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ourmet Detective (1994년 영국, 2010년 7월 19일 한국)



주인공은 런던의 미식가탐정(Gourmet Detective). 진짜 탐정은 아니고 푸드 컨설컨트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하는 일은 구하기 어려운 식재료나 와인을 찾아주거나, 새로 오픈하는 식당의 컨셉에 대한 상담(예를 들면 중세요리 전문 레스토랑) 등이다. 그런데 어느 날 런던 최고의 레스토랑 중 한 곳의 주방장이 찾아와서는 라이벌 가게의 인기 메뉴 레시피를 알고 싶다는 의뢰를 하는데...


미식가탐정은 미식가이자 탐정소설 매니아이며 음악 애호가이기도 한데, 덕분에 책에는 온갖 음식과 탐정소설이 끝이지 않고 계속해서 등장하며, 주인공이 집에서 시간을 보낼 때는 항상 분위기와 상황에 맞는 음악을 트는 모습을 볼 수 있다.(그러니까 아마도 셋 다 작가의 취미겠거니 하는 생각이고)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독자층이 좀 한정되는 느낌이라, 음식과 탐정소설과 음악에 지식이나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그렇지 않은 분이라면 얼마나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지...(음악에 대해서는 잘 알면 더 재미있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재미를 반감시킬 정도는 아니긴 한데) 비유하자면 자동차도 레이싱걸도 잘 모르는 여성이 모터쇼를 보러 가는 것과 자동차도 레이싱걸도 잘 아는 남성이 모터쇼를 보러 가는 것과 비슷한 차이가 있달까.


그러나 어디까지나 이야기의 주된 소재는 미식이며 탐정소설이라는 형식은 이야기를 진행해나가는 도구에 불과한지라, 심각하게 사건과 범인을 추리하기보다는 그저 흘러가는 대로 스토리를 편안하게 즐기시는 게 옳은 감상법일 듯.


특이한 점이라면 한국에 대한 언급이 몇 번 나오는데, 작가가 한국에 대해 꽤나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하간 식덕에게 이 정도 재미를 안겨줄만한 소설은 그닥 없으리라 생각되며, 식덕에게는 감히 축복과도 같은 소설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듯.

  

PS : 책 249p를 보면 "골르아즈"에 대해서 달걀노른자를 넣은 닭고기 요리라는 주석이 달려있지만 정황상 담배인 듯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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