입문용으로는 이만한 곳이 없지 않을까 하네요. 물론 담백하고 슴슴한 맛을 즐겨보겠다는 희망자에 한해서요.(어쩌면 그저 맵고 달지 않을 뿐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매콤 달콤한 맛을 기대하는 분들께는 여전히 거리가 먼 음식일 수 있으니.


PS : 식사하시고 커피는 인근 블랙드립서 드셔보시길.


맛 평점 = 8.5 (10점 만점)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6년 4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667-8

02-585-1702

오전 11시 30분~저녁 9시 30분

명절 휴무


동네에 있는 조그마한 식당 생각하시면 되는 작은 크기의 가게입니다.



물막국수 정식을 시켰습니다. 정식에는 제육이 다섯 점 나옵니다.



면수는 알아서 따라 먹게 주전자와 컵을 주십니다.



짠지 무를 얄프닥하게 썰어서 반찬으로 주십니다. 제육은 때깔이 곱습니다.



반찬으로 나온 짠지 무에서 쿰쿰한 향이 나는데, 이 양념들을 적당히 넣으면 쿰쿰함이 사그라듭니다. 그런데 저는 양념 안 하는 게 더 좋더군요.



성천막국수의 물막국수는 짠지 국물에 면을 넣어서 냅니다. 면도 메밀 함량이 높지 않고, 국물도 고깃국물이 아니니, 살얼음이 낀 것이 더 좋습니다. 하지만 이 물막국수는 시원하고 청량한 맛으로만 먹는 음식은 아닙니다. 면을 씹으며 국물을 마시며 올라오는 짭쪼름 쿰쿰한 짠지 국물의 맛과 향은, 마치 꼬릿한 곰탕 설렁탕이나 진한 돈코츠 라멘을 먹으며 느끼는 풍미와도 같은 매니악한 쾌감을 가져다줍니다. 그러다보니 취향에 따라 평이 극과 극으로 나뉩니다. 저는 좋아하는 쪽입니다만, 입에 맞지 않아 못 먹겠다는 분들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맛입니다. (지금의 맛은 그래도 예전보다는 많이 순화된 맛이라고)


짠지 무는 양념 안 하고 면에 올려서 같이 먹는 게 좋았습니다. 제육은 겨자 살짝 뭍혀서 면이랑 같이 먹는 게 좋았구요. 제육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면과 같이 먹을 때 어울리는 맛이라 더 좋았습니다. 다만 제육의 양은 정식보다는 1인당 최소 반접시(10피스)는 주문하시길 권합니다. 면은 곱배기가 500원 차이니 선택보다는 필수인 느낌인데, 일단 남성분들은 곱배기로 주문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곱배기로 먹었습니다.


맛 평점 = 취향에 따라 7 또는 8.5 (10점 만점)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6년 3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동대문구 답십리동 265-1

02-2244-5529

오전 11시30분~저녁 9시

일요일 휴무


큰 길에서 골목을 들여다보면 저 멀리에 간판이 있는데, 실은 골목으로 들어가서 한 번 더 꺾어야 가게가 나옵니다. 이런데 과연 맛집이 있을까 싶은 위치랄까요. 



막국수 가격이 완전 착하죠.



정갈한 반찬.



원래 양념과 김, 깻가루가 올라가는데 빼고 달라 부탁드렸습니다. 면 반죽은 주문 후에 바로 손반죽을 하고, 메밀은 국산을 쓰는데, 껍질을 벗긴 메밀 90%, 벗기지 않은 통메밀 10%를 섞는다고 합니다. 재료 때문인지 주문 후 반죽을 하기 때문인지, 여느 가게들보다 메밀향이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그 이상으로 임펙트있게 느껴졌던 건, 통메밀이 들어가서 만들어진 꺼끌한 거친 식감이었습니다. 막국수 매니아라면 필히 맛봐야할 훌륭한 면발입니다. 육수는 소고기와 엄나무를 끓여 만든다고 하는데, 독보적인 면에 비해서는 좀 처지는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검색을 해보니 최근 육수가 더 나아졌다는 얘기도 있네요.



빼달라고 한 양념을 안주인께서 따로 챙겨주셨습니다. 먹다가 심심하면 섞어서도 먹어보라 하시네요. 덕분에 그냥 먹다가 이렇게도 저렇게도 먹어봤는데, 적어도 저 빨간 양념은 너무 매워서 안 넣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 입맛에는 저런 것들이 들어가야 먹을만하게 느껴지기도 하겠지요.


방배동의 양양메밀막국수는 넷상에서 칭송하는 분들이 이미 꽤 보이는 가게입니다만, 아무래도 위치나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아직 모르는/가보지 못하신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 독특하고 터프한 면발에는 더 많은 분들이 느끼고 즐겨주셨음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되는 개성과 완성도가 있습니다. 막국수 매니아를 자처하시는 분이라면, 위치의 난해함과 접근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가보실만한 곳으로 강추합니다.


맛 평점 = 8.7 (10점 만점)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6년 3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793-1

02-3482-3738

오전 11시~저녁 9시


배추가 잔뜩 들어간 국물은 시원하고, 연근해 오징어를 위시한 해물 건더기도 조리 상태가 부드럽고 괜찮습니다. 문제는 면이 너무 퍽퍽하고 푸석하다는 거. 밀가루와 반죽기가 있으니 자가제면을 한다는 건데, 이 면은 마치 밀가루 반죽을 면 모양으로 그저 썰어만 놓은 느낌입니다. 밀가루 면이라면 글루텐 형성에 의한 탄력이 있어야 할텐데 그런 게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즉, 자가제면을 하는 이유는 단지 단가를 줄이기 위함일 뿐이고, 면의 퀄리티 향상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는 거지요. 어디다 면 납품하는 곳이 이런 면 들고오면 바로 반품처리될 겁니다.



홍대에는 홍콩반점이 두 개 있는데, 이번에는 다른 지점에 가서 짜장면을 먹어봤습니다. 포스터에는 불맛의 진수라고 써놨는데, 쓸데없이 인위적으로 과도하게 탄맛이 들어가서 맛을 살리기는 커녕 해치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달아요.(저 단 거 잘 먹고, 동네 배달 짜장면도 맛있게 먹는 사람입니다.) 게다가 면은 지난 번 짬뽕의 그것과 똑같아서, 푸석하고 퍽퍽한 면과 탄맛나고 달달달달달달한 소스가 빚어내는 하모니는, 전생에 내가 얼마나 큰 죄를 지었을지에 대해 고찰하는 시간을 가지게 해줍니다. 한입 두입 먹고나니 더 이상 먹을 수가 없어 그냥 나갈까 하다가, 테이블 위에 있는 간장을 부어서 비벼먹었더니 단맛이 줄어들면서 그나마 목구멍으로 넘길 수는 있는 맛이 되네요.


출출하기는 한데 딱히 먹고 싶은 건 없는 날이 있어, 홍콩반점을 한 번 체험해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짬뽕은 롯데리아 햄버거 정도는 되는 수준이라는 생각이고, 만약 다음에 갈 일이 생긴다면 짬뽕밥을 먹으면 더 낫지 않을까 싶더군요. 그런데 짜장면은 보시다시피 정말 최악이었구요. 면이며 소스며가 이게 디폴트인지, 아님 제가 간 날 제가 간 지점이 문제가 있었던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파는 사람도 대단하고 먹는 사람도 대단한데, 먹으니까 팔고 파니까 먹는 거겠습니다만, 과연 닭이 먼저일까요 달걀이 먼저일까요? 이런 걸 가지고 젊은이들은 입맛이 후지다던가, 백종원이 나쁘다던가 하는 식으로 판단하고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이나 핵심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 보구요. 확실한 건 소비자에게는 선택의 자유가 있고, 맛있게 만든다고 장사 잘 되는 건 아니라는 거죠. 선택의 자유가 있는데도 왜 이런 곳을 선택하는가? 맵고 짜고 달고 느끼하면 장사가 되는 듯 보이는 현실에서 업주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같은 것이 풀어야할 숙제겠구요.


하고싶은 얘기는 많지만, 일단 궁금한 건 이겁니다. 홍콩반점 지점들 다 이런가요?


맛 평점 (10점 만점)

짬뽕 = 7.5

짜장면 = 5.0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6년 2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신수동이 어딘가 하면, 신촌과 서강대 사이에 있는 동네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기본적으로 조용한 동네인데 특히 요수정 주변은 고즈넉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하더군요. 가게 이름인 요수정은 셰프님 고향에 있는 정자 이름이라고.



그런 동네다 보니 이런 가격이 가능하겠지요. 이 가격에는 아마도 가게 인테리어도 한 몫 한 것 같습니다만.(그러니까 눈으로 보고 즐길 거리는 하나도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점심에는 식사 메뉴만 판매하고, 저녁에는 식사와 요리를 팝니다.



냉이, 가지, 달래 튀김(12,000). 고급 일식집의 그것과 비교하긴 힘들지만 충분히 맛있습니다. 가지가 특히 좋더군요.



저온 조리한 삼겹살 스테이크(15,000). 고급 레스토랑의 비슷한 이름의 메뉴들에 비해 모양은 떨어집니다만, 맛은 떨어지지 않는 느낌입니다. 오히려 이만 못한 것을 내고 있는 곳들도 많지 않을지. 가니쉬로는 시즈닝한 바나나를 구워 내셔서 깜놀했네요.(좋은 의미로)



우리 쇠고기 볶음밥(9,000). 쇠고기가 완전 부드럽고 양도 제법 많이 들어있습니다. 밥도 잘 볶았구요. 식사 메뉴 중 요수정의 시그니처.



오믈렛(8,000). 아래에 밥이 깔려있습니다. 주요 고객이 서강대생들이다 보니, 학생들 주머니 사정도 고려하고 배도 채워주셔야 했겠지요. 맛도 괜찮았구요.



오늘의 파스타(8,000). 이건 좀 평범.



숙주, 우삼겹 볶음(13,000). 요것도 평범. 매일 메뉴를 바꾸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근데 저는 저온 조리 삼겹살 스테이크에서 이미 가게에 대한 리스펙트가 흘러 넘쳤던 터라 별로 불만은 아니었구요. 좀 더 특별한 메뉴를 찾으신다면, 평범해 보이는 이름의 메뉴는 패스하시는 것도 좋을 듯요.



水(수) 닭갈비(15,000). 강원도 태백에서 먹는다는 물 닭갈비의 요수정 버전인데요. 학생들의 식사 겸 안주 메뉴라고 하더군요. 학생들은 남은 국물에 밥도 볶아먹고 하나 본데 저희는 배가 불러서... 고기는 야들야들하니 좋은데, 단맛이 좀 강한 편이니 참고하시구요.(덜 달게 해달라 주문이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요건 다른 날.



라구 꼰길리에니(14,000). 괜찮더군요.



허브 로스트 치킨(15,000). 좋았습니다.



오믈렛(8,000). 이날 직원 분이 한 분 안 계셔서 (더 바빠서) 그랬는지, 조리 상태가 지난 번 보다 약간 아쉬웠던. 근데 그게 불만은 아니고, 역시 시그니처인 볶음밥을 먹었어야 했는데 이걸로 이미 배가 불렀던 게 문제였죠.


요수정은 가게에 냉동고가 없고, 그날 그날 장을 봐서 요리하며, 매일 메뉴가 바뀌는 곳입니다. 제목에

'동네 레스토랑'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위치가 동네지 음식은 동네 수준의 것이 아니구요. 페이스북을 통해 그날의 메뉴를 가끔(^^;) 공지하며, 페북에 올라오지 않은 날 메뉴가 궁금해서 저녁 영업시간 시작 즈음에 전화를 걸어보니 셰프님께서 메뉴를 말씀해주시더군요. 근데 저는 다음에 가게 되면 굳이 메뉴를 물어보지 않을 것 같네요. 좀 먹어보니 항상 일정 이상의 것을 내주시리라는 믿음이 생겼달까요.


요즘 힙하고 핫한 동네들 많이 가십니다만, 멋있기 보다는 맛있는 음식을 실속있게 즐기고 싶으시다면 신수동 쪽으로 발걸음을 한 번 돌려보시죠.


PS : 인근의 괜찮은 카페로는 왓코, 신수동리, 에이스타, 비로소 커피 등이 있습니다.


맛 평점 = 8.0~8.7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6년 1월, 2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마포구 신수동 457

02-718-2102

오전 11시 30분~밤 12시

일요일 휴무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osoojung


외양은 동네 식당 중에서도 음식을 제대로 하는지 마는지 짐작도 안 가는 가게 같은 느낌이랄까요.


 

저녁에는 술집으로 기능하는 곳이라 이런저런 안주가 있습니다.



제대로 히야시된, 시원한 맛에 꿀떡꿀떡 마시는 한국 맥주의 진수를 보여주네요(2,500). 이쯤 되면 생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식사를 주문하면 스프가 먼저 나오는데, 오뚜기 스프처럼 보입니다만 먹어보면 직접 만드신 스프입니다. 맛은 좋은데 좀 오묘한 맛.



에버그린 정식(8,000). 돈까스 생선까스 햄버그스테이크에 새우튀김도 한 마리 나오는 버라이어티한 구성입니다. 첫입에는 맛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약간 긴가민가 한 느낌인데, 두 세입 먹다 보면 살짜기 산미가 도는 데미그라스 소스에 입이 적응을 하면서 연신 집어먹게 되더군요.



반면에 오무라이스는 첫입부터 입에 짝짝 붙습니다(6,000). 잘게 썬 고기와 야채를 밥과 함께 데미그라스 소스에 볶아서, 계란 지단을 올리고 다시 데미그라스 소스를 부어 내는데, 맛도 좋지만 양이 엄청납니다.



반찬으로 오이소박이가 나올 줄은 몰랐는데, 이게 또 맛이 괜찮더군요. 근데 좀 짜서 정식에 나온 밥이랑 같이 먹었습니다. 안 그럼 먹기가 힘들더라구요.


에버그린의 음식에서는 추억의 맛이라는 진부한 표현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보다 수준높은 무언가가 느껴집니다. 에버그린의 스프를 맛보면 '이 스프의 레시피는 누가 어떻게 만들어서 누구에게 어떻게 전해진 것일까?' 같은 의문이 생겨나구요. 그런데 알고 보니 사장님께서 송현클럽에 오랫동안 몸담고 계셨었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그렇다면 에버그린의 맛은 과거 어느 시점의, 보다 높이 보다 멀리 나아가기 위해 당시의 요리사들이 치열하게 노력했던 결과물 또는 그 흔적이라고 한다면 설명이 될 것 같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런 음식을 우리가 현재에 목도하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단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이상의 의미가 될 수 있겠죠.(물론 맛도 있습니다만)


블로그 검색을 해보면 많은 분들이 정식을 드시는데, 제가 보기에 이 가게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둘이 가서 정식이나 돈까스를 하나 시키고, 그다음 오무라이스도 하나 시켜서 둘이 나눠 먹는 겁니다. 처음 가시는 분들은 물론, 이미 가보셨던 분이라도 이렇게 드셔 보시면 보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PS : 식사 하시고, 가깝지도 않지만 멀지도 않은 인근 증가로 커피공방 가셔서 커피 드시면 좋습니다.


맛 평점 = 8.5 (10점 만점)


※ 음식의 맛 평가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업소 방문은 2016년 5월에 이루어졌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 274-86

02-396-0252

낮 12시~밤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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